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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봄 : 조선 왕실 연애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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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원주희
  • 출판사 : 마카롱
  • 발행 : 2022년 06월 10일
  • 쪽수 : 392
  • ISBN : 9791159097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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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조선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조선의 위기에 움직이기 시작한다

제9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 『붉은 봄』. 한양 한복판 배오개에서 중전의 오빠가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임금 앞에 범인을 지목한 익명서가 날아든다. 용의자는 바로 왕의 여동생 보명공주. 결혼해 출가했지만, 남편을 여읜 뒤에는 화양궁에서 희락회 회원들과 놀이를 즐기며 유유자적하게 살고 있다. 감히 왕의 여동생에게 씌워진 살인 혐의에 누구도 적극적으로 수사하려 하지 않으면서, 왕의 배다른 동생 수안군에게 이 사건이 떨어진다. 뛰어난 외모에 추리력까지 갖춘 수안군은 아무리 어려운 사건도 일단 맡으면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없었다. 단 한 사건만 빼고.

한편 한양의 한쪽에서는 얼굴 한번 못 본 남편이 혼례 당일에 사고로 죽고 청상이 된 조선 최고 갑부의 딸 장소봉이 자신의 박물전 ‘단미’를 운영하며 운명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살고 있다. 벚꽃이 흩날리던 봄, 단미의 단골인 보명의 초청으로 화양궁 연회에 참석하게 된 소봉은 거기서 사건을 수사하러 온 수안군을 만나고 첫눈에 반한다. 하지만 사람을 믿지 못하는 수안군이 소봉의 마음을 단칼에 거절하며 둘은 최악의 관계가 된다. 그날 밤, 누군가가 보명의 침실에 개의 사체를 전시하면서 수안군과 소봉은 그동안 보명을 위협하는 사건이 계속되어왔음을 알게 된다. 세 사람이 각각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면서 일련의 사건이 배오개 살인 사건, 선왕의 일기인 《일성록》의 행방과 얽혀 있는 것이 밝혀진다. 살인 사건은 거대한 음모의 서막일 뿐, 차례로 벌어지는 사건과 궁중 암투에 조선의 운명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출판사 서평

제9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붉은 봄》은 조선 후기 왕실을 무대로 한 로맨스 미스터리 소설이다. 이 작품은 조선에서 남편 없이 살아가는 젊은 두 여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한 사람은 장사에 뛰어들어 일가의 도움 없이 제힘으로 씩씩하게 살고자 하고, 다른 한 사람은 돈과 권력을 이용해 권세 있는 양반들조차 쥐락펴락하며 그들 위에 군림한다. 남편을 잃었다는 이유만으로 수절하며 평생 있는 듯 없는 듯 살아야 하는 조선 시대 여인의 운명을 거부하는 그들의 모습은 시작부터 흥미를 유발한다. 여기에 왕족이지만 서자로 태어나 어디에도 적을 두지 못하고 아웃사이더로 살아가는 세 번째 등장인물까지, 이들은 모두 조선이라는 나라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렇듯 조선의 그늘 속에서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살인 사건으로 얽히게 되고, 서로 속내를 감추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때로는 한편이 되고 또 적이 되어서 서사를 채워간다. 사건이 진행되면서 밝혀지는 각자의 숨겨진 사연은 그들의 고뇌를 말해주고 행동을 대변해주며,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시킨다. 《붉은 봄》이 대상을 수상한 데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역할이 컸음을 심사위원 모두가 언급한 바 있다.
조선의 왕족이 얽힌 로맨스라는 소재는 가볍고 발랄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시대라는 굴레의 희생자가 된 주인공들이 주어진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에서 지금과는 다른 시대임에도 공감이 느껴진다. 자신의 처지를 때로는 외면하고 또 극복해보려고 하는 그들의 선택이 과연 그들을 어디로 데려가는지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묵직한 결말에 다다른다. 현대의 감각과 상당 부분 싱크로되는 톡톡 튀는 연애의 행방도 볼거리다.

