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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에서 가장 아름답고 의미있는 여행지 25곳으로 떠나는 인문학적 여행 안내서”

“가치있는 삶을 살고 싶은 이를 위해 깊이 있고 친절한 가이드가 되어줄 여행 입문서”

〈우리 땅 더 넓고 더 깊게 여행하는 법〉은 우리 땅을 인문학적으로 여행하며 삶의 의미와 지혜를 찾으려는 이를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고 의미 있는 여행지 25곳을 선정하여 깊이 있는 여행 정보와 함께 각 여행지와 관련된 역사적 인물의 삶을 조명하였다.
여행지는 건축물을 기준으로 국가건축, 유교건축, 민간건축, 불교건축, 그리스도교건축, 근현대건축의 6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각 테마별로 대표적인 여행지를 선정하여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느낄지에 대해 많은 사진과 자세한 설명을 통해 알려주고 있다. 또한 여행지와 연관된 역사적 인물을 찾아내어 그의 삶이 남긴 교훈을 제시함으로써, 언젠가 우리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서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유용한 나침반이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책 〈우여법〉이 이끄는 대로 여행을 다니다 보면 어느새 인문학적 여행에 필요한 기본 소양을 갖추게 되고, 당신은 인문학적 여행의 즐거움 속으로 시나브로 들어서 있을 것이다. 우리가 행복해지는 유일한 방법은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사랑하는 일이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이 여행을 사랑하게 되고, 그로 인해 당신의 삶이 조금 더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기쁨이 될 것 같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인문학적 여행”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는 목적은 다양하다. 많은 이들이 즐거움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나지만, 누군가는 차분한 여행 속에서 마음의 위로를 얻고 싶어 한다. 그리고 또 어떤 이는 깊이 있는 여행을 통해 삶의 의미와 지혜를 찾아내고자 한다. 이와 같이 나는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하면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여행을 인문학적 여행이라 부를 수 있다.
인문학적 여행을 위해서는 우선 여행지가 가진 의미와 역사적 배경에 대한 지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여행자가 마주하고 있는 여행지는 지향성 없는 우연이 계속되어 나타난 무작위적인 결과물이 아니라, 오랫동안 그 사회를 이끈 사상과 많은 이들의 삶과 정신이 누적되어 완성된 인간 정신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이 책 〈우리 땅 더 넓고 더 깊게 여행하는 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고 의미 있는 여행지 25곳을 선정하여 그곳을 보다 깊이 있게 여행하는 방법을 알려 주려 한다.

“건축물과 역사적 인물에 집중하는 여행”

인문학적 여행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대상은 바로 건축물이다. 건축에는 인간이 이룩한 물질문명과 정신세계가 농축되어 있는데, 이 책 〈우여법〉에서는 위대한 건축물을 기준으로 모두 6가지 테마로 나누어 대표적인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다. 궁궐이나 성곽, 도로 같은 국가건축, 종묘나 왕릉 같은 제향시설과 서원향교 같은 교육시설을 포함한 유교건축, 고택이나 정원, 유배지, 선사유적지 같은 민간건축, 그리고 우리 삶에 깊은 영향을 끼친 종교인 불교건축과 그리스도교건축, 마지막으로 근현대 역사와 관련된 근현대건축으로 구분하여, 모두 25군데의 다양한 여행지를 찾아다니며 그 여행지에서 무엇을 보아야 하며 어떻게 느끼면 좋을지를 차분히 설명해 주고 있다.
또한 각 여행지마다 관련된 역사적 인물을 소환하여, 그의 삶과 정신을 세밀하게 조명해 놓았다. 왕이나 정치가, 군인, 애국지사 같은 이가 나오고 학자, 종교인, 예술가가 있으며 평범한 삶을 살았던 보통 사람도 등장한다. 이 책은 그들이 걸어갔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귀중한 교훈을 찾아내어 알려줌으로써, 독자가 삶의 목표와 방향을 설정하는 데 있어 작은 도움이 되고자 한다.

“어떻게 살고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에 대한 작은 실마리를 찾는 여행”

여행작가 여길우는 진정한 여행이란 어딘가로 떠나 일상과는 다른 경험을 통해 삶에 대한 지혜를 얻는 행위라고 말한다. 인문학적 여행을 통해, 아름다운 풍경과 문화재에서 설레임을 느끼고 옛사람들의 삶에서 지혜를 배우며 그리고 마침내는 어떻게 살고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에 대한 작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처럼 이 책 〈우여법〉은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과 함께 인문학적 여행에서 얻을 수 있는 감동과 지혜를 공유하고자 한다.
자! 이제 떠나보자. 그리고 우리 땅 아름다운 그곳에서 인문학적 여행이 안겨주는 행복을 다 같이 느껴보도록 하자.

