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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낚시가 좋아지는 순간 : 낚시를 통해 느낀 삶에 대한 단상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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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모름지기 플라이 낚시꾼이라면
‘catch and release’
낚시를 하며 맞이하는 적요의 순간,
잠시 인생의 페달을 멈추는 순간이다.

물가로 떠나는 이른 새벽의 고요가 얼마나 벅찬지, 밤의 고속도로에서 내 차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얼마나 예쁘게 퍼져나가는지, 이런 것도 꼭 얘기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낚시의 하루가 내게 남겨준 소중한 단상들을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프롤로그 중-

출판사 서평

물가에서 누린 적요의 시간
그 시간 속 단상의 기록을 나누다

17년 차 낚시꾼인 저자는, 이십 년 가까운 세월 동안 낚시를 하며 느낀 이런저런 단상을 모아 집필했다. 이십여 년 전, 인터넷에서 우연히 보게 된 사진 한 장에 매료되어 낚시를 하게 되어 줄곧 낚시를 하러 다녔다. 강원도를 일 년에 한 번도 가지 않던 해가 많았는데, 매주 옆 동네처럼 드나들기 시작했고, 그렇게 낚시와 함께하는 삶을 살아 왔다. 운동 신경도 어복도 없다고 스스로 느끼면서도, 여전히 낚시를 통해 느끼게 되는 모든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물고기가 잡는 순간을 둘러싼 모든 시간이 좋았는데, 낚시가 왜 좋으냐고 물어보면 명쾌하게 댈 이유는 딱히 없었다”라고 말한다. 처음 낚시를 시작했을 즈음엔 바쁘게 생활할 때였고 뭐 하나 놓을 수 있는 것이 없던 상태였는데, 낚시를 하며 맞는 적요의 순간의 인생의 페달을 멈추는 순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미국에서의 낚시를 한 경험과 유명 낚시 가게 방문기, 오사카의 낚시 용품점에서의 경험, 그 외에도 국내의 여러 계곡을 찾아다니며 잡은 물고기와 그 물고기들을 둘러싼 여러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낚시를 하러 다니는 시간 안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 나눈 대화들, 그 안에서의 단상들이 큰 틀을 이루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바쁜 삶의 틈에서 잠시 멈추고 숨을 가다듬는 적요의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목차

프롤로그 004

이 빗속에 돌아다니는 것은 009
잡아먹지 않습니다만 014
무용한 것의 무용하지 않음 018
그곳엔 열목어가 산다 023
꽃이 피기를 기다린다 027
모두에게 좋은 일은 없겠지만 032
오월의 북천 038
옥정호 그 물속 042
그녀는 안동호에 있을지도 모른다 046
네가 왜 거기서 나와? 051
조용한 수다쟁이 그들 056
그곳의 오후 060
지수리 064
Ralph B. Clark Regional Park에서 069
Country Roads Antiques 074
Bob Marriott’s fly shop 079
미국의 낚시 084
계방천에 열목어가 돌아오는 날 088
나의 첫 산천어 091
낚싯대 단상 096
계곡의 하루 100
바느질은 적성이 아니라 104
조우 110
법수치의 가을 114
모름지기 플라이 낚시꾼이라면 119
법수치의 하루 낚시 124
부연동계곡 129
그 겨울의 낚시터 135
시계 토끼를 따라가면 140
홍시 144
곤충 소년과의 낚시 149
오사카의 입 낚시 154

에필로그 160
부록 163

본문중에서

이미 사방이 비에 젖은 이른 새벽이었다. 편도 세 시간에 가까운 거리를 달려왔으니 이 정도 비에 낚싯대를 펼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나는 야심차게 낚싯대를 펼치고, 릴을 끼웠다. (p10)

사람이 길을 내고, 길은 사람을 이끈다. 그러므로 깊은 산간 계곡이 전과 같기는 쉽지 않다. 남방한계선을 지켜내며 치열하게 오늘을 버텨내고 있을 열목어를 생각한다. 오래전 오대산 줄기에도 흔하게 살고 있었다던 그들의 옛 시절을 상상해본다. 내가 할 수 있는 응원의 방식을, 응원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을 좀 더 생각해보는 밤이다. (p26)

긴 겨울을 보내고, 얼음이 녹아 흐르는 봄이 되면 낚시를 다시 시작했다. 봄은 그렇게 많은 것들이 시작하는 시기이고, 낚시 역시 마찬가지였다. (p30)

