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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고양이의 산책 혹은 미학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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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제1회 애거서 크리스티 상 수상작
    천재 미학자 ‘검정고양이’와 포 연구자 ‘나’의 매혹적인 추리문답과 논리산책!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과 페이소스 가득한 일상 수수께끼의 만남


    애거서 크리스티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하야카와쇼보와 하야카와 기요시 문학진흥재단 주최 장편 미스터리 신인상인 ‘애거서 크리스티 상’이 2010년 일본에서 영국 크리스티 사社의 협력으로 신설됐다. 많은 예비 작가들이 ‘21세기의 크리스티’가 되기 위해 도전장을 던졌고, [검정고양이의 산책 혹은 미학강의]로 선고위원들의 감탄을 자아낸 모리 아키마로에게 첫 수상의 영예가 돌아갔다.
    제목부터 특별한 [검정고양이의 산책 혹은 미학강의]는 탐정소설의 선조인 에드거 앨런 포의 텍스트와 일상의 수수께끼를 미학적 관점에서 교차 해석하면서 사건의 진상에 다가가는 여섯 편의 단편이 실린 연작소설집이다. 끔찍한 사건이나 기괴한 악인이 나오지는 않지만 세상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것이 인간의 마음이라는 진리를 되새김하는 이 작품은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훌륭한 이야기” “매력적인 캐릭터로 직조된 유쾌한 미스터리” “포에 대한 새로운 해석, 고전들, 일상의 수수께끼라는 삼색의 조합”이란 평을 들었다.
    “독창적이되 늘 환상적이어야 하고 진정한 상상력을 보여주되 늘 분석적이어야 한다”는 포의 창작관을 충실히 구현한 듯한 매력적인 줄거리와 상상력이 돋보이는 색다른 구성, 간결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 작품은 [검정고양이의 키스 혹은 최종강의] [검정고양이의 장미 혹은 시간여행] 등의 후속편으로 이어지며 ‘검정고양이’ 신드롬을 만들어가고 있다.

    푸아로, 미스 마플을 잇는 현대의 명탐정은 미학논리를 구사하는 대학교수
    “나는 탐정소설이란 원래 미학과 연결되는 장르라고 봐.”

    현실과 환상이 교차하는 포의 텍스트에서 모티브를 빌려와 미학, 철학, 영화, 문학, 연극, 종교 등 다양한 분야의 이론과 알레고리로 현실의 불가해한 사건과 그 속에 숨은 인간 심리를 탐구해가는 소설 [검정고양이의 산책 혹은 미학강의]의 주인공은 ‘검정고양이’라는 별명을 가진 젊은 교수와 ‘나’라는 대학원생이다. 박사과정 1년차로 에드거 앨런 포를 연구하는 ‘나’는 스물넷에 교수가 된 천재 미학자인 검정고양이의 동갑내기 조수다. 늘 제멋대로 행동하는 검정고양이 때문에 ‘나’는 난처할 때가 많지만 “아름다운 진상만이 진상이란 이름에 값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모든 사건을 미학적 관점으로 명석하게 꿰뚫고 아름답게 풀어내는 젊은 학자에게 탄복해 오늘도 수수께끼를 들고 그를 찾는다.
    이야기의 얼개는 화자인 ‘나’가 미스터리 혹은 일상의 수수께끼를 검정고양이에게 털어놓고, 그 이야기를 들은 검정고양이가 포의 작품과 다른 이론을 엮으면서 사건을 해결(해석)해가는 구조다. 그들은 도심의 거리, 주로 공원을 산책하며 문답식 대화를 통해 진상에 조금씩 다가선다.

    “내가 하려는 건 미적 추리이고,
    그에 따라 나타난 진상이 미적이지 않으면 내 관심은 그 시점에서 소멸될 거야.
    미적이지 않은 해석은 해석이란 이름을 달 가치가 없고,
    미적이지 않은 진상은 진상이란 이름을 달 가치가 없어.” 17쪽