1. 병산서원에서 류성룡으로부터
2. 김중업건축박물관에서 김중업으로부터
3. 온달산성에서 온달로부터
4. 부석사에서 의상으로부터
5. 종묘에서 열성조로부터
6. 나바위성당에서 김대건으로부터
7. 일두고택에서 정여창으로부터
8. 서산마애삼존불에서 불보살로부터
9. 창덕궁에서 태종 이방원으로부터
10. 소쇄원에서 양산보로부터
11. 장릉에서 단종으로부터
12. 수원화성에서 정약용으로부터
13. 신리성지에서 다블뤼로부터
14. 반구대암각화에서 선사인으로부터
15. 성공회강화성당에서 조마가로부터
16. 한양도성에서 정도전으로부터
17. 운주사에서 이름모를 석공으로부터
18. 노근리평화공원에서 피난민으로부터
19. 선교장에서 전주이씨가문으로부터
20. 해인사에서 김영환으로부터
21. 전주향교에서 유생으로부터
22. 청라언덕에서 마포화열로부터
23. 추사유배지에서 김정희로부터
24. 문경새재에서 신립으로부터
25. 서대문형무소에서 유관순으로부터

우리가 행복해지는 유일한 방법은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당신이 여행을 사랑하게 되고, 이로 인해 당신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p.9, 〈여행을 시작하며〉중에서

무량수전 앞에 서서 안양루 앞으로 펼쳐진 장엄한 풍경을 내려다봅니다. 그리고 아래 세상에서 자신을 괴롭혔던 잡다한 생각에서 잠시 벗어나 봅니다. 우리는 이 넓은 세상에서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 영원한 시간 속에서 얼마나 짧은 순간만을 살다 가는지, 그리고 별것 아닌 일에 얼마나 삶을 낭비하고 있는지, 그리하여 언젠가는 끝날 이 유한한 삶을 어떻게 하면 가치 있게 살아갈 것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봅니다.p.71,〈부석사에서 의상으로부터〉중에서

이처럼 나바위성당에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할 집을 짓되, 어떻게 하면 이 땅의 사람들이 거부감 없이 이곳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를 고민한 흔적이 곳곳에 배여 있습니다. 그들의 발전된 건축 기술을 과시하며 압도적인 모습의 건물을 지어 경외감을 이끌어내고 신앙까지 따르게 하려는 쉽고 빠른 길보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모습의 건물을 지어 천천히 다가서며 마음을 열기까지 기다리는 어렵고 느린 길을 선택한 것입니다. p.101,〈나바위성당에서 김대건으로부터〉중에서

불상은 돌을 깎아내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위 속에 원래부터 계시던 부처님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불상을 조성하는 행위가 ‘물질’ 로서의 불상을 만들어내는 일, 그 자체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불상을 조각해 나가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인간의 본디 마음을 드러내려 노력하는 과정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p.140,〈서산마애삼존불에서 불보살로부터〉중에서

소쇄원을 감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천천히 걸으면서 정원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사물에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입니다. 계곡, 바위, 나무 같은 자연물과 건물, 담장, 다리, 글씨 같은 인공물 하나하나마다 정원을 가꾼 이의 뜻과 정신이 잘 투영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시각적 요소뿐만 아니라 물소리나 바람소리와 같은 청각적 요소에도 주의를 집중해야 합니다. 자연의 소리가 정원과 잘 조화되어 있기에 소쇄원을 ‘소리의 정원’이라고 부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p.161, 〈소쇄원에서 양산보로부터〉중에서

역사는 승자에 의해 쓰이지만, 긴 시간이 지나 진실이 드러나면서 승자와 패자가 뒤바뀌기도 합니다. 단종과 수양대군, 그리고 단종에게 의리를 바쳤던 충신과 수양대군 편에서 영화를 누렸던 권신 중 결국 누가 역사적 승자이고 패자인지를 생각해 봅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옳지 않은 길이라도 갈 것인지, 아니면 고통스럽더라도 부끄럽지 않을 길을 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 보게 만드는 울림 있는 영월 여행이었습니다.p.189, 〈장릉에서 단종으로부터〉중에서

한때 경제력이나 정치 권력을 등에 업고 위세를 떨치던 가문 중 오늘날 그 존재도 희미해져 버린 집안이 수없이 많습니다. 이와 반대로 전쟁이나 민란 등 사회 혼란기를 거치면서도 지역민의 보호를 받으며 오랜 세월 그들의 고택과 가문의 명예를 유지해 온 명문가도 있습니다. 그만큼 평소에 인심을 베풀어 지역 주민의 존경을 받아왔다는 의미입니다. 착한 일을 쌓는 것을 적선積善이라고 부릅니다. 바로 이런 적선을 실천함으로써 지역민과 상생해왔던 가문만을 명문가라고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p.317, 〈선교장에서 전주이씨가문으로부터〉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