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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현상학 : 환상 없는 사랑을 위하여

원제 : Die Lie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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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사랑이 배움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사랑에 대한 온갖 환상과 신비주의에 어떻게 현혹되지 않을 수 있을까? 국내 처음 소개되는 독일 현대철학의 거목 헤르만 슈미츠, 그의 이른바 ‘새로운 현상학’은 서양철학이 지금껏 미지근하게 다루어 왔던 주제 ‘사랑’에 대한 가장 독창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사랑의 현상학』은 사랑을 넓고 깊게 이해하려면 어떤 추상적인 관념이 아닌 우리 ‘신체’, ‘감정’, ‘상황’ 그리고 ‘인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곁에 생생히 살아 있는 이러한 삶의 바탕들이야말로 사랑의 고귀한 가능성을 탐구하는 기본조건이다. 사랑 없는 삶은 공허하다. 따라서 이 책이 일러 주는 사랑론은 풍성한 삶을 위한 철학이라 할 수 있다.

출판사 서평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독일 현대철학의 거장, 혹은 이단아
헤르만 슈미츠의 ‘새로운 현상학’으로 파헤치는 ‘사랑’

사랑이 배움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사랑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우리가 그토록 원하고, 또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사랑이 왜 그렇게 자주 실패를 맞는 것일까? 우리는 사랑에 대해서, ‘사랑하기’에서 얼마나 현명해질 수 있을까? 국내 처음 소개되는 독일 현대철학의 이단아이자 거목, 헤르만 슈미츠는 『사랑의 현상학』에서 이러한 물음들에 대한 해답을 내어 놓는다.

사랑을 통찰하는 필수조건, 존재함의 요소들

사랑에 대한 철학적 논의는 생각보다 찾기 쉽지 않다. 슈미츠가 보기에 ‘지혜에 대한 사랑’인 철학은 ‘사랑’ 자체에 대한 규명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시도만을 해왔다. 이는 서양철학이 존재하지도 않는 영혼(내면)을 객관화/실체화시켜 놓고, 거기에다 주관적 신체를 사로잡는 분위기적인 지각 내용들을 강제로 집어넣은 전통 위에 서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의 철학은 주관적 사실 그 자체인 사랑을 성찰함에 있어 ‘관념의 하늘’에 머문 채 이렇다 할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철학이 의지했던 ‘이성’은 객관적 사실, 즉 논리 추론, 수학적 인식, 실증적 지식에만 그 권능을 발휘했을 뿐이었다.

『사랑의 현상학』에서 슈미츠는 이른바 그의 ‘새로운 현상학’을 통해, 사랑의 근원적인 문제들로 내려간다. 여기서 근원적인 문제들은 추상적인 사상이나 신념 같은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아주 가까이 있는 살아 있는 삶의 바탕, 즉 ‘신체’, ‘감정’, ‘상황’, ‘인상’이다. 슈미츠는 철학으로써 사랑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무엇보다 우리의 사유가 영혼이나 이성이 아닌 삶의 가장 낮은 지점인 신체로 내려와야 한다고 말하면서, 더 나아가 신체를 감싸는 힘인 ‘감정’, 각각의 인간을 둘러싼 ‘상황’ 그리고 타인에 대한 소통과 이해의 출발점이자 귀착점인 ‘인상’의 의미까지 명료하면서도 유연하게 체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삶의 느낌과 체험을 늘 동반하고 있는 이러한 존재함의 요소들이야말로 사랑을 통찰하는 필수조건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기 이전에 신체적인 존재이기에, 몸의 느낌으로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살아간다. 사랑에서도 우리는 언제나 독특한 정서적 뉘앙스를 띤 상황, 인상을 감지하며, 그것을 기초로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 따라서 『사랑의 현상학』은 사랑에 대해 우리가 갖는 온갖 환상과 신비주의, 통념의 원흉이 되는 ‘이성’, ‘실체’ 그리고 특히 ‘영혼’(내면) 중심의 서구 전통을 단호히 거부하며, 두 사람 간의 사랑이 ‘신체’를 압박하는, 두 사람을 하나로 아우르는 상황이란 점을 그의 신체현상학적 방법론과 더불어 여러 실제 사례 및 문학작품을 통해 섬세하게 관찰하고 분석한다.

