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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기후, 오래된 비상사태 : 21세기 생태사회주의론

원제 : Corona, Climate, Chronic Emergency
소득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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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화석 자본주의 연구로 아이작·타마라 도이처 기념상을 수상하며 기후위기 시대 가장 중요한 이론가의 한 사람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웨덴 환경사상가 안드레아스 말름의 문제작.

코로나19 팬데믹은 많은 것을 바꾸었으나 아무것도 바꾸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끝없이 지연되고 있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그러나 분명한 것이 있다. 현재의 체제로는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를 해결할 수 없으며, 절박한 비상사태에 직면할 때 인류는 비상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팬데믹의 시공간에서 우리는 이것을 현실로 경험하고 있다.

말름의 신간 《코로나, 기후, 오래된 비상사태》는 이러한 인식을 날카롭게 벼려 팬데믹-기후위기-자본주의의 연관성을 밝히고, 이 위기를 돌파할 대안으로 생태사회주의를 제시한다. 자본주의 질서 ‘바깥’에서 지구 생태위기와 불평등을 동시에 극복하려는 생태사회주의는, 비상사태에 처한 인류가 선택할 수 있는 급진적 이념이자 현실적 정치 전략이다.

출판사 서평

코로나19 비상 대응이 가능하다면
기후위기 비상 대응도 가능하다

화석 자본, 기생 자본을 넘어 사회와 국가를
다시 설계하는 생태사회주의의 이행 전략
불타는 지구에서 자본주의의 미래는 생태사회주의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많은 것을 바꾸었으나 아무것도 바꾸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끝없이 지연되고 있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그러나 분명한 것이 있다. “현재의 정치와 경제 시스템으로는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를 해결할 수 없”으며(그레타 툰베리), 절박한 비상사태에 직면할 때 인류는 비상한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팬데믹의 시공간에서 우리는 이것을 현실로 경험하고 있다.
스웨덴의 환경사상가 안드레아스 말름은 화석 자본주의 연구로 기후위기 시대 가장 중요한 이론가의 한 사람으로 주목받는 학자이다. 코로나19의 한복판에서 쓰인 말름의 문제작 《코로나, 기후, 오래된 비상사태》는 팬데믹-기후위기-자본주의의 연관성을 밝히고, 이 위기를 돌파할 대안으로 생태사회주의를 제시한다. 자본주의 질서 ‘바깥’에서 지구 생태위기와 불평등을 동시에 극복하려는 생태사회주의는, 비상사태에 처한 인류가 선택할 수 있는 급진적 이념이자 현실적 정치 전략이다.
말름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위기는 단단히 얽혀 있다. 이 둘이 뻗어 나온 하나의 뿌리, 즉 생태 파괴적이고 제국주의적인 자본주의 질서를 극복하지 않고는 이 위기에 대처할 수 없다. 말름은 코로나 상황에서 세계 여러 나라가 실시한 비상조치들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바이러스의 위협에 봉쇄, 격리, 일부 산업의 국유화 같은 조치로 맞섰던 국가의 공적 힘을, 더 거대하고 오래된 비상사태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로 하여금 자본을 넘어서서, 기업과 무역을 통제하면서라도 시민의 안녕을 보장하고 생태 전환을 이뤄내도록 강제하는 것은 우리의 일이라고 말름은 강조한다. “선거운동부터 사보타주까지 일체의 대중적 영향력을 통해서.”
누군가는 말름의 주장을 이상주의적이라거나 비현실적이라거나 지나치게 급진적이라고 치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상사태에는 비상한 대응이 현실적인 법. 급진적이라는 것은 문제의 뿌리를 겨냥하는 것이며, “이 방안들은 이상주의적인 만큼이나 우리의 생존에 절실한” 것이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는
오래된 비상사태를 구성하는 두 개의 면이다
“2020년 4월 초에 이르면, 호모 사피엔스 전체가 일종의 셧다운 상태에 들어갔다. 후기자본주의의 일상이 이처럼 완전히 정지된 적은 일찍이 없었다.” 코로나19와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은 확연히 달라 보였다. 몇십 년 동안 기후위기에 무책임했던 각국 정부가 감염병 확산에는 자본주의 자체를 격리하는 조치들까지 단행했다. 왜 세계의 북반구 국가들은 코로나 사태에는 행동에 나섰고, 기후 사태에는 그러지 않았던 걸까? 말름은 이 물음을 두고 흔히 제기되는 기후위기의 비현실성, 온건성, 불확실성, 점진성, 뚜렷한 전선을 긋기 어려운 특성이라는 등의 오해를 하나하나 논박한다(가령 1980년대 이후 기후변화로 인해 매년 15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그리고 두 위기 대응의 핵심 차이는 ‘희생자 시간표’일지 모른다고 지적한다. 기후위기의 초기 희생자는 가난한 남반구 나라에 몰려 있는 반면 팬데믹의 초기 희생자는 부유한 북반구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이 전쟁은 ‘우리 모두를 상대로 한 세계대전’인지 모르나, 가장 늦게 세상을 떠날 이들은 부자들이다.”
그러나 말름은 자신의 질문을 뒤집으며 더 나아간다. 사실은 코로나19 확산의 경우에도 각국 정부는 결코 신속히 대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감염병을 정복했다는 낙관주의자들의 선언과 달리, 21세기 들어 인수공통감염병이 주기적으로 출현하리라는 경고가 이어졌음에도 지배층은 이를 무시했다. 그 결과 인류는 무방비 상태로 신종 바이러스에 노출되었으며, 감염병 팬데믹 위험은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팬데믹과 기후위기는 대비되는 별개의 사건이 아니다. 이들은 “자본주의 질서와 지구 생태계가 빚는 모순과 충돌이라는 하나의 위기가 발현되는 두 양상”이다.

