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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정, 추모에서 일상의 기억으로 : 김귀정 열사 30주기 추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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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우리의 30년 친구 ‘귀정’이를 기억합니다

1991년 5월 25일 서울 퇴계로에서 시위 도중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사망한 대학생 김귀정을 기억하는 30주기 추모집. 43명의 김귀정의 동창, 선배, 후배 그리고 시민운동가와 교수 각 1인의 기억과 기록을 담았다. 김귀정과 함께한 집회와 시위, 모임과 술자리 … 그녀와 나눈 대화, 그녀의 첫인상, 외모, 말투, 마음 씀씀이, 생활형편, 습관, 일기장에서 건져 올린 소소하지만 인간 김귀정을 이해하는 소중한 단서들을 모으니 책 한 권이 되었다.
김귀정이 누구인가? 1991년 4월 명지대 신입생 강경대의 죽음으로 불타오른 5월투쟁의 ‘마지막’ 희생자이다. 박승희, 김영균, 천세용, 박창수, 김기설, 윤용하, 이정순, 김철수, 정상순 … 5월에만 무려 9명의 대학생, 노동자, 시민운동가, 고등학생이 분신하거나 의문사했다. 그 봄의 마지막이자 열 번째 희생자가 바로 김귀정이다.
그러나 김귀정의 지인들은 이제 그녀를 “열사”가 아닌 “귀정”으로 부르려고 모였다. 말 그대로 그녀를 그리고 생각하고자(追慕), 그녀가 얼마나 깊고 조용한 눈동자에 반듯한 이목구비의 아름다운 사람이었는지, 어려운 집안 형편에도 얼마나 살뜰히 주변을 챙기고 돌보는 누나였는지, 말 없는 미소 뒤에 얼마나 뜨거운 열정을 품은 언니였는지, 그 작은 체구에 얼마나 많은 역할과 고민을 품고 있던 친구였는지 기억하려고 모였다.
비록 김귀정이 깨알같이 써 내려간 일기장은 죽음을 예감한 이의 유언장 같고, 영정 속 스물여섯 그녀의 모습은 너무 고요해서 저 먼 존재로 느껴지지만, 그녀는 분명 우리 곁에서 함께 웃고 울고 소리쳤던 우리의 친구다. 살았으면 어느덧 50대 중반이 되었을. 그래서 남은 이들은 새롭게 다짐한다. 귀정의 친구로서, 그녀가 살았다면 했을 말들과 생각들 앞에서 그녀 말대로 “모든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실천하고 반성하는 어른이 되자고, 기억투쟁을 넘어선 일상투쟁을 이어 가자고.
책 2장에 실린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의 소장과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의 글은 91년 5월투쟁의 맥락과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목차

발간사_ 우리 안에, 귀정貴井

1. 귀정의 삶, 기억 또는 추억

스물여섯 해, 김귀정의 삶과 꿈
따스하고 치열했던 귀정과의 추억
사랑 하나는 마음껏 베푼 아이

2. 1991년 5월투쟁과 김귀정
91년 5월투쟁의 복원을 위하여
민주주의의 지평 설정을 둘러싼 역사적 결절점
‘귀정이를 두 번 죽일 수 없다 ’… 백병원 14일의 기억

3. 우리들의 사랑 우리들의 분노
부치지 못할 편지
그와 함께한 1년
그날, 그 전화 한 통
우리들의 분노는 사랑으로 타오릅니다
91년 늦봄, 백병원
0525
백병원에서 만난 사람들
왕십리어머니
그렇게, 가족
어머니의 밥 한 끼
30년 전, 그 얼굴

4. 서른 번의 봄을 보내며
우리, 그 모든 날들
기억은 어떻게 삶의 의미가 될 수 있을까
새로운 약속
내 젊은 날의 증거
‘귀정이의 삶’을 산다는 것
30년의 대화
서른 번의 봄을 보내며
귀정 언니, 그리고 아버지
해변의 여인… STOP 1990, START 1991

5. 추모에서 일상의 기억으로
우리들의 시민, 귀정
5월의 메신저
굳이 그 비를 피하지 않겠습니다
더 이상 미안해하지 마세요
꿈의 대화…2020. 12. 30.
살아 남은 자의 숙제
91년 봄, 기억투쟁
어떻게 살 것인가
소시민으로 살아온 백수가 열사에게
귀정이의 꿈을 기억합니다

6. 새로운 다짐
혁명의 시대가 지나간 좌표에서 다시 열사의 신념을 기억합니다
추모의 힘
당신을 언니라고 부르기까지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하여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소중한 나의 20대에게
열사의 정신을 이어 간다는 것
다시, 새로운 다짐
열사에게 보내는 후배의 답장
일상에 그녀가 있다

본문중에서

아무리 동기라고는 하지만 나이가 세 살이나 많은 김귀정은 동기들에게 언니였고, 누나였다. 실제로 1학년 초에는 동기들이 ‘언니’, ‘누나’라고 부르며 따랐다고 한다. 힘든 일이 있으면 동기들은 김귀정을 찾았고, 김귀정은 가족처럼 그들과 함께 고민을 나누었다. 2학기에 새로 들어온 나이 어린 동기 한 명이 ‘귀정아’라고 불렀을 때도 싫어하지 않았다. - 17쪽

가끔 생각해 봅니다. 만약에 귀정이가 마음속이 아니라 우리 옆에 있었다면…. 세월호 어린 넋을 같이 추모했을 것이고, 추운 겨울 촛불을 들며 박근혜 탄핵 집회도 같이 갔을 것입니다. 집회 후 따뜻한 국물에 소주 한 잔 기울였을 것입니다. 에너지 넘치는 귀정이가 심산연구회 선후배들을 못살게 굴었을 것 같습니다. - 40쪽

결국 이들의 패배로부터 좀 더 급진적인 비전을 다룰 수 없는 정치사회적 역학관계가 조성되었을 뿐만 아니라, 민중의 생존권과 관련한 사회경제적 문제마저도 민주주의의 문제가 아닌 개인과 집단의 사적 이해관계의 문제로 간주할 수 있는, 또 그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담론적 공간이 열렸다. 이런 의미에서 1987년 6월항쟁 이후 1991년 5월투쟁까지의 시기는 불평등 민주주의 체제와 슈퍼재벌 지배 사회를 초래한 ‘핵심적 복합국면critical conjuncture’이라고 할 수 있으며, 1991년 5월투쟁은 ‘중대사건(혹은 결절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82쪽

우리가 30년의 세월을 이어 올 수 있었던 또 다른 힘은 귀정이 어머니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어머니의 밥이다. 귀정이를 만난 후 선후배들과 한자리에 모여 어머니가 손수 준비하신 밥 한끼를 나누는 즐거움이 컸다. 어머니의 밥은 우리들에게 사랑과 위로였다. 그 밥을 먹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삶을 살았다. - 133쪽

알 듯한 얼굴도 누군지 확신할 수 없는 얼굴들이다. 본인들이 보더라도 30년 전 자신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들도 귀정이가 먼저 간 후의 30년을 살아 내면서 어쩌면 나처럼 부끄럽고 미안함 때문에 힘들어했을지 모르겠다. - 229쪽

저자소개

귀정 2021 준비위원회 (엮음)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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