대부분 낚시를 혼자 다니지만 가끔은 일행들과 함께 할 때도 있다. 혼자 낚시 다니는 것은 그 나름의 자유가 있고, 일행과 함께 할 땐 왁자지껄한 즐거움이 있으니 둘 다 서로 다른 이유로 좋았다. (p38)

정말 오랜만에 그 계곡을 따라왔다. 잠시 차를 멈추고 계곡을 내려다보다 고개를 들었을 때 앞산은
내 코앞으로 병풍처럼 다가왔다. 세상을 놓고 돌아선 한 사람의 인생과 물에 빠진 새 핸드폰과 낚시꾼의 하루가 버무려진 그 어느 해의 오월을 생각했다. 여전히 북천의 산은 높고 물길은 험했다. (p41)

혼자 하는 낚시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오가는 길의 침묵이 지켜진다는 것이기도 하다. 일생 말로 떠드는 직업을 가졌던 나는, 그 침묵의 시간이 더없는 평화였다. 그녀의 구슬꿰기처럼 말이다. 그 침묵의 하루 속에 이런저런 지나간 일들과 다가올 일들이 끼어들었다. (p49)

작년 여름, 지나는 길에 굳이 먼 길을 돌아 지수리에 들렀다. 낚시할 요량이 아니었으므로 낚싯대도 없었지만, 그곳이 궁금해서였다. 그 여러 해 사이 비포장이던 길은 포장이 되어있었고, 큰 다리가 놓였다. 평일이어서 여전히 강변은 고요했고, 푸르렀다. 그리고, 언덕 위에 여전히 홀로 누워있을 알지 못하는 그에게 인사했다.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강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고 저 혼자 묵묵히 흐르고 있었다. (p68)

별반 잡는 것 없이도 낚시가 즐거운 꽝 조사에게 Bob Marriott’s fly shop은 낚시 가게면서, 성지순례지 같은 곳이다. 하지만 그것에 더해 이곳이 특별한 이유는 우리 가족의 이야깃거리가 있는 곳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만 알고, 나만 기억하는 곳이 아닌 가족 모두 함께 기억하는 곳이기에 특별한 것이다. (p83)

낚시꾼은 여럿 있었지만, 잡아 올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맞은편의 루어 낚시꾼 하나가 무언가를 잡아 올리다 놓치며 내뱉는 괴성을 들었다. ‘그 맘 잘 알지…’ 싶은 마음에 슬그머니 웃음이 났다. 어쨌거나 내 낚싯대는 끝내 휘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난생처음 미국에서 낚시했던 몇 시간은 나의 낚시 인생에서 무척 색다른 경험이었다. (p87)

당당하고 빛나던 젊은 시절, 흐르는 물가에서 함께 했을 그 낚싯대를 쓰다듬어 보았다. 귀를 대면 바닷소리가 들리는 소라고둥처럼, 어쩐지 낚싯대에서 힘차게 포말이 부서지는 계곡 물소리가 들릴 것도 같았다. 햇빛에 반짝이는 물비늘이 지문처럼 남아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p97)

처음 낚시를 다니던 시절, 영동고속도로의 강천터널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강원도 표지판이 나오는 그 순간을 좋아했다. 시계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로 들어간 앨리스가 된 기분이었다. 지금도 강천터널을 지날 때면 저 앞 어딘가에서 나를 따라오라 손짓하고 있을 시계 토끼를 상상한다. (p142)

그러한 적요의 순간, 그 순간이 좋아서 낚시를 하는지도 모르겠다. 잠시 인생의 페달을 멈추는 순간이다. 물론, 그런 적요의 순간은 일단 한 마리라도 낚아야 찾아온다. 나는 어쨌거나 낚시꾼이니 말이다. (p143)

플라이 낚시의 모토는 ‘catch and release’이다. 나 역시 물에서 건진 이야기들을 이제 release 할 시간이다. 내가 놓아준 이야기들이 계곡을 따라 더 큰물로, 더 멀리 헤엄쳤으면 하는 소망을 간직한 채 나는 이야기를 담았던 뜰채의 물기를 털고, 발걸음을 다시 옮긴다.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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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전명원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오래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이제는 여행을 하고, 책을 읽고, 글을 쓴다. <한글문학> 1999년 봄호 (통권 제 38호)의 수필 부문 신인상을 받은 이후 , '일하느라 바빠서'라는 반은 핑계이며 반은 사실인 이유로 한동안 접어두었던 글을, 이제 다시 쓰고 있다. '경기히든작가'(2021) 공모에 당선되었으며, 중앙일보 더 오래, 50+USA, 그 외 2w매거진 등 독립문예지의 필진으로 활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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