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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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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로이터 통신의 팔레스타인 리포트. 세계 최대의 뉴스 에이전시인 로이터의 기자들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의 최전선에서 보내온 현장 사진과 기사를 통해 증오로 가득 찬 두 세력간의 충돌과 그로 인한 고통과 좌절, 분노를 있는 그대로 생생하게 전해주며 또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분쟁 중 하나인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고 있다.
출판사 서평
영광의 땅, 오욕의 역사
팔레스타인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3대 유일신 종교의 성지이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두 민족 모두에게 특별한 종교적, 민족적 의미를 갖고 있는 곳이다. 이스라엘인에게 예루살렘은 예수의 탄생지라는 그 사실만으로도 태초에 축복의 땅으로 인식된 곳이며 수백 년 고난의 기간 동안 정서적·신앙적 일체감의 상징이 된 곳이다. 무슬림들에게도 이 땅은 메디나, 메카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한 성지이며 알라가 마흐메드를 보내 여러 선지자들(아담, 모세, 아브라함, 이삭 등)과 함께 기도하게 한 신성한 땅이다. 이렇게 다른 종교, 신앙, 믿음을 갖고 있는 그들이지만 한 때 서로를 존중하며 사이좋게 공존했던 짧지 않은 역사도 있었다. <바빌론의 탈무드>를 보면 기근이 났을 때 유일신을 믿는 이슬람 교도들에게 구휼을 허용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1492년 스페인에서 유대인들이 쫓겨날 때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 이들에게 생존의 공간을 제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나긴 역사에서 이런 공존의 기간은 극히 짧게 이어졌다. 그리고 두 민족 간의 분쟁은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면서 결코 맞닿을 수 없는 평행선을 달리게 되었다.
뛰어난 보도사진이 전하는 분쟁의 현장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분쟁의 최전선에서 로이터 기자들이 보내온 사진과 기사는 증오로 가득 찬 두 세력간의 충돌과 그로 인한 고통과 좌절, 분노를 그대로 전해준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구분이 없는 곳, 전선이 따로 없는 분쟁 현장, 늘 목숨의 위협을 받으면서도 그 땅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지상에서 가장 성스러운 예루살렘, 그들도 인간인 지도자들에 대한 객관적이며 중립적인 글이 130여 컷이 넘는 뛰어난 보도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중동의 분쟁을 아랍과 이스라엘의 단순한 이분 구도로 보거나 한 쪽만이 피해자라는 입장에서 바라본 종래의 시각에서 벗어나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성을 시종일관 유지하고 있는 책이다.
본문 소개
와일더는 아브라함이 4000년 전 가족들이 묻힐 자리를 사기 위해 은화 400세켈을 지불했다는 창세기 기록을 들며 바로 그것이 하나님이 아브라함의 후손들에게 약속한 땅에서 당시 유목민이던 히브류족이 사상 처음으로 부동산 거래를 한 증거라고 말할 것이다. 또 바로 그 때문에 헤브론은 유대인의 땅이자 이스라엘의 영토가 시작된 곳이라고 그는 말한다.
샤바라티는 자신의 뿌리를 그보다 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아브라함에게 그 땅을 판 이교도 가나안인들이 바로 자기의 조상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이는 아랍인들은 줄곧 그 땅에서 살아왔으며 와일더와 다른 유대인 정착민들이 침입자라는 사실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P14
인티파타 중 가장 괴롭고 잊을 수 없는 장면 중 하나는 팔레스타인 군중에게 맞아죽고 있던 한 이스라엘 병사의 부인이 그가 살해되고 있는 와중에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을 때였다. 전화를 받은 것은 그를 죽이고 있던 팔레스타인 사람 중 한 명이었다. P65
자살폭탄 테러가 있은 후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이미지들은 깨진 유리조각, 피, 각종 파편 사이에 나동그라져 있는 아이의 신발이나 빈 유모차의 모습이었다. P66
무인 아부 로예가 산길에서 목에 총을 맞고 숨졌을 때 그는 딸 바히아에게 주려고 산 책가방을 움켜쥐고 있었다.
"싸우지 말라.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을 사랑하라."
