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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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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모든 것은 조물주의 손에서 나올 때는 선하다”

‘어린이의 발견’ 또는 ‘어린이의 복음서’로 알려진 『에밀』은 어린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촉구한다. 어린이는 미완성의 어른이 아니며 그들 나름의 고유한 활동이 있는 존재이다. 이 고유한 활동은 인간의 내부에서 작용하는 자연, 달리 말하면 본성이다. 루소는 전통적인 기독교의 원죄설에 맞서 인간의 선성을 옹호하면서 또한 인간의 본성을 타락시키는 사회에 맞서 인간의 선성을 지킬 것을 주장한다.

『에밀』은 단순한 교육론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인간의 지적이며 정신적인 능력의 연속적인 형성 과정을 통해 전개되는 보편적 인간의 성장소설로서 받아들이는 것이 더욱 타당할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한 인간이 교육을 통해 자연의 리듬에 따라 자기 내면의 이성과 감성을 계발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자율성과 미덕을 갖춘 인간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본다. 자율적이고 유덕한 인간이라는 이상을 추구하는 루소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인간과 현실에 대한 탁월한 통찰을 제공하고 미덕에 대한 열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출판사 서평

인간을 타락시키는 사회에서 인간의 선성을 지켜 가는
한 인간의 성장소설이자 현재에도 유효한 교육의 지침서,
루소의 『에밀』을 읽는다

신학적 교육, 귀족주의 교육에서 보편적인 인간을 창조하는 교육으로

『에밀』의 혁명적 성격은 무엇보다 교육의 대상을 새롭게 규정했다는 점에 있다. 전통적인 기독교의 교육관은 원죄설에 입각하여 세상을 악으로, 어린이를 악에 물들기 쉬운 나약한 존재로 바라본다. 따라서 종교가 아이를 구원의 길로 이끌어야 한다고 보았다. 르네상스 이후 이러한 신학적 교육관은 강력한 도전을 받는다. 라블레는 자연과 인간 본성에 신뢰를 가지고 인간의 자연적 본능을 건전한 것으로 보았다. 이는 지식욕과 육체에 대한 관심으로 귀결되었다. 라블레의 뒤를 이어 몽테뉴가 새로운 교육 사상을 주창하며 이해력과 판단력을 키우고 육체를 단련하는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하였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시대적 한계로 인하여 사회 속에서 아이를 행복하게 하며 그가 수행해야 할 역할에 완벽히 적응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개인주의적이고 귀족주의적인 교육을 제시하는 데 그친다. 반면 루소는 보편적인 인간을 대상으로 한, 보편적인 인간을 창조하는 교육의 필요를 인식했고 이 혁명적 성격으로 『에밀』은 ‘현대 교육의 성서’로 불리게 되었다.

도덕적 인간과 이상적인 사회라는 꿈

자연 상태의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기 보존의 욕구와 그 욕구를 충족시킬 능력을 가지며 이로써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인간은 불가피한 외부의 영향으로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사회라는 연대를 탄생시켰다. 사회 상태는 자연 상태와는 달리 인간을 무제한의 욕망과 경쟁으로 내몬다. 이때 자연에서 나온 인간 본래의 선성은 ‘이기심’으로 왜곡된다. 이미 자연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공공의 이익을 중시하고 사욕 대신 미덕을 실천하는 도덕적 인간과 이상적인 사회의 형성이라는 필요가 생긴다. 루소에게 교육이란 바로 이러한 도덕적 인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에밀』에 따르면 교육이란 본성에서 생겨나는 활동이 아무런 장애 없이 최대한 자유롭게 이루어지도록 외부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지, 어떤 목적을 갖고 그 활동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루소는 『에밀』을 “인간의 본성과는 무관한 악과 오류가 어떻게 외부로부터 들어와 이를 서서히 변질시켜 나가는지를 보여 주는 인간 본래의 선성에 대한 논문”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우리는 『에밀』을 읽으며 한 인간이 교육을 통해 자연의 리듬에 따라 자기 내면의 이성과 감성을 계발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자율성과 미덕을 갖춘 인간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본다.

