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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폭력 : 전족의 은밀한 역사[양장]

원제 : Cinderella's Si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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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중국 전족에 대한 결정판!
매몰된 목소리의 주인공 전족 여성들을 찾아서
민족주의자, 페미니스트, 오리엔탈리스트의 논쟁을 뛰어넘어
전족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보다

천 년에 걸친 전족의 역사!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여성의 발을 동여맸는가

“구왕조의 유신遺臣인 문인 예더후이는 독서와 글쓰기를 할 때 늘 애첩의 작은 발을 쥐고 있었다고 한다.”(『채비록』)

“장자커우의 양갓집 규수들은 3~4월 무렵 ‘소족회小足會’에 참석해 신발을 벗고 작은 발을 보여줬다고 한다. 쉬안화와 융핑에서도 청명절 전후 열흘간 부잣집이나 가난한 집 할 것 없이 모든 여성이 정성껏 단장하고 집 문 앞에 앉아 자랑스럽게 작은 발을 내보였다.”(19세기 중반의 백과사전)

출판사 서평

12세기 무렵부터 20세기까지 중국에서는, 큰 발은 게으르고 천한 것이며 작은 발은 탐낼 만한 것으로 여겨져 여성들이 발을 동여맸다. 그중에서도 산시성 북부 지역에서 전족이 성행해 다퉁 인근에서는 매년 8월이면 ‘발 경연대회’가 열렸다고 한다. 여자들은 그곳 광장에 앉아 치마 아래로 전족한 발을 내밀었고, 사람들은 이를 마음껏 감상한 뒤 나름의 품평을 했다. 이 틈을 타 수작을 부리는 사내들도 있었다.
수백 년간 지속된 전족의 역사는 그러나 1957년을 기점으로 끝장났다. 이후로 전족에 관한 새로운 기록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고, 이따금 개항 도시 톈진의 거리에서 발을 질질 끌고 다니거나 산둥의 시골에서 쟁기를 끌고 있는 전족 여성들이 목격되었다. 그렇다고 전족 신발 공장의 생산 라인이 멈춘 것은 아니었다. 1999년 11월까지 공장은 가동됐고 이달을 끝으로 하얼빈의 공장 ‘즈창志?’은 생산을 중단했다. 공장의 늙은 기술자는 여덟 쌍의 나무 신골로 1991년부터 매년 300켤레 이상의 전족용 신발(금련金蓮 신발)을 만들어오다가 절반 이상이 재고품으로 쌓이면서 손을 멈췄다. 전족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자 연구자들은 전족에 관한 책과 논문을 수없이 쏟아냈다. 문제는 이들 이야기가 하나같이 단순하고 때론 전족 여성들을 조롱하며, 모두 반反전족의 역사를 기본 입장으로 내세우고 있었다는 점이다.
명청 시대사 연구에서 저명한 학자 도러시 고가 『문화와 폭력: 전족의 은밀한 역사』를 쓴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전족에는 수많은 종류가 있는데, 기존 논의는 모두 여성에 대한 억압, 전횡, 인권 무시의 관점에서만 이를 다뤄 그것이 왜 그렇게 폭넓고 활개를 친 문화적 현상이 됐는지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런 획일적 문제틀 속에서 여성은 너무 억압돼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 즉 주체성을 가질 수 없는 존재로 부각돼버리고 만 것이다.
이에 저자는 전족 담론을 주도해온 민족주의자, 오리엔탈리스트, 페미니스트의 논쟁을 뛰어넘어 고전 시, 필기, 이곡俚曲, 민가, 근대의 신문과 잡지, 정부 문서, 서양인의 보고서 및 회고록까지 섭렵하며 1000년에 걸친 전족의 역사를 폭넓게 파헤쳤다. 특히 고전과 근대 작품들은 겉으로 학술적 모양새를 취하지만, 일부는 내용이 꽤나 외설적이고, 어떤 것은 영락없는 포르노그래피다. 저자의 기본 전제는 이러하다. 전족은 신체에 의지하는 경험이다. 중국 역사 수백 년 동안 특정 집단 여성들에게 이것은 현실이었다. 그러니 중요한 점은 발을 동여매는 행위를 그들의 전통적인 관습으로 만든 강력한 힘을 파악하는 것이며, 특정 시공간 속에서 그 몸들이 어떻게 대상화되고 주체화되었는지도 알아야 한다.

