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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들의 다툼 [양장]

원제 : Der Streit der Fakulta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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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하부 학부인 철학부가 상부 학부들의, 예컨대 신학부의 시녀라는 말은 일리가 있다.
다만 이 시녀는 마님의 “뒤에서 치맛자락을 들고”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마님의 “앞에서 횃불을 들고” 바른길을 안내하는 것을 소임으로 갖는다.(20쪽)

『학부들의 다툼』(1798)은 칸트의 마지막 친필 저술이자 칸트가 생전에 자신의 이름으로 발간한 마지막 단행본으로서 전면에 세워진 주제 외에도 칸트 말년의 개인사와 대학의 자치 수준을 알려주는 귀한 자료를 포함하고 있다.

이 ‘다툼(Streit)’은 기초학부이자 자유 학부인 철학부가 응용 학부로서 정부의 정책 수행의 도구이기도 한 신학부, 법학부, 의학부와 학문 성격 및 과제를 두고 벌이는 다툼이다. 칸트는 이 다툼을 “불화적 화합”이자 “화합적 불화”로서 “전쟁”이나 “반목”이 아니고, “하나의 공동체적 궁극목적을 위해 서로 통일된 양편”의 “대립”일 따름이라고 설명한다.

표면상으로는 대학의 학부들 사이의 다툼이지만, 실상은 이성의 학문인 철학이 대학의 자율성과 학문의 자유를 위해 정부와 ‘상부 학부’라고 통칭되는 응용 학부들을 향해 내놓는 자기주장이다. 18세기 말 독일 대학의 현황일 뿐만 아니라, 21세기 한국 대학의 현실이기도 하다. 역자는 칸트의 『학부들의 다툼』은 한낱 얇고 낡은 옛 책이 아니라 보편적이고 여전히 적실성이 있는 강고한 고전임을 강조한다.

출판사 서평

학부들의 다툼은 한편의 상부 학부인 신학부, 법학부, 의학부와 다른 한편의 하부 학부인 철학부 사이의 관할 문제에 그 싹이 있다. 그러므로 이는 대학의 구조적인 문제이다. 상부 학부들은 그 활동과 교과가 실천적인 목적에 맞춰져 있고, 그 목적이 대학 밖에서, 특히 “정부”에 의해 지정된다. 정부는 상부의 세 학부를 “첫째는 [국민] 각자의 영원한 안녕, 그다음에는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시민적 안녕, 끝으로 육신의 안녕(장수와 건강)”을 실현하는 기관으로 이용한다. 이때 정부는 현재 상태의 유지 보존에 관심이 크기 때문에 상부 학부의 과제에 직접 관여한다. 그러나 더 좋은 것의 탐구는 늘 시행착오를 동반하고, 정부로서는 큰 투자를 한다 해도 상응하는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하부 학부의 연구는 학식 있는 국민의 이성에 맡겨두는 것이 보통이다.

이른바 상부 학부들은 영혼구제, 법질서, 보건과 같은 사회적 사안들에 기여하는 것이 마땅하다. 반면에 하부 학부인 철학부는 명칭 그대로 상부 학부들에 봉사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성이 공적으로 발언할 권리를 가져야만 하는 곳에서, 학문적 관심사, 다시 말해 진리의 관심사를 다룰 자유를 갖는 하나의 학부”로서 그 역할 또한 다해야 한다.

세 상부 학부는 교설의 준거를 인간 이성 바깥에 갖는 데에 반해, 하부 학부인 철학부는 그 준거를 인간 이성 안에 갖는다. “성서 신학자는 자기의 교설을 이성에서가 아니라, 성경에서 길어내며, 법학자는 자연법에서가 아니라 국법에서, 의약학자는 대중에게 적용되는 그의 치유방법을 인간 신체의 물리학[자연학]에서가 아니라 의료법규에서 끌어낸다.”

