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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는 운명의 장난으로 시작된 스코르타가(家)의 5대에 걸친 이야기. 프랑스 작가 고랑 로데 장편소설로, 2004년 제101회 공쿠르 상 수상작이다. 관념의 유희에 빠지지 않고 장쾌한 서사를 바탕으로 인간의 운명과 신, 그리고 생의 본질에 대한 자연주의적 천착을 담아내고 있다.

스코르타 가의 시조인 로코 스코르타 마스칼조네는 좀도둑인 아버지와 노처녀 어머니 사이에서 사생아로 태어난다. 하지만 그 탄생은 오해와 거짓으로 얼룩진 것이며, 이는 스코르타들의 운명이 결코 순탄할 수 없음을 예고한다. 사랑의 비밀 때문에 입을 다물어버린 여인, 몰래 저지른 살인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평생토록 괴로워하는 남자, 타인의 비밀을 안고 바다에 잠겨버린 뱃사공.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가혹한 운명에 맞서 용감하게 싸워나가는데….

이탈리아 남부 작은 마을에 살아가고 있는 스코르타 일가와 그 가족 안에 존재하고 있는 거짓과 비밀, 인간적 진실을 파헤쳐 나간다. 의도하지 않은 강간으로 시작된 스코르타 일가에 관한 이야기와 카르멜라의 독백이 서로 뒤얽히며 전개되는 이 책은 스코르타 삼남매의 아메리카 이주에 얽힌 비밀과 이루어지지 못한 아픈 사랑, 그리고 가혹한 운명에 맞서 싸우는 스코르타들의 삶을 뚜렷한 주제 의식과 강렬한 묘사로 그려낸다.

1. ‘독창성’과 ‘대담성’을 두루 갖춘, 보기 드문 ‘우직한’ 작가의 작품

로랑 고데(Laurent Gaudé)는 고대비극 및 구전문학의 정수와 현대사회의 쟁점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작품인 『송고르 왕의 죽음』(2002년)으로 그 해 ‘공쿠르 데 리세앙’상(프랑스 고교생들이 선정하여 주는 공쿠르 상)을 수상했으며, 뒤이어 2004년 발표한 『스코르타의 태양』으로 프랑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수상하였다. 이 작품은 1870년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5대에 걸쳐 이탈리아 남부의 작은 마을에서 살아가고 있는 스코르타 일가의 이야기로, 가족 안에 존재하고 있는 거짓과 비밀, 그리고 인간적 진실을 진지하게 파헤친 작품이다.
작가는 비교적 젊은 나이(34세)에도 불구하고 전쟁이나 가난 등 묵직한 주제를 단아하고 시적인 문체로 담아내는 전통적인 글쓰기를 고집하고 있다. 신변잡기적인 글과 자기 홍보가 판치는 오늘날의 프랑스 문단에서 보기 드문 ‘우직한’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왜 늘 옛날, 프랑스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 이야기하느냐고요? 글쎄요……. 왠지 난 일상적인 것들을 이야기하기가 아주 힘들어요. 그래서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곳을 소설의 배경으로 정하곤 하죠. 하지만 써 놓은 글을 보면 어김없이 지금 여기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되어 있더군요. 물론 한참 후에야 깨닫곤 하는 사실이지만…….”
-- 작가 인터뷰 중에서

매년 공쿠르 상이 수상되기는 하지만 그의 작품처럼 공쿠르 상에 부합된 작품이 별로 없었음은 아래의 서평을 통해 알 수 있다.
“공쿠르 상의 창시자 에드몽 공쿠르가 보았다면 몹시 좋아했을 작품. ‘참신성’과 ‘독창성’과 ‘대담성’을 두루 갖춘 이 소설은 제목에 걸맞게 태양처럼 찬란한 빛을 내뿜는다.”
--《베르라브니르》

2. 의도하지 않은 강간으로 시작된 스코르타 일가에 관한 연대기(작품 줄거리)