작은 발을 탐한 남자와 작은 발을 성공 수단으로 삼은 여성

저자는 우선 남성의 시각을 통해 전족의 역사를 파고든다. 이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다. 왜냐하면 전족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상당 부분 남성들의 관심과 감정에 의해 규정되었기 때문이다. 전족 감상가들의 향수 어린 비애, 고증학자들의 호기심과 무심한 듯한 어조 속에 도사리고 있는 반감, 가장 우아한 한 쌍의 발을 찾아다니는 모험가들의 탐색 등이 우리 마음속에서 ‘전족한 여자’의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이런 남성의 감정과 욕망이 아니었다면 여성의 전족은 없었을 것이다. 사실 지위 의식이 뚜렷한 사회에서 자신의 처지나 신체를 개선하고 이웃보다 뛰어나고 싶어하은 것은 이해되는 욕구다. 즉 남성의 욕망과 여성의 욕망은 교직되어 있다. 남성의 욕망이 투영돼 여성들은 자신의 발을 가꾸려는 충동을 계속 지녔고 이는 15세기에 전족의 유행을 가져왔다. 이에 저자는 남성들이 쓴 글의 행간을 살펴보고 여기 숨어 있는 공백과 침묵에 주의를 기울이며 이들이 발휘한 권력을 드러낸다.
다른 한편 저자는 매몰된 주인공인 전족 여성들의 목소리도 찾아 들려준다. 특히 근대 반전족 운동 기간에 나이 많은 여성들이 느낀 굴욕감, 향을 바치러 사원에 가는 여성들이 세련되어 보이지 못할까봐 느끼는 초조함 등 전족한 여성들 각자는 복잡하기 그지없는 세계 속에 살고 있었다. 이들이 맞닥뜨리는 현실, 행위의 동기와 선택의 갈등, 그들이 겪은 고통과 물심양면의 보상은 시시각각 변화해 여성은 자기 발을 거기에 맞춰가야 했다.
이 책은 인류학적이고도 여성주의적 시각을 취하되, 지나친 단순화와 도덕주의적 어조에는 저항하며, 기존의 진보 사관이나 페미니즘적 입장에도 맞선다. 전족은 하나의 이야기로 수렴될 수 없는 데다, 남성의 욕망이 발휘된 만큼이나 여성 역시 작은 발을 적극적으로 가꾸며 이를 하나의 패션으로 인식하거나 성공의 수단으로도 여겼기 때문이다.
따라서 폭넓게 아우르는 태도가 이 책을 지배하는 특징이다. 여성을 자세히 살피고, 만지고, 판단하고, 순위를 매기는 남성의 특권과 신체적 자아에 대한 여성의 내면적 느낌, 그리고 그녀들이 어떻게 신발을 통해 세상에 자신을 표현했는지를 구체적인 자료와 이야기를 통해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전족한 여성들이 느낀 굴욕감, 초조함, 수치심