현명한 삶에 대한 철학으로 가는 힘
삶의 기본조건으로서의 사랑

사랑이라는 ‘상황’은 동물, 식물, 사물 등과 마찬가지로 ‘존재하는 것’에 속하는 하나의 독자적인 유형이다. 상황은 “적어도 하나의 사태가 속해 있는 절대적인 혹은 상대적인 혼돈적 다양체 상태의 전체”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 개념을 바탕으로 ‘인상’을 “명료하지는 않지만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함축적 의미를 잉태하고 있는 상황”으로 정의한다. 이렇듯 ‘인상’은 의미론적으로 ‘상황’ 개념을 전제하고 있다. 사랑을 성찰하기에 앞서 상황과 인상의 존재론적 성격을 이렇게 정의한다면, 우리는 사랑하는 두 사람의 대화와 신체적 교감은 철학 전통이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대면하고, 탐색하고, 공감하는 드라마임을, 그리고 우리는 이 혼돈적 다양체로서 사랑의 양상을 언제나 헤아려야 하는 과제 앞에 서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학적 통찰을 바탕으로 한 슈미츠의 논의는 사랑의 인간학적 의미와 역동적인 구조를 해명하는 데 결정적인 돌파구를 마련하게 된다.

그 돌파구의 끝에서 슈미츠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상황이 합쳐진 사랑이라는 공통의 상황에서, 자신의 불완전함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대변할 수 있는 소명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사랑에 대한 환상에 빠지지 않고 깨어 있는 마음으로 사랑할 수 있는 소명을 지니고 있다면, 사랑의 성숙이라는 긍정적 전망과 사랑하는 이와의 ‘깊은 신뢰’라는 가능성에 도달하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더불어 그 어떤 회의적 해체에도 흔들리지 않는 이러한 신뢰가 삶을 현재에 충만하게 뿌리내리도록 하는 고귀한 힘임을 일러 준다. 이는 곧 우리가 사랑을 경험할 때 흔히 겪는 괴로움은 물론, 사랑을 향한 냉소주의에 대비할 수 있는 안목의 백신과 다름없다.

이렇듯 삶의 기본조건으로 사랑을 규명하는 슈미츠의 『사랑의 현상학』은 사랑의 온기와 풍성함을 최대한 구제하려는 겸허한 성찰의 결과물이다. 주로 두 사람 간의 사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그의 사랑론이 다른 많은 종류의 사랑, 나아가 인간다운 삶의 조건에 대해서도 훨씬 더 깊은 이해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사랑의 현상학』은 사랑을 통해 이룩하는 현명한 삶에 대한 철학이라 할 수 있다.

목차

서언 5

1장 주제의 한정 17

2장 주제의 동기 25

3장 역사적 입문 37
1. 그리스인들의 두 사람 사이 성적인 사랑│2. 로마인들의 성취

4장 감정과 느낌으로서의 사랑 65
1. 감정의 공간성│2. 감정을 느끼는 일│3. 확장 공간과 방향 공간│4. 감정의 공간성이 지닌 층들│5. 집중화된 감정의 응축 영역과 정박 지점│6. 사랑에서 응축 영역과 정박 지점│7. 사랑과 우정│8. 사랑과 증오

5장 상황으로서의 사랑 131
1. 상황으로서 사랑이 지닌 권위│2. 인상들│3. 개인적 상황│4. 공동의 상황│5. 감정과 상황 사이의 사랑│6. 이해와 신뢰│7. 주도 인상│8. 사랑의 성숙

6장 사랑과 주관성 205
1. 주관성의 응축성│2. 사랑하기의 외로움│3. 사랑의 본래적 공동성과 비본래적 공동성│4. 안나 카레니나

7장 사랑과 신체 233
1. 사랑과 희열│2. 사랑에서 내체화

8장 사랑의 역사에 대하여 301
1. 실마리들│2. 고대│3. 중세 시대│4. 근대 이후│5. 20세기 독일 철학자들의 사랑

핵심 용어 해설 441
옮긴이 해제 450
옮긴이 후기 479
슈미츠 철학에 대한 연구 문헌 486
색인 489

본문중에서

여기서 문제는 단지 사랑받고자 하는 욕구만이 아니다. 결코 쉽게 충족되기 어려운 스스로 사랑하고자 하는 욕구 또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에 따라 이 책이 제기하는 문제는 이렇다. 사람들이 사랑을 찾을 때 그들은 무엇을 욕구하는 것일까? (19쪽)

