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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보온병을 찾아서 : 분단인의 거울일기[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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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포탄보다 잔혹하고 사악한 광기’를 감지하는 촉수!

[잃어버린 보온병을 찾아서]는 2010년 겨울부터 2012년 겨울까지 3년에 걸쳐 작업한 90여 컷의 사진과 91편의 일기로 구성되어 있다. 연작으로 흐르는 사진 속에 당시의 포격이 남긴 참혹함과 분단이 낳은 비극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사람은 몸을 피했지만, 개와 고양이, 풀과 나무, 무너진 집과 살림살이는 파괴된 채 남겨졌다. 한때 포탄으로 둔갑했던 불탄 보온병 역시 그 우습고도 처연한 자태를 드러낸다. 이러한 일기와 사진은 2013년의 거의 모든 날짜마다 과거의 숱한 안보 관련 사건을 적어 넣은 [분단인 달력]을 통해서 다시 새겨지고 겹쳐진다. 보온병은 비록 포탄은 아니었지만, 포탄보다 더 사악하고 추잡한 광기였으며, ‘종북’이라는 과도한 이데올로기에 점철된 현재의 시간 속에서 더 섬뜩한 ‘보온병’들이 미쳐 날뛰고 있다.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민주주의와 양심, 정의, 공존, 평화가 무참히 무너지는 현실은 무뎌진 우리의 감각과 찢겨진 내면을 다시 점검하게 한다. 사진가 노순택의 분단 일기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절절하고 아프게 오늘의 정치성을 드러내며 ‘분단인의 거울일기’로 다가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출판사 서평

"분단은 오작동으로써 작동한다"
[잃어버린 보온병을 찾아서] 사진가 노순택이 건네는 분단인의 거울일기


"비릿한 쇠 내음이 내 코를 지나 허파 깊은 곳으로 가 닿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내 몸속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마치 분단이 그러하듯 슬픈 코미디로, 우스운 참극으로 나를 몰아넣으면서 분단정치인 안상수를 내 앞에 서게 했다. 안상수의 얼굴은 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안상수와 보온병의 본질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보온병은 안상수가 내게 보낸 편지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보낸 편지였다.
분단인이 분단인에게 보낸 거울편지였다."

(/ '2012년 12월 24일 ‘마지막 일기’ ' 중에서)

‘보온병’과 ‘안상수’, 포탄을 포탄이라 부르지 못하고......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에서 벌어진 충격의 포격 사건. 잿더미로 변해버린 처참한 풍경과 잔해들, 파괴된 일상, 공포와 불안, 안타까운 죽음이 뒤섞인 그곳에서 보온병을 포탄으로 승화시킨 한 정치인의 슬픈 코미디.
이 사건을 떠올리면, 어느새 잊힌 그분의 냄새와 묘한 공포가 다시 스멀스멀 올라온다. 폐허가 된 민가에서 그을린 보온병을 기자들에게 내밀어 보이며 "이것은 포탄"이라고 당당히 외쳤던 한나라당 대표 안상수. 그것이 ‘거짓’임이 밝혀진 순간, 한 사회를 폭소와 비웃음, 허탈과 자괴감으로 몰아넣었던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은 과연 우리의 삶에 어떤 흔적으로 남았을까? 문제의 ‘보온병’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연평도에서 포격이 남긴 잔혹한 풍경들을 사진에 담고 있던 노순택은 ‘포탄이라 불린 보온병’의 행방을 3년에 걸쳐 헤집고 다녔다. ‘분단정치인 안상수’의 탄생과 행보, 출간한 책과 내뱉은 말들도 꼼꼼히 추적했다. 그리고 오월 광주, 제주 4.3., 평택 대추리, 용산참사, 천안함 침몰 사건, 김진숙의 한진중공업 고공농성, 제주 강정마을을 연결하며 한반도의 정치 상황을 고찰했다. 그것은 "우리의 분단이 어떻게 작동해왔는지, 그것이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파국을 불러오고 있는지를 들춰보는 역사적,사회적 여정"이었다.

