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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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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유쾌한 마녀들이 뿌리는 행복의 메시지



<아줌마의 엄마는 성 금요일 전야가 되면 종들은 아무도 모르게 첨탑과 교회 종탑을 떠나서 마술의 날개를 펄럭이며 로마로 간다고 말하셨어. 그 종들은 날아가 금색과 백색의 옷을 입고 황금 지팡이를 든 교황님 앞에 줄을 서는데, 큰 종과 작은 종, 방울 종과 무거운 종, 차임벨, 모두가 참을성 있게 교황님의 축복을 기다리는 거야. 그러면 교황님은 밤이 이슥해질 때까지 그 종들 하나하나에 모두 축복을 내리시고, 그동안 온 프랑스의 수천 개 종탑들은 부활절 아침이 밝아 올 때까지 침묵 속에서 그 종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린단다. 그러면 그 축복의 말씀들은 여러 모양을 가진 여러 가지의 초콜릿으로 변하고, 종들은 몸을 거꾸로 뒤집어서 그 초콜릿들을 담아 집으로 향하지. 종들은 밤새 날아서 마침내 부활절 일요일 아침에 종탑에 도착하게 되면 다시 몸을 뒤집어서 흔들어 대며 그들의 기쁨을 온 세상에 퍼뜨린단다. 그러면 초콜릿들은 들판과 마을들을 가로 질러서 날아가지. 초콜릿들은 종소리처럼 하늘을 날아가 널리 퍼진다. 퍼져서 떨어지다가 땅에 부딪쳐서 깨지는 수도 있지. 그래서 아이들은 떨어지는 계란과 프랄린과 초콜릿으로 만든 암탉과 토끼 모양의 초콜릿, 기모브와 아몬드를 받으려고 그물 바구니를 만들어서 나무 높은 곳에 달아 두는 거야.>

소설 속에서 비안이 딸 아누크의 친구들에게 이야기해 주는 부활절 풍습의 기원은 흡사 가브리엘 마르케스의 소설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환상적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쓰며 <마법에 대해 쓰고 싶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가 이야기하고 싶어 한 마법은 일상생활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도 특별한 상황에 닥치면 행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다. 악귀를 쫓아내기 위해 가게 위에 걸어 둔 향낭(香囊), 아이의 아버지가 누군지를 알아내기 위해 자정에 사과 껍질을 깎아서 어깨 뒤로 던져 남자 이름의 머리글자를 읽는 일, 상대방이 욕을 퍼부을 때 그걸 되돌려 주는 손동작, 초콜릿 상자에 상대방에 대한 행운과 안녕을 비는 주문을 거는 일, 그리고 딸의 눈에 보이지 않는 애완 토끼를 보려는 노력 등이다. 작가는 마법은 타인에 대한 이해의 노력과 친절함으로 얻을 수 있는 인간의 본성이라고 강조한다.



이 소설 속의 여주인공들은 모두 <마녀>다. 주인공 비안과 아르망드, 비안의 회상마다 등장하는 어머니, 그리고 비안의 딸 아누크까지. 작가는 이 소설을 헌정한 놀라운 요리사이자 모계 사회의 여족장 같았던 증조할머니의 성격을 비안과 아르망드 두 사람에게 나누어 묘사했다고 밝혔다. 실제 작가의 증조할머니는 마을 사람들로부터 마녀라고 불렸다. 비안과 아르망드의 마법은 어둠의 마왕을 불러내는 것이 아니라 소박한 즐거움으로 작동하여 사람들과 친근해질 수 있는 그런 마법이다. 밖에서 놀고 있는 아이에게 <악어 조심해라>라고 말해 아이를 즐겁게 하는 그런 마법이다.
행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믿는 마녀 비안과 아르망드의 세계는, 쾌락은 곧 타락이며 육체를 방탕의 도구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레노 신부와 충돌하게 된다. 초콜릿이 주는 강렬한 쾌감을 겁내고 거부하는 레노 신부의 금욕주의는 두려움 속에서만 신을 향한 믿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학적인 신앙이다. 레노 신부는 부활절에서도 부활에 이르기 전 예수의 고통을 강조하고 비안에게 부활절은 죽음을 이겨낸 신의 아들을 축하하는 축제다. 갖은 장식의 계란과 갖가지 동물 모양의 부활절 초콜릿을 <이교 신앙의 집요한 뿌리>라고 보는 레노 신부의 우려와 이 세상에 <악마는 없다. 다만 모든 문명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두려움의) 원형의 집합일 뿐>이라는 비안의 견해는 정면으로 대치된다.