자연을 숙주 삼아 자라난 난폭한 기생생물,
자본이라는 뿌리를 어떻게 교정할 것인가
두 사태의 연관성은 자본이라는 동일한 뿌리에서 근원한다. 《화석 자본Fossil Capital》(2016)에서 권력 관계에 기반한 화석에너지와 산업자본주의의 끈끈한 관계를 역사적으로 규명했던 말름은 이제 ‘기생 자본’ 이론으로 팬데믹의 기원을 파고든다. 박쥐의 생태와 바이러스 연구, 불평등한 글로벌 무역 등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말름의 논의를 통해 21세기에 인수공통감염병이 확산한 이유가 인간의 산림 파괴와 공장형 축산에 있음이 드러나는데, 특히 산림 파괴의 동인은 병원체 숙주의 서식지인 열대 야생에 대한 자본주의 국가의 수탈이다. “박쥐를 비롯한 동물들이 살아가는 나무를 난폭하게 뒤흔드는 것은 고삐 풀린 자본축적 운동이다. 바이러스의 이슬비는 그런 식으로 떨어져 내린다.”
말름에 따르면, 자본은 야생에 자신을 부착해서는 모든 것을 이윤 축적 회로로 빨아들인다. “단단히 고정하기와 빨기는 자본의 DNA 안에 있다.” 공진화의 균형에 만족하지 못하고 오직 확장함으로써 존속하는 자본이라는 기생생물은 “영원한 전염성”을 발휘한다. 서식지를 잃고 인간 가까이 이동해야만 했던 숙주 동물들도 이 그물에 포위되었다. 기생 자본의 열대 야생에 대한 “시공간 수탈”이 교통망을 통한 “시공간 압축”과 만날 때, 팬데믹의 위험은 높아진다. 자본이 낳은 더 오래된 비상사태인 기후위기와 만나면 팬데믹의 주기적 빈발 가능성으로 이어지니 더 심각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길은 분명해 보인다. 위기의 결과만이 아니라 원인을 겨냥하기. 증상의 위기를 원인의 위기로 바꾸어내기. “기생 자본과 화석 자본이 주도하는, 생태 파괴적이고 제국주의적인 자본주의 질서 자체를 교정”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전쟁 중이다”
전시 공산주의, 생태 레닌주의의 비전을 실험하라
이 지난한 과제 앞에서 말름은 역사의 경험을 검토한다. 러시아 혁명 정부의 ‘전시 코뮤니즘’(1918-1921) 시기가 하나의 모델이다. 1차대전의 타격과 내전, 가뭄과 기아라는 엄혹한 조건에서 혁명 정부는 기업 국유화를 비롯한 급진적 정책을 실행했고, 화석연료가 봉쇄된 상황에서 “공권력을 써서 러시아를 바이오 연료로 돌아가는 노동자 국가로 전환”했다. 2020년 자본주의 주요국들의 팬데믹 대응 현장에서 유행한 것도 전쟁수사학이다. “지금 우리는 전쟁 중이다.” 마크롱도, 트럼프도 이렇게 선언했으며 언론은 상황을 “전시 동원”이라고 논평했다. 당시에 이루어진 강제 폐쇄, 자가 격리 같은 조치는 러시아의 전시 코뮤니즘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감염병 위기에 이렇게 대처할 수 있다면 기후위기에도 과감한 대처가 가능하지 않겠는가.
전시 코뮤니즘 비유 위에서 말름은 ‘생태적 레닌주의’를 제시한다. 과거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파국으로 치닫는 경제 부문들을 공공 통제 아래 두는 등 비상사태에 필요한 노력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볼셰비키 정부가 자포데브닉(야생보호구역)을 제도화하고 오래 지켜냈듯, 지구의 야생 지대를 확대하는 것도 21세기 생태 레닌주의의 과제이다. 어떤 국가가 이것을 할 수 있을까? 말름은 기존 국가를 파괴하자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국가에 압력을 가하자고, 국가와 자본의 연결고리를 끊어내자고 말한다. 전시 코뮤니즘이 전쟁과 기근에서 러시아를 구하려는 노력이었듯, 계속 뜨거워지는 지구에서 “상거래 흐름을 통제하고, 야생동물 밀매업자들을 쫓아내고, 화석연료 기업들을 국유화하고, 직접 기체 포집을 실행하고, 연간 탄소 배출량을 10퍼센트 가까이 감축하는 경제를 계획”하는 것은 인류의 생존을 위한 ‘현실적’ 방안이다.
담대한 상상력, 에두르지 않고 핵심으로 직진하는 명쾌한 논리, 날카로운 필치와 문학적 수사를 오가는 거침없는 필력이 이 새로운 사상가의 도발적 사유를 뒷받침한다.

