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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남을 소중히 여기는 사제의 세상 사는 이야기!

생활 속에서 따뜻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춘천교구 명강론 사제의 수필집.
인생에서 위대한 일들을 찾아 스스로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온 신부가 이제는 세상의 향해 삶의 노래를 부른다!
외롭고 힘들고 지칠 때 찾아오는 희망의 메시지.
회갑을 앞둔 배광하 신부가 사제로서 살아오며 그동안 들었던 소리들을 모은 우리 인생 이야기.
‘그 소리 들었네’는 저자 배광하 신부가 어려웠던 신학생 시절 작사한 노래의 제목이다. 이 노래는 배광하 신부가 35년전 신학교 재학시절, 깊은 묵상 중에 들은 ‘그 소리’를 가사로 하고있다. 곡은 당시 같은 신학생이었던 인천교구 김종성 신부가 만들었다.

생활 속에서 따뜻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춘천교구 명강론 사제의 수필집.
인생에서 위대한 일들을 찾아 스스로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온 신부가 이제는 세상의 향해 삶의 노래를 부른다!
외롭고 힘들고 지칠 때 찾아오는 희망의 메시지.
회갑을 앞둔 배광하 신부가 사제로서 살아오며 그동안 들었던 소리들을 모은 우리 인생 이야기.

우리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때론 아무리 유익한 지식을 많이 알고 있더라도, 그것을 잘 연결하여 사회와 많은 사람의 발전과 유익을 위하여 전달할 수 없다면 그 지식은 자기만의 것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배광하 신부는 자신이 읽은 책과 묵상과 경험의 일들을 글로 잘 엮어 전달해 주는 특별한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제로서 자신의 인생에서 위대한 일들을 찾아 스스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를 줄 알고, 삶의 노래를 선율에 실어 타인이 듣도록 노력하는 신부입니다.
- 천주교 춘천교구장 김운회 루카 주교의 '추천사' 중에서 -


** 추천사 **

“인간의 위대한 여정은 자기 자신 안에 있는 위대함을 발견하고 자기만의 노래를 부른 이들에 관한 이야기다. 당신은 당신의 이야기를 찾았는가? 그 이야기를 아름다운 선율에 실어 노래할 수 있는가?” - 배철현 『인간의 위대한 여정』에서

우리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때론 아무리 유익한 지식을 많이 알고 있더라도, 그것을 잘 연결하여 사회와 많은 사람의 발전과 유익을 위하여 전달할 수 없다면 그 지식은 자기만의 것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배광하 신부는 자신이 읽은 책과 묵상과 경험의 일들을 글로 잘 엮어 전달해 주는 특별한 은총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사제로서 자신의 인생에서 위대한 일들을 찾아 스스로 아름다운 노래를 부를 줄 알고, 삶의 노래를 선율에 실어 타인이 듣도록 노력하는 신부입니다.
저는 춘천교구의 주교로 살아오면서 배광하 신부의 글을 많이 읽고 접했는데, 참으로 유익하고 글의 맛깔스러움에 정이 갑니다. 예전에도 배 신부의 책을 출판할 때 추천의 글을 썼던 행복이 있었는데, 다시 책을 출간하니 많이 기쁩니다. 더구나 책의 제목인 『그 소리 들었네』는 배 신부가 많이 어려웠던 신학생 시절 작사한 노래의 제목이어서 더욱 따뜻한 감동과 감사가 전해 옵니다.
배광하 신부가 이제껏 살아왔던 사제의 삶이 끝나는 날, 사랑하시는 주님께서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마태 25,21)라고 말씀해 주시는 행복한 사제가 되시기를 기도하며 『그 소리 들었네』 출간을 축하합니다.

2020년 10월 8일
천주교 춘천교구장 김운회 루카 주교

추천사
‘그 소리 들었네’ 악보

제1부 봄이 오는 소리
015 엄마
021 장한 어머니들
027 내가 나온 대학교
035 “미사 준비는 신부님이 하시는 거예요!”
041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047 막내 이모
053 있을 때 잘해
061 홍길동
067 위대한 협력자들
075 성당은 왜 나가세요?
081 분심, 잡념 중의 기도
087 평화! 평화! 평화!
093 거룩하신 어머니 마리아

