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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의 화가들, 근대를 거닐다: 서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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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황정수
  • 출판사 : 푸른역사
  • 발행 : 2022년 02월 28일
  • 쪽수 : 328
  • ISBN : 9791156122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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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25꼭지로 그리는
서촌 미술가들의 삶과 작품

서촌 미술가들을 찾아 떠난 여정. 《경성의 화가들, 근대를 거닐다》 〈서촌편〉은 일제강점기 경성의 서촌으로 몰려든 미술가들을 찾아 떠난 여정이다. 오랜 시간 북촌 지역에 거주하면서 많은 미술가들의 이야기를 접했던 저자 황정수는 골목골목에서 그들의 흔적을 확인한다.

저자는 서촌을 거닐며 백악산 아래 경복궁 주변, 수성동 밑 옥인동 주변, 필운동과 사직동 부근 등 서촌과 서촌 주변에서 작품 활동을 했던 여러 한국 근대미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찾아 25꼭지에 담아낸다. 이를 통해 일반 독자는 여러 유명 미술가들의 흥미로운 삶 이야기를, 미술가를 꿈꾸는 이들은 한국 근대미술사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고달팠지만 아름다웠던 서촌 미술가들의 삶을 찾아
저자는 경복궁의 서쪽에 들어서 있다 하여 이름 붙은 서촌에서 많은 미술인들의 흔적을 찾는다. 백악산 아래 경복궁 주변에서는 세상과 불화한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였던 진명여학교 졸업생 나혜석, 표지화에도 능했던 팔방미인 정현웅의 그림자를 살핀다.
수성동 밑 옥인동 주변에서는 당대 최고의 화가였던 근대 동양화의 상징 이상범, 동양화와 서양화에서 이름을 날렸던 형제 화가 이여성과 이쾌대, 박제가 된 두 천재 구본웅과 이상, 불행한 삶을 살았지만 누상동에서 짧은 행복을 누렸던 화가 이중섭, 불꽃처럼 살았던 채색화의 전설 천경자의 종적을 확인한다.
필운동과 사직동 부근에서는 한국 근대 서양화단을 개척하고 사진과 수묵화에도 재주를 보였던 팔방미인 이제창,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에 유학을 갔던 이종우, 동양화와 서양화에 모두 능했던 귀재 김중현의 발자취를 뒤따른다.

서촌에서 만난 미술가들
서촌에는 나혜석, 정현웅, 이상범, 이여성과 이쾌대, 구본웅과 이상, 이중섭, 천경자, 이제창, 이종우, 김중현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미술가들의 자취가 남아 있다.
저자는 서촌을 대표하는 동양화단의 거목 이한복, 만화가로도 이름을 떨친 동양화가 노수현, 충청화단을 대표했던 설경의 대가 박승무, 근대 동양화의 상징이었지만 친일 행위로 역사의 준엄함을 느끼게 하기도 하는 이상범 등의 생애와 작품도 아울러 살핀다.
저자는 이들 북촌 지역 미술가의 생애와 작품에 더해 근대미술의 자존심이었던 서화협회, 현대 화가들에게도 여전히 매력적인 인왕산, 한글 서예의 산실이던 배화여자고등학교 등도 펼쳐 보인다. 저자가 만난 여러 미술가들의 생애와 작품은 한국 근대미술에 대한 우리의 눈을 열어준다.

목차

책을 상재하며

1_백악산 아래 경복궁 주변
인왕산을 바라보며 경복궁을 지나다
진명여학교를 세운 엄귀비와 졸업생 나혜석
서촌을 대표하는 동양화단의 거목 이한복
김정희의 〈세한도〉를 되찾아온 손재형
근대 서양화가들의 산실 경복고등학교
표지화에도 능했던 ‘팔방미인’ 정현웅
만화가로도 이름을 떨친 동양화가 노수현
충청 화단을 대표했던 설경의 대가 박승무