보온병을 찾으러 갔다가 포탄을 맞고 돌아온 자!
노순택은 차갑게 얼어붙은 연평도에서 비릿한 쇠 내음의 보온병을 찾아 사진에 담는다. 그 순간, 슬픈 코미디로 우스운 참극으로 떠오른 ‘안상수’의 얼굴이, 어느덧 바로 자신의 얼굴을 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만다. "안상수의 얼굴은 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안상수와 보온병의 본질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60여 년간 분단의 나날은 잠시도 멈춘 적이 없다. 남과 북은 "서로를 괴물로 규정하기 위해 스스로 괴물이 되어버렸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갇히고 고문 받으면서 분단의 역사가 이어졌다. 사진가 노순택은 그 괴물의 틈바구니에서 흘러나오는 광기와 침묵, 동질과 이질, 수혜와 피해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했다. ‘작동하는 동시에 오작동하는’ 분단 권력의 틈을 헤집으며 그가 포착한 장면들은 바로 ‘포탄보다 사악하고 잔혹한’ 폭력이 겹치고 반복되는 일상의 시간이었다. "어설픈 방랑 속에서 나는 가끔 스스로를 돌아보곤 했다. 내게 안상수가 있었다. 안상수에게서 나를 본 적도 있었다. 우리는 삐뚤어진 자들이었다."
‘보온병’과 ‘안상수’로 상징되는 분단 오작동의 흔적을 노순택 특유의 예민하고 집요한 감각과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담아낸 [잃어버린 보온병을 찾아서]는 지속된 폭력으로 무기력해진, 혹은 다 안다고 착각했던, 아니면 두려움에 애써 부정하고 싶었던 분단인의 모습을 들춰내는 여정이었던 것이다.
"보온병은 안상수가 내게 보낸 편지가 아니라, 내가 나에게 보낸 편지였다. 분단인이 분단인에게 보낸 거울편지였다."

‘포탄보다 잔혹하고 사악한 광기’를 감지하는 촉수!
[잃어버린 보온병을 찾아서]는 2010년 겨울부터 2012년 겨울까지 3년에 걸쳐 작업한 90여 컷의 사진과 91편의 일기로 구성되어 있다. 연작으로 흐르는 사진 속에 당시의 포격이 남긴 참혹함과 분단이 낳은 비극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사람은 몸을 피했지만, 개와 고양이, 풀과 나무, 무너진 집과 살림살이는 파괴된 채 남겨졌다. 한때 포탄으로 둔갑했던 불탄 보온병 역시 그 우습고도 처연한 자태를 드러낸다. 이러한 일기와 사진은 2013년의 거의 모든 날짜마다 과거의 숱한 안보 관련 사건을 적어 넣은 [분단인 달력]을 통해서 다시 새겨지고 겹쳐진다. 보온병은 비록 포탄은 아니었지만, 포탄보다 더 사악하고 추잡한 광기였으며, ‘종북’이라는 과도한 이데올로기에 점철된 현재의 시간 속에서 더 섬뜩한 ‘보온병’들이 미쳐 날뛰고 있다.
수많은 이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민주주의와 양심, 정의, 공존, 평화가 무참히 무너지는 현실은 무뎌진 우리의 감각과 찢겨진 내면을 다시 점검하게 한다. 사진가 노순택의 분단 일기가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절절하고 아프게 오늘의 정치성을 드러내며 ‘분단인의 거울일기’로 다가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추천사

어떤 희비극이나 블랙 유머도 불에 탄 보온병 2개를 높이 쳐들고 무기라고 선언하면서 폐허가 된 민가에 서 있는 정치가만큼 기만과 거짓의 붕괴를 잘 보여주지는 못할 것이다. 노순택은 역사적, 정치적 모순을 생산적으로 만들고 시각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 지속적이고 능동적으로 그런 모순 사이에 스스로 자리 잡는다.
극적인 모습이 연극적인 과장 없이 사진에 드러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노순택에게 중요한 것은 가해자와 죄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이것이 존재하고 있으며 소멸이 일어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그에게 더 중요하다. 반항과 비판이 이런저런 지점에서 아이러니의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코 노순택이 찍은 일련의 사진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눈보라 속에 서 있는 억센 모습의 개는 미국 회사 코카콜라의 빈 플라스틱 병을 물고 있다. 그럼에도 속이 빈 전리품을 물고 있는 그 개는 완강하게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현실에 반항하고 있다.
- 한스 D. 크리스트 / 독일 슈투트가르트 쿤스트페어라인 디렉터

목차

2012년 12월 24일

2010

2011

2012

에필로그
분단인 달력

본문중에서

아침부터 돌아다녔다. 갑자기 사이렌이 울렸다. 지금! 당장! 가까운! 대피소로! 피하라!는 다급한 목소리가 사방에서 흘러나왔다. "실제상황"이란 말에 한 외신기자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긴박한 순간이었다. 이렇게, 이 고립된 섬에서 전쟁을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스쳤다. 두렵다기보다는 막연했다. 정말 무슨 일이 다시 터지고 마는 것일까. 감각과 무감각이 사납게 요동치던 하루였다.
(/ '2010년 11월 28일 일' 중에서)

인터넷에 접속하니, YTN[돌발영상]을 통해 방영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보온병 포탄 발언으로 뜨거웠다. 우스웠다. 슬펐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태 앞에서 우리는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분단권력은 남북한에서 작동하는 동시에 오작동하는 현실의 괴물’이라고 작업노트에 쓴 적도 있지만, 이런 적나라한 블랙코미디를 통해 그 실체를 확인하다니! 지독하게 씁쓸하고 쓸쓸한 일이 아닐 수 없잖은가.
(/ '2010년 12월 1일 수' 중에서)

