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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릿느릿 복작복작 : 포르투갈 오래된 집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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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라정진
  • 출판사 : 효형출판
  • 발행 : 2021년 01월 30일
  • 쪽수 : 256
  • ISBN : 978895872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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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정겹고 살가운 포르투갈 시골살이를 보는 즐거움
여유롭고 한가로운 일상의 속살이 주는 메시지

30대 중반, 동티모르의 개발협력 NGO에서 일하던 저자는 새로운 인연을 만났다. 포르투갈 남자 알베르토와 결혼해 오래된 마을 알비토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자연스레 포르투갈의 대가족과 함께 하는 나날이 이어진다. 대대로 살아온 고풍스런 집에서 시간을 거슬러 기억을 함께 하며 정겨운 공간에서 추억을 쌓아 간다. 햇살 좋은 포르투갈 남부, 평화로운 알란테주의 작은 마을 알비토에서 펼쳐지는 느긋하면서도 복작한 하루하루가 꿈결 같이 속살을 드러낸다.

알비토에서 집은 삶의 공간 그 이상을 의미한다. 마치 가족의 연대기처럼, 오래된 물건과 기억이 차곡차곡 쌓여 가는 오래된 집에는 그만큼 담긴 이야기도 추억도 풍성하다. 고조할아버지부터 내려오는 가족들의 흔적들. 북유럽식 미니멀리즘과 정반대로 알비토식 맥시멀리즘이다. 집안 곳곳의 가구며 장식장, 손 닿는 곳마다 가족들의 숨결과 애틋한 사연이 담겨 있다. 가족들의 손때가 정성스레 반짝이는 따스한 마음의 자국들이 살갑게 빛난다.

가족, 친구, 이웃들과 함께 어울려 지내는 마을에는 정이 넘친다. 소담한 디저트를 나누고 싶을 때, 저녁거리가 떨어졌을 때, 또는 길을 가다 문득 안부 인사차 부담 없이 이웃집 문을 두드린다. 오랜 시간 지내왔기에 온기 넘치는 편안함이 이어진다. 이웃들과 함께 하는 따뜻한 일상은 서로를 보듬어주며 소외되지 않게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

친한 친구에게 편안한 마음으로 듣는 것처럼 차근차근 읽히는 글과 순수하고 아기자기한 사진들, 따사로운 분위기를 있는 그대로 터치한 일러스트들이 어우러져 정감 어린 수채화를 그려 낸다. 장과 장 사이에 들어간 포르투갈어 시와 노래 가사에서는 알비토에서 보낸 삶의 메시지가 진하게 묻어난다.

책의 말미에는 〈데제뉴 드 포르투갈〉이란 제목의 부록이 담겼다. 현지에서 터전을 잡고 생활해야만 알 수 있는, 직접 경험하고 깊이 들여다봐야 비로소 볼 수 있는 작은 이야기들. 여기까지 읽고 나면 알비토의 시골살이와 더불어 작지만 다채로운 나라 포르투갈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것이다.

출판사 서평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과 서쪽 끝에 위치한 한국과 포르투갈은 그 거리만큼이나 문화도 이질적이다. 두 사람이 겪는 문화적 차이는 사소한 듯 다르지만 그래서 더 새삼스럽다. 대학을 가기 위해 공부하는 우리의 처지와 다르게 대학에 가서 비로소 공부를 시작하는 포르투갈. 때로는 너무 빠르게, 모든 것을 효율이란 잣대를 대며 진정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우리 사회의 단면을 곱씹게 해 준다. 저자의 솔직한 에피소드에 호흡을 함께 하며 읽다 보면 어느새 깊이 공감하며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것들을 한 걸음 떨어져 돌아보게 된다.

특히 한 가족의 연대기가 담긴 집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알비토의 집은 삶의 공간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가족들은 한 번 터를 잡은 집을 좀처럼 떠나지 않고 세대를 이어 대대손손 살아간다. 집값, 직장 따라 이곳저곳을 떠도는 도시의 유목민과 사뭇 다르다. 접시부터 장난감, 온갖 물건들이 세월을 잊은 채 삶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스치거나 눈길만 줘도 가족에 대한 추억이 새록새록 샘솟는다.

자연이 주는 감사함을 매일 같이 일깨워 주는 아름다운 마을 알비토. 앞뒤뜰은 바람 따라 휘적이고 아이들과 어울리는 동물 가족, 계절을 품은 들꽃과 과일 나무, 채소밭. 마냥 쫓기듯 허우적대며 부산한 우리와 동떨어진 아직은 낯선 나라 포르투갈, 그 안에서도 알비토라는 오래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정겹기 이를 데 없다.

이 책은 속도감에 내몰린 채 성공, 성취에 목말라 하는 우리에게 따뜻한 선물로 기억될 것이다. 모두가 느긋하고 여유로운 로망을 꿈꾸지만 이루기는 힘든 현실. 잠시나마 마음 한가득 따스함을 담을 수 있길 바란다. ‘느릿느릿 복작복작’한 알비토의 속살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었으면 한다.