그 가방에 적혀 있던 글은 그 사건을 더욱 비극적으로 만들었다. 2차 팔레스타인 봉기가 터지고 거의 1년이 지난 맑은 여름날, 팔레스타인 목수인 아부 로예는 학교에 처음 입학하는 딸아이를 위한 학용품을 사러 인근 나브루스 시에 갔다 오기 위해 아침 일찍 요르단 서안에 있는 집을 출발했다. 2000년 9월, 이스라엘 점령에 항의하며 일어난 팔레스타인 봉기가 시작된 이후 사방에 생긴 이스라엘 검문소를 피해 자기가 사는 살핏 마을에서 나브루스 시까지 가려면 바위 투성이 언덕을 기어오르고 무성한 풀숲 사이를 뚫고 지나 게지림 산을 넘어가야 했다. 그런데 그 외출이 그의 생명을 앗아갔다.P122
아라파트는 개인적으로 안락한 모습을 한 번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는 직접 돈을 관리하지도 않는다. 보좌관들이 필요한 것들을 다 사주기 때문에 아라파트는 자기 구두나 옷의 값도 모른다고 말한다. 비싼 물건은 아예 사지 않으며 한 번은 자기한테 100달러가 약간 안 되는 부츠를 사줬다는 이유로 경호원을 질책하기도 했다. 그때부터 그 경호원은 아라파트에게 옷이나 신발을 사줄 때 값을 말하지 않고 있다. 아라파트는 만화영화 보는 걸 좋아한다.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가 좋아하는 만화는 '톰과 제리'이다. P156
예루살렘에는 다른 어느 도시보다도 역사가 살아 있다. 도시의 리듬과 흐름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달라졌을지 몰라도 과거의 메아리는 여전히 들려온다. 유대인 마을에서는 금요일 오후가 되면 사이렌이 울려 퍼져 안식일의 시작을 예고하며 도시 대부분이 활동 중지에 들어가게 된다. 역사가인 요세푸스의 보고에 따르면 2천 년 전에는 템플 마운트에서 나팔수가 나팔을 불어 안식일을 알렸다. 물론 지금은 안식일을 알리는 사이렌 소리보다 방금 발생한 폭력 현장으로 달려가는 불자동차나 앰뷸런스의 사이렌 소리가 더 자주 들리기도 한다. 예루살렘의 과거에 대해서는 일치된 의견이 없다. 대립 관계에 있는 양측은 3천 년 전에 정말 있었는지 없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일을 놓고 2주 전에 일어났거나, 내년에 일어날 일에 대해 다툴 때와 똑 같은 태도로 싸우고 있다. 부시장을 지낸 메론 벤비니스티는 "예루살렘의 역사는 거대한 채석장과 같아 양측은 서로 각자의 전설을 쌓고 또 서로에게 던지기 위해 돌을 캐낸다"고 말했다. 예루살렘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3대 유일신 종교의 성지이다. 유대교도들에게 예루살렘은 솔로몬 왕이 유대교 성전을 지은 곳이다. 성전 경내 중심부에는 성스러운 곳 중에서도 가장 성스러운 곳이 있다. 지상에서 인간이 온전히 신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신의 존재는 그곳에서 떠난 적이 없다고 그들은 믿고 있다. 기독교도들은 예루살렘을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고 부활한 현장으로 경배하고 있다. 기독교의 각 종파들은 예수가 로마인들에 의해 십자가에 매달리고 동굴 무덤에 안장했던 유서 깊은 골고다에 건축된 성묘 교회의 주도권을 놓고 종종 격렬한 다툼을 벌였다. 19세기에 프랑스는 술탄에게서 카톨릭교도들이 예루살렘의 성소를 관리할 권리를 얻어냈다. 러시아 황제는 이를 그리스 정교회에 대한 모욕으로 여겼다. 종교 논쟁으로 확대됐고 크림 전쟁으로 비화돼 영국과 프랑스가 러시아와 맞서 싸웠다. 그 분쟁은 결국 불완전한 강화조약을 통해 해결됐다. 교회 기물 하나하나와 구조물의 한치까지도 소유권 및 관리권이 그 조약에 명시됐고 그 규정은 지금까지 준수되고 있다. 12세기, 기독교 종파간에 다툼이 일자 무슬림 정복자 살라딘은 교회 열쇠를 무슬림 가문으로 넘겼고 그들은 지금까지도 그것을 지니고 있다. 무슬림들에게 있어서도 예루살렘은 성도이다. 이슬람교도들에게는 거룩한 성소를 의미하는 하람 알-샤리프로 알려져 있는 템플 마운트는 이슬람교에서 메카, 메디나에 이어 세 번째로 거룩한 장소이다. 올드 시티 남동쪽 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조금 비뚤어진 직사각형의 이 35에이커 짜리 사원 터는 지구상에서 가장 싸움이 잦고, 소유권 다툼이 가장 격렬한 땅덩어리이다. 그렇게 좁은 공간에 그렇게 엄청난 신성함이 깃들여있다 보니 마치 미세한 원자 안에 압축 에너지가 들어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 조그만 불꽃만 튀어도 연쇄반응을 일으키며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발산하게 되는 것이다. 각기 다른 종교 신도들이 자기들만이 옳다고 주장할 때, 그렇게 좁은 공간을 선량한 이웃이 되어 사이좋게 공유한다는 것은 힘들다. P239-242
저자 소개
저자 로이터 통신
세계 최대의 뉴스 에이전시로 전세계에 230개의 지국을 두고 있으며 2,500여 명의 기자와 사진기자, TV 전문가들이 시시각각 최신의 뉴스를 전하고 있다. 15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로이터는 중립적인 시각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신속, 정확한 보도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26개국 언어로 하루 8백만 단어가 넘는 기사를 전송하고 있다.
역자 최정숙
이화여대 독문과 졸업. 서울 외신기자클럽 사무국장을 역임하였으며 로이터 통신 온라인 선임기자로 일하였다. 프리랜서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현재 홍콩에 거주하고 있다. 역서로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 등이 있다.
목차
역사의 굴레 / 폴 홈즈 ... 10
2차 팔레스타인 봉기 / 티모시 헤리티지 ... 58
사선에서의 생활 / 로이터 통신원 ... 116
과거와 현재의 지도자들 / 로이터 통신원 ... 150
실패로 끝난 외교 / 폴 테일러 ... 190
예루살렘-누구의 성지인가 / 알랜 엘스너 ...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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