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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구, 그림자로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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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동아시아의 그림자, 왜구
‘일반화의 오류’라는 것이 있다. 일부분이나 특별한 경우를 전체로 착각하여 범하는 잘못된 생각 등을 말한다. 앞으로 전개될 내용은 왜구가 ‘나쁜 놈’이었는지 ‘좋은 놈’이었는지를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왜구는 무엇이었는가?”라는 주제에 대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며 가능한 한 과거의 기록을 통해서 그들이 어떤 존재였는가를 생각해 보고자 하는 것이다. 이것은 ‘왜구를 긍정적으로 볼 것인가, 부정적으로 볼 것인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문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동아시아 역사 속의 왜구는 그림자로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왜 그들은 그림자가 되었을까?
많은 사람이 바다를 건너와 행동하기 위해서는 항해 비용 외에도 그들이 부재한 동안에 그들의 노동생산력 등을 보완하기 위한 비용 등 많은 뒷받침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실제로 바다를 건너온 많은 사람은 그들의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것은 분명, 그들의 고향 땅에서는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생산을 담당해야 할 일꾼들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런데 그 뒤에도 많은 사람이 계속해서 바다를 건넜고 다시 돌아가지 못했다.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서라는 목적으로 그랬다고 보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가 아닐까?

그림자에서 다시 사람으로
왜구는 고려의 말기적 상황, 일본의 남북조시대, 중국의 원명교체기라는 동아시아 세계의 혼란과 변화의 시기에 나타나 극성을 이루었다. 그러나 혼란스러웠던 동아시아 삼국의 내부질서가 회복되고 이를 바탕으로 동아시아의 새로운 국제질서가 정립되면서 왜구도 점차 그 질서 안으로 편입되어 갔다. 통치 권력의 강화와 안정하에서 왜구는 더 이상 존립하기가 어려워졌던 것이다. 권력이라는 태양 빛이 강해질수록 그림자는 옅어질 수밖에 없었다. 왜구는 그렇게 그림자에서 다시 사람이 되었다.

목차

프롤로그
왜구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전근대의 ‘해적’
‘왜’와 ‘구’-‘왜구’라는 말의 의미

1장 그림자의 서막, 왜구
1. 왜가 고려로 도적질을 하러 오다!
2. 충렬왕과 쿠빌라이가 말한 ‘왜구’
3. ‘왜구’의 시작
4. 왜구시대의 개막
5. 중국 대륙과 일본의 상황
6. 왜구는 왜 바다를 건넜을까?

2장 고려에 드리우는 그림자
1. 등경광의 복수
2. 더 격렬하고 더 잔인해진 왜구
3. 고려의 반격
4. 슈퍼히어로 ‘신궁 이성계’
5. 슈퍼빌런 ‘아지발도’의 정체

3장 그림자가 된 사람들
1. 미스터리 가득한 고려 말의 대규모 왜구
2. 대규모 왜구는 ‘고려인’이 주체?
3. 고려 말의 왜구에는 고려인·중국인도 섞여 있었을까?

4장 옅어진 그림자와 조선
1. 조선의 건국과 왜구 진압을 위한 노력
2. 왜구의 변신
3. 왜구의 ‘최대’ 소굴-쓰시마섬
4. 리멤버! 1419!
5. 태종이 쓰시마섬을 정벌한 속내는 무엇이었나?

5장 잠잠해진 왜구의 여러 가지 사정들
1. 조선인이 바라본 왜구 -『삼강행실도』와 『속삼강행실도』의 왜구
2. 왜구가 서쪽(중국)으로 간 까닭은?-전기왜구의 종막
3. ‘배고프다던 왜구’는 정말 먹을 게 없었을까?
4. 왜구가 아니었던 ‘왜구’-왜구로 몰린 표류자와 항해자

6장 16세기의 후기왜구
1. ‘왜구’가 된 사람들-16세기에 주력이 된 중국인 왜구
2. 왕직, 왜구의 왕이 되다
3. ‘왜구(일본인 해적)’ 없는 ‘왜구(일본의 해적)’에 의한 ‘을묘왜변’
4. 무조건 싹 잡아서 죽여라!