    미스터리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 소설에는 보통의 미스터리처럼 살인이나 유괴 사건은 나오지 않는다. 두 사람은 엄마의 옷장 속에서 튀어나온 엉터리 지도에 숨겨진 의미를 추적하고, 니체를 연구하던 청년이 친구들을 초대한 날 왜 갑자기 자살했는지를 해명하며, 연인을 위해 만든 향수를 들고 사라진 남자의 행방을 추리한다. 그 밖에도 사라진 여교수, ‘두개골’을 찾아 헤매는 영화감독, 노학자의 서재에서 울려퍼진 정체 불명의 음악 등 일상에서 포착한 오묘한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이 모든 이야기에 포의 텍스트가 각각 한 편씩 엮인다. 바그너를 연구하던 여자 대학원생과 니체를 연구하던 청년의 이야기를 그린 「벽과 모방」은 포의 대표 단편 「검은 고양이」와 연결되고, 시각 장애를 가진 아름다운 여자 조향사와 사라져버린 청년의 이야기 「물의 레토릭」은 향수 판매원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 「마리 로제의 수수께끼」와 교차하는 식이다.
    각 편의 수수께끼 풀이가 끝나면 싱글맘으로 외롭게 살아온 엄마의 과거가 드러나고, 아버지의 모방자로 살았던 청년의 구슬픈 삶이 떠오르며,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는 남자와 사랑이 부재하는 세계로 숨어버린 여교수의 사연이, 타자와 자신을 구분하지 못하는 서툰 남자의 죽음이, 문 너머의 연인에게 음악으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 한 노학자의 안타까운 사랑이 드러난다.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는 탐정소설의 결말처럼 ‘명쾌한 해결, 끝!’이 아니다. 언제나 그 끝에 다가가보면 누군가가 지켜온 은밀한 삶이 조용히 똬리를 틀고 있다.

    수수께끼는 인간의 ‘마음’
    한 발짝만 더 가면 드러난다, 당신이 간직해온 삶의 은밀한 비밀


    미스터리란 원래 불가사의한 수수께끼가 제시되고, 탐정 역의 인물이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내용으로 만들어지는 장르다. 가령 살인 사건이라면 밀실이나 신체 특정 부위가 사라진 시체, 또는 알리바이 공작이나 다잉 메시지 등 다양한 패턴의 수수께끼가 등장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수수께끼를 수수께끼라고 인식해야만 이야기가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아무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수수께끼가 될 수 없다. 범인에게는 당연히도 살해 동기가 있고, 당연히도 완전범죄를 꿈꾼다. 가장 이상적인 완전범죄라면 의문의 여지가 없는 범죄, 즉 누가 봐도 사인이 하나밖에 없는 범죄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범죄라면 탐정이 활약할 여지가 없어지고, 미스터리가 될 수도 없다. 이런 관점에서 미스터리의 트릭, 수수께끼는 범인과 탐정이 벌이는 커뮤니케이션의 장場이라고 말할 수 있다. 수수께끼의 형태로 범인이 제시하는 ‘질문’을 오직 탐정만이 제대로 받아들이고 ‘해명’이라는 형태로 답장하는. 그렇기 때문에 ‘수수께끼’를 만든 범인에게 과연 어떤 마음과 사고가 작동하고 있었는지 알아내는 것이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가 된다. [검정고양이의 산책 혹은 미학강의]는 바로 이런 수수께끼에 도전하는 미스터리다. 여기서 수수께끼는, ‘인간의 마음’이다.

    베르그송의 도식이란 모든 이미지의 원점과 같은 것이다. 예컨대 작곡가가 소나타를 작곡하려고 할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원풍경이 그것이다. 곡을 쓸 때 작곡가는 자신의 도식에 접속해서 이미지를 아웃풋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그린 사람의 도식을 찾으라는 검정고양이의 말은 현상으로부터 그린 사람의 원풍경에 도달하라는 의미였다. 24쪽