■ 심사평
매력 있는 캐릭터가 가장 큰 장점이었다. 각각의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그것이 내면화된 캐릭터들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면서 이들이 서로 얽힐 때 생기는 긴장감이 흥미롭다. 캐릭터가 갈등하고 충돌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서로 이해하면서도 다가갈 수 없다거나, 상대로 인해 각성하거나 성숙해지는 캐릭터의 성장이 있다는 점이 좋았다. - 서미애 (소설가)

가볍지만 재밌고, 어딘가 본 듯하지만 그 기시감을 뛰어넘는 독창적 이야기를 지녔다. 조선 시대를 대표하는 유교적 가부장제 배경, 부조리한 현실을 상큼발랄하게 극복해 나가는 주인공과 그 주인공을 돕는 두 인물의 속도감 있는 이야기가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 주원규 (소설가)

발랄한 주인공이 등장해서 경쾌한 느낌을 주면서도, 조선 시대 여인들의 억눌린 삶과 그에 따른 한을 미스터리의 한 축으로 잡아 서사의 중심을 잡은 작품이었다. 요컨대 대중들이 환호할 만한 재미와 책장을 덮었을 때의 여운을 담당할 주제가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 배상민 (소설가)

시대가 만든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피를 흘려도 주저함 없이 나아가는 사극 속 여성 캐릭터의 도약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과부’라는 프레임 안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 두 여성은 닮았지만 다른 길을 선택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자기 욕망과 목적에 충실한 액션을 취하는 여성 빌런을 등장시켜 퓨전 사극 속 관습적인 여성 캐릭터 소비를 벗어나고픈 대중의 갈증을 읽었다고 생각합니다. 강렬한 빌런은 주인공의 로맨스마저 새롭게 다가오도록 만듭니다. - 스튜디오에스

추천사

서미애(소설가)
각각의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그것이 내면화된 캐릭터들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보여주면서 이들이 서로 얽힐 때 생기는 긴장감이 흥미롭다.

스튜디오에스
시대가 만든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피를 흘려도 주저함 없이 나아가는 사극 속 여성 캐릭터의 도약을 보여주는 작품.

목차

1. 첫 살인
2. 포식자
3. 내 이름은 소봉이
4. 흉사
5. 마주치다
6. 합방
7. 왕자의 비밀
8. 위장연애
9. 월야암행
10. 함정
11. 옥중연애
12. 괴물이 돌아왔다
13. 살인자들의 배
14. 민심
15. 첫째 날
16. 둘째 날
17. 셋째 날
18. 인간이 만든 세상

본문중에서

“궁을 나가면 하고 싶은 것이 많았답니다. 강릉 바다, 금강산, 요하 건너 산해관이 보고 싶었어요. 연경 유리창과 지평선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는 초원도 궁금했지요. 첫날 밤 이불 속에서 그리 말했는데 기억나세요?”
김영건의 걸음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노을이 그의 넓은 어깨에 차곡차곡 쌓여갔다.
“그날 서방님이 말씀하셨어요. 이젠 사가의 법도를 따라야 한다고, 시부모와 지아비를 섬기는 것이 여인의 마땅한 도리라고. 서방님은 집 밖으로 나가는 것도 질색했지요.”
그의 몸이 돌부리에 걸린 듯 휘청이다가 가까스로 중심을 잡았다.
“부인, 아까부터 몸이 좀…… 이상한데……. 왜 이러는지…….”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는 뒷모습을 보며 보명이 말했다.
“서방님의 몸은 마음만큼이나 차가웠어요. 안겨 있으면 습하고 추운 동굴에 누운 것 같았죠. 동침을 거부하니 시어미가 달려오고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하니 시아비가 방문을 부쉈지요.”
담담하던 목소리에 차츰 노여움이 실렸다.
“나는 허울만 공주였을 뿐 새끼를 싸질러야 하는 암퇘지 취급을 받았어요.”
위태롭게 버티던 몸이 마침내 무너졌다. 땅 위에 쓰러진 김영건이 눈을 까뒤집으며 가슴을 움켜쥐었다.
“부인……. 가슴이…… 가슴이…….”
보명은 바닥을 뒹구는 사내를 내려다보았다. 싸늘하고 오만했던 표정이 고통으로 일그러지면서 개처럼 침을 흘리고 몸을 떨었다. 그 모양새가 산 채로 튀겨지는 물고기 같다고, 보명은 생각했다. ■ 8-9쪽

