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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의 힘 : 처음 학교가 마지막 학교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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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경란
  • 출판사 : EBS BOOKS
  • 발행 : 2020년 12월 30일
  • 쪽수 : 32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4756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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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유아교육 전문가
김경란 교수가 들려주는 아동 발달과 유치원 교육의 모든 것

출판사 서평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행복하게 하루 더 자란다.
그 하루가 모여 아이 인생의 밑그림이 될 것이다.”

유치원에 대한 궁금증, 유치원은 놀기만 하는 곳일까?


모든 사람이 아는 것 같지만 사실은 아무도 몰랐던 것이 바로 유치원 교육이다. 원아들은 아직 어리기 때문에 그 내용에 대해서 조리 있게 간추려 말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고, 어른들은 정량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그 숨어 있는 내용에 대해서 모른다. 또한 유치원에서만 있는 것은 다른 교육기관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다.
만 3~5세가 되면 부모들은 자녀를 유치원이나 다른 교육기관에 보내기 위해서 고민을 한다. 왜 우리는 유치원에 보내야 할까? 놀기만 하는 것처럼 보이는 유치원에서는 무엇을 가르칠까?
각 파트별 내용은 유아교육 전문가인 김경란 교수가 방송에서 들려준 내용과 방송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들로 바로 이들 질문에 대한 답이다.
『유치원의 힘』은 아이가 만나는 최초의 사회이자 자존감의 바탕이 되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근접탐구를 하고 있다. 유치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특징 및 구제적인 과정, 담임선생님과 유아의 소통과정, 유치원에서 일어나는 유아의 사회화, 자존감 등 성장과정, 유치원 커리큘럼의 특징까지 유치원이란 공간에서 일어나는 모든 요소를 다각도로 담아 유치원은 어떤 곳이며, 어떤 교육을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했다.
이렇게 유치원의 특성, 유치원에서 일어나는 일을 구체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유치원의 힘』은 유치원이란 교육기관에 대한 재발견을 할 뿐 아니라 만 3~5세의 유아들에게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지 묻고 있다.

자존감과 사회화의 시작점인 만 3~5세 유아의 중심에 있는 유치원

아이들의 자존감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아이들의 인성·사회성·인지적 발달 등은 만 3~5세에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이 시기의 아이를 감싼 공간은 집만이 아니다. 아이를 둘러싼 환경은 부모의 영향력이 미치는 집과 외부 환경으로 구분된다. 사회화는 이 두 요소 간의 상호작용의 결과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아이의 자존감은 사회화와 더불어 만들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아이의 사회화의 첫 시작점인 유치원이 어떤 곳인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성격·인성·인지적 능력 등 한 인간의 특징이 결정되는 만 3~5세의 중심에는 바로 유치원이 있었다. 유치원은 아이의 인생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유치원 교육의 본질, 유치원 교육이 사교육과 다른 특징, 아이들의 발달과정, 유치원을 이루는 공간적 특성, 유치원에서 행해지는 구체적인 교육형태 등에 대해서 추적하기 시작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학교는 처음학교

만 3~5세 유아들에게 필요한 교육은 어떤 내용이며, 어떤 형태로 해야 할까? 이에 대해 김경란 교수는 읽고 쓰고 셈하기처럼 특정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은 뒤에 해도 괜찮지만 유치원 시기를 놓치면 안 되는 것들이 분명 있다고 말한다.
유치원 교육을 한 그루의 나무로 비유하면 줄기의 영양분이 가지로 가기 위해서는 줄기에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치원은 유아의 성장에 필요한 각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채워주는 최초의 객관적인 형태의 교육이 일어나는 처음 학교다. 인지적 성장 같은 정량적인 요소를 충족시키면서 동시에 정서나 사회성, 도덕성 같은 정량적으로 개량되지 않는 요소를 채워주는 곳이다.
유아들은 바깥놀이터를 비롯한 각종 시설이 완비된 곳에서 전문적인 교사,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이러한 요소들을 채워간다는 것이다. 한 인간의 삶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요소들이다. 즐거움과 몰입, 사회성과 인성을 배우는 학원이 없다는 것은 유치원을 대체할 곳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유치원이란 처음학교에서 유아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 스스로 판단하며 친구를 사귀는 법을 터득해나가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상대방이 싫어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 알아나간다. 이렇게 스스로 판단하며 유치원에서 생활하는 동안 유아들은 성장한다. 이것은 부모의 영향력이 존재하는 가정이란 곳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만 3~5세의 유아들은 부모로부터 벗어난 공간, 20명 내외의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사회화를 위한 완충지대가 필요하다. 자존감과 도덕성, 인성 등은 유아들이 유치원에서 생활하는 동안 저절로 길러진다. 바로 이것이 다른 어떤 것보다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이다.

