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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영 두번째 산문집. 서울대 교수이자 시인인 저자가 들려주는 삶과 인생, 사랑에 대한 메시지. 세월이 흘러가는 풍경, 중광 스님, 목월, 미당 등과의 추억 속의 인연들, 우리 시대 세상 살이의 모습 등 다양한 소재를 투명한 시심과 맑은 서정 속에 존재의 깊이와 슬픔에 대한 아름다운 성찰을 끌어내고 있다.

'소월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공초문학상' '만해상(문학부문)' 등을 수상한 한국문단의 중진이자, 서울대 국문과 교수인 오세영(吳世榮?62세) 시인이 첫번째 산문집 이후 15년 만에 신작 산문집《왈패 이야기》를 화남출판사에서 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왈패'는 오세영 시인이 한때 기르던 애완견의 이름이다)

이번 산문집은 올해로서 문단 데뷔 35주년을 맞는 오세영 시인이 삶과 인생과 사랑, 그리고 대자연과의 아름다운 친화를 다룬 총 53 편의 산문이 모두 4부로 나뉘어져 실려있다. 한결같이 '인간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삶의 고마움과 겸허함, 그리고 존재의 깊이와 슬픔에 대한 아름다운 성찰'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 겨울 우리들 가슴을 훈훈하게 덥혀줄 여러 이야기들이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미소를 안겨준다.

오세영 시인은 1965년《현대문학》지에 시〈새벽〉이 초회 추천되고, 이후 1968년 〈잠깨는 추상〉외 1편으로 추천이 완료돼 문단에 데뷔한 이래 지금껏《적멸의 불빛》《신의 하늘에도 어둠은 있다》《무명연시》《반란하는 빛》등 11권의 시집과《현대시와 실천비평》《변혁기의 한국현대시》《20세기 한국시의 표정》등 10여권의 비평집을 펴냈으며, 그간 미국과 독일, 일본과 멕시코 등지에서 대표시집이 출간되는 등 지난 35년간의 작품활동을 통해 "서정성과 모더니즘의 창조적 조화, 동양적 사유와 철학의 세계를 깊이 모색함으로써 한국시의 새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모두 4부로 나뉘어져 총 53편의 산문을 싣고 있는《왈패 이야기》는 고독과 사색의 겨울 숲길에서 건져올린 삶과 인생과 사랑에 대한 영혼의 메시지로 가난하고 쓸쓸한 영혼들에게 바치는 따뜻한 이야기가 이 겨울,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의 파문을 던져주고 있다.

제1부 '나의 동안거'에는 투명한 시심으로 삶에 대한 아름다운 성찰을 담아낸 13편의 산문이 실려 있다. 강원도 백담사에서 산짐승(너구리)을 만나 겪은 이야기를 통해 일체의 번뇌와 생사의 업이 '마음'에 있다는 것을 깨우침 받은〈나의 동안거〉, 여자의 눈물과 가슴, 자궁의 샘물로 상징되는 비유를 통해 여성성에 대한 찬사를 담아낸〈인간의 샘〉, 진돗개 애완견 '왈패'를 키우면서 겪은 생활상의 여러 변화와 하나의 생명과의 인연맺기와 그 죽음을 통해 삶의 고귀함을 애잔한 필치로 담아낸〈왈패 이야기〉〈참새의 체온〉, 그리고 춘하추동의 계절의 변화 속에서 대자연과의 친화를 다룬〈아름다운 소멸〉등의 이야기는 맑고 따뜻한 서정의 세계로 독자를 인도한다.

제2부 '눈오는 밤의 초콜릿'에는 작가의 삶의 이력에 담긴 여러 추억담 등 14편의 그윽한 이야기를 통해 인간과 인생에 대한 이 작가의 다함없는 애정과 생의 겸허함, 따뜻함을 동시에 읽을 수 있다. 유복자로 태어난 저자가 외가집에서 맞이한 설풍경의 삽화를 통해 할머니의 이웃사랑의 정신을 보여주는〈설이 주었던 감동〉, 전주 기전여고 교사 시절 박목월 시인의 추천 속에 문단 데뷔 과정의 일화를 다룬〈좌절 속에 받은 한 장의 엽서〉, 그리고 사춘기 시절 합창반에서 만난 첫사랑 소녀로부터 받은 초콜릿에 얽힌 일화가 담긴〈눈오는 밤의 초콜릿〉, 그리고 '걸레스님'으로 일컬어진 중광스님에 대한 인간적 변모와 백담사에서의 겨울나기 추억을 담은〈중광스님의 추억〉〈내 마음에 남은 절〉등의 이야기는 멀리 있는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그리듯 지상에서 빛나는 삶에 대한 그리움을 보여준다.

제3부 '대화를 튼다는 것'에 실린 13편의 산문에는 우리문화, 우리것의 우수성과 더불어 산다는 것의 참된 의미가 무엇인지를 깨우쳐 준다.〈우리의 음식문화〉〈놀 때 놀고〉등은 우리문화의 우월성과 놀이의 신명성에 대한 저자 나름의 진지한 고찰이 있고, 택시 기사와 행선지에 얽힌 일화와 자동차 검사에 얽힌 에피소드를 담은〈대화를 튼다는 것〉〈성실 그리고 아름다움〉등의 이야기는 "미운놈이기 때문에 떡 하나를 더 주는 사회가 되어선 안된다"는 저자 나름의 공동체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제4부 '내가 입은 세 가지 은혜'에 실린 13편의 산문에는 인간다운 삶의 의미와 한국인으로 태어난 자긍심과 은혜의 마음, 잘못에 대한 너그러운 관용의 정신, 생에 대한 아름다운 성찰과 세월의 덧없음에 대한 시인의 마음을 보여준다.

오세영의 시가 그런 것처럼 이번 산문집에는 인생의 뒤안길에서 겪은 그윽한 사연들이 철학적 깊이와 함께 삶의 율동이 어우러지고 있어 이 추운 겨울, 우리들의 언손을 따뜻하게 감싸준다.

작가의 말 ... 5

1 나의 동안거 ... 15

2 눈오는 밤의 초콜릿 ... 79

3 대화를 튼다는 것 ... 159

4 내가 입은 세가지 은혜 ... 225

오세영 연보 ... 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