이 책의 구조는 독특하다. 첫 장의 문을 전족의 시작이 아닌 종말로 열기 때문이다. 전족처럼 보편적이면서도 복잡한 현상이 소멸하려면 기나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전족의 유행 이후 1880~1930년대의 전환기에 반전족의 입장과 천족天足(타고난 그대로의 발)을 중시하는 사회 기조가 형성됐지만, 전족 여성들은 하루아침에 관습을 버리고 새로운 방침을 따를 수 없었다. 근대의 계몽 지식인, 민족주의자,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의 전족을 억압으로 여겨 하나의 사회적 실천으로서 전족은 끝났다고 선포했지만, 어머니들은 여전히 딸의 발을 묶었다. 전족은 아직 문화적 자부심의 꼬리표를 달고 있었고, 전족 띠를 푼 여자들은 뒤뚱거리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걸을 수밖에 없었다. 즉 이 시기 전족을 둘러싼 이들의 시간은 분열돼 중간에서의 머뭇거림, 유행 사이에서의 갈팡질팡이 이어졌다.
문제는 반전족 입장의 지식인들이 전족 여성을 일방적으로 응시하며 대상화해 수치스럽게 만든 점이다. 량치차오, 쉬커, 탕이쒀 등의 문인은 아무 의문 없이 천족의 지식 체계를 받아들였다. 1898년 캉유웨이는 상소문을 올려 전족을 국가적으로 금지시킬 것을 촉구했다. 여성 작가와 사회운동가들도 반전족의 움직임에 합류해 지적인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거기엔 실제 전족 띠를 매고 있던 수많은 여성의 목소리는 배제되어 있었다.
이에 저자는 전족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시도한다. 문제는 이들 여성이 현재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물론 윈난성 퉁아이현 류이 마을은 전족 풍속의 최후의 보루로, 1980년대 중반까지 500~600명의 전족 여성이 있었고, 저자는 관광의 한 코스로 변한 전족 여성들의 공연을 보러 가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것은 한계가 분명하다. 따라서 방법을 우회해 전족에 관한 온갖 자료를 다시 읽으며 행간을 살폈다. 또한 그녀들이 남긴 물질적 흔적과 자취를 좇았다. 신발, 양말, 전족 띠, 발에 바르는 분, 약방문, 자수 문양 등의 물건은 소멸한 육체, 그것의 주관적 경험, 이 경험이 한때 속했던 각 역사과정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주었다.
이들 물건을 통해 여성의 목소리를 발굴해보니 음성은 한가지가 아니었다. 반전족 운동 기간에 이미 전족한 몸으로 오랜 세월을 살아온 나이 든 여성들이 느낀 굴욕감과 초조감이 있었고, 그 반대편에는 혐오 시선을 드러내며 전족 여성을 웃음거리로 만들고 검사하던 사람들이 있었다.
한편 전성기에 전족은 여성들에게 성공을 위한 사다리였다. 마치 과거시험이 남성들의 성공 수단이었던 것처럼. 부드럽고 순응적이며 남성의 욕망에 즉각 반응할 수 있는 작디작은 발을 가진 신데렐라들은 소수의 선택받은 신체였다. 이들의 발은 너무 작아서 뼈가 없거나 마치 조금의 공간도 차지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런 여성은 극소수였다. 대다수의 여성은 완강한 몸을 지니고 있어, 전족의 유행 속에서 남보다 더 나은 몸을 가지려고 뼈를 깎는 노력과 광란의 욕망을 발산하기도 했다.

전족 여성은 기생충이자 팜파탈

전족에 관한 백과사전적 자료는 근대에 편찬된 『채비록采菲錄』이다. 기획자 야오링시가 심혈을 기울인 이 책은 1933~1934년 한 신문의 연재분을 편찬한 것으로, 전족에 관한 모든 것이라고 할 만하다. 여기서 그는 이전 문헌을 인용하거나 그 자신, 친구, 독자들의 새로운 자료를 수록·소개해 새로운 지식과 욕망을 만들어내고자 시도했다.
이 책에 수록된 글의 성격은 학술적, 과학적, 자서전적인 것도 있고 에로틱한 것, 해학적인 것도 있다. 하지만 『채비록』은 근본적으로 포르노그래피적 성격을 띠고 있다. 남성들이 자신의 즐거움과 상업적 이득을 위해 여성의 육체를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야오링시의 목적은 문서의 철저한 수집과 종합적 지식을 추구하는 것이었다지만 이윤 추구의 동기도 숨기지 않았다. 이 책은 전족의 역사가 끈질기게 재생산되며 이어지는 동력의 한 측면을 비춰준다.
저자는 이처럼 근대를 먼저 서술한 뒤 전통 시대로 거슬러 올라갔다가 전족의 문화적 명성과 성적 욕망의 추구가 극단으로 치달았던 전성기에서 책의 끝을 맺는다. 이런 도치 서술은 우리 대부분이 상식으로 갖고 있는 반전족 운동의 관점을 허무는 데 효과를 발휘한다. 전반부는 19~20세기 전족과 관련된 글과 이미지 문헌이 불꽃을 튀기는 장면을 연출한다. 반면 후반부는 12세기에서 19세기 초까지 전족의 아우라와 신비로움을 구성하고 유지했던 은폐 전략들을 검토한다. 전족의 기원과 사회적 유행에 대한 명청 고증학자들의 이론을 충실히 복원하면서, 결국 전족은 텍스트와 사회적 실행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탄생한 풍속임을 밝힌다. 나아가 더 대중적인 문학 장르에 등장하는 전족의 문화적, 사회적 의미를 탐색하는 가운데 점차 여성의 시각으로 전환한다. 이로써 단순히 성적 환상의 도구만이 아니라 매일의 몸치장이자 사회적 교제 수단인 패션으로서의 전족을 살펴본다.
지금까지 학계에서는 한결같이 반전족 운동을 중국 여성 해방의 이정표라며 드높였다. 하지만 저자의 결론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방족 운동의 성공을 정의하고 수치화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천족의 레토릭과 그에 따른 기적적인 신체 개조의 서사는 도덕적, 존재론적 확실성을 의미한다. 하지만 무엇이 성공적인 방족인지 측정할 만한 객관적, 보편적 기준이 우리에겐 없다. 방족의 성공이란 발 검사원이 왔던 날 전족 띠를 풀었던 소녀들의 특정한 비율을 뜻하는가? 아니면 연장자 여성들이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더는 전족 띠를 단단하게 묶지 않았음을 뜻하는 것일까? 만약 어떤 여성이 몇 달간 전족 띠를 느슨하게 했다가 변심해서 다시 꽉 묶는다면 어떻게 되는가?
이러한 모호성은 반전족 운동에 도사리고 있던 권력 불평등 문제를 드러낸다. 천족과 방족은 모두 거대 역사의 범주에 속한다. 이것은 여성들이 체현하는 삶의 선율과 관계없는 어떤 우세한 위치에서 형성된 것이다. 현실에서는 모세의 기적과 같은 것이 일어나지 않는 한 원래의 발로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방족은 그녀들을 피동적 대상의 자리에 배치한다. 반전족 운동의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은 전족 여성을 향한 혐오였다. 청말 민국 초의 주요 남성 사상가들은 전족 여성을 가리켜 국가 발전에 해를 끼치는 기생충이자 팜파탈이라 했고, 반전족 운동은 이렇게 많은 문제를 안고 진행되었다.