이에 비해 철학은 이성의 학문이다. 그런데 이성이란 “자율적으로, 다시 말해 자유롭게(사고 일반의 원리들에 따라서) 판단하는 능력”이다. 그러므로 용인하고 설파하는 교설의 진리의 편에 서 있어야 하는 철학부는 “오직 이성의 입법 아래에” 있고, “정부의 입법 아래에 서 있지 않은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철학부는 정부가 기대하고 약속하는 “유용성”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이성에 따라서 교설을 세우며, 상부 학부들을 “검사”하고 오히려 그렇게 함으로써 상부 학부들에 봉사한다. “학식 일반의 본질적인 제일 조건”은 유용성이 아니라 “진리”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부 학부인 철학부가 상부 학부들의, 예컨대 신학부의 시녀라는 말은 일리가 있다. 다만 이 시녀는 마님의 “뒤에서 치맛자락을 들고”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마님의 “앞에서 횃불을 들고” 바른길을 안내하는 것을 소임으로 갖는다.

책의 구성

『학부들의 다툼』은 서로 다른 시기에 작성된 세 편의 논고를 세 개의 절로 묶어놓은 것이다. 제1절은 대학의 이념과 철학부와 신학부의 관계를 다루고 있는데, 제1절의 내용이 이 책의 근간을 이룬다. 그런데 이 1절에는 자신의 글이 아닌 그를 추종하는 학도의 글 한 편이 재정리되어 ‘부록’으로 붙어 있다. 이 부록은 본서의 요지 파악뿐만 아니라 칸트 당대 그의 철학에 대한 대학생들 또는 일반 지성인들의 이해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자료이기도 하다.

제2절은 철학부와 법학부 사이의 다툼을 다룬다. 주제는 과연 인류는 쉼 없이 개선을 향해 전진하고 있느냐 하는 것으로, 이 논고는 제1절의 논고와 비슷한 시기에 초고가 작성되고 1797년 10월경에 완성된 것으로 보인다. 제3절은 철학부와 의학부의 다툼이라는 표제를 가지고 있으나, 본래 「순전한 결단을 통해 병적인 감정들을 제어하는 마음의 힘에 대하여」라는 논고로 별도로 발표했던 것이다.

목차

책을 펴내면서 5

제1부 『학부들의 다툼』 해제 및 연구자료 13

『학부들의 다툼』 해제 및 해설 15
저술 배경과 의도 15
책의 구성 17
주요 내용 18
학부들 사이의 관계 18
하부 학부인 철학부의 상부 학부들에 대한 과제 22
철학부와 신학부의 다툼 22
철학부와 법학부의 다툼 25
철학부와 의학부의 다툼 26
후기(後記) - 칸트의 말 27
칸트 논저 약호(수록 베를린 학술원판 전집 권수)와 한국어 제목 29
『학부들의 다툼』 관련 주요 문헌 37
1. 원서 판본(칸트 생전) 37
2. 대표적 편집 판본 및 역본 37
3. 역주에 참고한 국내외 역서 40
4. 『학부들의 다툼』 연관 칸트 논저 및 자료 40
5. 『학부들의 다툼』에 대한 당대 서평 수록지 41
6. 기타 참고문헌 42

제2부 『학부들의 다툼』 역주 47

역주의 원칙 49
유사어 및 상관어 대응 번역어 표 52
『학부들의 다툼』 역주 83

찾아보기 247
일러두기 249
인물 찾아보기 251
개념 찾아보기 253

저자소개

칸트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7240422

1724년 동(東)프로이센의 항구 도시 쾨니히스베르크에서 태어나 80평생을 같은 도시에서만 살았다. 1730년에 학교 교육을 받기 시작, 1740년부터 6년간 대학에서 철학, 수학, 자연과학을 폭넓게 공부하였다. 대학 졸업 후 9년간 시 근교의 세 가정을 전전하면서 가정교사 생활을 하였다. 1755년에 강사, 1770년에 정교수가 되어 대학에서 철학(형이상학과 논리학), 자연과학, 자연지리학, 신학, 인간학 등을 강의하였다. 『순수이성비판』(1781)에 이어 『형이상학 서설』(1783), 『윤리형이상학 정초』(1785), 『실천이성비판』(1788), 『판단력비판』(1790), 『이성의 한계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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