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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각장애인을 위한 미술교육협회에서 발행한 <시각 너머의 미술>(원서명: Art Beyond Sight) 은 1987년부터 15년간 폭넓은 연령층의 시각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연구와 실험을 통해 얻은 축적된 자료들을 모은 것으로서, 현장에서 시각장애인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들을 위한 실용적인 안내서이다. 인지심리학부터 철학에 이르는 방대한 연구 성과와 현장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시각을 넘어서 촉각 그리고 청각으로 '본다는 것'의 의미를 탐구해간다.

시각장애인 미술가와 미술 애호가, 시각장애아의 부모와 교사, 그리고 선천적인 시각장애인과 후천적인 시각장애인의 개인적인 견해로 시작된다.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이들의 글은 시각장애인의 삶에 시각 미술이 끼친 놀라운 영향력을 가르쳐주며, 나아가 구체적인 실제 상황과 관련된 논점을 제시하여 시각장애인이 시각 정보에 접근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해준다.
책의 후반부에는 미술관에 근무하는 미술 전문가, 미술사를 전공한 대학 강사, 미술교육 전문가, 학교 교사 등 실제 현장에서의 프로그램 운영과 관련된 이야기가 소개된다. 교육 전문가와 미술 전문가를 집중적으로 훈련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장애를 겪고 있는 유아와 미취학 아동에서부터 대학생과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미술을 가르쳐온 사람들의 지식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미술활동의 실용적인 안내서일 뿐만 아니라, 미술 감상 방법에 대해 시각장애인의 입장에서 함께 생각하고 보다 다양한 관점으로 시각예술을 전망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줄 것이다.

제1장 왜 시각장애인에게 미술을 가르치는가?
시각장애인 화가 겸 큐레이터, 스콧 넬슨(Scott Nelson)
역사적인 조망: 널리 알려진 화가들의 시각장애
시각장애인이 된 르네상스 맨, 데니스 스파라치노(Dennis Sparacino)
시각장애인으로서 순수 미술을 전공하는 대학원생, 레베카 해리스(Rebecca Harris)
미술관 전문가, 앤 피어슨(Anne Pearson)
시각장애아의 부모들: 패널 토의

제2장 놀이 공간에 대한 평가
시각장애와 미술교육
시각장애에 대한 이해, 카렌 세이드먼(Karen R. Seidman)
시각장애를 가진 이들의 눈에 비친 세상
“왜 미술이 필요한가?”에 대한 단상, 필립 예나윈(Philip Yenawine)
잘못된 인성계발과 미술의 역할, 엘리엇 아이스너(Elliot W. Eisner)
미술교육의 이점

제3장 촉각 대 시각 / 이론과 연구
시각장애인에게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동기는 무엇인가? 존 케네디(John M. Kennedy)
시각 미술에서 시각장애인의 심리학 연구의 전개, 사이먼 헤이호(Simon Hayhoe)
촉각 그림의 역사, 이본 에릭슨(Yvonne Eriksson)
인지 유형과 아동을 위한 정보 전달의 효과, 린다 프링(Rinda Pring) & 앨리슨 어들리(Alison Eardley)
어떻게 시각장애인들이 그림을 인식하고 그릴까? 모튼 헬러(Morton A. Heller)
우리는 촉각 그림의 깊이를 읽을 수 있을까? 군나 얀손(Gunnar Jansson) & 에밀리 홈스(Emily Holmes)
촉각 다이어그램을 탐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베리 리처드슨(Barry Richardson)
촉각 그림을 연구하는 시각장애인 연구자, 폴 개비아스(Paul Gabias)
그림은 시각적인가?, 도미닉 로페스(Domenic M. Mclver Lopes)
촉각과 시각, 그리고 그림 감상, 로버트 홉킨스(Robert Hopkins)

제4장 학습 도구 - 실제 사물 만지기(그리고 다른 촉각 경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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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계와 촉각계, 존 헐(John M. Hull)
미술품의 촉각 인지, 마케타 퍼튜넨(Marketta Perttunen)
보존과학, 클라라 세베스타(Clara I. R. Sebesta)

제5장 학습 도구 - 언어적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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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과 언어적 설명, 리처드 스미스(Richard D. Smith)
언어적 설명: 시각적 언어, 조엘 스나이더(Joel Snyder)
재생 가능한 지침: 언어적 설명을 위한 AEB 지침
미술 작품에 관한 언어적 설명의 사례

제6장 학습 도구 - 소리와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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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개념을 전달하기 위한 소리의 역할, 루 기앙상테(Lou Giansante)
연극, 몸짓, 소리, 그리고 시각 미술, 에먼 킹(Ermyn King)