처음학교가 마지막 학교를 결정하는 이유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을 수용하는 모습을 기대한다면 유치원에서 하루하루 경험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순한 지식과 정보가 아닌 복합적인 문제해결력과 적응은 긴 시간을 통해서 형성되는데, 이것은 외부에서 절대로 도와줄 수 없다. 유아 스스로 경험을 통해서 판단하고 새로운 모험을 하면서 길러지는 힘이기 때문이다. 어제보다 미끄럼틀에 보다 잘 올라가면서, 놀이를 잘 하기 위해서 친구들을 관찰하면서, 친구들과의 갈등을 해결하면서 길러지는 능력이다.
부모들이 부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친구 사이의 갈등, 놀잇감 경쟁, 스트레스 등도 유치원이란 공간 안에서는 긍정적 요소로 작용한다. 선생님과 친구와 함께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비슷한 상황이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해나갈 수 있게 된다. 영어나 수학, 과학을 배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렇게 유치원의 일상을 통해서 경험을 쌓아가는 것이다. 그 경험은 아이의 일생을 관통하는 내적 힘이 될 것이다. 수동적인 사람이 될 것인가, 능동적인 사람이 될 것인가, 창의적인 사람이 될 것인가, 의존적인 사람이 될 것인가는 유치원이란 처음학교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치원 담임선생님의 역량이 교육의 질을 결정한다

유치원에서 선생님은 학원의 선생님, 초등학교의 선생님과 전혀 다른 역할을 한다. 유치원 담임선생님은 개별적으로 유아들의 성장을 이끈다. 유치원 담임선생님은 학교 선생님과 달리 생각하게 하고, 깨닫게 하고, 결정을 내리게 하는 인도자이다. 유아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지만 그 영향력이 절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시키지 않고 스스로 하게끔 하며, 판단하지 않고 판단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유아의 생각을 존중한다.
유치원 담임선생님은 유아들을 이해하고 유아들에게 필요한 요소를 줄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다. 유아들을 대할 때 필요한 화법, 행동수칙 등을 익힌 전문가로 이들은 유치원 교육의 커리큘럼을 담당하면서, 커리큘럼 이상의 것을 이끌어내고 있다.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을 이들 교사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놀이를 통해서 익히는 재미와 집중,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요소

유치원에서 하는 교육들은 초등학교에서 하는 책읽기 문제집 풀기와는 전혀 다르다. 책 읽고 이야기하기, 바깥놀이 등이 유치원 과목이다. 커리큘럼만 보고는 놀기만 하는 유치원이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그러나 놀면서 생각하고, 놀면서 깨닫게 하는 것이 유치원 커리큘럼의 핵심이다. 유치원 담임선생님은 책읽기를 하는 동안 책 속 세상을 마음껏 돌아보고, 10초도 안 되는 유아들의 집중력을 일깨워 하루 종일 집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유아들 스스로 재미있는 일을 찾아내고 그것에 집중하는 힘은 앞으로 받을 모든 교육의 바탕이 된다. 집중력과 문제해결력은 이러한 바탕에서 나온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일로,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없는 일이다. 책 읽고 이야기하기, 바깥놀이 등을 통해서 유아들은 재미있는 일을 탐색하고 집중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평범하기만 한 유치원의 재발견