추천사

팬데믹, 기후변화, 자본주의라는 주제를 연결한 첫 대중서. 연구도 훌륭하지만 글도 아름답다.

목차

1장 코로나와 기후
비상사태의 현장
저 밖에 우리의 적이 있다
코로나와 기후의 차이: 첫 장면
극단주의의 변화무쌍함

2장 오래된 비상사태
박쥐와 자본가에 대하여
생태적으로 불평등하고 병적인 교환
수렵채집인의 식량에서 수백억 달러의 산업으로
메이드 인 차이나
기생생물에게 날개가 있다면
기생 자본 이론을 향해
코로나와 기후의 차이: 둘째 장면
전장의 부상자
재난의 변증법

3장 전시 코뮤니즘
모든 길은 종자은행으로 통한다
사회민주주의를 위한 짧은 부고
아나키즘을 위한 짧은 부고
임박한 파국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그렇다, 이번 적은 치명적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천하무적은 아니다
석유왕들과의 전쟁
인간성을 초토화하는 페스트의 숨결
재생가능 에너지라는 붉은군대
무제한의 제국주의를 끝장내기

감사의 말 | 주 | 옮긴이 해제

본문중에서

이 모든 현장에서 전쟁수사학이 유행했다. 각국의 수장들은 스스로 전장의 총사령관이 되었다. “지금 우리는 전쟁 중이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은 이렇게 선언했다. “지금 우리는 전쟁 중이며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고 있다”고 말한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였다. “지금은 전시이며, 인공호흡기는 우리의 탄약이다.” 미국 감염병의 진원지인 뉴욕 시장 빌 더블라지오의 선언이었다. _17쪽