2_수성동 밑 옥인동 주변
근대미술의 자존심 ‘서화협회’와 이완용
한양의 아방궁 ‘벽수산장’과 ‘박노수 가옥’
근대 동양화의 상징 이상범
옥동패 서양화가들의 중심 이승만
동양화가 이여성과 서양화가 이쾌대, 두 형제 이야기
박제가 된 두 천재, 구본웅과 이상의 운명적 만남
화가 이중섭의 짧았던 행복, ‘누상동 시절’
불꽃처럼 살았던 ‘채색화의 전설’ 천경자
월북한 화가 정종여와 석굴암의 인연
소년 천재화가로 각광받은 이봉상

3_필운동과 사직동 부근
근대 조각의 선구자 김복진
이제창이라는 화가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유학을 한 이종우
동ㆍ서양화에 모두 능했던 귀재 김중현
한글 서예의 산실 배화여자고등학교
일제강점기 서촌과 일본인 화가들
현대 화가들에게도 여전히 매력적인 인왕산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서촌을 떠나지 않은 중인의 후예들 덕분에 서촌은 점차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 수준이 높은 지역이 되었다. 궁궐에서 가깝고 창의문彰義門이 가까워 도성 밖으로 나가기 좋았던 입지도 실용적인 신흥 세력들이 모여드는 계기로 작용했다. 일제강점기에 들어왔던 많은 일본인들이 서촌에 자리 잡은 것도 이러한 입지 때문이었다. 자연 환경도 한몫 거들었다. 병풍처럼 뒤를 둘러싼 인왕산, 아름다운 수성동 계곡, 마을 앞을 흐르는 개천 등 산수가 조화로운 천혜의 환경을 가진 곳이 바로 서촌이다(15쪽).

1906년에 설립된 진명여학교는 1912년에 진명여자보통학교와 진명여자고등보통학교로 분리되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 이즈음 진명여학교를 다닌 가장 유명한 인물은 단연 정월晶月 나혜석羅蕙錫(1896~1948)이다(25쪽).

나혜석은 비슷한 시기에 도쿄의 여자미술전문학교를 졸업하고 돌아온 후 한평생 거의 서양화를 손에서 놓지 않고 살았다. 학교 교사를 하면서도 그림을 그렸고, 남편을 따라 유럽과 미국을 돌아다닐 때에도 그림을 그렸고, 세상을 등지고 산중에 있을 때에도 그림을 그렸다. 그는 천생 화가였다(34쪽).

이한복은 추사 김정희를 선양하는 등 한국 전통미술을 수용하고 발전시키려 노력한 인물이었다. 그는 당시 서양화에 밀려 소외되던 동양화에 대해서도 “조선 사람으로 동양화에 사랑이 적은 것은 매우 섭섭한 일이다. 일부에서 동양화는 일본화라고 하며 꺼리는 이도 있으나, 어떠한 양식으로든지 자기네의 ‘국민의 혼[國民魂]’만 표현하면 그만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성공을 할 생각을 하여야지 일본의 제국미술전람회를 넘겨다보게 되면 도리어 조선미술전람회의 전도는 낙관할 수 없다”며 조선미술전람회의 발전을 기원한 의식 있는 작가였다(47쪽).

한국 근대 서예를 대표하는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소전素? 손재형孫在馨(1903~1981)이다. 그는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전통 서예의 맥을 이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변화에 잘 적응하여 한국 서예가 나아갈 길을 제시한 인물이었다. 그가 개척한 새로운 양식의 서체는 현대 한국 서예의 중심축을 이루었다(48쪽).

미술로 가장 주목받은 학교는 경성제2고등보통학교(현 경복고등학교)였다. 1921년에 개교한 경성제2고보는 경성제1고보(현 경기고등학교) 다음가는 명문 학교였다. 이 학교는 훗날 한국 근대미술계를 대표하는 화가를 여럿 배출한다(60쪽).

화가로서의 입지가 구축되자 그[정현웅]는 신문사와 잡지사 등에 취직하여 표지 장정과 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온화하고 섬세했던 그의 성품과 잘 어울리는 일이었다. 일제강점기에서 해방공간에 이르는 기간에 출판된 책 가운데 표지 장정을 가장 많이 그린 이가 정현웅이다(77쪽).

