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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사와 일상사를 방법론으로 하여 독일 현대사를 연구한, 독일의 대표적인 좌파 역사가인 저자가 '역사의 종언'이라는 현 시대의 사유구조에 대해 고찰한 책. 저자는 이 책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역사의 종말론'이 특정한 지적·정치적 실천,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실천의 좌절과 패배에 깊이 연계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다.

1992년 미국에서, 두 권의 책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었다. 프랜시스 후꾸야마〈Francis FllkuYama)의 end of History and the Last Man(한국어판:『역사의 종말』)과 루츠 니트함머(Lutz Niethammer)의 Posthistoire: Ist die Geschichte zu Ende?(탈역사:역사는 끝났는가?). 한 사람은 역사가 끝났다고 하고, 다른 한 사람은 역사는 정말 끝났는가를 물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후꾸야마와 니트함머는 서로 대결했다. 그러나 꼭 우연만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비록 니트함머가 후꾸야마를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았지만 그와 비슷한 조류였던 독일 내 지식인들을 비판하기 위해 Posthistoire를 저술했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 국무부의 자문 위원이었던 후꾸야마의 '역사의 종말'이라는 묵시록적 주장은 그가 자문 위원을 그만두자마자 선풍적인 인기가 무색하게(매체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묵시록이 남긴 패배주의 혹은 비관주의는 알게 모르게(특히 지식인들에게)영향력을 발휘했고, 지금도 내면의 저 깊숙한 곳에 짙게 깔려 있다.
후꾸야마와 니트함머의 논쟁은 현재형이다. 그리고,Posthistoire는[역사에서 도피한 거인들]이라는 제목을 달고 한국어판으로 나왔다.

[역사에서 도피한 거인들]이 20세기 사회주의의 몰락과 냉전의 종말을 목격하기 시작한 1989년에 나왔다는 점은 의미 심장한 사실이다.사회주의의 몰락과 냉전의 종말에 거대 역사적 의미를 부여한 인물은 헤겔 추종자인 미국의 프랜시스 후꾸야마였다. 그는 '역사의 종말'0|라는 논문(l989년)과 같은 제목의 책(1992년)을 통해 모든 역사가 종말을 고했음을 장엄하게 선포했다. 이런 후꾸야마의 주장을 직접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지만, 니트함머의 책은 이런 질문을 던진다. "역사가 끝났는가?"저자의 대답은 물론 단호하게 아니오이다.하지만 그는 후꾸야마류의 '역사의 종말'주장의 진위 여부를 묻지 않는다. 그는 다양한 방식으로 '역사의 종말'을 주장했던 지식인들(거인들)에 대한 역사적·전기적 탐구라는 우회로률 택했다. 특히 이 책은 제2차 대전을 전후해 '역사의 종말'을 고한 지식민들의 사상사적·경험사적 배경을 탐문했다. 러시아 망명객으로 빠리에서 헤겔을 부활시킨 철학자 꼬제브, 현대 철학의 거장이지만 나치 하에서 프라이부르크대학 총장을 지냈기 때문에 전력 시비를 낳고 있는 하이데거, 다양한 저술 활동, 특히 탈역사적 소설[오0|메스빌]을 통해 역사와 현실로부터의 도피의 전형을 보여 주었던 에른스트 융어, 한때 공산주의자였다가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넘어간 보드리야르, 보수적인 철학자로 전후 아데나워 시대에 이름을 떨친 아르놀트 걸렌, 그리고 최근에 나치즘의 불가피성을 역설함으로써 독일의 '역사가 논쟁'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인 에른스트 놀테 등이 그들이다.

한국어판 서문...5

제1장 시대 정신에로의 초대...15

제2장 퇴보:역사의 상실 또는 극복?...25
1.부르주아 사회 역사의 종말?...25
2.탈역사적 근대화...41

제3장 '종말상태'에서 '절멸주의'로...47
20세기 시대 진단에 등장한 몇몇 회의적 주장의 양상들
1.거장들의 대화...47
2.거대 기계...57
3.자연과 죽음...68

제4장 중간요약...89

제5장 역사, 운명, 주인들의 부활...96
역사의 충격 및 탈역사와 관련한 은유들
1.헤겔, 말을 탄 나뽈레옹을 보다...96
2.융어의 숲행...107
3.드 망의 조류...130

제6장 폭풍에 날아간 천사...143
위험의 역사 방법론을 담고 있는 탈역사에 대해

제7장 역사의 해체...188
1.구원사의 유산...188
2.무기력에의 의지...193
3.역사와 탈역사...200

주...213
옮긴이의 뒤풀이...267
문헌 목록...278
인명 색인...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