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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워싱 주의보 : 기후 위기 시대의 친환경 판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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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너도나도 ESG를 외치는 시대다.
범람하는 ‘친환경’ 속에서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방법은 무엇일까?

인류는 위기에 직면했다. 수 세기 동안 무분별한 개발로 엄청난 탄소를 배출한 결과, 기후 재난은 현실로 다가왔다. 위기감은 친환경을 트렌드로 만들었다. 지구를 위해 누군가는 채식을 하고, 누군가는 다회용기를 사용한다. 기업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녹색 제품을 출시하고 ESG 경영을 내세운다. 문제는 ‘진짜’ 녹색을 어떻게 판별할 것인가다. 친환경 성과를 과대 포장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거나, 정부의 지원과 투자자들의 투자금을 받아 불필요한 개발에 사용하고 있다. 실질적인 기후 변화 대응에 쓰여야 할 비용을 낭비할 만큼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그린워싱을 판별할 기준은 무엇이며, 소비자로서 진짜 녹색을 구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환경과 금융, 두 분야의 전문성을 고루 갖춘 녹색 회계사의 시선으로 친환경 범람의 시대를 읽는다.

*북저널리즘은 북(book)과 저널리즘(journalism)의 합성어다. 우리가 지금, 깊이 읽어야 할 주제를 다룬다.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 새로운 관점과 해석을 제시하고 사유의 운동을 촉진한다. 현실과 밀착한 지식, 지혜로운 정보를 지향한다. bookjournalism.com

출판사 서평

논의의 발단은 2009년, 글로벌 친환경 컨설팅사 테라초이스(Terrachoice)가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시장의 환경성을 조사했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4705개 분야, 1만 419개의 상품 중 무려 95퍼센트가 친환경을 위장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그린워싱’, 이른바 위장 환경 주의의 개념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녹색 상품에 대한 의구심은 2000년대 중후반 국내외 친환경 트렌드가 가속화하며 함께 증가해 왔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2012년 발간한 〈녹색표시 그린워싱 모니터링 및 개선〉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녹색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요인으로 ‘금전적 부담(20.6퍼센트)’, ‘품질이나 성능이 염려됨(18.0퍼센트)’에 이어 ‘친환경 상품이라는 주장을 믿을 수 없음(16.2퍼센트)’을 꼽았다.

상품 경제에서 녹색의 기준과 효용은 오랜 불신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명확히 정립된 적 없다. 국가별, 단체별로 판단 규범은 상이했고 주로 기업의 자체적인 기준에 의존해 왔다. 개념의 부재는 그린워싱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졌고 ‘진짜 친환경’에 관한 논의는 오랜 시간 구심점 없이 지체됐다.

2017년 《환경과학저널(Environmntal Reseaerch Letters)》에 게재된 논문 〈The climate mitigation gap〉에 따르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영향력 있는 방법 네 가지는 채식주의자 되기, 비행기 여행 그만두기, 차 버리기, 자녀 덜 낳기였다. 앞선 세 가지 항목의 1인당 연간 탄소 배출 절감량이 각각 1.1톤, 1.6톤, 2.4톤이었던 반면 ‘자녀 덜 낳기’의 절감량은 무려 58.6톤으로 압도적이었다. 한 명의 인간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지구에 많은 흔적을 남긴다.

존재 자체가 지구에 해가 된다는 가정하에 환경을 보존하는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불필요한 생산과 소비를 전면 중단하는 길일 테다. 그러나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을 주장하기에 우리는 성장주의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사회에 살고 있으며, 동시에 소비는 시장 경제 사회에서 정체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기법이다. 자라(zara)의 비건 레더 자켓이 없어도, 스타벅스의 리유저블(reusable) 컵이 없어도 삶은 지속된다. 그러나 소비가 곧 정체성이자 경쟁력이 되는 사회에서 취향과 편리를 포기하고 성장 경쟁의 냉철한 관조자가 되기란 쉽지 않다.

이에 저자는 차선책을 제안한다. 소비를 중단할 수 없다면, 적어도 현명한 소비자가 돼야 한다. 제품을 구매할 때 성분을 꼼꼼히 확인하는 성실함과, 생애 주기라는 거시적인 관점으로 제품을 바라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현명한 소비자는 현명한 시스템 속에서 가능하다. 정부는 친환경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기업은 그에 해당하는 성과를 숫자로 보여 줘야 하며, 투자자는 그 성과가 장기간 지속하도록 기업을 감시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진가(眞假)를 판가름할 기준을 만드는 것이며, 핵심은 데이터다.

‘선한 취지’라는 성역에 재무적 잣대를 대는 것에 혹자는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녹색 분야의 성과에 대한 요청은 엄격하거나 불합리한 추궁이 아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현실적이고 성숙한 접근이다. ‘친환경’, ‘에코’, ‘지속 가능’과 같은 키워드에 함몰되어 냉정한 지표를 직면하길 거부한다면 예견된 기후 재난에 대비하는 여정은 또 한 번 지체될 것이다.