한국 최초의 만화가라 할 수 있는 이는 이도영이다. 이도영은 안중식 문하에서 공부한 뛰어난 동양화가이기도 하지만, 1909년 창간된 《대한민보》에 한국인 최초로 만화를 수록했던 한국 만화의 개척자이기도 하다. 그의 만화는 한 면으로 된 만평漫評이었는데, 국운이 기울어가던 당시 일제가 들어오는 과정에서 생긴 사회의 부조리나 이에 부화뇌동하는 친일파의 사회적 활동을 우스꽝스럽게 비판하는 내용이었다(90쪽).

노수현은 바위산을 중심으로 나무와 수풀을 점묘로 그리는 산수화가 주특기였지만 동양화의 유려한 필법을 바탕으로 삽화나 만화도 잘 그렸다. 삽화와 만화가 당시 노수현이 추구하는 미술의 본령은 아니었으나, 근대 삽화와 만화 발전의 선구적 역할을 했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노수현은 일제 말기 활동으로 친일 미술인이었다는 시비가 있지만 한국 근대미술사의 일부를 구성하는 중요한 작가다(98쪽).

박승무는 타고난 재능의 화가가 아니라 진득하게 노력하는 화가였다. 그의 화조화나 사군자는 장승업이나 안중식 등 재능을 타고난 화가들의 그림과는 달리 예리하고 세련된 맛이 적고, 담담하게 자신의 마음을 펼쳐 보이는 그림이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그림은 처음 보면 그다지 매력이 느껴지지는 않으나 오래 두고 보면 점차 정이 들어 친숙해지는 특징이 있다. 특히 산수화에서 그런 느낌이 강하다(108쪽).

“한국최초의 근대미술 단체”로 불리는 서화협회는 1918년 한국의 동양화가들과 서양화가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다. 서화협회는 결성한 지 3년 후인 1921년 서화협회전을 개최하여 전통화와 서양화를 함께 전시한다. 서화협회전은 한국미술의 근대화를 촉진시키며 한국 근대미술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이러한 역할이 조선미술전람회의 출범을 자극한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서화협회는 1936년 일제의 금지령으로 해산되고 만다(114~16쪽).

1960년대 이후부터 박노수는 대담한 구도와 독특한 준법을 구사하며 감각적ㆍ추상적인 회화를 시도했다. 특히 소년, 말, 사슴, 그리고 강, 수목 등을 소재로 한 박노수 특유의 그림은 실험적이며 독자적인 화풍으로 한때 시대를 대표하는 그림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의 그림은 다양한 실험을 하면서도 동양적인 선묘線描를 잃지 않았고, 신선한 색채감각과 격조 높은 정신세계를 보여주었다. 그는 동시대에 활동했던 어떤 이들보다 구성력이나 필력, 감각, 그리고 정신적인 면에서 특출한 성과를 보인 뛰어난 화가였다(133쪽).

청전靑田 이상범李象範(1897~1972)은 …… 모르는 이가 드물 정도로 유명한 화가다. 한국 전통미술에 관심이 적더라도 한국의 수화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대개 이상범의 그림이다. 특히 한국의 시골 마을을 서정적 정취로 그린 산수화는 한국미술을 지탱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만큼 이상범이라는 이름은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고유명사이다(134~35쪽).

이승만은 한국미술사에서 특이한 지점에 있는 작가다. 그는 일본에 유학하여 서양화를 공부했으나 한국에 돌아와서는 서양화보다 신문 소설의 삽화로 이름을 알린 ‘삽화의 명수’였다. 그가 삽화에 전념하게 된 것은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1758~?)의 풍속화에 심취하게 되면서부터다. 신윤복의 풍속화를 현대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신문의 삽화를 그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신문의 역사소설 삽화를 계속해서 그리며 명성을 쌓아갔다(154쪽).

서촌에서 살며 뜻을 펼치던 이들 중 이여성과 이쾌대李快大(1913~1965) 형제가 있었다. …… 형 이여성은 다방면에 많은 재능을 가진 이였다. 사회운동가이자 언론인이며, 화가이자, 학자요, 평론가이기도 했다(160쪽).