추천사

샬럿 퍼스(『번성하는 음陰: 중국 의학사에서의 젠더: 960-1665』 저자)
전족이라는 어려운 주제에 대한 대담한 도전이자 역작이다. 이 책은 민족주의, 페미니즘, 오리엔탈리즘의 논쟁을 뛰어넘어 전족에 패션의 역사라는 새로운 차원을 도입했다. 저자의 독창적인 서사 전략-전족이 사라지는 근대의 이야기를 시작 부분에 배치한 것-으로 인해 우리는 전족의 전성기인 전근대 시기의 역사적 자료에 숨겨진 근원, 숨겨진 신체, 숨겨진 의미를 마음껏 읽을 수 있다. 패션으로서의 전족은 욕망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한 반응으로 여성들의 자매애를 드러내기도 한다. 이 책을 읽은 후 절대 전족을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보지 못할 것이다.

윌리엄 T. 로(『세계를 구제하다: 진굉모????陳宏謀와 18세기 중국의 엘리트 의식』 저자)
오랫동안 기다려온, 영어로 된 중국 전족에 대한 결정판이며 몸과 패션의 역사에 관한 현재의 관심사와도 직결된다. 청 제국 시대와 민국 시대 중국 사회 및 역사에 관해 매혹적이고도 대단히 풍부한 디테일을 담고 있다. 놀라운 책이다.

폴 S. 롭,(『중국의 유산: 현대적 시각으로 본 중국의 문명』 저자)
도러시 고가 쓴 전족에 대한 이 새로운 역사는 오랫동안 새로운 시각에 목말랐던 주제에 대해 놀랍도록 풍부한 상상력으로 광범위하고 도발적으로 연구한 책이다. (…) 저자는 널리 퍼진 전족 관습이 가져다주는 고통과 이점을 함께 조명하고, 이를 직접 수행하고, 관리하고, 경험했던 중국 여성 자신의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노력했다.