근사한 캐치 프레이즈보단 실질적인 변화를 고민할 때다. 성과 없는 진정성은 공허한 외침에 그치거나 의도된 눈속임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 진짜 녹색을 선별하고 실천하기에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부족하다. 진심은 셈할 수 없으나, 진실은 많은 경우 숫자로 드러난다.

목차

프롤로그 ; 녹색이 돈이 되는 시대

1 _ 왜 지금 녹색인가
기후 세대, 1.5도를 논하다
지속 가능 금융의 등장
이제는 녹색도 데이터다

2 _ 기후를 둘러싼 자본의 움직임
택소노미, 기준을 제시하다
21세기의 그린 뉴딜
녹색 채권의 폭발적 성장
기후 기금, 총대를 메다

3 _ 어떻게 그린워싱을 판단할 것인가
녹색 트렌드의 후폭풍
친환경 제품의 이면
테슬라가 ESG 지수에서 퇴출된 이유
원자력, 친환경과 친기후 사이에서

4 _ 트렌드가 뉴 노멀이 되기까지
성과를 소통하는 3단계
친환경도 구심점이 필요하다
진짜 녹색에 투자하라
일상을 질문하는 습관

에필로그 ; 지구에도 마진을 생각할 때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진짜 녹색에 다가서는 여정

본문중에서

“금융과 비즈니스를 배제한 채 기후 위기의 심각성만 강조한다면 두리뭉실한, 혹은 업계에서 적용하기 어려운 주장을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진정성 없이 녹색 금융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데만 집중하는 비즈니스적 관점은 사회를 충분히 설득하기 어렵다.” p.11

“구체적으로 ‘2050’이라는 숫자를 제시하는 이유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우리에게 실질적으로 남은 시간은 30년도 채 되지 않는다는 걸 강조하기 위함이다. 산업 혁명 이후로 인류는 땅속 깊이 묻혀 있던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대량으로 사용하며 발전을 이룩해 왔다. 화석 연료로 대량의 온실가스를 방출해 지구의 기온을 높였으며, 그 업보로 기후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p.22

“결국 네거티브 규제만으로는 기후 변화를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 선진국 정책 의사 결정자들은 자본의 힘을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연금 기금 등 선진국의 기관 투자자들은 글로벌 금융 시장의 큰손이다. 이러한 기관 투자자들이 나서서 기후 변화에 대응하지 않는 기업에는 투자 규모를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운다면 자산 운용사, 사모 펀드, 은행 등 관련 금융 기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후 금융이 금융 시장의 새로운 규범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p.29

“1751년부터 2017년까지 누적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보면 북미와 EU의 기여분이 그중의 50퍼센트를 차지한다. 현재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중국과 인도도, 누적 배출량으로는 북미 및 EU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p.61

“친환경 제품으로 자주 회자되는 에코백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8년 덴마크 환경보호국은 면 재질의 에코백은 최소 7100번 이상 사용해야 같은 크기의 비닐 봉투를 사용했을 때보다 환경을 보호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에코백을 무분별하게 구매하는 것보다 차라리 비닐 봉투를 사용하는 것이 친환경적이라는 것이다.” p.75

“생존을 위해 몸속에 독성 물질을 달고 다녔던 토니 스타크의 모습은 어쩔 수 없이 원자력 발전을 한시 허용한 현실 세계의 상황과 겹쳐 보인다. 토니 스타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아낸 만큼, 지금의 국가적 과제는 원자력을 불가피한 에너지원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충분히 친환경적이라고 대중을 안심시키는 행위가 아니다. 원자력 발전의 문제를 해결할 또 다른 에너지원을 찾아내는 것이다.” p.92

“언론에서 보도하는 그린워싱의 주체는 대다수가 기업인 탓에, 기업 스스로의 자정 작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을 감시하고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그린워싱의 리스크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보다 다양한 주체들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 p.97

“그러나 지금 당장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기 어렵다면, 지속 가능한 지구로 향하는 첫 단계는 비판적인 소비자가 되는 것이다. 제품과 서비스의 친환경 성과에 대해 나름의 기준을 갖고 판단하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기업 차원의 변화를 촉구할 수 있다. 그린워싱을 견제하는 현명한 소비가 취향이나 대세가 아닌 뉴 노멀로 굳어질 때, 사회는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p.111

“적어도 나는 친환경 성과를 비롯해 비재무적 성과를 재무적 성과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인은 만나본 적이 없다. 기업의 목적이 주주 가치 극대화라는 경영학적 접근까지 갈 필요도 없다.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비용이 수익을 초과해 손실이 발생하는 기업이라면 아무리 비재무적인 부문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더라도 현실적으로 지속하기 어렵다.” 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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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이옥수 [저] 신작알림 SMS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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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서 Climate & ESG 팀의 리더로 활동 중이다. 경희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한국 공인 회계사로 2010년부터 기후와 지속 가능성 분야에서 일해 왔으며, 해당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공인 회계사이다. 정부 녹색 기후 자문 공로를 인정받아 경제부총리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저서로는 공동 집필한 《기후변화와 비즈니스 전략》, 《기후변화와 금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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