루소가 제시하는 단계별·연령별 교육

『에밀』에서 루소는 에밀이라는 가상의 제자를 둔 가정교사로서 교육을 통해 그가 자율성과 미덕을 갖춘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지도하며, 인간의 발달 과정에 맞춘 교육의 과정을 크게 3단계로 나누어 제시한다. 첫 번째는 자연의 교육으로, ‘인간의 내부에 자연적으로 주어진 능력과 기관을 자연의 법칙에 따라 발달시키는 것’이다. 그다음 과정은 사물의 교육으로, ‘사람이 외부 세계의 사물과 접촉하여 얻는 체험 혹은 경험을 통해 오감을 발달시키고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교육 단계가 온다. 이 단계에서는 ‘인간의 본성과 경험 그리고 인간들이 맺는 관계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궁극적으로 도덕적 측면에서 어떠한 특정한 인간형을 형성’한다. 실천적 이성을 발달시키고 도덕적 미덕을 갖추게 하는 이 과정이야말로 ‘자연인으로 키워진 존재가 사회에서 어떤 존재로 전환될 수 있는가’라는 가장 중요한 문제에 해답을 제시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5권으로 나누어진 『에밀』은 이러한 과정에 맞추어 연령대별로 구체적인 교육의 프로그램들을 제시한다. 1권은 출생에서부터 말을 배울 무렵인 5살까지를, 2권은 5살부터 12살까지의 아동기를 다룬다. 3권은 12세부터 15세까지 소년기를, 4권은 사춘기를 포함하여 15세부터 20세까지를 다룬다. 5권은 에밀의 배우자가 될 소피의 교육을 주로 다룬다. 각각의 연령대는 모두 다른 특징을 가진 닫힌 체계를 형성한다. 이행기를 지날 때마다 이 체계는 다른 형태로 재구성된다. 독자들은 이런 특징을 잊지 말고 『에밀』의 교육 과정을 쫓아가야 한다. 고도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루소가 제안하는 인간 교육의 과정을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 세창클래식 시리즈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여 누구나 아는 명저에 새로운 문체와 해설을 입혀 소개하는 시리즈입니다. 명저란 그저 오래되고 진부한 것이라는 편견을 깨고, 원작의 의미와 깊이를 음미할 수 있는 책을 출간하고 있습니다.

목차

머리말 · 9
제1권 · 17
제2권 · 105
제3권 · 295

본문중에서

모든 것은 조물주의 손에서 나올 때는 선하나, 인간의 손에 들어오면 변질되고 만다. 인간은 어떤 토양에서 자랄 수 있는 산물을 다른 토양에서 억지로 키우려는가 하면, 이 나무에게 저 나무의 열매를 맺게 하려 한다. 그리하여 기후와 환경, 계절을 뒤섞어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버린다. 인간은 자기가 소유한 개, 말, 노예의 사지를 잘라 낸다. … 심지어 인간마저도 그렇다. 조련된 말을 다루듯 인간을 자신에게 맞게 길들여야 한다. 그리고 마치 정원수처럼 인간을 자기 마음대로 뒤틀어 놓아야만 한다. (19쪽)

자연을 관찰하고 자연이 여러분에게 제시하는 길을 따르도록 하라. 자연은 지속적으로 아이들을 훈련시킨다. 온갖 종류의 시련을 통해 자연은 아이들의 체질을 단련시키며 일찍부터 그들에게 아픔과 고통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다. … 이런 시련을 겪어 낸 아이들은 강한 체력을 얻게 되어, 그가 생명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즉시 생명의 원리가 더욱 확고하게 된다. (43쪽)

환상을 쫓지 않으려면, 우리 인간의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만물의 질서 속에 제자리를 잡고 있다.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도 인생의 질서 속에 제자리가 있다. 어른은 어른으로, 어린아이는 어린아이로 바라보아야 한다. 각자에게 자기 자리를 할당하는 것, 그를 제자리에 앉히는 것, 인간의 기질에 따라 인간의 정념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 인간의 행복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이다. 그 나머지는 우리의 능력 밖인 외부의 원인들에 달려 있다. (113쪽)

그러므로 최초의 교육은 전적으로 소극적이어야 한다. 그것은 미덕이나 진리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악덕으로부터 마음을, 오류로부터 정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또 아무것도 하지 않게 자신을 내버려 둘 수 있다면, 또 여러분의 제자를 오른손과 왼손을 구별할 줄도 모르는 채 열두 살이 될 때까지 건강하고 튼튼하게 지도할 수만 있다면, 처음 가르침을 시작할 때부터 그의 오성의 눈은 이성을 향해 열릴 것이다. 편견도 습관도 없는 그는 여러분의 정성이 빚어낸 효과를 방해할 만한 것이라곤 아무것도 갖지 않을 것이다. 오래지 않아 그는 여러분의 손에 이끌리어 가장 현명한 인간이 되어 갈 것이다. 그리고 여러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시작하여 교육의 기적을 일구게 될 것이다. (143-144쪽)

