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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정의 : 희망과 절망의 갈림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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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한재각
  • 출판사 : 한티재
  • 발행 : 2021년 02월 27일
  • 쪽수 : 212
  • ISBN : 9791190178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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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국제적·사회적 불평등이 기후위기를 야기하였다.”
“기후정의가 위기 해결을 위한 가장 빠른 길 여는 열쇠”
“기후변화가 아니라 체제변화!”

“인류가 이 위기를 넘어설 수 있을까? 애를 써야겠지만, 솔직히 자신할 수 없다. 아니 다 망할 것 같다. 미래가 없어 보인다.”

저자는 어느 강연에서 기후위기의 절박함을 이야기하다 이렇게 말했다. 말을 뱉고 난 후에야 청중들이 다시 저자의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 한 청소년과 눈이 마주쳤다. “혼자 절망감에 빠져 그를, 그리고 청중들을 잊고 있었다. 당황스러웠고, 부끄러웠다.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겁을 줘서 사람들을 일깨울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인지, 아니면 끙끙대던 ‘기후 우울증’을 배설하고 있었던 것인지. 무슨 권리로 그들 앞에서 그런 말을 했던 것일까. 정신이 번쩍 들었다.”

연구자이자 활동가인 저자가 기후위기의 절박함 앞에서 느낀 절망감, 강연장에서 느낀 부끄러움과 당황스러움을 고백한다. 그리고 정신이 번쩍 들 정도의 반성은 그를 ‘기후위기 비상행동’을 조직하는 현장으로 이끈다. 이 책은 그러한 과정, 즉 연구와 실천의 장에서 수많은 사람들과 토론하고 논쟁하며 씌어진 것이다.

“우리 앞의 가장 강력한 적은 기후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는 현실을 바꾸지 못하리라는 비관과 무기력”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이 책은 저자 스스로 그런 비관과 무기력과 싸우면서, 우리 모두가 어떻게 이 절망감을 딛고 희망을 만들 수 있을지를 치열한 언어로 제시하고 있다.

연구자이자 활동가인 저자가
‘기후위기 비상행동’ 실천 현장에서 보내는 메시지

이 책은 기후위기(Climate Crisis)를 다룬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날로 심화하며 또 많은 사람들이 피부로 이를 실감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회가 ‘비상선언’을 하고 대통령이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기후변화가 아니라 ‘기후위기’라고 부르자는 제안이 나온 지도 한참 되었다. 그 영향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책들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주로 기후변화의 실상과 원인 등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면서 기술, 경제, 제도 등 관련 해결책에 대해 정책적으로 논하는 책들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런 책들과는 사뭇 다르다.

이 책은 기후정의(Climate Justice)를 강조한다. 기후위기는 모든 인류 공동의 문제라고 선언되지만, 그 피해가 모두에게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이 책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또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직접적인 원인인 온실가스 배출량이 국가마다, 그리고 계층마다 상이하다는 점도 주의 깊게 살핀다. 부유한 국가와 부자들이 대부분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가난한 나라와 빈자들이 대부분의 피해를 감당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논의에서 이 진실은 종종 생략되지만, 결코 놓칠 수 없는 것이다. 기후정의를 빼고 기후위기에 대해 말하는 것은 위선이다.

이 책은 ‘기후변화가 아니라 체제변화(System Change, Not Climate Change)!’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기후위기는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반대로 사회적 불평등이 기후위기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기술과 탐욕스런 시장에 의존하여 온실가스 배출만을 줄이려는 시도는 무모하다고 경고하며, 기후위기가 심화될수록 ‘재난 자본주의’ 혹은 ‘녹색 자본주의’가 해결책으로 호도될 것에 우려를 표한다. 기후위기에서 살아남으려면, ‘기후정의 동맹’을 만들어 자본주의 체제를 혁명적으로 전환한 ‘탈성장 체제’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목차

들어가는 글

1부 기후위기,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나
1장 “아는 북극곰 있나요?” / 2장 누가 피해를 겪고 있는가? / 3장 어떤 배출인가? - 사치 대 생존 / 4장 기후정의 운동

2부 계속 배출할 수 있는가
5장 “파티는 끝났다!” / 6장 모든 것이 무너진다 / 7장 누구의 책임인가? / 8장 탄소예산을 아시나요?

3부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9장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구적 노력 / 10장 잘못된 해결책들 / 11장 경제성장을 지속하면 줄일 수 있나? / 12장 코로나19 재난과 그린뉴딜

4부 무엇을 할 것인가
13장 기후침묵을 깨라 / 14장 기후정의의 눈으로 질문하라 / 15장 기후정의 동맹을 만들자 / 16장 실용적 불가능주의를 넘자

나오는 글 / 참고 문헌

■ 상자 글 목차
- 필리핀의 비극과 다국적 석유 기업들
- 메탄 이야기 : 공장식 축산과 육식 위주의 식단
- 해수면 상승과 강력한 태풍, 300만 명의 수해 위험
- 전 세계 부자들과 빈자들의 온실가스 배출량 격차
- 영국의 탄소예산과 감축 경로
- 기후과학과 국제 협상
- 코로나 위기와 탈성장
- 사회운동 속의 기후침묵
- 부자는 많이 배출하고, 그 배출량은 계속 증가한다

■ 그림 목차
[그림 1] WRI-CSE 논쟁을 야기한 두 보고서
[그림 2] 세계 에너지 소비 현황 : 1800~2019년
[그림 3] EROEI 절벽
[그림 4] 주요 국가의 이산화탄소 누적 배출량
[그림 5] 주요 국가의 1인당 CO2 배출량 (2015년도)
[그림 6] 전 세계 탄소 배출량 불평등
[그림 7] 영국의 탄소예산과 감축 경로
[그림 8] 2007년도 현재의 이산화탄소 배출 집약도와 450ppm 목표 달성을 위한 수준
[그림 9] 전 세계 소득 불평등과 온실가스 배출의 불평등

본문중에서

기후위기는 지구라는 행성에 사는 우리 모두의 위기라고는 하지만, 그 책임이 모두에게 동일한 것은 아니다. 누가 얼마나 기후위기에 책임을 가지고 있는가? 여러 사람들이 함께 여행에 나섰다가 한 식당에 밥을 먹으러 들어갔다. 돈 좀 버는 한 무리의 사람들은 한 상 가득한 수만 원짜리 정식을 시켜 먹고, 또 다른 무리는 주머니 사정을 생각해서 6~7천 원 가격의 찌개백반을 하나씩 먹었다. 그만 한 여력도 없는 다수의 사람들은 김밥 몇 줄을 시켜서 나눠 먹었다. 떠나야 할 때가 되어 일어서는데, 별실에서 따로 배불리 정식을 먹고 나선 이들이 외쳤다. “함께 먹었으니, N분의 일로 합시다!” 김밥을 나눠 먹은 이들은 기가 막힐 일이다. 당장 멱살을 잡지 않으면 다행이고, 이 여행은 결코 제대로 끝낼 수가 없을 것이다.
기후위기에 직면해서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 일이 이와 비슷하다. 비싼 음식 시켜 먹은 사람이 그 값을 치러야 하는 것처럼, 온실가스를 더 많이 배출한 나라와 사람들이 감축의 책임을 더 크게 져야 한다. ‘공동의 차별화된 책임’ 원칙을 상기하라. 따라서 기후변화가 누구의 책임인지를 따지기 위해서는, 누가 온실가스를 지금 더 많이 배출하고 있는지, 혹은 과거부터 더 많이 배출해 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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