유치원은 아이들에게 함께 놀 수 있는 친구와 내 마음을 알아주는 선생님이 있는 즐거운 곳이다. 한때 거의 모든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녔다. 그러나 유치원은 점차 특별함을 앞세우는 영어유치원(영어학원 유치부 프로그램), 놀이를 배워주는 놀이학원의 등장 등으로 그 가치를 폄훼당하고 있다.
그러나 유치원은 영원히 유치원으로 존재해야 한다. 유치원에서 보내는 시기는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학습으로 아이를 옭죄는지는 않는지 특별함을 좇아 정말 필요한 것을 놓치지는 않는지 판단해볼 일이다. 힐러리 클린턴이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도 그들의 바쁜 일상을 쪼개 자녀들을 유치원에 보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과 유럽에서는 인공지능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 “유년시절의 공감능력과 창의력 상상력을 다시 일깨우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월드와이드웹, GPS, 가상현실 등을 만든 MIT의 미디어랩은 평생유치원이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유치원 교육의 대명사로 불리는 몬테소리 교육의 재발견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유치원 시기를 놓치면 모든 것이 늦어질 뿐 아니라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 자존감·도덕성·인성·즐거움 등 인간이 갖추어야 할 모든 자질들이 그곳에서 싹트기 때문이다.
평범해 보이는 유치원에 왜 보내야 할까? 특별한 교육이 아니라 왜 평범한 교육이 필요할까? 누구나 가진 어린 시절, 기억하지 못하는 경험들이 습관과 정서, 교육적 자질로 일생 동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목차

프롤로그 그리고 마르면 다시 그리는 물그림_ 8
파트 1 유치원에만 있다_ 12
•만 3~5세는 어린왕자의 시간을 보내는 나이_ 14
•기둥에 묶인 아기 코끼리의 눈물_ 19
•대한민국에 영어유치원은 없다_ 24
•유아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어떤 과목도 가르치지 못한다_ 31
•느낌으로만 존재하는 완충지대_ 35
•재량껏 나만의 선생님이 되어주는 유치원 담임선생님_ 39
•문제아로 바라보지 않는 열린 시선이 문제를 극복하게 한다_ 43

파트2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만의 학교_ 48
•자존감의 시작점, “엄마 내가 말하니까 나 좀 보라고!”_ 50
•상호작용을 통해서 만들어가는 규칙_ 54
•모자란 것을 극복하는 지혜 키우기_ 60
•변하지 않는 기준을 배우는 것이 왜 필요할까?_ 66
•공감에서 나오는 말, “괜찮아” “그랬구나”의 힘!_ 72
•대화를 통한 통합적 교육_ 75
•섞임을 통해 얻은 폭넓은 시각과 균형잡힌 태도_ 78
•학습의 기초공사는 집중력, 집중력 키우기_ 84
•혁신학교는 유치원 시스템을 빌려간 초등학교_ 89

파트3 엄마는 모르는 유치원에서 생긴 일_ 94
•친구가 없던 ‘나밖에 몰라 나라’ 왕자님_ 96
•“모두 네 탓이야!” 절대 미안해하지 않는 아이의 눈물_ 100
•배우지 않았는데 어떻게 해요? 난 못해요!_ 105
•혼자서 화장실에 가본 적 없는 임금님이 되면 안 되죠?_ 109
•자아가 사라져 색깔도 생각도 없어진 투명한 따라쟁이_ 116
•몸 움직이는 걸 가르쳐주는 책이 없어 벽에 부닥친 아이_ 122
•항상 매 맞는 아이는 어른을 믿지 못한다_ 130
•기다리기 약속을 지켜 친구를 만든 주먹대장_ 136
•외톨이와 이제 안녕할 거예요_ 142
•빨리 가는 길보다 천천히 노력하는 길을 택한 이유_ 146
•적응은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으로 시작된다_ 151
•맘대로 나라의 왕자님이 예절나라 왕자님이 되었대요_ 156
•질까봐 게임에 참가하지 못 하는 여섯 살 완벽주의자_ 160
•소리 지르고 땀 흘리면서 분노를 쏟아내는 이유_ 169

파트4 놀기만 하는 유치원, 무엇을 배울까요?_ 174
•세심한 관찰을 통해 나만의 색을 만드는 미술시간_ 176
•말놀이를 통해 통문자로 한글 익히기_ 179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 익히기_ 181
•종알종알 끊임없이 말을 하면서 키우는 종합적 언어능력_ 187
•유치원에서 벗어나서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체험학습_ 196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수학교과서 개념을 공부할 수도 있을까?_ 200
•쌓기 영역을 통해 공간 개념 이해하기_ 203
•모래놀이로 하는 같은 양 계량하기_ 206
•좋아하는 음식 그래프 그려 한눈에 비교하기_ 209
•책 읽고 토론하는 쌍방향 수업_ 212
•춤이란 예술을 아이들의 눈높이로 보고 내면화하기_ 217
•안전하게 생활하기 위한 습관을 만들어가는 안전교육_ 220
•감사편지를 쓰면서 사회 공부하기_ 227