기후전쟁에서 우리의 적은 다름 아닌 화석 자본 fossil capital이다. … 말 그대로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했든, 아니면 악취 나는 몇몇 녹색자본주의 형태로 변신했든, 화석 자본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실제 행동에 극력 저항했다. 결국 필요에 부응하여 배출량을 감축하려는 조치들은 길을 잃었고, 수렁에 빠졌으며, 거부되었고, 무수한 경로를 통해 전면 개조되었으며, 초점을 상실했다. 감축 노력은 가망 없어 보였다. 그렇다. 적이 설치해놓은 함정과 매복이 가득한 미궁이었다. _25, 36쪽

박멸욕에 가까운 욕망을 품고 끊임없이 야생을 공격하고, 잠식하고, 침입하고, 잘라내고, 파괴하는 인간의 경제활동이 아니었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병원체들은 우리를 향해 달려들지 않았을 테고, 자연에 있는 숙주 안에서 편안히 머물렀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숙주들이 궁지에 몰리고, 스트레스를 받고, 쫓겨나고, 죽임을 당할 때, 그들은 멸종이냐 이동이냐 하는 선택지 앞에 놓이게 된다. _51쪽

자본은 에볼라나 니파처럼, 원래 자리로 돌아가 다음번 침투 때까지 그늘 속에서 숨어 지내지는 않는다. 영국 제도에 있던 보유 숙주에서 뛰쳐나온 후, 자본은 야생의 자연을 포섭하는 기나긴 역사적 과업을 시작했다. 팜유 플랜테이션, 보크사이트 광산, ??마켓이나 쥐 농장 같은 형태로든 아니면 다른 형태로든 말이다. 이 모든 것은 가치 사슬에 끌려 들어간 자연을 나타내고, 병원성 미생물이 자연의 구성 요소라는 생물학적 사실을 감안할 때, 자본이 그들마저 호출하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병원체들의 웅덩이 주위에서 튀는 물방울을 자본은 피할 수 없다. _107쪽

이번 밀레니엄 들어 발생한 세 차례의 코로나 감염병 모두 건조한 기후와 관련이 있다. … 여기서 가설은, 코로나바이러스들 자체가 저습도 환경에서 번성한다는 것이다. 다른 많은 가설처럼, 이 역시 아직 가설일 뿐이지만, 코로나와 기후가 서로 분리된 채 평행선을 달리지는 않는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코로나 사태는 기후위기의 결과물일 것이며, 그 반대는 아니다. 더 중요한 점이 있다. 코로나와 기후는 작금의 오래된 비상사태를 구성하는, 각자 시공간 스케일을 지닌 채 뒤얽혀 있는 두 개의 면이라는 것이다. _124쪽

사회주의는 오래된 비상사태를 위해 마련된 종자은행이다. 이 반자본주의 공통계통군은 효력 있는 의식적 개입 전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지금 부활해야만 하는 것은 정확히 의식적인 개입의 정치일 터다. 이것 말고 조금이라도 쓸모 있는 것이 있을까? _159쪽

9월의 위기를 재구성하며, 레닌은 “기다리는 것은 일종의 범죄”라고 결론 내린다. 또는 레닌의 말을 다시 인용하자면 지연 행위는 치명적이다. “바로 오늘 저녁, 바로 오늘 밤” 행동할 필요가 있다. 이 주장의 올바름이 지금보다 더 명백한 적은 없었다. 지구의 상태에 관해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 매우 유감스럽게도 속도가, 지배계급의 범죄적인 기다림, 지연, 망설임, 부정으로 말미암아 정치의 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이제 어떤 것도 임시변통의 수단으로는 구제할 수 없게 되었다. _199-2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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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 말름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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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하는 사람. 근대 전환 연구자. 글을 짓고 다듬는다.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출판 · 연구 공동체 산현재에서 활동하고 있고, 생태주의 사상, 생태 전환, 근대 전환과 관련한 글을 주로 쓰고 있다. 《걸으면 해결된다 Solvitur Ambulando》(공저), 《동물 미술관》, 《철학이 있는 도시》, 《낱말의 우주》 등을 썼고, 《코로나, 기후, 오래된 비상사태》(공역), 《디그로쓰》(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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