제2부 여름이 깊어 가는 소리
101 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
107 우리의 형제 이슬람
113 아! 라테라노, 명동 대성당
119 이집트 왕자
125 상대주의와 세속주의
131 우리 공동의 집인 지구
137 꿈
143 마리안느와 마가렛
151 우주의 신비와 신앙
157 이민에 대한 생각
165 애메 뤼시엥 뒤발 신부
171 눈물로 씨 뿌리던 이들(시편 126,5)

제3부 가을이 익어 가는 소리
179 지금 시를 읽어야 합니다
187 밥이 하늘입니다
195 손님맞이
201 조금 느리게 살기
209 성녀 마더 테레사와 안디
217 성경을 읽거나 묵상할 때 명심해야 할 세 가지
223 코로나19를 성찰함
229 돌보고 보존하여라
237 완덕의 길
243 고해성사 단상

제4부 겨울을 준비하는 소리
251 장익 요한 주교님
259 요리하는 사제
267 가톨릭교회의 종말론
275 크리스마스 단상
281 자유의 계명
287 사랑하면 알게 되리라
293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
299 미사, 그 영원한 천상의 잔치
305 직천당으로 가는 길
311 천국으로 가신 동창 신부 아버님께
319 라면을 끓이며
327 아름다운 죽음
335 삶의 아름다운 동행
341 내 몸의 소중함