    프랑스 철학자 베르그송의 사상을 바탕으로 한 미학적 관점을 예술 연구에 응용하는 기발한 논리를 전개해 스물네 살에 교수가 된 ‘검정고양이’가 바로 이 소설의 탐정이다. 언제나 미학적 관점으로 추리하고, 도출된 진상까지도 미학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천재 청년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언뜻 보면 아무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다양한 학문이론을 들고 사건 해결에 나선다. 말라르메, 아폴론과 디오니소스, 니체와 바그너, 부뉴엘과 카트린느 드뇌브, 베르그송과 롤랑 바르트, 엘로이즈와 아벨라르에 이르기까지 철학, 예술, 영화, 음악, 종교, 신화 등 동원되는 학문의 영역도 참으로 다양하다.
    또 각각의 수수께끼도 일반의 추리소설에 나오는 것들과는 전혀 다르다. 물론 인간의 죽음에 얽힌 수수께끼도 있지만 무엇보다 형사 사건적인 요소가 얽히는 사건이 전무하다는 것이 특이하다. 예를 들어 「두개골 속에서」에서는 한 영화감독이 호수에서 익사체로 발견되는데 경찰은 수면제를 먹고 자살한 것으로 사건을 종결한다. 다시 말해 감독의 죽음에 사건성이 없다는 것인데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 검정고양이와 ‘나’의 흥미를 끌었는가, 즉 어떤 요소가 그들에게 수수께끼로 파악되었는가가 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된다.
    또한 검정고양이의 명쾌한 분석으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진 뒤에도 수수께끼가 풀렸다는 카타르시스보다 오히려 수수께끼가 더 묘연해졌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그 이유는 검정고양이의 ‘미학강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알게 되는 것이란 비밀스럽고 복잡다단한 인간의 심리이기 때문이다. 즉 두 주인공이 수수께끼로서 포착하는 것은 인간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고, 인간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이거나 꼭꼭 감춰둔 ‘마음’이다. 그러므로 드러난 각 사건의 진상은 너무도 인간 냄새 가득한 것일 수밖에 없다.

    미스터리이자 검정고양이와 ‘나’의 러브스토리
    “여기에 내가 좋아하는 풍경이 있어”


    이 소설에서 빠트릴 수 없는 마지막 관전 포인트는 검정고양이와 ‘나’가 만들어가는 러브스토리다. 이들은 안개 낀 밤의 공원, 죽음의 향기가 피어오르는 강가, 사체가 가라앉은 호숫가에서 긴 산책을 하며 문답식 추리를 펼치는데, 언제나 검정 슈트에 하얀 셔츠를 입고 늘씬한 팔다리로 ‘나’보다 조금 앞서 휘휘 걷는 검정고양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풍경은 ‘미학’도 ‘미적 진상’도 아닌 바로 자기 눈앞에 그녀가 서 있는 풍경이다. 독자는 이 사실을 당사자인 ‘나’보다 훨씬 먼저 눈치채게 되는데, 그것이 은근한 재미와 긴장을 선사한다. 그리고 그 사실을 뒤늦게야 깨닫고 어색하게 웃으며 긴가민가 아리송해하는 ‘나’를 향해 응원을 보내게 된다. 인간의 마음을 탐구하는 근사한 미스터리이자, 검정고양이와 ‘나’의 사랑스러운 연애사가 담긴 이 시리즈는 미스터리 팬뿐 아니라 이런 점에서 여성 독자들의 마음까지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추천사

    수수께끼의 화려함보다 그것이 얼마나 인간의 삶을 보여주느냐는 것이 중요하다. 이 작품에는 극한에 다다른 인간의 삶이 있다. 훌륭하다.
    - 기타가미 지로(문학평론가)

    깊은 내공이 묻어나면서도 술술 읽히는 문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직조된 즐거운 미스터리.
    - 와카타케 나나미(추리소설가)

    포의 작품에 대한 새로운 해석, 고전들, 일상의 수수께끼. 삼색의 절묘한 조합.
    - 고즈카 마이코 / '미스터리 매거진' 편집

    목차

    1화 달과 나의 거리
    2화 벽과 모방
    3화 물의 레토릭
    4화 숨기면 꽃
    5화 두개골 속에서
    6화 달과 왕

    주요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내가 하려는 건 미적 추리이고, 그에 따라 나타난 진상이 미적이지 않으면 그 시점에서 내 관심은 소멸될 거야. 미적이지 않은 해석은 해석이란 이름을 달 가치가 없고, 미적이지 않은 진상은 진상이란 이름을 달 가치가 없어.”
    (/ p.17)

    한낮의 아파트 다다미방에서 미국의 먼지 내려앉은 낡은 지하실 냄새를 맡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한순간의 암전이었고, 눈앞에 있는 남자의 이야기로 야기된 환상이었다.
    (/ p.75)

    “검정고양이는 벌써 그 답을 알고 있다는 거야?”
    “응. 그리 미적인 진상이라 할 수 없어서 내 취향은 아니지만.”
    (/ p.85)