에필로그
왜구의 최대 특징은 ‘다양성’
왜구는 무엇이었나?

본문중에서

‘역사적 존재’에 대한 이미지는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그때그때의 여러 사정에 의해 변형되고 가공되어 온 결과이다. ‘왜구’는 지금으로부터 수백 년 전의 존재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왜구의 이미지는 과연 어떨까? 과거 역사에서의 실제 왜구에 어느 정도나 가까운 것일까? 혹은 동떨어진 것일까? _프롤로그

왜의 도적질에 대해 고려의 조정에서는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을 했던 것 같지는 않다. 2년 뒤인 1225년 4월에 왜선 2척이 다시 경상도 연해 지역을 도적질했는데, 『고려사』에 의하면 군대를 동원해 그들을 모두 사로잡았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었던 며칠 뒤 고려의 왕(고종)은 유유낙낙하게 무사들이 벌이는 격구를 관람했다. _1장 그림자의 서막, 왜구

우왕 때에는 왜구 금지를 요구하는 사절이 모두 5번 일본으로 향해 일본의 바쿠후나 지역의 유력자들과 교섭을 가졌다. 잡혀갔던 고려인들이 송환되어 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외교적 교섭을 통해 왜구를 진정시킬 수는 없었다. 왜구를 이루던 사람들은 대부분 고려가 교섭했던 세력들의 통제 밖에 있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_2장 고려에 드리우는 그림자

국가권력의 입장에서 왜구는 그야말로 왜구일 뿐, 그 안의 구성원이 어떻게 되어 있건 큰 상관이 없었다. 왜구는 국가의 안전을 위협하는 도적 집단이며 침략자였을 뿐이다. 그런 국가권력의 입장에 서서 기록된 사료만 가지고 왜구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엇이었는지를 밝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_3장 그림자가 된 사람들

왜구를 억제하기 위한 조선의 여러 정책은 효과가 있었다. 조선에서 왜구 문제는 점차 안정을 찾아갔다. 왜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1409년(태종 9)부터 1419년(세종 1)까지 조선에서 왜구에 의한 직접 피해는 매우 제한된 것이었고 고려 말처럼 국가 운영에 타격을 줄 정도의 큰 고충은 더 이상 아니었다. 물론 불만이 있던 ‘전직 왜구’들도 있었다. _4장 옅어진 그림자와 조선

1419년의 망해과 대첩과 쓰시마섬 정벌 이후의 왜구에 대해 ‘왜구의 소멸’이라고까지 표현하기도 한다. 특히 조선에서는 쓰시마섬 및 그 외 일본의 여러 세력과 평화적인 통교 관계가 지속·강화되면서 실제로 왜구가 사라졌다고 할 수 있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왜구들은 이른바 ‘평화적 통교자’로 전환한 것이다. _5장 잠잠해진 왜구의 여러 가지 사정들

흔히 을묘왜변은 고려 말부터 시작되어 계속 반복되어 일어났던 왜구 사건의 하나이며 그 이전의 삼포왜란, 사량진왜변과 연장선상의 사건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을묘왜변은 조선에서 발생했던 기존의 왜구와는 사뭇 다른 성격의 왜구였다. 실행 주체의 핵심에는 본래는 밀무역 상인이었던 중국인들이 있었다. _6장 16세기의 후기왜구

지금까지 보아 왔던 것처럼 13세기와 14세기의 왜구에 차이가 있고, 14~15세기의 전기왜구와 16세기의 후기왜구는 상당히 다른 면이 많을 뿐만 아니라 같은 시기의 왜구라도 상세히 살펴보면 실로 여러 형태가 있었다. … 이런 다양성을 무시하고 어느 한쪽의 특성만을 들어 그것을 강조할 경우 ‘같은 왜구’라도 전혀 다르게 설명될 수 있다. _에필로그

저자소개

윤성익(尹誠翊)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저서>
'마카오 1999-442년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한국' (공저)
'동양문명의 역사' (공저)

<논문>
'後期倭寇'로서의 乙卯倭變'
'明代 倭寇의 倭論에 대한 검토'
'21세기 동아시아 국민국가 속에서의 倭寇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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