제7장 학습 도구 - 촉각 다이어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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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촉각 인쇄 기술, 테레사 카돌리아스(Teresa Kardoulias)
재현의 지침
- 촉각 다이어그램과 해설 지침
- 일반적인 촉각 문양, 선, 도상
- 촉각 문양의 실제
촉감과 소리를 통해 바라본 미술의 역사
촉각 다이어그램 감상 방법
촉각 다이어그램의 재현 사례

제8장 학습 도구 - 미술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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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을 위한 미술관의 실기 프로그램, 캐럴 위스커(Carol Wisker)
작품 재료와 제작 기술, 니나 레벤트(Nina S. Levent)

제9장 학습도구 - 미술의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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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과정에 미술 교과 신설
미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구: 성인을 위한 미술 및 회고록 쓰기 워크숍

제10장 교실과 지역사회
공립학교 어린이를 위한 미술교육, 벳시 암스트롱(Betsy Armstrong)
미술관과 학교의 협력, 프란체스카 로젠버그, 레아 슈뢰더, 파멜라 휠록(Francesca Rosenberg, Leah Schroder & Pamela Wheelock)
대학 미술의 역사, 카렌 울프(Karen F. Wolff)
평생교육으로서 미술교육, 카렌 스피츠버그(Karen C. Spitzberg)
기술 개발을 위한 미술 창작 활동, 펄 로젠(Pearl Rosen)
10대를 위한 지역사회 미술 프로젝트, 마케타 퍼투넨(Marketta Perttunen)
과정이 중요한 미술 치료, 제니퍼 드로어와 린다 게라(Jennifer Drower & Linda L. Gerra)

제11장 미술관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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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프로그램 기획 안내, 르네 웰스와 어마 쇼어(Renee Wells & Irma Shore)
‘나의 시각적 상상력’ 시각장애인의 미적 사고에 대한 탐구, 아비갈 후센과 캐린 드샌티스(Abigali Housen & Karin DeSantis)
버밍햄미술관
커머 미술관과 정원
핀란드 국립미술관
유대인미술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오메로미술관
티플로로지코(Tiflologico)미술관
보스톤미술관
뉴욕 현대미술관
런던 국립미술관
필라델피아미술관
퀸스미술관
테이트현대미술관

제12장 다음 단계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엘리자베스 엑셀(Elisabeth S. Axel)
전 세계 곳곳의 시각 너머의 미술

대부분의 사람들은 관습적으로 시각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대해 미리 속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시각장애인들의 다양한 흥미가 사전에 차단되고 있으며, 미술과 건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마저 주어지지 않았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미술교육용 서적이 단 한 권도 없다는 사실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아마도 이 책이 유일무이할 것이다. 대략 5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들을 미술의 세계로 이끌어 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식과 교육 방식을 널리 전파하고 새로운 세대의 참신한 도전과 실험을 북돋아 줄 것이다.
- <서문>에서

몇 년 전쯤 내가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그 일이 나의 미술 활동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눈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화면에서 빠진 부분’을 채우기 위해 머리 속에서 끊임없이 무언가 작동하고 있음을 알았다. 즉 눈의 정확성은 다소 떨어졌지만 이 세상을 새롭게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조각가로서 나는 이 사실에 매료되었고,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인 클로드 모네도 백내장을 앓았지만 미술사에 길이 남을 명작을 완성했듯이, 나의 장애를 작품으로 승화시켜야겠다고 다짐했다. (중략) 장애가 오히려 창조적인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역량 있는 조각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그들의 작품은 그들만이 볼 수 있는 세상의 모습을 담고 있었다. 비시각장애인 미술가들은 눈에 비친 사물을 개인적으로 해석하여 작품으로 옮기는 데 반해, 시각장애인 미술가들은 색다른 시선으로 사물을 바라보고, 때로 순수한 상상으로 세상을 그려낸다. 어쩌면 시각장애를 가진 미술가들은 불명확한 사물의 외관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가치를 가진 세상의 본질적인 형상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제1장 시각장애인 조각가 겸 미술관 큐레이터 스콧 넬슨(Scott Nelson)의 이야기 중에서


후천적으로 시각장애를 얻은 지 4년째 되는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러한 오해에 대해 더욱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그는 일상 속의 사물을 이해하는 데 실제로 윤곽선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례로 그는 한쪽 끝에 꼭지가 달린 사과 모양의 종이를 받은 적이 있었다. 처음에 그는 그것이 사과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시력을 잃어버린 그의 세계에서 윤곽선은 더 이상 사과의 ‘사과다움’을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이다. 이제 그에게 사과는 사과 고유의 촉감과 달콤한 맛, 향긋한 냄새, 손으로 쥐었을 때의 크기, 매끄러운 느낌, 촉촉한 즙 등으로 인지된다. 이러한 특징은 지금껏 그에게 주어졌던 조잡한 형태와 아무런 관계가 없고, 우리가 시각장애인이든 아니든 많은 감각을 이용하여 경험하는 그런 사과와 매우 닮아 있다.
-제 1장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