    “시험한다는 행위에는 상대의 인간성에 대한 노골적인 경시가 담겨 있지. 실험과 다를 바 없는 학살적인 행위야.”
    (/ p.102)

    “포는 창조적 뒤팽과 분석적 뒤팽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지만, 연구자에게도 양쪽이 다 필요해. 분석 없는 창조는 재능의 과잉이고, 그 반대는 무능이라 평가되지.”
    (/ p.162)

    “쾌락은 텍스트가 닫히는 순간 뒤팽과 ‘나’에게서 독자에게로 건네져. 우리는 그들의 쾌락을 건네받은 순간부터 다음의 쾌락을 구하기 시작하지. 그 쾌락의 이름은 ‘비밀’이야.”
    (/ p.167)

    “텍스트 안에 은닉된 설명되지 않은 비밀은 드러내기보다 지움으로써 흥미를 유발해.”
    (/ p.194)

    “닭꼬치구이도 죽음의 알레고리에 들어가지 않을까?”
    “음, 그건 아직 보편성이 부족해.”
    (/ p.229)

    “괴테는 특수에서 보편을 보는 방식이 상징, 보편에서 특수를 구하는 방식이 알레고리라고 설명했어. 괴테의 이론은 단순하고 아름다워.”
    (/ p.229)

    죽음을 미리 내면에 받아들이는 것이 아무 준비 없이 죽음에 직면하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에 포를 연구하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포의 작품에서 죽음을 초극하는 힌트를 포착한 것이다.
    (/ p.235)

    그는 미학적 진상을 본다. 아름다운 진상만이 진상이란 이름에 값한다는 사고방식이 그의 논리의 근저에 있다. 그렇기에 수수께끼의 입장에서도 그가 풀어주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 p.237)

    “「까마귀」는 다른 관점으로 볼 수도 있어.”
    “다른 관점?”
    “응. 포가 쓴 여섯번째 탐정소설이라고 말이야.”
    “탐정소설? 시가 아니고?”
    (/ p.273)

    “하지만 세상을 떠나면 슬픔을 줄 텐데?”
    “만나면 슬픔이 늘어.”
    “기쁨도 늘어.”
    “하지만 언젠가 치러야 할 대가가 기다리고 있어.”
    (/ p.283)

    아직도 검정고양이에 대해서는 아는 게 거의 없다. 그게 분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 모든 걸 알고 싶다는 마음과, 예측 불가능한 행동에 언제까지나 가슴 두근거리고 싶다는 마음. 어쩌면 그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기에 행복한 것인지도 모른다.
    (/ p.287)

    검정고양이의 옆얼굴로 내면을 들여다보는 건 불가능하다. 검정고양이 나름의 고백이었을 가능성은 없을까? 나를 고민에 빠뜨려서 심술궂은 웃음을 속으로 짓고 있다면? 이 수수께끼에 대해 물으면 검정고양이는 어떻게 설명할까? ‘모든 증거가 당신에 대한 사랑을 말하고 있잖아’라고 남 얘기 하는 듯한 태도로 미학강의를 펼칠까?
    (/ p.306)

    꽤 오랫동안 지켜봤던 그의 옆얼굴에는 아직도 내가 풀 수 없는 암호가 잠들어 있다.
    (/ p.306)

    저자소개

    모리 아키마로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79~
    출생지 일본 시즈오카현
    출간도서 1종
    판매수 161권

    1979년 시즈오카 현 하마마쓰 시에서 태어났으며 현재는 가가와 현 다카마쓰 시에 거주 중이다. 와세다 대학 제1문학부를 졸업하고 니혼 대학 대학원 예술학과 박사 전기 과정을 수료했다. 2011년 [검정고양이의 산책 혹은 미학강의]으로 하야카와 출판사에서 주최하는 ‘애거서 크리스티 상’의 첫 수상자가 되는 영예를 누렸다. 그 외의 작품으로는 [검정 고양이 시리즈]와 [허구 일기], [가짜 연애 소설가], [호텔 모리스] 등이 있다.

    생년월일 1975~
    출생지 제주도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5년 제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습니다. 지금은 일본 문학을 번역하고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엄마가 정말 좋아요], [손가락 문어], [나는 태양] 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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