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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의 심리를 탁월하게 묘사하는 작가 서연의 신작 장편소설. '사랑과 우정 사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두 남녀의 사랑의 진실함을 담은 작품이다. 어린 시절부터 옆집에 살며 두 살 어린 다흰과 친구처럼 지낸 진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도 둘만이 공유하는 각별한 정을 느끼며 지낸다. 이후 이십대 후반이 되어 각자 '촉망받는 벤처기업 대표'와 '외국계 유명 미용회사의 한국지사 팀장'이라는 전문직에 종사하면서도 둘은 각별한 우정을 과시한다. 그러던 어느 날 다흰의 회사에 이사로 부임한 태환으로 인해 둘은 서로의 관계를 되돌아보게 되는데……. (전2권)

진서와 다흰은 어린 시절부터 옆집에 살면서 정을 쌓아온 사이다. 다흰은 진서보다 두 살 어리지만 일찍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친구처럼 지낸다. 어린 다흰이 숙제를 못 해서 선생님에게 꾸중을 받자 다정한 성품을 가진 진서는 항상 다흰의 숙제를 도와준다. 그런 진서를 다흰은 끝까지 오빠 취급을 해주지 않고 친구처럼 대한다. 두 집안의 어른들 진서와 다흰을 제 자식처럼 여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할 때까지 진서와 다흰은 둘만이 공유하는 각별한 정을 느끼며 지낸다. 다흰이 유부남과 엉뚱한 연애에 빠져 있다가 절망할 때도 진서는 다흰을 보살펴주고 위로하고 ‘일어일문’이란 전공 학문을 제쳐두고 미용기술을 배우려는 다흰을 위해 같이 학원까지 동행하여 꼼꼼히 챙겨준다.

이십대 후반이 되어 진서와 다흰은 각자 ‘촉망받는 벤처기업 대표’와 ‘외국계 유명 미용회사의 한국지사의 팀장’이라는 전문직에 종사하게 된다. 둘은 여전히 서로에게 각별한 감정을 유지하고 있다. 다흰의 최근시간에 맞춰 진서가 다흰을 배려다주러 찾아오고 주말이면 양평에 있는 다흰의 부모를 찾아가기도 한다. 둘의 주변 사람들도 자연스레 진서와 다흰을 알게 되고-두 사람은 부인하지만- 언젠가 둘이 사랑하는 연인 사이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후 소설은 진서와 다흰이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사랑을 가꿔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 과정 속에 진서를 짝사랑하는 현영이 둘(진서와 다흰) 사이 벌어놓으려는 악랄한 속셈과 다흰의 속마음을 이해한 태환이 다흰과 진서를 위해 응원하는 모습이 흥미있게 녹아들어 있다. 은서와 진규는, 진규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은서에게 향했던 어머니의 패악을 알아차리면서 차츰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을 되찾게 된다.

우리 시대, 우리 가슴 속에 존재하는 사랑이야기


‘사랑과 우정 사이’에 놓인 커플은 우리 주위에서 한 번쯤은 보았거나 들었을 만한, 혹은 이성 친구를 놓고 스스로가 곰곰이 생각해봤을 법한 이야기이다. <하프타임>은 친숙한 소재를 통해 두 남녀의 사랑의 진실함을 담은 소설이다. 요즘 ‘쿨(cool)한 성격, 쿨(cool)한 사랑’이 젊은 세대들 사이에 유행코드처럼 번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내면의 감춰진 이면에는 ‘인스턴트식의 가벼운 사랑을 추구하려는 욕망’보다 ‘절대적이고 숭고한 사랑을 품고 싶은 욕망’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게 보자면 ‘쿨(cool)’한 사랑을 추구하는 욕망은 ‘절대적으로 숭고한’ 사랑을 추구하다가 겪게 될지도 모를 깊은 상처에 대한 두려움의 변형이기도 하다. 작가 서연은 이러한 인간의 심리를 밀도있게 그려나가고 있다. 자칫 진부한 이야기로 빠지기 쉬운 ‘사랑과 우정’이란 두 남녀의 관계를 통해 우리가 꿈꾸는 ‘사랑의 숭고함’을 깊이있게 그려내고 있다. 사랑을 쟁취하는 달콤한 결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숭고함’을 이루어나가는 과정 속의 깊은 절망과 나락을 독자가 공감할 수 있는 탁월한 심리묘사로 이야기하고 있다.

오해, 두터운 외투를 벗다

한계 상황

친구와 연인의 다른 점

늪, 정체를 드러내다

아직은… 목차 정리 중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이기심이라는 병

그들만의 프러포즈

사랑이 아닌 것들에 대하여…

내 남자 그리고 질투

모든 것이 무너진 뒤에…

필요한 거리

처남 좋고 매부 좋고

귀한 만남

이기심의 말로

너를 위해서라면…

행복 - 비 갠 뒤의 하늘

에필로그 - After, Halftime

작가후기

"어쭈, 소리 봐라. 침을 넘겨?"

"내 평생 여자라면 할머니 옆에도 안 갈 테니까 로션 나한테 줘라, 응?"

아쉬운 놈이 우물을 판다고, 당장 숨이 넘어갈 듯한 상황 앞에서 진서는 체면을 버리고 납죽 엎드리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다흰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손바닥에 덜어낸 로션으로 열심히 다리를 문질렀다. 사람을 치사하게 만드는 방법도 여러 가지였다

"다흰아, 공치사하는 게 아니라, 너 어릴 때 다리 아프다고 하면 무겁다는 소리 한 번 안 하고 업어줬잖아. 숙제도 다 해주고."

"그런데?"

"서로 필요한 건 돕고 살자는 소리지."

(내 남자 그리고 질투/ p.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