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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동안 언론사 문화예술 기자였던 저자가 한경닷컴의 커뮤니티에 연재한 글들을 엮은 산문집.

인생이란 무엇일까? 즐겁고 기쁜 일과 무표정한 일상, 그리고 노엽고 슬픈 일들의 연속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인생이란 그러한 일들을 맛있게(?) 엮어 나가는 것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이 책의 저자는 낮은 목소리로 우리에게 묻는다.
“한번쯤 돌아보세요. 옷차림은 어떤지, ‘아무거나’ 말고 시킬 수 있는 메뉴가 생각나는지, 그리고 누군가에게 권할 영화나 책이 있는지…….”
저자는 마치 친구와 연인에게 자신이 발견한 삶의 비밀들을 속삭이듯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베르사체의 잠자리 날개를 닮은 글들 이 책은 재미있고 향기롭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즐겁고 기쁜 일과 무표정한 일상, 그리고 노엽고 슬픈 일들의 연속이라고 정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인생이란 그러한 일들을 맛있게(?) 엮어 나가는 것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이 책의 저자는 낮은 목소리로 우리에게 묻는다. “한번쯤 돌아보세요. 옷차림은 어떤지, ‘아무거나’ 말고 시킬 수 있는 메뉴가 생각나는지, 그리고 누군가에게 권할 영화나 책이 있는지…….” ◆풍성하고 아름다운 시선, 미려하고 은은한 문장 《맛있는 인생》은 그에 대한 답을 잔잔하게 들려주는 산문집이다. 저자는 마치 친구와 연인에게 자신이 발견한 삶의 비밀들을 속삭이듯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20년 이상 언론사 문화예술 분야를 담당해온 이력에 걸맞게 세상을 보는 눈은 풍성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런가 하면 오랫동안 기사를 써온 언론인답지 않게 문장은 매우 미려하고 잔잔하며 은은하다. 이 산문집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부대찌개라는 슬픈 이름]에서 저자는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일들을 통해 삶의 교훈을 끌어내고 있다. 부친상을 당하고서도 자식들을 시켜 세차를 해준 세차 아저씨에 대한 감동을 통해 타인에 대한 배려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우고, 몇 가지 사적인 일로 비난을 받는 앙드레김에 대해서는 ‘자신의 일을 오래, 성실히 해온 사람을 일 이외의 요소로 비난하는 일은 이제 그만두자’며 대중들 속에 들어 있는 비틀린 성품을 꼬집기도 한다. 또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 있는 권위주의와 허위의식에 대해서 시원하게 까발리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늘 칼끝만큼은 자신에게로 향하고 있다. 누구든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는 걸 은연중에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2부 [당신을 보았습니다]에는 여행, 예술, 독서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풀어놓은 글들이 들어 있다. 밀레의 [만종]을 본 후 저자는 ‘예술이란 크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동시대 사물의 생명성을 있는 그대로 정성껏 가감 없이 담아내는 것’이라는 예술관을 피력한다. 또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의 ‘바미안 석불’ 파괴 사건을 접하고서는 ‘종교와 민족이란 도대체 무엇인지’ 회의를 품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자신의 마음의 좌표로 삼고 있는 시들을 들려주며 삭막한 일상의 강을 함께 건너자고 독자들을 위로한다. 3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는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등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들어 있다. 〈캐스트 어웨이〉라는 영화를 본 후 영화 제작사인 드림웍스의 철학을 끄집어 내면서 ‘우리 영화의 철학은 무엇인지’를 넌지시 묻는다. 또 신체장애인을 다룬 드라마를 통해서 ‘소수자가 겪는 불편함과 불안함을 모른 체 외면하는 것 또한 끔찍한 차별’이라며 소수에 대한 배려가 필요함을 자연스럽게 강조한다. 그런가 하면 가정과 가족, 친구의 소중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여러 글들을 통해 주장하고 있다.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깨닫는 글의 참맛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한경닷컴의 커뮤니티에 연재한 것들을 다시 엮은 것이다. 저자의 글은 게시될 때마다 수천 건의 조회수를 단번에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화가 황주리 씨는 이 책에 대해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유머를 통해 진짜 맛있는 인생이 무엇인지, 어떻게 나이 들어가는 게 아름다운지 들려준다”며 읽기를 권했으며, 시인 박상순 씨도 “박성희의 글은 허튼 겉멋에 취하기 쉬운 우리들에게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깨닫는 참맛을 일러준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Ⅰ 부대찌개라는 슬픈 이름