파트5 기적의 두 시간_ 232
•외부에 대한 관심과 무궁무진한 소통가능성을 여는 바깥놀이_ 234
•운동신경 없는 아이들도 즐겁게 하는 협동심 기르는 놀이_ 240
•술래잡기의 10가지 전략_ 243
•소꿉놀이로 현실에서 쌓인 스트레스 날리는 아이들_ 246
•역할 놀이를 통해 멘토 찾기_ 251
•무한변신이 가능한 블록놀이_ 255
•모래로 못 만드는 것이 없는 모래 예술가들_ 259
•깃발을 만들어 바람이 어디로 가는지 따라가보기_ 265
•물그림 벽화, 모래벽화, 세차장놀이 놀이의 무한변신_ 268

파트6 마음이 곧고 바른 사람이 되는 공부_ 272
•나 알기, 이름을 불러주는 이유_ 274
•더불어 살아갈 때 필요한 기본생활습관 익히기_ 280
•하늘 보면서 감성을 키워요_ 284
•생일잔치를 하면서 진정으로 축하하는 마음 알아가기_ 287
•학원에서 절대로 배울 수 없는 과목, 친구 사귀기_ 294
•위로하고 위로 받는 법 배우기_ 299
•네 탓이라고 말하지 않고 내가 속상하다고 말하기_ 302
•성인지감수성은 여자색 남자색을 없애는 것부터_ 305
•“싫어요”라고 말할 수 있고, “싫어요”라고 할 때 멈출 수 있기_ 312
•아이들에게는 어른과 전혀 다른 성적 호기심이 있대요_ 317

본문중에서

학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영어유치원 이미지’는 유치원 과정을 공부하되 영어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선생님이 영어로 말하면 아이들도 영어로 대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인간은 생각하는 만큼 말을 하는 존재다. 말과 생각 사이에 차이가 생기면 당연히 혼란이 일어난다. 여섯 살 영혼에 세 살의 언어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사고가 언어에 맞춰 하향평준화할 수밖에 없다. 다른 능력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지적 능력은 각 영역이 협력을 하면서 종합적으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언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낯선 몇 개의 어휘를 더 아는 것이 아니라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그릇, 그 자체를 크게 만들어놓는 게 더 필요하다.
(/ p.19)

아이가 다소 짓궂은 장난을 할 때, “그렇게 하면 친구들이 싫어해, 하지 마!”라고 부모들은 제재를 가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그 정도를 알지 못한다. 친구가 찡그리고, 화를 내는 것을 보고 스스로 깨닫는다. 자신의 행동이나 감정에 대해서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순간을, 아이들은 아이들 속에서 느껴나간다. 어떤 친구는 살짝 밀기만 해도 싫어하지만 어떤 친구는 실수로 조금 세게 밀어도 웃어준다. 아이들은 그런 경험을 통해 어떻게 친구를 대해야 하 는지도 알게 된다. 이렇게 아이들은 수천수만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만 3~5세의 유아에게는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느끼는 시기, 느끼는 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공간은 부모가 제공할 수 없다. 좋은 부모는 아이에게 완충지대를 주어 실수했을 때 스스로 실수를 극복할 기회를 주는 부모다.
(/ p.37)

거짓말을 조금 하더라도, 아이들을 때리더라도, 고집이 세더라도, 말이 조금 느리더라도, 떼를 잘 부리더라도, 글자를 못 읽더라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 노력함으로써 눈에 띄었던 문제점을 자연스럽게 극복하게 만든다. ‘비정상 태그’를 붙이지 않으면, 설령 현재 조금 달라 보일지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 다름이 중화된다.
(/ p.44)

예를 들어서 어른들은 임꺽정과 홍길동을 의적이라고 부르지만 아이들은 도둑질을 했기 때문에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쁜 사람의 것을 훔치는 것이 경우에 따라서 나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만 3~5세 때는 이해하지 못한다. 이 시기에는 가치관 형성의 씨앗이 뿌려지기 때문에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교육이 필요하다. 홍길동이나 임꺽정 이야기는 이 시기의 아이들에게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다. 시간이 좀 더 흐른 뒤에, 인생의 다양한 모습을 경험한 뒤에야 이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기에는 명쾌하게 해야 하는 것, 반대로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을 구분해서 가르쳐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아이들은 자신이 해 야 하는 일과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 p.67)

