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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험난한 지대, 남극으로 떠난 두 여자의 탐험 이야기. 아름다움과 위험이 똑같은 부피로 공존하는 남극 대륙의 풍광을 여성 화자의 섬세한 묘사를 통해 보여주는 책이다. 불혹을 훌쩍 넘긴 두 전직 여교사는 여정 중에 겪은 사소한 마찰과 속내, 우여곡절, 화해의 과정, 돈독한 자매애를 각자의 시선과 느낌으로 생동감 있게 서술한다. 그들은 여자라고 해서, 장애가 있다고 해서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우리 앞의 삶은 남극의 얼음 사막처럼 하얀 백지이고, 그 위를 걸으며 무언가를 그려 넣어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교훈을 일깨워 주고 있다.

◆ “그 누구도 그들의 남극 횡단이 성공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불혹을 훌쩍 넘긴 두 전직 여교사가 남극의 허리를 가로지르기로 결심하고 남극 횡단을 시작한 것은 2001년 11월 11일이다. 40대 후반이라는 나이, 평균 기온 영하 35도, 식량과 각종 장비가 담긴 113킬로그램의 썰매, 그리고 무엇보다 여자라는 이유로 두 사람의 남극 횡단이 성공할 거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 어떤 콧방귀에도 아랑곳없이 두 사람은 지구에서 가장 추운 그곳에서 3700킬로미터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97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두 사람의 귀에는 전 세계 수백만 아이들과 여성들의 반짝이는 박수 소리가 들렸다. 이 책은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험난한 지대, 남극으로 떠난 두 여자의 탐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미국의 앤, 노르웨이의 리브를 만나다 “인생에는 누군가에게 감동 받거나 도움 받아서 삶의 진로가 바뀌는 중대한 순간이 있다” “리브, 나도 당신처럼 극지방 탐험을 해온 사람이에요. 전에는 학교에서 체육을 가르쳤죠. 당신과 함께 아주 특별한 일을 기획하고 싶은데 혹시 생각 있나요?” 미국의 앤과 노르웨이의 리브, 두 사람의 만남은 앤이 리브에게 보낸 한 통의 편지로 시작되었다. 두 사람 모두 전직 교사였고, 그들의 삶은 미지의 땅, 위험한 땅을 찾아 모험하는 일에 큰 의미를 두고 있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도전과 극복, 타인을 향한 격려였다. 앤의 제안은 개인적인 탐험과 목적 달성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그들의 남극 횡단이 무언가에 좌절하고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꿈을 키우는 온 세상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남극 횡단 탐험을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하여 아이들이 탐험 경로를 따라 걷는 모의 탐험 프로그램을 만들고, 하루하루 그 느낌을 공유해나갔다. 미국, 노르웨이를 비롯하여 에콰도르, 타이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곳곳의 수백만 아이들은 앤과 리브의 탐험을 통해서 시련의 극복과 꿈의 실현, 그리고 함께하는 삶의 가치에 대해 배우게 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탐험이 진행될수록 이제 탐험은 앤과 리브의 것만이 아니었다. 두 사람이 남극의 얼음 사막에서 끌고 가는 113킬로그램에 달하는 썰매에는 온 세상의 아이들이 묵직하게 타고 있었다. 앤과 리브, 두 사람이 97일 동안 험난한 얼음 사막에서 수차례의 죽을 고비와 크레바스의 마성을 헤치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건 그들의 꿈과 온 세상 아이들의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 왜 그랬을까, 왜 남극이었을까 어린 시절부터 독서장애를 앓아 학교생활이 어려웠던 앤과 탐험가 아문센의 나라 노르웨이에서 자란 리브. 두 사람은 어릴 적부터 섀클턴과 아문센 등 극지 탐험가들의 세계에 경도되었다. 극지 탐험은 과연 남자들만의 영역일까, 하는 의문은 그때부터 찾아왔다. 특히 리브의 나라 노르웨이에서 극지 탐험은 남자들만의 전유물이었다. 아문센이나 스콧, 섀클턴처럼 사람들의 입에 두루 오르내리는 여성 탐험가는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탐험사의 큰 줄기를 이루는 남성 탐험가들의 편력이 그다지 좋은 본보기만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섀클턴과 스콧, 두 사람 사이의 경쟁심은 이미 잘 알려진 일화다. 그만큼 남극 대륙을 횡단하기에 앞서 뭇 사람들의 편견과 비협조적인 태도를 극복하는 일, 여성 탐험대가 가질 수 있는 다른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 앤과 리브의 첫 번째 과제가 되었다. 또한 앤과 리브의 탐험은 지도 위에 그려진 특정 장소에 도달하거나 ‘남극을 가로지른 최초의 여성들’이라는 기록을 달성하거나 여성의 능력을 널리 알리는 데 국한되지 않았다. 그들의 탐험은 순수하게 개인적인 소망에서 비롯된 것이며 헌신, 독립심, 인내, 자매애, 상대방에 대한 배려의 승리였다. 여자들끼리의 탐험이라는 이유로 두 사람이 감수해야 했던 각종 냉대와 냉소는 두 사람이 보여준 우정과 헌신의 탐험 경로 앞에서 부끄럽기만 한 자만심이 되었다. 영혼의 탐사가 마치 행락객처럼 잘 다져진 길을 좇는 여행이 되어버린 이 시대에 앤과 리브의 남극행은 모든 사람의 마음에 경종을 울렸고 전 미국과 노르웨이의 매스컴을 장식하기도 했다. ◆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는 하얀 남극이 있습니다" 아름다움과 위험이 똑같은 부피로 공존하는 남극 대륙의 풍광을 여성 화자의 섬세한 묘사를 따라 읽는 재미는 이 책의 또다른 가치이다. 또한 온 세상 아이들에게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의 본보기가 되고 싶다는 선의와 우정에서 시작한 탐험이지만, 여정중 두 사람이 겪은 사소한 마찰과 속내, 우여곡절, 화해의 과정, 돈독한 자매애를 앤과 리브 각자의 시선과 느낌으로 생동감 있게 서술한 것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처음부터 정해진 길은 어디에도 없는 법. 이 책은 여자라고 해서, 장애가 있다고 해서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 앞의 삶은 남극의 얼음 사막처럼 하얀 백지이고, 그 위를 걸으며 무언가를 그려 넣어야 할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첫번째 이야기 - 이토록 아름다운 지옥
두번째 이야기 - 영혼이 닮은 동반자
세번째 이야기 - 얼음과 돈으로 만들어진 길
네번째 이야기 - 구조대를 보내라
다섯번째 이야기 - 기다림은 기회로 돌아서고
여섯번째 이야기 - 정말 힘든 건 실패가 아니다
일곱번째 이야기 - 마침내 남극점에 서다
여덟번째 이야기 - 바람아 불어라
아홉번째 이야기 - 육지의 끝에서
열번재 이야기 - 미완성은 희망을 낳는다
열한번째 이야기 - 우리가 남긴 것들
인터뷰 - 함께 떠난 사람들
밴크로프트-아르네센 탐험 장비 목록
감사의 말
'당신의 탐험'에 대하여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