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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끊임없는 운동에 대한 사유!

조문경 시집『노란 장미를 임신하다』. 생활에서 길어 올린 삶의 지혜를 전해주는「아모르파티 시선」의 첫 번째 책이다. 창조적으로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고 그 운명을 고통까지도 긍정하는 마음으로, 삶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다. 이 시집은 2003년에 펴낸 〈항상 난 머뭇거렸다〉에 이은 조문경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이다.

시인의 철학과 연륜으로 숙성된 삶의 경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인은 사물의 현존재 상태를 어떤 의식이나 수사를 동원하지 않고, 시를 통해 있는 그대로 전해준다. 끊임없이 운동하는 삶의 이미지와 그에 대한 사유를 그리고 있다.

아모르파티! 삶에 대한 사랑
삶의 지혜서 아모르파티[Amor fati, 운명애(運命愛)] 시선 발간!

시는 왜 쓰는가?
시는 왜 읽는가?
시를 읽으면서 생각한 적이 있는가.
아모르파티 시인은 삶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다.
이 시는 나에게 건강한 생을 의욕하게 하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답해야 한다.
살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시,
그렇다면 그 시는 좋은 시다. 생(生)하고 활(活)한 시다.

삶을 사랑하라, 아모르파티!

운명애란 무엇인가? 운명애는 주어진 운명을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창조적으로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고 그 운명을 고통까지도 긍정하는 것이다. “긍정은 지나가는 현재를 그냥 허무하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현재를 향한 열림”이다.

운명애는 주어진 것으로서의 운명을 사랑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운명애는 가장 큰 고통까지도 받아들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우리 자신과 우리 운명에 대해 자유롭게 머물게 한다. 즉 운명애는 우리 자신이 갖는 창조적 에너지를 거스르거나 억제하지 않고, 오히려 창조적으로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며, 이렇게 결정된 우리의 운명을 긍정하는 것이다. 니체가 부정적인 운명적 성향과 감내하기만 하는 수동성에 대적하여 설정하는, 운명에 대한 인간의 사랑이다. 삶에 대한 사랑은 자신에 대한 사랑을 포함하며, 신성한 자기애는 운명애의 필연적 요소이다. -백승영『니체, 디오니소스적 긍정의 철학』에서 부분 인용.

생활에서 길어 올린 삶의 지혜서 아모르파티 시선집이 도서출판 손과손(발행인 최영남)에서 나왔다. 생(生)하고 활(活)한 아모르파티 첫 번째 시집은 조문경 시인의 2003년도에 이어 낸 “노란 장미를 임신하다”이다. 조문경 시인의 철학과 연륜으로 익을 대로 익은 삶의 경지가 고스란히 시집에 담겨져 있다.
시는 왜 쓰는가? 시는 왜 읽는가?
도대체 이 바쁜 세상에 왜 시를 쓰고 읽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시인은 할 일 없는 사람이 아니라 뛰어난 영감을 가진 사람이다.
시인은 끊임없이 운동하는 삶의 이미지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삶의 끊임없는 운동에 대한 사유는 관념 나부랭이로서는 이행할 수 없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감각의 첨점을 어떻게 작동시키느냐에 있다.

바람이 거세다
창문 안 버티컬이 흔들린다, 꽉 막혀 있어도
스민다는 것
듣는다는 것
속이 울렁거린다
내 허벅지가 서늘하다
베란다 화분에 연두색 싹이 터졌다
-조문경 ‘싹 틔었다’ 부분

생명의 세계에서 동일한 모습을 단 한순간이라도 유지하고 있는 개체나 생태계는 없다. 아니 존재하는 모든 것이 그렇다. 같은 물에 두 번 손을 씻지 못한다고 한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은 바로 이런 점을 표현한 경구일 것이다. 그렇다면 대저 삶은 무엇인가. 그것은 조문경의 언술을 빌리자면 목적지를 가지지 않는 ‘울렁거림’의 연속이다. 이 울렁거림이 “연두색 싹”을 틔운다. -황규관 시인 작품해설 부분 인용.

우리는 이 세상을 꿈처럼 살아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간다. 함께, 느리게, 즐겁게, 인류의 지혜를 찾아...

제1부
몸 속의 길
틈새의 빛은 강하다 그 모든 생명의 길은
주홍 배추꽃 폈다
진다는 것은
노란 장미를 임신하다
길
꽃상여 박물관을 나오며
내가 안은 상수리나무
마네킹을 보다
말할 수 없는 것
예고
벌레가 된 먼지
부부
산길을 내려오며
생의 엄연함

제2부
큰 허공
향기
짧은 순간
상족암 다녀오는 길
밥
깔딱고개
나비 떼
사랑
운길산을 오르며
생리대를 갈며
아름다움에 대해
일출
더위와 노는 아이처럼
유독, 나뭇잎 하나가

제3부
싹 틔었다
파계
보리밭은
지붕과 어머니
제비꽃
거리에 대해
그리움
나팔꽃을 봤다
꿀맛
웃고 있다
산 같다고 하지만
생은 늘 그렇게
어떤 밥상
어느 날은
이런 풍경

제4부
저 노랑꽃
문을 생각했다
춤추듯이
지독한 슬픔
그냥
가끔 궁금해지는 것들
깊은 대화
나는 부자다
대접을 받다
마흔여섯에
생을 사랑한다는 것은
부탄가스를 갈며
소리가 들리다
아름다움에 대하여
주천강
일몰을 보고 온 날

작품 해설
황규관 시인/삶을 긍정하기와 긍정의 혼돈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