목차

서문

1부 노출된 신체
1장 전 세계 민족의 거대 역사: ‘천족’의 레토릭, 1880~1910년대
종말: 두 종류의 역사, 세 종류의 시간, 굴절된 목소리 | 기독교적 개념, 천족 | 쉬커와 탕이쒀: 천족의 민족주의화 | “여자는 달걀노른자 같은 것”: 새로운 전 지구적 지식 체계 | 여성의 주체적 힘: 육체를 극복하는 의지 | 구훙밍: ‘시선 대상’이 되는 굴욕 | 응시에 저항하다: 이상적인 여성성

2장 공개된 신체: 방족 운동의 전개, 1900~1930년대
설소휘: “말도, 나귀도 아니다” | ‘천족’에서 ‘방족’으로 | 학교-전족: 차이아이화의 영광스러운 회복 | 방족의 기쁨 | 옌시산과 산시의 반전족 운동 | 범죄가 된 전족 | 가부장에 맞서는 국가 | 성별과 계급: 분열된 여성계 | 수지타산 | 황당 극장

3장 골동품이 된 전족: 전족 거부의 시대와 전족 애호가, 1930~1941년
야오링시와 친구들: ‘쇠락’을 소장하다 | 새로운 민속학 지식의 생산 | 모방적 향수: 새 시대의 감상가가 된 구시대 문인들 | 천족과 전족의 접합 | 방현의 발명 | 간접적인 성性: 소년, 위조자, 소장가 | ‘할머니’와의 인터뷰: 간접 인용된 여성의 욕망 | 전족 신발의 사회사: 양철애와 호설암 | 자칭 페미니스트인 전족 감상가들 | 고통의 몸: 여성의 비명

2부 은폐된 신체
4장 고전 문헌에서 탄생한 전족
전족을 정의하다: 활 모양의 발弓足 | 전설과 역사 | 양신의 고증: 미지의 유혹 | 『한잡사비신』: 신체 부위의 측정 | 양신에 대한 반박: 호응린의 신발론 | 왕후의 신발, 여성 노동, 그리고 여성의 차이 | 이 시대의 유행: 전족과 패션 | 조익과 18세기 전족의 전성기 | 장식된 몸과 노출된 몸 | 전영: 고고학에서 사회 비판까지 | 자유로운, 노동하는 여성의 몸

5장 장소의 성적 환상: 남성 욕망과 서북 지역의 상상 지리
서북 고원의 발 경연대회 | 기원에 관한 전설 | 다퉁의 기녀 | 시선의 유혹: 이어의 기능 미학 | 왕경기의 ‘서유기西遊記’ | 홍석촌: 황야의 집 | 남과 북의 정욕: 남성 욕망과 여성 욕망의 교차 | 포송령의 이곡: 사투리와 지역 불균등 | 두 종류의 여성 노동 | 여성 육체의 일상적인 물질성 | 교환되는 징표들 | 유행, 지위, 그리고 여성의 불안

6장 신데렐라의 꿈: 여성 신체가 짊어진 부담과 효용
출토된 유물 | 평평한 굽에서 활 모양 굽으로 | 금련 숭배 | 의학적 보호의 대상 | 아름다운 도회 여자들: 설창사화에 표현된 유행과 지위 | 완고한 신체: 전족의 부담과 효용 | 신체의 부담과 효용성 | 부박한 육체: 새로운 도시 유행 체제의 탄생 | 생산적인 몸: 신발 제작과 시장 | 스타일의 변화와 지식의 전달 | 최후의 유행 주기 | 남은 기억들

후기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나는 자신을 반전족 운동의 계몽 담론 밖에 위치시킬 것이며, 이 책에서 거대 이론 혹은 종합적 통론을 제시하지도 않을 것이고 선형적 진보 사관을 보여주지도 않을 것이다. 그 대신 나는 지엽적 관점들, 앞뒤 모순되는 글, 시대와 어긋나거나 잊힌 인물들 속에서 그리고 종종 논리적이지 못한 이야기들 속에서 한 편의 역사를 퍼즐처럼 맞춰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_12쪽

전족의 종말이란 발을 묶었다가 풀어버리는 선형적인 과정이 결코 아니며, 낡은 방식이 하루아침에 새 방식으로 대체될 수도 없다. 전족의 종말은 동시적이지 않은 세 종류의 시간 속에서의 언어적, 정서적 혼란을 의미한다. 그래서 어떤 곳에서는 전족의 존재 이유가 이미 시효를 지났지만, 어머니들은 여전히 딸의 발을 묶었다. 어떤 곳에서는 이 오래된 풍속이 이미 금지되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작은 발이 이상적이라는 전통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 전족의 종말은 분명한 단절도 아니고 완결되었다는 느낌을 안겨주지도 않는다. 반대로 이것이 보여주는 특징은 중간에서의 머뭇거림, 시간과 감성, 유행 사이에서의 갈팡질팡이다._29쪽