“선생님! 땅. 신발.” 흙이라는 말을 모르는 아이들은 손가락으로 신발을 가리키며 말한다. 흙이 신발 안에 들어와서 발이 불편한 상황이 라는 것을 표정으로, 몸짓으로 전달한다. “아, 진수는 지금 발이 아파서 속상하구나. 흙이 신발에 왜 들어왔을까? 선생님이 신발에 들어온 흙을 털어줄게. 흙이 들어와서 발이 까끌까끌 불편했지?” 일부러 흙이라는 단어를 반복해 말함으로써 신발 안에서 발가락을 괴롭히는 게 땅이 아니라 흙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진수는 까끌까끌이라는 말을 몰랐더라도 발바닥에 느껴지는 괴로운 감각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선생님은 일부러 아이들의 말을 정확하게 문장으로 옮겨준다.
(/ p.75)

섞임으로 인해 창의력이 눈부시게 발휘되는 순간도 있다. 바로 놀 때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나 ‘숨바꼭질’을 할 때 아이들은 술래건 술래가 아니건 순간적으로 수십 가지의 판단을 한다. 아이들만의 특성을 파악해서 어디로 숨는지 예측하고, 행동이 굼뜬 아이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등 뒤로는 느껴지는 아이들의 기척에 집중해서 어디로 숨는지 추리한다.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수십 가지의 전략을 머릿속으로 세운다.
(/ p.81)

유치원의 한 반은 15~20명 정도로 구성된다. 그 정도의 인원 규모는 만 3~5살 아이들이 감당하기에 알맞은 사회 크기다. 아이들은 이속에서 다른 친구들과 놀려면 고집을 부리지 않아야 하고, 모든 아이들이 지켜야 하는 규칙을 지켜야 한다. 사회화는 이렇게 적절한 규모의 유치원 교실에서 섞이면서 일어나는 것이다.
(/ p.82)

“죄송하지만 보호자는 돌아가 주세요”라고 부모의 간섭으로부터 문을 닫는 곳이 필요하다. 사회화를 위해서는 전문가에 의해, 객관적인 프로그램으로 교육하는 기관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 p.90)

선생님은 등원할 때 반갑게 아이의 이름을 불러주며 맞이한다. 기분 좋게 이름을 불러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신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선생님은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도 가장 먼저 아이의 이름을 밝고 기분 좋은 음성으로 불러준다. 수줍어하거나 소극적인 아이들에게는 선생님이 먼저 다가가서 어깨를 다독이거나 아이들의 매무새를 살펴준다. 그러면 놀이에 끼어들지 못 하는 아이들도 자신 있게 성큼 놀이하는 곳으로 들어간다. ‘나는 언제 어디서나 사랑받는 존재다!’ 선생님은 유아들이 이런 느낌을 받도록 도와준다. 그것은 유아들에게 존재감, 혹은 자신감의 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 p.274)

숲이나 들판에 아이들을 데려다 놓고 몇 시간 동안 자연을 느끼라고 하는 건 아이에게 힘든 일이다. “지금부터 새 소리를 들어보세요!”라고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느끼기를 강요하는 것이다. 아이들 귀에 우연히 새소리가 들리고 바람소리가 들려야 한다. 느낌은 순간에 찾아오는 것으로, 그것을 연장할 수는 없다. 선생님과 아이들은 그런 순간이 오기를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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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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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현장, 교사의 교육, 정부 정책을 담당하는 유아교육 전문가.
EBS 클래스e [엄마도 모르는 유치원]과 [EBS 육아학교 pin] [행복한 교육세상] 등에서 강연을 한 유아교육 전문가다. 1984년 성신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에 입학, 중앙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학교법인 성신학원 성신유치원 원감을 맡았으며, 재원중 서울시 교육감상을 수상하였다. 그밖에도 삼성복지재단 신당삼성어린이집과 국가정보원 직장 어린이집을 개원하고 원장으로 근무하는 등 15년 동안 현장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유아교육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현재 유치원 교사 승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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