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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고녀 1학년1반1번〉은 작가 특유의 재미난 말투가 살아있는 좀 특별한 작품입니다.
일제강점기와 전쟁을 겪은 한 작은 여자가 한참 자라는 시기에 집안일을 맡고, ‘엄마’가 낳은 동생들의 육아를 해야 했습니다. 한겨울에 동생들의 기저귀를 빠느라 동상이 걸려 보라색이 된 손을 장갑으로 감추고 스물셋에 시집을 갔습니다. 그리고 또 평생을 가정을 위해 헌신하고 살았습니다. ‘한성고녀 1학년 1반 1번’이란 타이틀은 일평생 ‘나’ 없이 하나하나 쌓아온 삶의 낱장 속에서 온전히 ‘자기 자신’임을 알리는 유일한 이름표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누구의 딸, 누구의 아내, 누구의 어머니, 누구의 할머니로 살아온 작가가 인생의 어느 한 지점에서 ‘한성고녀 1학년 1반 1번’이었던 자신을 떠올립니다. 여기서 이 작품은 시작됩니다.
작가는 어렸을 땐 고생스러운 현실을 직시하고 나이들어가면서는 주변 사람들과 가족과 자신의 위치를 직시합니다. 현실을 똑바로 마주 볼 수 있다는 것은 용기입니다. 결코 피하거나 미화하지 않습니다. 그런 모습을 통해 한 여자이며, 한 사람인 작가의 용기와 근성, 그리고 정직하고 대범한 삶의 자세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1,2,3부는 수필, 4부는 시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의 면면에 흐르는 감성마저도 정직합니다. 그 정직성이 작가의 문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글을 왜 쓰는가
추천사

1부 낳은 부모와 기른 부모

일제 시대 그리고 해방
6?25 전쟁
피란 생활
순자야 너네 집에서 니가 제일 고생한다
나무를 삼 년을 했다
조류 독감, 삼 일 만에 빈 닭장
월사금
형 없는 동생은 없다
서글픈 대접
낳은 부모와 기른 부모
차라리 고아가 나았을까
동태와 아버지
결혼식 날 장갑

2부 한성고녀 1학년 1반 1번

나만 인심 잃었다
동창
한성고녀 1학년 1반 1번
나를 위해 거금을 투자했다
중환자실
외식
내가 살아보니까
동백꽃같이 살다가고파
겨울의 맛 김치
겨울의 맛 붕어빵
인생의 고개에서 만난 다섯 사람
친구
소꼬리와 옥수수 한 자루
정월 대보름
행복 지수
추석 명절
강아지가 사람보다 나아
친구가 또 저 세상으로
하루 사는 법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
자작나무 숲
세월 찾기
친척집을 갔다 왔다
선물
하기야
더 사는 사람 대접
마음을 다스리다
1조 조장님
결혼 60주년 감사 식사 대접
짓궂은 잠
극과 극을 달리고 사는 기분
장수돌침대
문창반 이정자 회장님
나에게 소중한 두 친구
민어
글로 쓰면 약이 됩니다

3부 안 내리세요? 삼선교인데

안 내리세요? 삼선교인데
돌이킬 수 없는 두 가지
석연치 않은 선물
애착
먹는 것과 입는 것이 다 때가 있다
그해 여름
돈의 노예 시간의 노예
언제부턴가
세월만 간다
자식이 뭐길래
며느님
하루 일상
환자
효도하기도 효도 받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발분망식
예쁜 양심도둑
자식 그리고 돈, 돈 그리고 자식
제 2의 양순자
주제 파악
카톡이 뭐길래

4부 손자의 입술은 신호등

어디쯤 왔을까
시집보낸 엄마 마음
밀려나는 기분
손자의 입술은 신호등
삼월
나도 아들 낳았다
손자
3행시
역경을 겪었을 때
배려
빛 좋은 개살구
기다린다
행복
닻
나이 드는 기술
기다림
하얗게 샜다
나처럼 산다면
가을
원수 같은
나이
엄마
주님의 말에 목을 매다
받아들이기
우리집 영감
내 인생에 봄날
그러면 그렇지
천직
늙어도 상황 판단 해야지
보는 눈
정신 차려 노력한다
무너지는 인심
아무리 뒤척여도 오지 않는 잠
니 아들 내 아들
어머 꽃 피었네
세월호
이럴 때 차 한 잔
한 해가 간다
누가 뭐라고 해도
축 장원

5부 가족의 글

어머니 고맙습니다 - 조한웅
엄마같이 안 살 거야 - 조애경
단성무아(붓글씨) - 한종만
편집을 마치며 - 편집부

지난날을 생각해보니 사변 전 밥도 안 하고 나무도 안 하고 빨래도 안 했을 때 한성고녀 1학년 1반 1번이었던 생각이 났다.(그때는 키가 작은 순서로 학급 번호가 되었다.) 그럼 아버지 탓도 아니다. 내가 작게 자란 거다. 바쁜 꿀벌은 슬퍼할 겨를이 없다고 한다. 너무 한가해서 그런 생각까지 하는가 자신이 바보스러웠다.
〈한성고녀 1학년 1반 1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