할머니 세 분을 인터뷰했다. 그중 한 명은 ‘봉건’이라는 용어를 이를 발명한 공산당원들에게 배웠다고 했다. 이 용어는 그녀가 구중국 체제에서 자신을 억압한 근원을 발음할 수 있게 해주었지만, 그녀가 소녀 시절 전족했을 때의 실제 느낌을 전달하지는 못한다. 어쩔 수 없는 시간의 흐름과 사람의 기억을 재구성하는 새로운 언어 유형의 개입으로 인해 얼핏 보기에는 전혀 외부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은 직접 인터뷰에서도 여성의 음성은 사실상 간접적인 것이다. 이는 번역이 필요하다. ‘진정한’ 여성의 음성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오로지 번역을 통해서만 혼란한 시기의 복잡한 음색을 충실하게 담아낼 가능성을 얻을 수 있다._32쪽

여기서 쑤저우 여성들은 방족 여성들이 살과 뼈의 물리적 육체성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자세히 지도하며, ‘전족의 가역성可逆性’에 대해 설득력 있는 논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들은 다섯 종류 방족 방법 모두를 구체적으로 해설하면서 이를 통해 인내심, 결단력, 통증을 견딜 능력만 있다면 모든 여성이 머잖아 방족에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하지만 그들은 사람의 신체를 찰흙 덩어리 혹은 잃어버렸다 되찾을 수 있는 물건(혹은 시력)쯤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아마 이 때문에 그들은 방족 뒤에 얻게 되는 비뚤어진 채 뒤뚱거리는 두 발을 묘사하지 않았을 것이다._103쪽

다른 소문들은 더욱 절박한 공포를 드러낸다. 늙은 향신들은 전족을 중단하면 사회 도덕과 여성의 유순한 품성을 파괴해 결국 여성들이 시집가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산시 남쪽의 몇몇 현에서는 가족들이 13~14세 밖에 안 된 딸들을 급하게 시집보내려고 안달했다. 딸들만 검사하고 며느리들은 검사하지 않는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소문은 아마 루청현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이곳의 여성 검사원들이 딸들만 검사하고 며느리들은 검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은 부모가 이 소문을 믿었다는 것은 부모들이 아직 시집가지 않은 딸의 모호한 위치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음을 반영한다. 사람들은 여성의 신체가 일단 시가婆家에 귀속되면 국가가 간섭할 수 없을 것이라고 여겼다. 사람들은 원래 전족하지 않은 자는 결혼을 못할까봐 우려했었다._117~118쪽

금련 세계에 빠진 남성 감상가들은 민족사에 저항했다기보다는 그것을 못 본 척했다. 하지만 그들은 전족을 희롱하며 유희를 즐기는 동시에 시간을 갖고 놀았다. 그렇게 하면서 그들은 민족이 긴박하게 전진하는 발걸음의 바깥에서 자신을 위한 은밀한 안식의 공간을 개척했다._156쪽

시각 지향적 사회에서, 여성의 유행 혹은 ‘사회적 피부’는 그녀의 사회적 지옥와 페르소나를 결정짓는다. 화려한 외표가 없이는 그녀는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_359쪽

저자소개

도러시 고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57

1957~. 중국의 문화, 젠더, 일상, 신체의 역사에 천착해온 역사학자다. 스탠퍼드대학에서 학사와 석박사 학위를 받았고, 럿거스대학을 거쳐 2001년부터 컬럼비아대학 바너드칼리지 역사학과에 재직 중이다. 1990년대부터 젠더의 시각에서 중국사와 중국 문화를 재구성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중국과 해외에서 중국 여성학 분야의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최수경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숙명여대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고려대와 상하이 푸단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경상국립대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중국 고전소설과 문화를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 『중국, 여성, 그리고 역사』 『사치의 제국』(공역)이 있고 「제국의 도시, 꿈에서 깨어나다: 『揚州夢』의 기녀 서술과 새로운 揚州 공간의 구축」 「明淸代 로컬리티 속의 廣東 女性-‘女將’을 중심으로」 「낭만적 도덕과 화려한 애도: 〈影梅庵憶語〉의 여성 서술과 冒襄의 文化的 공간」 「女性經典의 재탄생 - 明末『閨範』과 ‘列女傳’의 파라텍스트에 대한 연구」를 비롯해 60여 편의 논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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