“아직 혼인을 안 하셨다던데 정인이 있으신가요?”
수안군이 어이없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다.
“없소.”
“전 어때요?”
“과부면 대놓고 들이대도 괜찮은 거요?”
“그게 죄인가요?”
“조선 땅에선 죄요.”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게 왜 죄예요?”
“나라 법도가 그렇소.”
“그딴 거 안 무서워요. 밤마다 독수공방하는 게 무섭지.”
가버릴 줄 알았던 수안군이 가만히 서서 내려다보았다.
“맹랑하군.”
“솔직한 거죠.”
“발칙하군.”
“……제 남편은 혼인날 낙마 사고로 죽었어요. 전 남편 얼굴도 모르는 까막과부가 됐고요. 그때 나이 겨우 열일곱이었는데 세상은 죽은 사람처럼 엎드려 살라고 했어요. 혼인도 하지 말고 아이도 낳지 말고 연애도 하면 안 된대요. 사람답게 살고자 하는 사람이 나쁠까요?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게 죄라고 하는 세상이 나쁠까요?” ■ 87쪽

그때 옥사 문이 열리더니 종부시 도제조 영평군이 들어왔다. 그는 문턱을 넘자마자 명주 수건을 꺼내 코를 막더니 거북이처럼 느리게 다가왔다. 어두침침한 옥사 안이 눈에 익지 않는지 영평군은 한 손으로 사방을 더듬다가 간신히 자윤의 옥방 앞에 자리를 잡았다.
“전하께서 ……계시네.”
입으로 숨을 쉬며 말하는 것이 힘든 모양인지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자윤은 고기산적을 우물우물 씹으며 노인의 말을 기다렸다.
“전하께서는 자네 짓이 아닌 걸 알고 계시네.”
“당연히 그래야지요. 이 지옥으로 밀어 넣은 게 그분이신데. 전하께선 어찌 빼내 주신답니까?”
영평군이 펄쩍 뛰며 말했다.
“어허, 이번 일은 자네가 해결해야지. 조정에선 국청을 열어라, 심문할 것도 없이 효수해야 한다, 말이 많아. 전하께서 버티시는 것도 한계가 있네.”
“여기서 무얼 어떻게 합니까? 손발이 다 묶였는데.”
“강 도사가 있지 않은가.”
“보는 눈이 많아 쉽지 않습니다.”
투덜거리는 이자윤을 빤히 보던 노인이 미심쩍은 표정을 지었다. 그제야 어둠에 눈이 익숙해지면서 보지 못하던 것이 보였다. 집에서 받은 조반상보다 나아 보이는 밥과 반찬, 한쪽에 반듯하게 개어놓은 비단 이불, 경대와 다기, 서안 위에 얌전하게 올려놓은 화병. 영평군은 못 볼 것을 봤다는 표정으로 옥방을 둘러보았다.
“자네가 깔고 앉은 게 방석인가? 요즘은 죄인에게 솜 방석도 지급하나? 저건 뭔가? 꽃병? 감옥에 웬 꽃인가? 흠……. 그러고 보니 뭔가 이상한데. 옥에 갇힌 사람치고 묘하게 활기찬 것이……. 얼굴도 빤질빤질하니 깨끗하고.” ■ 217-2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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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원주희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77

지은 책으로는 <절정> <은비현> <폭풍설> <파괴하고 싶은 남자>가 있다. 제9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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