안상수가 연평도를 방문한 날은 포격 이튿날인 24일이었다. 나는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영상 캡처 이미지를 통해 문제의 장소를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나 역시 그곳에 오래 머물며 사진을 찍지 않았던가. 갑자기 보온병의 행방이 궁금해졌다. 누군가 그것을 치웠을까? 아니면 그대로 그 자리에? 한번 피어오른 궁금증은 내가 연평도의 잿더미 위에서 흡입했던 재 가루처럼 도무지 가라앉지 않았다.
(/ '2010년 12월 3일 금' 중에서)

나 또한 일기장에 ‘말을 말자’라고 얼마나 여러 번 적어 넣었던가. 이런 한심한 꼬락서니라니. ‘말조심’ 안상수와 ‘말을 말자’ 노순택 사이에 끈이 있었다. 아, 어지러워! 말은 말을 낳는다. 사람이 사람을 낳고, 괴물이 괴물을 낳듯, 내가 내뱉은 말들이 원치 않는 말들을 낳을 때, 낳지 않았다 하더라도 낳을지 모른다고 상상하게 될 때, 말들은 끔찍하다. 내가 뱉은 ‘말의 말로’가 두렵다.
(/ '2011년 1월 12일 수' 중에서)

최근 안상수의 행보를 머리에 떠올리며, 그의 책[안 검사의 일기]를 밑줄 치면서 다시 읽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책에 담긴 그의 다짐대로라면, 적어도 이름대로라면, 그는 ‘상수’여야 하는데, 어찌하여 이렇게 ‘하수’가 되고 만 것일까. 물론 성에 의미를 부여하면 그는‘안(No) 상수’, 즉 하수가 된다지만, 이름이 그가 하는 짓을 너무 또렷하게 규정하니 안쓰럽다. 요즘 상수 씨는 방향마저 가늠하기 어려운 ‘변수’가 되어 가고 있다.
(/ '2011년 1월 28일 금' 중에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었다. 51.6퍼센트의 지지율이었다. 그녀의 51.6에서 그의 5·16 향기를 맡았다면, 이는 내 과도한 후각의 망상일까. 선거 기간 중 국정원과 경찰이 개입된 여론조작 의혹이 불거졌지만, 어쨌든 그녀는 당선되었다. 분단인은 그녀를 원했다.
(/ '2012년 12월 19일 수' 중에서)

비릿한 쇠 내음이 내 코를 지나 허파 깊은 곳으로 가 닿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내 몸속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분의 냄새가 나를 사로잡으며 고립시켰다. 이 두려움은 마치 분단이 그러하듯 슬픈 코미디로, 우스운 참극으로 나를 몰아넣으면서 분단정치인 안상수를 내 앞에 서게 했다. 안상수의 얼굴은 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안상수와 보온병의 본질은 내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 '2012년 12월 24일 일' 중에서)

북한을 알고, 남한을 알며, 고로 분단을 안다고 떠들어대는 수많은 확신자들이 넘쳐나지만, 그들의 앎이 정녕 앎이었던가. 분단을 안다는 건, 오히려 분단에 대한 앎과 확신을 반성하고 회의하는 데서 출발해야 하지 않을까. 분단의 작동이야말로 오작동임을 깨닫는 역설적 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포탄이라 불렸던 것을 보온병이라 바로잡는 판별력이 우리에겐 소중하다. 하지만 ‘그러한 보온병’에 담긴, 포탄보다 잔혹하고 사악한 광기를 감지하는 촉수야말로 우리에게 절실하다.
(/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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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노순택(NOH SUNTAG)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7종
판매수 212권

지나간 한국전쟁이 오늘의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 숨 쉬는지를 탐색하고 있다. 전쟁과 분단을 고정된 역사의 장에 편입시킨 채 시시때때로 아전인수식 해석 잔치를 벌이는 ‘분단권력’의 빈틈을 째려보려는 것이다. 분단권력은 작동함으로써 오작동하는 현실의 괴물이다. 그 괴물의 틈바구니에서 흘러나오는 가래침과 탁한 피, 광기와 침묵, 수혜와 피해, 폭소와 냉소, 정지와 유동을 이미지와 글로 주워 담았다가 다시금 흘려보내는 짓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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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순택(NOH SUNTAG) [사진]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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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르타주 사진가. 길바닥에서 사진을 배웠다. 배우긴 했는데, 허투루 배운 탓에 아는 게 없다. 공부를 해야겠다 마음먹지만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몰라 헤맨다. 학동시절부터 북한괴뢰집단에 대한 얘기를 지긋지긋하게 들어온 터라 그들이 대체 누구인지 호기심을 품어왔다. 나이를 먹고 보니, 틈만 나면 북한괴뢰집단을 잡아먹으려드는 우리는 대체 누구인지 호기심을 하나 더 품게 됐다. 분단체제가 파생시킨 작동과 오작동의 풍경을 수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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