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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일기 : 묻힌 기억을 끄집어내는 민간인 학살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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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 박건웅
  • 출판사 : 우리나비
  • 발행 : 2020년 11월 27일
  • 쪽수 : 40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8684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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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국민보도연맹 민간인 학살의 실상을 낱낱이 그린 작가주의 만화가 박건웅의 한국 근현대사 그래픽 노블!

악마보다 더 악랄한

일제 강점기 시절,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한 아이가 태어난다. 놀랍게도 이 아이는 악마의 표식인 666을 달고 세상에 나왔다. 목사인 아버지는 불길한 아들의 모습에 화를 입을까 두려워 내다 버리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자신이 낳은 어린 아들을 차마 버릴 수 없었던 엄마는 아들을 다락방에 숨기고 사람들의 이목을 피해 몰래 키우기 시작한다. 소년은 순수한 마음을 간직한 채 글쓰기를 좋아하는 한 소녀에게 글을 배우며 살아간다. 해방이 찾아오자 아이는 좌 우로 편향된 이데올로기 대립의 현장들과 ‘국민보도연맹’에 가입하는 가족과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목도한다. 어느 날 마을 사람들과 소년의 가족은 불시에 소집되어 어디론가 강제 이동을 하게 되고, 이름 모를 산골짜기에서 이유도 모른 채 군인들의 총에 살해된다. 그러나 머리에 총을 맞았음에도 소년은 죽지 않았다. 그제야 소년은 자신의 정체를 깨닫기 시작한다. 가족을 찾아 시체더미를 헤집던 소년은 자기에게 글을 가르쳐 주던 소녀의 주검 곁에서 일기장을 발견한다. 일기장에는 소녀가 죽임을 당하기 직전까지 벌어졌던 끔찍한 상황이 다급한 필체로 적혀 있었다. 유일했던 친구의 죽음을 본 소년은 이제 자기가 이어서 일기를 쓰겠다고 마음먹는다. 소년은 마을 곳곳을 살피며 죄 없는 사람들이 군인들의 총탄에 속속 죽어 나가는 살육의 현장들을 낱낱이 기록하기 시작한다. 그 모습은 정작 악마인 자신보다 더 악랄하고 잔인한 인간의 탈을 쓴 진짜 악마의 모습이었다.

