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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마커의 사진집 『북녘 사람들』이 출간되었습니다. 1959년, 프랑스에서 출간되었던 『Coréennes』의 번역서로, 1989년에 눈빛출판사의 첫 책으로 출간된 바 있으며, 이번에 원서와 동일하게 재편집하여 출간된 전면 개정판입니다.
이 책은 1950년대의 북한을 담은 사진집입니다. 6․25전쟁 직후 북한을 방문한 작가는 그곳에서 체류하는 동안 찍은 사진 150여 점에 당시 북한의 풍습과 문화,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북한 사람들의 입을 통해 들은 이야기, 직접 겪은 일화 등을 함께 엮어 펴냈습니다.
심청전 공연을 보러 갔다가 극장에서 만난 감수성 풍부한 북한의 여인, 6․25전쟁으로 부모를 잃었다는 공장의 여성 간부, 시장 끝자락에서 만난 여섯 명의 아이들, 북한의 여배우, 무용수,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았다는 장구를 치는 거리의 음악사 그리고 시장에서 파는 다양한 물건들까지 1950년대의 북한의 모습이 작가의 경험담을 통해 생생하게 펼쳐집니다. 파격적이고 실험적이기로 유명한 작가답게 책 곳곳에 엉뚱한 면이 깔려 있기도 하지만 북한의 주민들과 그들의 여가․노동․생활의 모습 그리고 자연까지 생동감 있게 보여지고 있는 그의 사진은 당시의 분위기를 느끼는 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미술평론가 정진국 씨는 『유럽의 책마을을 가다』에 “크리스 마커의 이 책은 프랑스 최고 권위의 사진집에 주는 상을 받았고, 그 초판은 진귀한 소장목록에 들 뿐만 아니라 아예 물건이 없다. … 다큐멘터리 출판의 모범적 걸작이 되었고 고서적계에서는 부르는 것이 값이다”라며 앞으로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분단의 역사와 아픔을 담은 이 책이 한민족의 민족 공동체의식이 점점 약해져 가는 이 시점에 크리스 마커의 발자국을 좇는 영화 및 사진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북한을 연구하거나 북한에 높은 관심을 가진 어른들은 물론이고, 작으나마 북한에 호기심을 갖고 있는 어린 독자들에게까지, 과거 북한의 모습을 접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요즘 부쩍 우리나라를 취재한 사진집들이 애서가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6·25전쟁 직후 북한을 주파했던 크리스 마커의 이 책은 프랑스에서 최고 권위의 사진집에 주는
상을 받았고, 그 초판은 진귀한 소장목록에 들 뿐만 아니라 아예 물건이 없다. 우리나라를 여행하고
그 기록을 남긴 사람이 다른 지역보다 대단히 적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 책은 옆으로 길쭉한 판형으로 신기원을 이룩한 쉐이으 출판사에서 야심적 기획으로 펴낸 '단편영화선'이라는 총서의 첫번째 책으로 '다큐멘터리'출판에서 모범적 걸작이 되었다.

서문

1. 얼굴
2. 두 명의 고아
3. 일곱 가지의 경이로움
4. 오감
5. 세 여인
6. 아홉 여신
7. 눈길

역자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