세차 아저씨와 야쿠르트 아줌마
김정일 위원장의 와인 잔을 아시나요?
앙드레김 이야기
탕평채를 보면 그 집 음식을 알지요
생활 속의 아름다운 반란
갈빗집과 오리고기집, 그리고 미니스커트
택시의 오른쪽 뒷좌석이 푹 꺼진 이유
팁, 언제 얼마나 줘야 하나
강남과 강북은 가로수도 다르다?
옛날 책상이 그리운 이유
광화문에 돗자리를 펴는 게 낫겠다
명절, 선물에 대한 생각들
부대찌개라는 슬픈 이름
양주 선택의 기준
겉만 근사하면 뭐합니까
바닷가재를 먹으러 갔지요
108만 원짜리 화장품과 금 비누
섹시하면서 말도 잘 듣는 친구
국장 계시냐?
강영우 박사의 성공 비법
자동차 사고가 가져다 준 행복
프랑스 빵장수와 한국 떡장수
동아리 심부름을 통해 얻은 깨달음
남자에게 넥타이 강요는 성차별
좋은 집, 예쁜 집, 편리한 집
잘빠진 여성들의 노출 경쟁
시청 앞 룸살롱 판촉원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국민은행과 신한금융지주의 간판


Ⅱ 당신을 보았습니다

기념품으로서의 가치
밀레의 〈만종〉이 유명한 이유
실크로드의 사라진 석불, 바미안
정주영 회장이 가진 ‘삶의 추’
당신을 보았습니다
마흔, 권위란, 신은 망했다. 그리고……
콜린 파월의 13가지 법칙
피부과나 성형외과에 가는 이유
향수, 좋아하세요?
꽃을 든 남자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사람
황제의 안녕과 백성의 괴로움
용문사 은행나무의 힘
진정한 아름다움과 리더십
알 수 없는 분노



Ⅲ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가짜에도 급수가 있다
‘가정을 지킨다’는 묘한 명제
환경이 나쁘면 아무렇게나 살다 가도 그만?
죽을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게 가짜다
왼손잡이에 대한 편견
설운도의 [향수]에 반한 이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밥은 먹고 다니냐?
결혼 이야기
좋은 영화의 조건
영화를 영화답게 만드는 것

지금 제 소망은 그저 읽다 만 책을 마구 늘어놔도 괜찮은 널찍한 책상과 저만의 컴퓨터를 갖춘 서재가 하나 있었으면 하는 겁니다. 아이들 것이 아닌 제 책상 말입니다. 책이야 아무 데서나 읽을 수 있고 컴퓨터 역시 아이들이 쓰는 걸 쓰면 되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저 혼자 읽고 쓸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싶은 거지요. p. 48 서민적인 것도 좋지만 ‘부대찌개’가 어떻게 음식 이름일 수가 있는지요. 저는 뼈다귀해장국 같은 음식 이름도 왜 그렇게 노골적이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해장국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왜 앞에 하필이면 ‘뼈다귀’를 붙이는 건지요. p. 61 남자의 인생에 여자가 필요한 건 사실이겠지요. 여자의 인생에 남자가 필요한 것처럼. 그러나 왜 ‘실수해도 용서해줄 수 있는 여자친구’나 ‘툭 털어놓고 얘기할 수 있는 여자친구’가 아닌 ‘섹시하고’ ‘말도 잘 듣는’ 여자친구여야 하는 걸까요. 인생에 필요한 친구란 남녀 불문하고 ‘말을 잘 듣는’ 친구가 아니라 ‘판단에 도움을 주는’ 친구가 아닐는지요. p 84 오후에 본 ‘교예 공연’은 너무 완벽해서 슬펐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것, 너무 완벽한 것은 그 뒤의 피나는 노력을 떠올리게 해 가슴을 저밉니다. 공중그네타기 도중 떨어졌다 일어나면서 팔목을 다쳤는지 자꾸 만지면서도 다시 올라가 끝까지 해내는 모습은 조마조마함을 넘어 인간의 한계란 어디까지일까를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p. 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