국민보도연맹 사건
‘국민보도연맹’은 좌익 계열 전향자들로 조직됐던 관변단체이다. 이승만 정권은 좌익에 물든 사람들의 사상을 전향시켜 계몽하고 인도한다는 취지로 이 단체를 결성했다. 그러나 본질은 국민의 사상을 국가가 직접 통제하려는 데 목적이 있었다. 국민보도연맹은 ‘대한민국 정부 지지 및 북한 정권 반대’, ‘공산주의 사상 배격‘, ‘남로당 분쇄’ 등을 내세워 철저한 반공주의를 강령으로 삼았다. 국민보도연맹 가입 대상자는 좌파로 낙인 찍힌 사람들이 주였지만, 실제로는 사상과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물자나 식량을 제공받는 조건으로 가입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공무원들이 할당된 실적을 채우기 위해 양민 가입을 유도하는 배급품 선전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주민 간의 사적 감정에 따라 보복으로 가입된 경우도 있었으며 심지어 본인도 모르게 가입된 경우도 있었다.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한국전쟁 초기, 북한군 점령 지역의 국민보도연맹원들이 북한군에 협조할 것이라고 판단한 정부는 한강 이남 전국에서 이들을 검속하기 시작했다. 소집∙연행된 사람들은 경찰서 유치장, 인근 창고, 형무소, 공회당 등에 구금되어 분류 심사를 받는 과정에서 폭력과 고문을 당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심사 없이 즉결 처형되기도 하였다. 희생자들을 소집∙연행한 기관은 육군특무대(CIC), 사찰계 경찰, 헌병 등이었다. 국민보도연맹원 검거 및 학살 명령이 누구로부터 내려왔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여러 국가 기관이 동원된 만큼 이승만 정권의 최고위층의 결정과 지시에 의한 것임은 분명하다.
정부가 국민을 구속하거나 처형하기 위해서는 적법한 근거와 절차가 있어야 함에도 경찰, CIC, 헌병 등은 임의적으로 국민보도연맹원을 무단 검거하고 집단 학살하는 반인도주의적 만행을 저질렀다.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희생자뿐만 아니라 그들의 유족도 정부로부터 요시찰 대상으로 분류돼 감시를 당했고 연좌제를 적용해 각종 불이익과 차별을 받으며 살아야 했다. 그동안 헌병과 경찰은 국가 권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실을 철저히 은폐하고 금기시해 왔으며 현재까지도 정확한 해명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주체가 되어 결성한 관변조직을 정부 스스로가 무책임하게, 그리고 잔혹하게 집단 살해한 이 사건은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화해와 치유의 길로
이 책에는 죄 없는 사람들을 억울한 죽음으로 몰아간 집단 학살의 극악무도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재산을 바치고 기지를 발휘해 구금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이른바 한국판 쉰들러로서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몸소 실현한 의인들이었다. 또한 뒤늦게나마 자신이 당시 가해자 중 한 명이었음을 밝히고 기자 회견을 통해 증언을 한 노병 김만식 씨의 이야기도 소개하고 있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6사단 헌병대 소속으로 강원도 원주, 경북 영주, 충북 오창 등지에서 민간인 총살에 참여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국민보도연맹원에 대한 학살 명령이 헌병사령부를 통해 대통령 특명이라는 무전 지시를 직접 받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죽기 전에 고백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그의 증언은 가해자의 최초 공개 증언으로서 남다른 역사적 의미를 남겼다. 이로 인해 그는 동료들로부터 갖은 원망과 비판을 감수해야 했지만, 과거 무고한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한 죄책감과 수십 년간 자신을 괴롭혔던 트라우마로부터 치유를 얻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라도 진실이 규명되고 반성이 동반되는 모습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안타까운 점은 그 이후로는 더 이상의 가해 증언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국가 폭력의 희생자를 조명하는 작가주의 만화가 박건웅
박건웅은 줄곧 ‘작가주의 만화가’의 길을 걷고 있다. ‘작가주의 만화’란 기존 만화 장르에서 벗어나 작가만의 독특한 세계관과 가치관이 투영된 독창성 및 실험성이 두드러진 만화 작품을 일컫는다. 박건웅은 특히 암울했던 역사 속에서 국가 폭력에 희생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 왔다. 이렇게 주로 현대사의 아픈 기억들을 다루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망각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 기억하는 것이 곧 생명을 유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억울하게 죽은 사람을 기억하지 않으면 아주 사라지는 것이다. 역사는 반복되기 때문에 그런 비극적인 사건은 다시 발생할 것이다. 그때 우리는 아무런 교훈을 얻을 수 없다.”
신간 《악마의 일기》 역시 이러한 그의 관점을 풀어낸 작품이다. 본 작품은 충북 지역의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다룬 박만순 선생의 책,《기억전쟁》을 모티브로 삼았다. 이 책은 선생이 16년 동안 직접 발품을 팔아 1,500여 자연마을을 돌아다니며 민간인 학살의 구술 증언을 청취해 종합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이를 기반으로 박건웅은 특유의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한 흑백 목판화 기법과 판타지 요소를 더해 그래픽 노블로 재구성했다. 충북 지역 곳곳에서 벌어졌던 민간인 학살에 대해 시공을 초월하는 존재인 한 소년이 집적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한 그림 일기 형식으로 희생자들의 피 맺힌 에피소드들을 적나라하게 전달한다. 이는 또한 오늘날의 불과 수년 전 발생했던 비극들과 연장선상에 놓여 있음을 상기시키며 어두운 역사를 기억하는 일이야말로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길임을 강조하고 있다.

목차

다락방/ 해방/ 창고/ 이름/ 목총/ 닭/ 귀신/ 외무덤/ 삼형제/ 두 얼굴/ 굴/ 호환/ 만세/ 순이 / 만남/기억/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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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1972~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2년 여름, 서울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어요. 대학 시절을 거치며 우리 나라 역사에 숨겨진 이야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작품마다 주제에 맞는 여러 가지 기법을 써서 어려운 소재들과 역사의식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나라 역사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그릇되거나 잊힌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그려 사람들한테 알려 나갈 거예요. [섬소년] [동화 토지] [섬집 아기] 같은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렸고, [삽질의 시대] [노근리 이야기] [홍이 이야기] 같은 숨겨진 역사를 다룬 만화도 그렸습니다. 지금은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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