교훈적인 우화가 아이들에게 재미를 주면서 그들을 속이고 있다는 점은 생각하지도 않고, 어떻게 사람들은 우화를 아이들의 도덕론이라 부를 정도로 맹목적일 수 있을까? 거짓말에 속은 아이들이 진실은 놓쳐 버린다는 사실, 또 아이들에게 교훈을 재미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하면서 그들이 교훈을 활용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사실은 생각조차 해 보지 않고 말이다. 우화는 어른들은 가르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말해야 한다. 진실에 베일을 씌워 두면 아이들은 그것을 벗겨 내는 수고를 하려 들지 않는다. (185쪽)

그는 자신의 행복을 팔아 그 완성을 사들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그 둘은 서로 협력해 왔다. 제 나이에 맞는 이성을 모두 획득하면서, 그는 자신의 기질이 허락하는 한 행복하고 자유로웠다. 설령 숙명의 낫이 그에게 닥쳐와 우리의 희망의 꽃을 베어 버린다 해도, 우리는 그의 삶과 죽음을 한꺼번에 한탄할 필요는 전혀 없다. 우리가 그에게 야기한 고통을 기억하면서 더 쓰라린 고통을 느끼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최소한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마음껏 누렸다. 우리는 자연이 그에게 부과한 것을 그가 잃게 하는 일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291-292쪽)

우리가 정한 준칙의 정신에 따라 키워져서, 자기 자신에게서 모든 도구를 끌어내는 습관 그리고 또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된 다음이 아니면 결코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는 습관이 든 그는 새로운 대상을 볼 때마다 아무 말 없이 그것을 오랫동안 검토한다. 아이는 자주 생각에 잠기고 캐묻지 않는다. 그러니 적절한 때 아이에게 대상을 제시하면 된다는 것으로 만족하라. 그러고 나서 그가 충분히 호기심에 사로잡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아이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에 들어서도록 간결한 질문을 하라. (305-306쪽)

나는 진정으로 에밀이 하나의 직업을 배우기를 바란다. “적어도 괜찮은 직업을”이라고 말하겠는가? 이 말은 무슨 뜻인가? 공공대중에게 유익한 직업이라면 모두 괜찮지 않은가? … 유용한 직업을 선택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그 직업이 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인간성과 양립할 수 없는 가증스러운 정신적 자질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처음 했던 말로 되돌아가서, 괜찮은 직업을 갖도록 하자. 하지만 쓸모가 없이 괜찮은 것은 없다는 사실을 언제나 기억해 두자. (366-367쪽)

그는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을 고려하며, 다른 사람들이 그를 조금도 생각해 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는 누구에게든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으며 아무한테도 빚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는 인간 사회에서 혼자이며 자기 자신만 믿는다. 또한 그는 사람들이 그 나이에 갖출 수 있는 모든 능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그에게는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믿을 권리가 있다. 그에게는 오류가 없다. 그것이 아니라면 우리에게 불가피한 오류만 갖고 있다. 또한 악덕이 없으며, 있다면 누구라도 피할 수 없는 악덕만 가지고 있다. 그는 건강한 신체와 민첩한 사지, 편견 없는 올바른 정신, 정념이 깃들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지고 있다. 모든 정념들 가운데 가장 으뜸이고 가장 자연적인 이기심은 마음속에서 아직 거의 일깨워지지 않았다. 누구의 휴식도 방해하지 않고, 자연이 허락한 한도 내에서 그는 만족한 채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아왔다. 여러분은 이렇게 열다섯 살이 된 아이가 지난날들을 허비했다고 생각하는가? (390쪽)

저자소개

장 자크 루소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7120628

1712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프랑스 시계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태어나자마자 어머니가 사망하고, 그후 아버지와 형이 행방불명되면서 고아로 자랐다. 1728년 어느 날 교외로 산책을 나갔다가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프랑스로 떠나 1732년까지 유럽 각지로 방랑을 계속했다. 1750년 디종 아카데미의 현상 공모에 논문 <학문과 예술론>이 당선되어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1752년 오페라 <마을의 점쟁이>가 성공한 후 다시 한번 디종 아카데미의 현상 공모에 <인간 불평등 기원론>을 제출했으나 그 내용의 파격성 때문에 상을 받지는 못했다. 1761년에 연애소설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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