목차

프롤로그 6

1장. 여기와 거기, 넘치고 모자라는 것들

뽀뽀 아니고 인사라니까요 21
부르라고 있는 게 이름이건만 27
불편함과 편리함 사이 균형 잡기 32
나를 미치게 하는 비효율과 태평함 38
힘 빼고, 각자 또 같이 44

2장. 집은 한 가족의 연대기

사랑하는 우리의 알비토 집 57
알비토 맥시멀리스트 66
장난감의 대물림 75
이야기가 담긴 가족들의 집 80
주인을 닮아가는 집 86
가까이 살면서 자연스럽게 91
모두가 편안한 가족 모임 98

3장. 함께 둘러앉아 더 즐거운 식탁

어디서나 집밥은 소박하고 단순합니다 109
산뜻하고 가벼운 가스파초 115
여름 별미, 정어리와 달팽이 119
가난한 사람들의 풍성한 겨울 식탁 124
와인은 영혼을 생기 있게 130
올리브, 옛날 방식대로 134

4장. 잠시 잠깐의 소중한 것들

제카와 키카 147
고양이들을 보내다 152
안나 클레타와 닭들의 분투기 157
함께 자라는 동물과 아이들 161
슈파디냐와 양털 깎기 165
평생 레몬 부자의 레모네이드 172
풍성한 수확의 계절 176
겨울을 준비하는 벽난로 184
알비토의 절기, 개미의 혼인 비행과 겨울비 188

5장. 소소한 마을 생활

느긋하고 편안하고 시끄럽게, 친구 모임 195
지나는 길에 들르는 사이 202
시골 마을 문화 생활 206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시골 장터 211
1년에 한 번, 건과일 축제 218

에필로그 226

부록.
거리에서 마주하는 예술 236
그리울 때는 노래를 부르고 239
만약 포르투갈에 가게 된다면 243
입안 가득 행복을 담고 싶다면 247
이름과 장소로 기억되는 사람들 253

본문중에서

삼십 대 중반, 동티모르에서 일하던 중 꿈에도 생각 못할 인연을 만났다. -6페이지

하지만 사람답게 사는 삶이 무엇인지, 진정한 일상의 가치는 어떤 것인지 어렴풋 생각하게 해 주는 곳이기도 하다. -10페이지

어찌 보면 당연하지만 그렇기에 잊고 살기 쉬운 일들. 오늘도 이렇게 다름을 배워 간다. -31페이지

포르투갈은 한국에 비해 느긋느긋 여유가 넘치는 나라다. 이렇게만 들으면 한적하고 평화로워 살기 참 좋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38페이지

대문을 지나 목초지와 나무들이 줄지어 선 길을 따라 주욱 걸으면 조그마한 하얀 집이 나온다. -57페이지

알베르토와 그의 가족에게 집은 가족의 연대기나 다름없다. -62페이지

무엇보다 공간과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오랜 시간 함께 다정하게 나이 들어가는 흔적을 보는 것이 좋다. -89페이지

포르투갈을 떠나 있을 때 가장 그리운 것 중 하나도 바로 아침 식탁 풍경이다. -109페이지

종류는 달라도 계절과 음식을 함께 느끼는 것은 어디서나 비슷하리라. 알비토에서 느끼는 음식의 맛 역시 계절과 함께한다. -115페이지

처음에는 달팽이를 먹는다는 게 생소했는데 막상 시도해 보니 식감이 골뱅이와 비슷해서 익숙하게 느껴졌다. 짭조름하고 쫄깃하다. -123페이지

‘Boa ? a vida, mas melhor ? o vinho.’ 인생은 좋은 것, 그러나 더 좋은 것은 와인. -130페이지

수백 년 전 뱃사람들도 떠나기 전날 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는 사랑하는 사람과 와인을 나누었을까? -132페이지

이런 대화를 나누다 보면 좀 더 많이, 좀 더 빨리 얻으려고 취한 선택지들은 다분히 근시안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141페이지

그래서 잘 지내던 고양이가 며칠 안 보인다 싶으면 무지개다리를 건넜나 보다 짐작만 할 뿐이다. -155페이지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주변 풍경에서 분홍색이 생생하게 도드라진다. -172페이지

아이들 노는 모습을 보며 문 앞에 앉아 있다가 고개를 들면 현관 옆 벽을 타고 자란 덩굴에 포도송이가 탐스럽게 영글었다. 아, 여름이구나. -173페이지

벽난로와 음식, 와인의 세 박자가 어우러지며 알비토의 늦가을이 깊어 간다. -187페이지

그리고 이토록 우리 모두가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소름 돋고 경이로운 일인지. -191페이지

가끔씩은 생각지도 못한 방문도 있다. 몇 년 전 가을에는 사냥꾼 아저씨가 선물이라며 방금 잡은 토끼를 들고 온 적도 있었다. -203페이지

대도시에서 열리는 행사들만큼 화려하거나 거창하지도 않다. 하지만 작은 이벤트라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즐기면 그걸로 충분한 것 아닐까? -208페이지

아이들부터 노인까지 모두가 골고루 누릴 틈을 준다는 것도 좋고 느슨하게 즐기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만날 수 있어서 좋다. -210페이지

마을에서 유일한 동양인인 나에게 호기심 어린 시선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예의 바르게 인사와 미소를 건네는 그 적당한 거리감과 친밀감도 마음에 든다. -213페이지

알비토 집은 그래서 더 특별하고 사랑스럽다. 이곳에선 시공간이 함께 어울린다. -231페이지

사우다드는 포르투갈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감정이야. 과거에 어떤 행복한 감정을 느꼈는데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거지. 하지만 인생의 한때에 사우다드를 가질 만한, 중요하고 행복한 시기가 있었다는 거야. -240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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