일상 속에서 마법이 작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음식이다. 작가 조앤 해리스는 『프렌치 키친』이라는 프랑스 요리책을 펴내 그녀의 만만치 않은 음식 솜씨의 일단을 보여 준 바 있다. 이 소설 속에서도 그녀의 음식에 대한 지식은 책을 기름지고 온갖 향기로 가득하게 만든다. 아르망드의 팔순을 맞아 벌이는 생일 파티는 이 책의 하이라이트로 사람이 인생에서 맛볼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비안이 준비한 화려한 요리들 앞에서 불화하고 있던 아르망드와 딸의 갈등은 경계 자체가 모호해진다. 음식의 치유의 힘이 보여 주는 마법은 결국 레노 신부마저 홀리게 해 비안의 초콜릿 가게 <천상의 프랄린>을 부수러 갔던 레노 신부는 부활절 축제를 위해 준비한 초콜릿을 보고 자제심을 잃고 미친 듯이 초콜릿을 집어 먹다가 모든 마을 사람들이 초콜릿 칠갑을 한 레노 신부의 모습을 보게 된다. 이 책 『초콜릿』에 대한 영미권 서평들은 대부분 음식을 매개로 그녀가 그린 쾌락과 사랑과 관용의 정신에 대해 만장일치의 찬사를 보냈다.



이 책은 무엇보다 가족의 이야기다. 작가의 가족들이 녹아 있는 소설 속의 인물들을 봐도 그렇고 어머니로서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가족의 이야기로 착상된 점에서도 그렇다. 그리고 소설의 몸을 이루는 하위 줄거리들도 대부분 가족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아르망드와 딸 카롤린의 불화가 세대를 뛰어넘어 화해하고 조세핀은 폭력 남편을 버리고 자신의 자존을 찾아간다. 강가에 배를 몰고 와 살고 있는 집시들의 공동체적인 가족 관계는 가족의 경계를 확장시키고 비안이 어려운 경우마다 떠올리는 어머니의 모습은 가족의 유대감이라는 것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멈추지 않고 면면히 이어진다는 것을 확인시킨다. 소설의 후반에 비안의 엄마가 친엄마가 아니라 어렸을 때 비안을 유괴했다는 암시가 나오는데 그러한 충격적인 사실 앞에서도 비안은 엄마를 도덕적으로 비난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안은 죽어가는 엄마에게 엄마와 함께한 생활이 모험과 즐거움에 넘치는 것이었다고 죄의식에 떠는 엄마를 위로한다. 작가 조앤 해리스는 결국 가족이란 핏줄 공동체가 아니라 사랑의 공동체라고 말하는 듯하다.

저자소개

조앤해리스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동네 사람들에게 치료사이자 마녀로 불린 증조할머니를 둔 조앤 해리스는 1964년 영국 요크셔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운영하던 사탕 가게에서 영국인 아버지와 프랑스 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책을 혼자서 넘길 줄 알게 되면서부터 프랑스 어와 영어로 된 책들을 가리지 않고 읽기 시작한 그녀는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중세어와 현대어들을 공부했고 록 뮤지션, 약초상, 회계사 등 실패로 점철된 경력을 거치게 된다. 영국의 리즈에서 프랑스 어를 가르치던 그녀는 1989년 첫 장편소설 『악마의 씨The Evil Seed』를 출간하면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이어서 고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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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에 태어나 서울대 불어교육과를 졸업했다. 영화 조감독으로 충무로에 입문한 후 영화 기획자로 일하다가 삼성, 현대 그룹의 영화 사업 관련 부서에서 영화 제작 투자, 외화 수입, 배급 등의 일을 했다. 로저 코먼의 [나는 어떻게 할리우드에서 백 편의 영화를 만들고 한 푼도 잃지 않았는가], 폴 오스터의 [오기 렌의 크리스마스 이야기], [다리 위의 룰루], [마틴 프로스트의 내면의 삶], 피터 바트의 [할리우드의 영화 전략] 등을 우리 말로 옮겼다. 이 책에서는 2부의 [소리]와 [스튜디오 시대]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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