이쾌대는 1945년 광복 후에 조선조형예술동맹 및 좌익 계열의 조선미술동맹 간부가 되어 사상적 경향성을 보이기 시작한다. …… 그는 이때부터 자신의 인생 역정과 조국의 현실을 반영한 작품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군상〉 연작도 이때 제작되었다. 〈군상〉은 훗날 한국 근대미술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이 된다(168~69쪽).

서촌에 살던 예술인 중 서양화가 구본웅과 시인 이상의 만남은 하늘이 내린 인연이었다. 두 사람은 외형적으로는 서로 가까워질 수 없을 것 같은 이질적인 조건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동안 ‘지음知音’이라 불렸던 수많은 인물들보다 더욱 막역한 관계를 유지한다(172쪽).

서촌 누상동에서 지낸 1954년 한 해는 이중섭에게는 참으로 행복한 시절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안정을 찾고 제대로 된 작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 그는 전시를 열어 성공하면 일본에 가서 가족을 데리고 올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그림을 그렸다. 가장 희망에 찬 시기였다. …… 창작열이 고조된 덕에 이곳에서 좋은 작품을 많이 남긴다(184~86쪽).

천경자에게 누하동 살던 시절은 정신적으로 가장 여유롭고 낭만적 감성이 흐르던 시절이었다. 이때 그린 그림들은 서정적인 감성이 가득하고 여성적 부드러움이 넘쳐흐른다. 서울에 올라와 자리를 잡지 못하다 처음으로 자신의 집을 갖는 등 마음의 안정을 찾아 자유로운 화풍을 보이게 된 듯하다. 삶의 여유가 인간의 아름다운 순간을 그리게 하고 삶의 긍정적인 모습을 표현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뱀을 형상화한 〈사군도蛇群圖〉(1969) 같은 그림은 예전에 그린 〈생태〉와 비교해 봐도 작품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짐작하게 한다(205쪽).

그[정종여]는 한국에서도 또한 일본에서도, 그리고 남북 분단 후 북한에서도 승승장구한 화가다. 또한 일제강점기의 저항과 순응, 해방공간의 좌익과 우익, 남한과 북한의 이념 대립과 같은 굴곡의 역사 속에서 정체성을 찾지 못한 복잡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런 복잡한 인생 때문에 월북 작가에 대한 연구의 성패는 정종여 연구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늦기 전에 정종여 미술세계의 전모를 파악하는 작업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221쪽).

이봉상은 비교적 과작이라 남아 있는 작품이 적은 편이다. 아쉬운 일이지만 작품세계를 평가하기에는 그런대로 모자라지 않은 양이다. 그림의 구성이나 기교 어느 하나 다른 이에 뒤지지 않는다. 기품 있는 색감과 다감하게 다가오는 화면의 질감은 높은 격조를 보인다. 그런 면에서 이봉상은 김환기, 이중섭, 유영국 못지않은 뛰어난 작가라 할 만하다(230쪽).

한국 최초의 근대적 의미의 조각가인 정관井觀 김복진金復鎭(1901~1940)은 서촌 지역에서 거주하거나 활동했던 중요한 작가 중 한 명이다. 그는 행인 이승만이 중심이 되어 어울렸던 ‘옥동패’의 큰 축을 담당했다(234쪽).

이제창은 최초로 서양화가가 된 고희동과 그의 영향을 받은 후예들이 화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다리 역할을 했던 중요한 인물이다. …… 활동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친구들이 적었던 것도 아닌데, 한국 미술사에 그에 대한 기록이 너무 적은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248쪽)

저자소개

황정수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조선시대 미술이 근대 미술로 이행해 온 과정에 관한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근대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서구 미술의 영향과 일제강점기 한일 간 미술 교류에도 관심이 많다. 근래에는 근대기 미술가들의 활동에 대한 글을 신문과 잡지 등에 연재하고 있다. 미술품 감정에도 힘을 기울여 미술관 전시 작품의 감정을 하고 있고, 감정에 관한 강연과 교육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경매된 서화》(공저, 2005), 《일본 화가들 조선을 그리다》(2018), 《진환 평전》(공저, 2020)이 있고, 〈소치 허련의 완당 초상에 관한 소견〉(《소치연구》 창간호,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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