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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민주주의와 인간안보

세계화의 진전으로 국가 간 정치경제적 교류가 증가하면서 여러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 등으로 사회 내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국경을 넘어선 인구 이동에 대한 일종의 반작용으로 난민과 다문화주의에 대한 기존 내국인의 불만과 분노에 기댄 선동적 포퓰리즘의 징후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기도 하였다. … 최근 세계 도처의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위기의 징후들은 민주주의 제도의 점진적 침식과 민주적 규범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으며, 이는 향후 한국을 포함한 다수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풀어나가야 할 정치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 도서는 각 주제를 통해 인간안보가 처해 있는 상황을 분석하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서문 5

1. 새로운 안보 개념의 부상
제1장 인간안보의 등장 이상환·권재범 19

2. 환경과 전염병의 위기
제2장 기후안보의 협력과 갈등- 기후 레짐(climate regime)과 러시아 이준용 43
제3장 글로벌 보건 거버넌스의 쇠퇴와 약소국의 인간안보
-전염병과 백신의 독점? 문준호 79

3. 개인안보의 문제
제4장 사회민주주의 기본가치와 우리나라 장애인 정책 박정희 109
제5장 한국에서의 여성안보 정다빈 133

4. 난민의 민간안보
제6장 시리아 난민과 인간안보- 3RP 지원 현황을 중심으로 조영준 161
제7장 북한 주민의 인간안보와 난민으로서의 북한이탈주민 송샘 188

5. 인종과 종교 차별
제8장 인도의 힌두민족주의와 무슬림탄압 오하석 225
제9장 중국의 인권침해 행위에 대한 제2선 국가들의 대응 전략
-영국의 남중국해 헤징전략을 중심으로 박성윤 256

저자 소개 295

제1장 인간안보의 등장
이상환·권재범

인간안보 개념의 등장과 의미의 확장

크고 작은 수많은 전쟁을 경험하면서 국제사회의 수많은 지도자와 정책 결 정자들, 그리고 국제정치학이라는 학문 분과의 학자들은 전쟁을 막고 국제평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문제 제기를 통해 나름대로 해답을 얻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왔다. 무엇보다 20세기 초반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국가 간 전쟁의 비극을 목도한 정치인들과 학자들은 국제질서는 물론이고 개별 국가에 대한 전쟁의 파괴적인 영향력을 깨달았고, 더 이상의 비극을 막아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게 되었다. 또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샌프란시스코회의(United Nations Conference of International Organization, San Francisco Conference)를 포함한 일련의 평화조약들이 체결되었음에도 국제무대는 다시 한번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 강대국을 중심으로 한 냉전 체제를 경험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치인들과 국제정치학자들은 국제무대에서의 전쟁의 발발이나 재발을 방지하는 방안, 국가 간의 협력을 증진하는 방안, 국제질서를 안정시키고 평화로운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 등에 대한 중요한 연구를 진행하며 국제평화를 위한 정책적, 학문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

다만, 80년대 말까지 국가의 대외정책을 담당한 지도자들이나 국가 간의 전쟁과 평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왔던 수많은 국제정치학자에게 있어 주된 관심은 대부분 국가의 안위, 즉 전통적인 국가 안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여기서 전통적인 관점에서의 국가 안보란 일반적으로 국가를 구성하는 3대 요소, 즉 국민(citizen), 영토(territory), 그리고 주권(sovereignty)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으로 정의될 수 있는데, 보다 구체적으로는 어떠한 대내외적 위협 요소들을 제거함으로써 3대 요소의 안전 확보를 통해 국가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권리에 대한 보장 및 보호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김우상·조성권 2005, 79; 이상환 2008, 230). 따라서 이들 정치인과 학자들이 주로 관심을 두었던 안보의 주체는 바로 국가였다. 국가 간의 전쟁이나 군사력을 중심으로 한 ‘하드파워(hard power)’와 큰 관련이 없는 문제들, 이를테면 전염병/바이러스, 환경오염 문제, 수자원 문제, 초국경적 범죄 문제, 식량 문제 등은 이 당시 대부분 국가의 정치인들이나 주류 국제정치학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안보 연구의 범위에서도 벗어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