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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닮은 손길, 독보적 전통과 순수미를 지닌 한국 고가구
이 책은 한국가구의 모습이 갖추어진 자연 지리적 배경에서부터 문화 사상적 영향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정보를 소개한다. 저자는 도입부에서 한국 고가구의 중요한 특징으로 기후와의 관계를 꼽는다. 한반도의 고온다습한 여름과 저온건조한 겨울 기후 탓에 좁고 낮은 온돌방과 대청이 나타났으며, 주로 앉아 생활하는 가옥 구조가 되었다. 자연히 이 가옥에서 사용하는 가구는 입식(立式)인 유럽이나 중국 가구와 대비되는 작고 낮은 유형으로 발달했다. 또한 이 책이 중점적으로 다룬 조선시대에는 유교 사상에 따라 남녀의 생활공간이 각각 ‘사랑채’와 ‘안채’로 분리되었으며 가구의 쓰임과 모양도 남녀 사용자에 맞추어 각기 발달했다.
또한 한국 고가구의 바탕에는 한국 특유의 목공기술이 있다. 나무가 본디 가진 아름다운 결을 살리면서 기후에 따른 목재 변형을 최소화하는 기술과 쇠못을 쓰지 않고 못질 없이 나무를 짜맞추는 기법은 수백 년의 긴 전통으로 이어져 왔다. 인위적인 것을 멀리하고 늘 자연을 닮으려 한 조선시대 사대부의 정신이 생활 속 가구에도 오롯이 드러나 있는 것이다.
아울러 가구에 쓰이는 ‘문양, 무늬’가 지닌 의미를 소개하고 있어서, 모르면 지나치기 쉬운 세밀한 발견의 즐거움을 준다. 예컨대 반닫이, 경대에 새겨진 ‘박쥐’ 문양은 박쥐의 한자 ?(복)이 복을 뜻하는 글자와 소리가 같아서 행복과 행운(happiness, luck)을 의미한다.
사실 한국의 고가구에 대해 소개한 책 자체도 흔치 않고 영문도서는 더욱 드물다. 풀브라이트재단 교육위원장으로 서울에 거주했던 에드워드 레이놀즈 라이트가 1984년에 펴낸 『한국의 가구: 우아함과 전통(Korean Furniture: Elegance and Tradition)』이 아직도 대표 도서로 거론되는 정도이다.


3년간 발품을 들여 정리한 한국 고가구 입문서
이 책은 본문 곳곳에 40컷이 넘는 가구 사진과 각종 소품, 도구의 사진과 함께 방 안 가구들의 연필화까지 담아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이 책의 저자 마티유 드프레즈(Mathieu Deprez)는 2010년 봄, 우연히 들른 답십리 고미술상가에서 처음 한국 고가구를 발견했고 그 순수한 아름다움에 깊이 매료되었다. 그는 한국 고가구가 자신의 이름을 부른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한국 고가구가 좋아 크고 작은 가구들을 수집하게 되었다. 이후 순수한 애정과 호기심에 이끌려 직접 골목골목 가구상을 찾아다니고 조사하며 자료를 모았다. 마티유 씨는 “일본이나 중국 가구를 소개한 영문 자료를 찾아보는 것이 어렵지 않은데 한국 가구를 알려주는 자료는 나와 있는 것이 너무 적다(Information on Japanese and Chinese furniture is readily available, but not so for Korean funiture, with all the books on the subject being out of print and quite difficult to get.).”라는 생각에 이 책을 썼다.

Preface
Chronology

CHAPTER ONE: Understanding Korean Traditional House Design
Influence of Climate
Influence of Belief Systems
Late Joseon Korea Social Structure
Layout of an Upper-Class House
Typical Furniture Arrangement

CHAPTER TWO: Types of Korean Traditional Furniture
Chests
Desks
Boxes
Tables
Stands
Other

CHAPTER THREE: Symbols and Their Meanings
Wishing for Blessings

CHAPTER FOUR: Wood and Woodworking
Characteristics of Traditional Furniture
Wood in Traditional Furniture
Tools and Joining Techniques
Preparation and Finishes

CHAPTER FIVE: Traditional Furniture Today
From Past to Present
Antique Furniture in Seoul

Bibliography
Glossary
Index

한국 전통 가옥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지어진다. 건물의 높이가 낮고 그 고장에서 난 소나무, 화강암, 진흙 등의 자재를 사용한 덕택에 주변 풍광과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자연을 위압하려 드는 대신 한데 어우러지고자 하는 것이다. ─ 1장: 한국 전통 가옥 디자인의 이해
Korean traditional houses were then built in harmony with their natural environment. Low-slung and using materials like local pinewood, granite, and clay, they integrated perfectly into the scenery, never trying to dominate nature but striving to integrate with it.
─ CHAPTER ONE: Understanding Korean Traditional House Design

반닫이는 주로 옷가지, 책, 문서 등을 담아두는 용도로 쓰였다. 반닫이는 궤의 “반만 여닫는” 특유의 방식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가구 중앙에 경첩을 달아 상단 부분을 바깥쪽으로 당겨 여닫는 덕에 물건을 쉽게 넣고 꺼낼 수 있다. ─ 2장: 한국 전통 가구의 유형
Bandaji were mainly used to store clothes, books, and documents. Bandaji, meaning “half closing” in Korean, refers to the way the chest opens: the entire upper half or so is hinged and opens outward, allowing easy access to the chest’s contents.
─ CHAPTER TWO: Types of Korean Traditional Furniture

식물이나 과일처럼, 현실 속, 그리고 상상 속의 다양한 동물들도 조선 시대 사람들 사이에서 널리 쓰이던 상징적 도상이다. 복을 의미하는 박쥐는 여성용 궤의 손잡이 역할을 하는 들쇠에 널리 쓰인 모티브이다. ─3장: 상징과 그 의미
Like plants and fruits, a variety of animals, both real and imaginary, were part of the symbolic iconography shared by the people of Joseon Korea. Bat: happiness, luck (popular motif for handles on ladies’chests) ?
─ CHAPTER THREE: Symbols and Their Meanings

한국 가구의 단순한 외양은 복잡하게 짜맞춰진 이음매를 감춘다. 한국 전통가구가 지닌 무결한 아름다움을 빚어내기 위해서는 아주 세심한 주를 기울여야 한다. 때로는 천연풀과 대나무못으로 이음매를 보강하거나 판재를 단단히 고정시킨다. 금속못은 금속부품을 조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쓰이지 않는다. ─ 4장: 목재와 목공예
The simple appearance of Korean furniture hides a complex assembly of joints, and great care had to be taken to produce the seamless beauty associated with traditional furniture. Natural glue and bamboo nails were sometimes applied to joints for additional strength, or to secure panels together. Metal nails were not used, except to fasten metal fittings.
─ CHAPTER FOUR: Wood and Woodworking

인터뷰: 소목장 김창식 ─ 5장: 오늘날의 전통가구
Interview with Master Carpenter Kim Chang-sik
─ CHAPTER FIVE: Traditional Furniture Today

이 책은 한국가구의 모습이 갖추어진 자연 지리적 배경에서부터 문화 사상적 영향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정보를 소개한다. 본문 곳곳에 40컷이 넘는 가구 사진과 각종 소품, 도구의 사진과 함께 방 안 가구들의 연필화까지 담아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