소설은 의도하지 않은 강간으로 시작된 스코르타 일가에 관한 이야기와 카르멜라의 독백이 서로 뒤얽히며 전개되어 나간다. 한 생을 침묵으로 일관해오던 여인이 목쉰 소리로 털어놓는 비밀, 담배연기와 바람 사이에서 간간이 끊어지곤 하는 그 이야기는 스코르타 삼남매의 아메리카 이주에 얽힌 비밀을 담고 있다. 이루어지지 못한 아픈 사랑의 이야기까지…….
스코르타 가의 시조인 로코 스코르타 마스칼조네는 좀도둑인 아버지와 노처녀 어머니 사이에서 사생아로 태어난다. 하지만 그 탄생은 오해와 거짓으로 얼룩진 것이었기에 스코르타들의 운명은 결코 순탄할 수 없을 것임이 예고된다.
비밀이 각자의 운명에 어떻게 작용하는가 하는 것이 바로 이 소설의 또 다른 주제이다. 여느 가족과 마찬가지로 스코르타들 역시 대대로 쌓여온 비밀, 즉 과거의 무게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사랑의 비밀 때문에 입을 다물어버린 여인, 몰래 저지른 살인에 대한 죄책감 때문에 평생토록 괴로워하는 남자, 타인의 비밀을 안고 바다에 잠겨버린 뱃사공……. 하지만 스코르타들은, 비밀이라는 ‘창’을 통해 새로운 삶을 꿈꾸기도 한다. 아버지에서 아들로, 어머니에서 딸로, 삼촌에서 조카로, 고모에서 조카딸로 자신만의 지혜를 전해가며……
그들을 덮친 온갖 비극적인 사건에도 불구하고 올리브나무가 해마다 푸른빛으로 물들듯, 스코르타 가의 삶의 궤적은 계속 이어져 나간다. 소설의 끝부분에서 돈 살바토레 신부는 엘리아에게 이렇게 말한다.

“올리브는 영원하다네. 열매 하나하나는 오래가지 못하지만 말일세. 익은 걸 그대로 놔두면 썩어버리지. 하지만 올리브라는 것 자체는 한 열매에서 다른 열매로 끊임없이 계속해서 이어져 가네. 한 해 한 해 그 긴 생명의 사슬을 계속 이어간단 말일세. 똑같이 태양을 먹고 자라서 똑같은 모양과 색과 맛을 지닌 올리브 열매가 되지. 암, 올리브는 영원하다네.”

바람에 실려 날아가 버리는 담배연기처럼 한 인간의 삶은 영원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인류 전체를 놓고 보면 인간의 삶은 계속 이어져 간다. 그러니 영원한 삶이란 거짓인 동시에 또한 진실이기도 한 것이다. 이탈리아 남부의 태양 아래서 영원히 시들지 않는 올리브처럼.

3. 가혹한 운명에 맞서 싸우는 스코르타들의 삶(현지 서평)

“5대에 걸친 가족사와 한 세기에 걸친 유럽 근현대사를 절묘하게 엮어낸 젊은 작가의 패기만만한 작품” --《뱅트카트뢰르》

“피처럼 붉고 태양처럼 찬란한 소설. 뚜렷한 주제 의식과 강렬한 묘사가 돋보인다” --《렉스프레스》

“자연주의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한 편의 가족사인 동시에 남부 이탈리아에 대한 문화지형도” --《르프로그레》

“가혹한 운명에 맞서 싸우는 스코르타들의 인간미가 한 편의 시처럼 펼쳐지는 매혹적인 소설” --《토포》

“잔인함 속에 너그러움을, 두려움 속에 경탄을, 눈물 속에 웃음을 숨겨 놓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소설” --《리브르에브도》

“한 가족이 안고 있는 비밀을 파헤쳐 가며 인간적 진실이 과연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지혜로운 이야기” --《리르》

Ⅰ. 운명의 뜨거운 돌팔매질
Ⅱ. 로코의 저주
Ⅲ. 가난뱅이들의 귀향
Ⅳ. 몬테푸치오 제1호 담뱃가게
Ⅴ. 스코르타들의 잔치
Ⅵ. 태양을 먹고 사는 사람들
Ⅶ. 타란텔라
Ⅷ. 바다로 돌아간 태양
Ⅸ. 지진
Ⅹ. 성 엘리아 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