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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은성 장편소설. 인생이 너무나 완벽한 나머지 여자를 삶의 불필요한 존재로만 인식하는 영리한 늑대, 한윤하. 인생을 현실과 이성의 눈으로만 바라보는, 그래서 자기 이익에만 충실한 교활한 너구리, 이가인. 유쾌, 상쾌, 통쾌한 깡패 같은 여변호와 재벌2세의 요절복통 비범한 러브 스토리. (완결)

유쾌, 상쾌, 통쾌한 깡패 같은 여변호사와 재벌 2세의 요절복통 로맨스!!
영리한 늑대, 교활한 너구리의 덫에 걸려들다!

인생이 너무나 완벽한 나머지 여자를 불필요한 존재로 인식하는 영리한 늑대, 한윤하.
'영원? 글쎄, 그런 건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애초에 여자도 필요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내가 왜 그 여자와의 영원을 생각하겠어?'

인생을 현실과 이성의 눈으로만 바라보는, 그래서 자기 이익에만 충실한 교활한 너구리, 이가인.
'영원? 몸에 좋다는 영약을 죄 집어삼켜도 기껏해야 백 년 넘기기 힘든 인간이 영원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 아냐? 그 따위 있지도 않을 가능성에 내 인생을 걸 정도로 바보는 아니라고. 내 인생은 훨씬 더 많은 가능성으로 빛나고 있으니까!'

엽기, 발랄, 유쾌한 너구리와 늑대의 비범한 Love Story!

♧ 본문 소개

CHAPTER 1 그들은 알지 못하는 서로의 행적.
소제 : 그의 행적

그때, 그 운명의 날에---
그는 소파에 누운 채로 작금의 상황을 정리해 보고 있는 중이었다.
본래 그는 철두철미한 계획의 신봉자로서 모든 일을 잘 짜여진 계획 아래 수행하는 사람임과 동시에, 계획 수립 당시 예상치 못했던 상황을 만났을 때 역시, 일단 상황을 정리하고 그 다음에 대처 방안을 다시 계획하는 사람이었다.
호랑이한테 물려 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옛 속담도 있지 않는가?
자, 그런 의미에서, 정신차리고, 상황을 정리해 보자고.
상황 1 도대체, 애초에 내가 왜 여기에 들어왔었더라?
답은 하나. 그는 피곤했다. 사람은 보통 하루 7시간, 최소한 5시간 정도는 자야 다음날 활동할 여력을 보충할 수 있는 법이다. 그런데 그는 지난밤 한숨도 자지 못한 채로 여기 이 웃기지도 않는 남의 생일 잔치에 끌려와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피곤할 수밖에.
그는 이제 겨우 시작에 지나지 않는 상황 정리에 벌써부터 심신이 늘어지는 듯한 피곤함을 느끼며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밤, 태평양 한가운데를 항해하고 있던 무역선이 태풍에 휩쓸려 통신이 두절되었다는 소식이 막 잠들려던 그를 방해한 전화기에서 흘러나왔다. 아, 물론 그 안에 있을 수많은 선원의 목숨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의 관심사는 그 안에 선적되어 있던 300억 달러 가치의 자동차들이었다. 그가 심혈을 기울여 뚫은 활로인 오스트레일리아와 그에 근접한 오세아니아 주의 시장으로 향하던.
태풍으로 그 자동차들에 문제가 생긴다면 자동차 값이야, 보험이 해결해 줄 터이지만, 잃어버린 신용과 방대한 오세아니아의 자동차 시장은 보험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천재에 의한 사고였다.’
이런 식의 변명은-그것이 비록 사실일지라도-적자생존이 지배하는 이 싸움판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그가 어떻게 뚫은 활로였던가. 어떻게 만든 시장이었던가. 그것을 하루아침에 잃다니, 그것도 그의 손을 벗어난 영역인지라 어찌할 수 없는 천재라는 이유로!!
지난밤이 그에게 얼마나 끔찍했을 지는 굳이 입 아프게 설명하지 않아도 능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어제의 통신두절은 태풍으로 인한 단순한 통신 두절이었을 뿐이었고, 운송 중이던 자동차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그가 상상했던 최악의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문제는 잠 한숨 못 잔데다 가 야밤의 근심걱정으로 쌓인 스트레스까지 곁들인 그의 피곤한 몸이었다. 좀더 확실히 설명하자면, 가장 결정적이고도 심각한 문제는-- 그런 몸을 이끌고 이런 파티에나 끌려와야 한다는 것-바로 그것이었다.

정말 참을 수 없이 짜증스럽게 고역스러운 노릇이었지만, 그로서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해 이 잔인한 운명(?)의 손아귀에서 피할 도리가 없었다. 때문에 그는 개 줄에 목 끌려가는 사철탕 집 요리 재료(?)의 심정을 절실히 통감하며 이 곳, 이 하등 도움 될 것 없는 무익한 남의 생일 파티 따위에 끌려오고야 만 것이었다. 그러나 그 와중에서도 그를 몹시도 고통스럽게 하는 심신의 피로함 때문에 그는 잠시 사람들의 눈을 피해 눈을 좀 붙여 볼 요량으로 건물 안의 손님방으로 짐작되는 이 곳에 들어와 소파에 드러누워 있었던 것이다.

자, 그럼, 상황2 도대체 내가 왜 이곳에서 라이브 포르노 쇼를 듣고 있어야 하는 거지?
그에게 변태적 성향이 있어서? 그가 관음증 환자라서? 천만의 말씀.
작금의 현실은 그에게도 매우 서글픈 것으로, 할 수만 있다면 진실로 회피하고 싶은, 꿈에서 재현될까 두렵기까지 한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왜 그가 여기에서 알지도 못하는 남녀의 라이브 포르노 생쇼를 관람하고 있어야 하는가-
좀 전에도 설명했다시피 그는 그저 피곤에 지친 몸을 뉘이고 싶을 뿐이었다. 침입자는 어디까지나 그들 쪽이었다.
그가 막 잠이 들려고 하는 찰나--
갑자기 이상스런 목소리의 남녀가 꽤 요란하면서도 조용하게 -이 문장이 논리적으로 가능한지 아닌지에 대한 논란은 접어 두도록 하자. 사실이었으니까.-, 그리고 신속하게-이 부분이 아주 중요하다.- 들어오더니, 작금의 상황을 연출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어찌나 신속하게 일을 진행시키던지, 그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자시고 할 어떠한 시간적 여유도 얻지 못했다. 일이 벌어지기 전에 사태를 수습하긴 애초에 그른 일이었고, 그렇다고 한참 신이 난 두 남녀의 분위기를 깨자니 그것도 우스운 짓이겠거니와---. 그리고 또, 깨면-- 어떻게 깬단 말인가?
너무 급한 나머지 옷조차 제대로 벗지 못하고 몸도 누이지 못한 채로 서서-무슨 일인가 싶어서 그저 흘끔, 그저 조금 아주 조금 관찰한 결과에 따르면-대낮에 정사를 벌이고 있는 남녀에게,
‘아, 저 미안합니다만, 여기는 이미 선약자가 있으니 다른 장소를 물색해 보심이…?’
라고 하기라도 한단 말인가?

빌어먹을. 어머니만 아니었으면 이런 개도 웃지 않을 파티엔 오지 않았을 텐데.
......

Chapter 6. 깨달음의 과정
Chapter 7. 나락으로 떨어지다
Chapter 8. 킬링 게임
Chapter 9. 영원은…….

에필로그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