사람들은 감정을 사적인 영혼의 상태로 간주하는 방식에 익숙하다. 때때로 사적인 내적 세계를 나타내기 위해 ‘영혼’ 대신에 다른 용어를 (예컨대 ‘의식’, ‘마음’, ‘모나드’ 등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상] 아무런 차이가 없다. 이러한 통념을 따를 때, 두 사람의 상호 간 사랑이란, 두 개의 사랑이 분리된 내적 세계 안에 있으면서 서로 적응하면서 경쟁하고 있는 상태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 상호 간의 사랑이 두 사람의 ‘공통적인 무엇’이어야 함에도 말이다. (23쪽)

덕성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사랑은 요리 솜씨에 좌우되는 사랑과 마찬가지로 여기서 의미하는 바의 진정한 사랑이 아니다. 어떤 여인이 덕성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그녀에 대한 사랑을 지지하고 정박시켜야만 하는 남자가 있다면, 이 남자는 요리를 잘하니까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 못지않게 뒤틀린 사랑의 희생자가 되는 것이다. (116~117쪽)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사랑을 ‘상황’으로서, 그리고 ‘감정’으로서 서로 공유하고 있다. 물론, 앞서 서술했듯이 이 소중한 보물을 지키고 확인하는 일은 쉽지 않으며, 매번 새롭게 마주 서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여건이 좋을 때는, 사랑과 더불어 성장한 신뢰와 그 평온함으로 인해 이 과제의 어려움이 줄어들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사랑의 공동체의 곁에서 늘 함께 갈 수밖에 없는 어려움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사랑하는 자 각각이 사랑함 속에서 ‘심연적으로’abgr?ndig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214~215쪽)

사르트르는 인간의 본질 속에 근거를 둔 하나의 기획, 즉 인간 스스로 신이 되는 기획을 구성하려 한다. 이것은 인간이 자유로운 대자적 존재로서 자기 자신을 형성하는 일과 인간이 지닌 즉자적 존재로서의 안정성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의미다. 사르트르는 이러한 부조리하며 도달 불가능한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하나의 길로 사랑을 제시한다. 그가 이해하는 사랑은 사랑하는 자가 타자인 사랑받는 자의 자유를 자신에게 복종시키고 전유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395~396쪽)

사랑의 빛나는 순간들은 신성하다. 자기 품에 안긴 아이를 바라보는 젊은 엄마의 넘쳐흐르는 행복감, 사랑하는 두 젊은이가 서로 눈을 바라볼 때의 평온한 환희, 성숙한 사랑 안에 함께 속하고 성장하는 일이 주는 깊고 평화로운 행복감(5장 8절), 그 밖에 다른 충족된 사랑의 최고의 가능성들. 이러한 빛나는 순간들은 꿰뚫어 볼 수 없는 빛나는 충만함을 간직하고 있으며, 이 충만함은 그 어떤 회의적 해체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이런 의미에서 사랑은 시간과 죽음보다 강하다. (435~436쪽)

저자소개

헤르만 슈미츠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현대철학과 현상학을 대표하는 독창적 사상가로 평가된다. 1955년 후기 괴테 사상에 관한 박사논문을, 1958년 헤겔을 ‘개별성의 사상가’로서 재평가한 교수자격 논문을 썼으며, 1971년부터 1993년까지 독일 킬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절대적인 기억력’을 가졌던 슈미츠는 방대한 주저 『철학의 체계』(10권)를 비롯하여, 총 58권의 저서와 165편의 학술논문 그리고 35편의 서평을 남겼다. 그의 신체현상학 연구를 계승, 확장하려는 ‘새로운 현상학 연구회’(Gesellschaft f?r Neue Ph?nomenologie)가 1993년부터 매년 심포지움을 개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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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선규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홍익대학교 예술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1988~1998년 독일 쾰른대학교와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서양철학과 영화학을 전공하여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홍익대학교 예술학과에 재직하고 있으며, 동 대학원 미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 『이성과 완전성』(독일어, 2005), 『발터 벤야민: 모더니티와 도시』(공저, 2010), 『문화산업 이미지 예술』(공저, 2012),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2017), 『서양 미학사의 거장들』(2018) 등이 있으며, 역서로 『프리드리히 실러의 미적 교육론』(공역, 2015), 『불안과 함께 살아가기』(2016)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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