감사의 글

엄마

엄마는 일본강점기인 1930년 강원도 강릉 옥계에서 4남 3녀 중 맏이로 태어나셨습니다. 천주교 구교우 집안에서 태어나신 엄마는 당시 교회법대로 같은 구교우 신자인 아버님과 혼인하였습니다. 두 집안 모두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옹기를 만드는 일로 먹고 살았기에 대가족이 함께 살았습니다.
아버님은 9남매 중 첫째였는데. 그야말로 엄마는 신앙 때문에 시집을 온 것입니다. 엄마가 시집을 왔어도, 아버님 밑의 남동생이 장가를 갔어도, 큰고모가 시집을 갔어도, 할머니는 계속 애를 낳으셨습니다. 엄마가 큰형과 둘째형을 낳고도 할머니가 당신 자녀들을 더 낳으셨습니다. 그러니 혹독한 시집살이를 견디셔야 했던 엄마의 고생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 어려움을 견딘 것은 오로지 신앙의 힘이었습니다.
해방과 6.25전쟁이 끝나고 엄마도 여섯 형제를 낳으셨는데 먹고 살기는 점점 더 어려워졌습니다. 더구나 값싼 플라스틱 그릇의 등장으로 옹기가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생계는 점점 더 어려워져 급기야 아버님은 전쟁 수복지구인 강원도 최전방 양구 버스터미널 앞의 아편쟁이가 살다가 죽은 판잣집을 인수하여 군인들을 상대로 풀빵 장사를 시작하였습니다.
돈이 없어 밀가루도 구하지 못할 때 엄마는 춘천까지 가셔서 외국 선교사 신부님께 구걸하였고, 밀가루를 이고 돌아와 장사를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는 사이 우리 형제들은 자라났고 돈은 계속 밑 빠진 독처럼 쏟아져 들어갔습니다. 엄마는 늘 돈에 쪼들려 살았습니다. 풀빵 가게가 나중에 짜장면 가게로, 분식집으로, 그리고 식당으로 성장하며 생활이 조금 나아졌지만 늘 자녀들을 키우시고 식당을 운영하시느라 쉬는 날이 없었고 여러 걱정을 안고 사셨습니다.
더구나 다섯째인 동생 바오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급성 맹장염으로 조퇴하고 집에 돌아와 몹시 고통스러하다가 시골 병원의 오진으로 끝내 죽었을 때, 슬퍼하며 오열하시던 엄마의 울음소리는 아직도 제 귓전에 생생한 눈물로 기억됩니다. 엄마는 죽은 동생 바오로를 가슴에 묻으셨습니다. 처음엔 하느님을 조금 원망도 하셨지만, 나중에는 바오로가 죄 없을 때 하느님께서 데려가신 것이니, 형제들이 너무 많아 가르치기 힘겨울 때 동생을 데려가시어 여동생과 아래 남동생을 키우기 수월하게 해 주셨노라고 감사해 하셨습니다. 그토록 뼈 빠지게 고생하며 우리를 기르시는 엄마의 헌신적인 사랑을 저는 답답하리만치 모르고 망나니처럼 살았습니다.
엄마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셋째인 저만 도회지로 유학을 보냈고, 많은 기대를 가지셨습니다. 그런데 엄마의 그 고귀한 염원을 저버린 제가 계속 말썽을 피우다 중학교 3학년 때 다시 시골 중학교로 쫓겨 돌아왔을 때, 기어코 엄마는 쓰러져 누우셨습니다. 억장이 무너지는 실망을 체험하셨을 것입니다. 더구나 다시 고등학교를 도회지로 나간 저는 엄마를 더 힘들게 하였습니다. 계속 엄마를 속여 용돈을 뜯어냈고, 학교에도 거의 나가지 않아 엄마의 애간장을 태웠습니다. 대학도 떨어져 공사판을 전전하던 저는 또 큰일을 저질러 경찰서 유치장에 갇히는 신세가 되어 엄마의 가슴에 깊은 상처의 대못을 박았습니다.
엄마는 세상살이가 허무로 느껴질 때도 다시 일어나 억척스럽게 사셨습니다. 많이 힘들었던 식당 일을 접고 시골로 들어가 과수원을 할 때에도 엄마는 새벽부터 저녁까지 허리가 휘도록 아버지와 함께 초인적인 힘으로 척박한 땅을 일구었습니다. 그리고 말썽 많던 제가 정신을 차리고 사제의 길을 걷고자 오랜 재수 끝에 신학교에 합격했을 때,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맞이하셨을 것입니다. 여러 어려운 고비를 이기고 마침내 제가 사제가 되어 시골 본당에서 첫미사를 봉헌할 때, 엄마는 울음을 그치지 못하며 오열하셨습니다. 엄마의 눈물을 보며 저 또한 미사를 드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울고 또 울었습니다. 그날 첫미사의 눈물은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쁨의 눈물이었을 것입니다. 홍윤숙 시인은 엄마의 슬픈 모정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자식을 놓고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평생 갚을 길 없는 채무자의 마음이다. ‘주고 주어도 준 것이 없는 아기에게 엄마는 슬픈 채무자’ 진실로 모정은 그 무상의 희생, 대가 없는 봉사, 끊임없는 염려와 겸손한 기도, 바다 같은 자애로 범벅이 된 고단한 정이다.”
엄마는 배우지는 못했지만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하는 근본과 사랑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분이었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는 인내를 참으로 잘 사셨던 분이었습니다. 엄마는 화를 내지 않았고 아프다는 소리를 거의 하지 않으시며 잘 참았습니다. 제가 신부가 되어 당신을 힘들게 하신 아버님께 조금이라도 싫은 소리를 하면 엄마는 그것이 속이 상해 그래도 아버님께 그러면 되느냐고 저를 달래셨던 분이었습니다. 엄마는 참으로 순수하셨습니다. 제가 소양강 호숫가 피정의 집에서 일하던 어느 해 한가위 명절이 끝나고 식구들이 다 돌아간 저녁 엄마와 둘이서 호숫가 마당에서 밝은 보름달을 보고 있을 때 엄마가 제게 넌지시 물으셨습니다.
“세상엔 달이 참으로 많겠지?”
저는 이해할 수 없어 무슨 뜻이냐고 엄마께 되물었습니다. 뜻밖에 엄마는 이렇게 이야기하셨습니다. “중국에도 달이 있을 것이고, 일본에도, 미국에도 달이 있을 거고, 세상 모든 나라에 달이 있으니 그렇지….” 그때는 너무 우스웠지만 지금 생각하면 엄마가 옳았습니다. 달에는 계수나무가 있고 옥토끼가 방아를 찧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분명 모든 나라마다 똑같이 달이 뜨고 있어야 옳습니다.
예전에 엄마가 심장 대수술을 받으시고 마취가 덜 깬 상태로 팔과 다리가 침대에 묶여 나오실 때, 저는 엄마에게서 십자가의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엄마는 정말 십자가의 예수님처럼 살았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식구들과의 마지막 긴 이별을 잘 준비해 주셨습니다.
가장 말썽 많던 아들 신부가 통곡의 후회가 없도록 엄마에게 효도할 기회를 많이 주시고 떠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 엄마가 참으로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그리고 제가 엄마의 아들로 세상에 태어난 것은 큰 은총이었습니다. 엄마는 많이많이 기다려 주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빼어 닮으셨습니다. 그래서 아래 책의 제목은 백 번 천 번 옳습니다.
“신은 모든 곳에 있을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들었다.(정채봉, 류시화, 샘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