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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미술품 위조, 그리고 그림을 위조하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 제2차 세계대전 중 파리를 배경으로, 자신도 어쩔 수 없는 운명에 휘말려 거장들의 명화들을 위조하게 된 한 젊은 화가의 삶이 흠미진진하게 펼쳐진다.
1939년 파리, 현실이 꿈보다 아름다운 유일한 도시에 한 젊은 미국인 화가가 도착한다. 파리에서의 성공을 꿈꾼 젊은 화가 데이비드 핼리팩스는 그곳에서 괴벽스런 천재 알렉산더 판크라토프의 아틀리에에서 공부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짙게 드리운 전운이 프랑스를 덮치고, 파리는 독일군의 점령지가 되고 만다.
세기의 명작이 나치 독일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세심하게 고안된 프랑스 정부의 계획에 따라 주인공은 미술상 플뢰리, 판크라토프와 함께 그림을 위조하기 시작한다. 거장의 그림자로서 사는 비운을 기꺼이 끌어안은 한 젊은 남자. 이제 그는 보석 같은 명작들을 구해내기 위해 조용한 전투를 시작한다.
본문중에서
“틀림없지. 우리는 위조자야. 시간만 있으면 우리 셋이서 위조하지 못할 그림이 아마 거의 없을 테지.”
“거의?” 플뢰리가 말했다. “그 경계가 어디죠, 무슈 판크라토프?”
“모나리자의 미소.” 그가 대답했다. “그건 절대 복제될 수 없어. 거기에는 뭔가 이 세상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있거든.” (241쪽)
“판크라토프가 모나리자의 미소에 대해 한 말 기억나나? 위조는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했어. 기억나?”
“그래.” 나는 조용히 말했다.
“거기엔 합당한 이유가 있어. 이 세상 것 같지 않다느니 그런 문제와는 관계없는 이유가. 모나리자를 위조할 수 없는 건 그런 짓을 할 만큼 멍청한 인간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야. 너무 유명하니까. 베르메르도 마찬가지야. 그 작품을 위조하려면 베르메르가 되어야 한다고!” (409쪽)
“베르메르의 마음속을 무단 침입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가 죽은 지 이미 수백 년이 지났다는 사실도 문제되지 않았다. 그의 생각은 여전히 살아 있었고, 나는 그의 마음속 어두운 방들을 도둑놈처럼 살금살금 돌아다녔다. 이런 짧지만 강렬한 환시의 순간이 지나고 나면, 내가 정말로 화가의 천재성을 엿보았는지, 아니면 광기라는 호수에 발을 들여놓은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435족)
“작품의 하이라이트가 되는 미술품 위조는 주로 범죄라는 이미지와 결부되어 그 범죄 행위의 결과만이 우리에게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미술품 위조라는 행위의 상세한 과정, 위조자의 심리 상태 등을 엿볼 수 있어 흥미롭다. 그것이 절정에 이르는 베르메르의 「천문학자」 위조에 주인공이 몰입하는 장면에서는 흡사 주인공의 어깨 너머로 그가 칠하는 색 하나하나, 긋는 선 하나하나를 구경하는 기분이다.” (470쪽, 「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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