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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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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주광순
  • 출판사 : 세창미디어
  • 발행 : 2020년 11월 20일
  • 쪽수 : 26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5866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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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현대 정치의 원형,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

현대 시민은 정치에 참여하지 못하고 투표만 하며 입법, 행정, 사법 모든 권력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다. 여기서 시민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 더욱이 현대 교육은 시민을 모두 생산자와 소비자로 만든다. 우리는 시민이 아니라, 다만 경제적 인간일 뿐이다. 현재와 같은 교육제도하에서 민주주의가 가능하겠는가? 암담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고전을 읽는다고 하는 것이 현실의 모범답안을 훔쳐보기 위한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푸코의 철학 개념처럼― ‘현시대와는 다르게 사유하기’ 위한 스케일과 깊이를 배우고 다시 한번 도전할 수 있는 열망에 공명하기 위한 노력으로 생각한다면, 우리는 지금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읽어 볼 필요가 있다.

출판사 서평

정치, 정치, 정치. 도대체 정치가 뭐길래?

뉴스를 보다 보면, 암담하고 답답한 이야기들이 많다. 사람들은 왜 또 싸워대는지, 신문이나 뉴스에서는 언제나 국민 통합이 중요하다고 떠들어대는데, 도대체가 이놈의 국민 통합이란 게 이뤄진 적이 있는지나 의뭉스럽다. 또 술자리나 가족이 모인 명절의 자리에서는 정치 얘기가 왜 이리도 많이 나오는지 순식간에 서로 감정이 상하기도 부지기수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정치를 혐오하게 되고, 급기야 기피하기까지 한다. 좋은 소식이 들린 적도 없으니 꺼려지는 것도 당연하고,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가는 나와는 상관없다는 생각도 들어, 많은 사람이 정치에 관심을 끊는다. 나아가 이제는 누구를 뽑아도 거기서 거기인 것 같다. 정치인이란 사람들은 선거 전후로만 굽신거리고 말지 않는가? 선거가 끝난 후에도 우리 목소리를 듣기는 할까? 이러다 보니 아예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 사람도 늘어만 간다. 하고 싶어도 뽑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투표율이 낮아서 문제란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감히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정치, 정치, 정치. 도대체 정치가 뭐길래?”
유교 탈레반이라는 말이 있는 한국이니, 공자의 말부터 떠올려 보자. 공자는 정치에 대해 뭐라 했던가?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이다.” 말은 참 그럴싸하다. 바르게 한다니 좋지 아니한가.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딱히 바르게 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럼 이것을 일단 목적이라고 하자. 이루어지진 않았더라도 바르게 한다는 것은 정치의 목적이라고 말이다. 다음은 다른 말로 ‘공맹 사상’이라고도 하니, 맹자의 말을 떠올려 보자. 맹자는 이렇게 말했다. “꾸준한 생업이 없다면 꾸준한 마음이 없다.” 과연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바르게 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먹고사니즘’이란 말이 떠도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도, 사는 데 여유가 없다는 것이 한몫하는 거 같다. 그러면 이것을 이제 조건이라고 하자. 이 조건도 잘 이루어진 상태는 아닌 거 같다. 어쨌거나, 이 조건과 목적이 모두 잘 이루어져야만 제대로 된 ‘정치’가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조건이나 목적이나 지금은 잘 이뤄지고 있지 않은 거 같다. 그런데 왜 그러할까?

“레스 형! 정치가 왜 이래?”

다음으로는 우리 현대 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서양을 바라보자. 가수 나훈아 씨가 테스 형에게 “세상이 왜 이래”라고 물었다면, 정치는 레스 형에게 물어볼 차례다. 그러니 한번 물어나 보자. “아, 레스 형! 정치는 또 왜 이래?” 우리들의 형, 아리스토텔레스가 우리의 정치 상황을 본다면, 아마도 우리가 정치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답할 것이다. 우리는 지배받기만 할 뿐, 정치하지 않고 있기에 정치가 올바로 시행되지 않는 일탈된 정체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일탈된 정체에서는 ‘모두’가 아니라 ‘자신’들을 위한 지배가 이루어진다. 소수정이라면 소수인 자신들을 위해서, 다수정이라면 다수인 자신들을 위해서 지배하는 것이다. 모두를 위하지 않는 정체는 결국 지배하는 자들의 사익을 채우려 하기 마련이다. 맹자의 물음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오직 인의만을 말씀하실 것이지, 하필 이로움을 말하십니까?” 인의 같은 어려운 말은 집어치우고, “올바름”이라는 쉬운 말을 택하자. 개개의 사익을 추구하는 정체는 올바를 수 없다. 오직 모두를 위한 정체만이 올바름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왜 모두를 위한 정체만이 올바를 수 있는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주지하다시피 “인간은 정치적 존재”라고 말했다. 또 국가는 “인간에게 ‘단순한 생존’을 넘어서 ‘좋은 삶’을 위한 터전”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좋은 삶이란 무엇일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적 삶’이라고 답한다. 그리고 저자에 따르면, ‘좋은 삶’은 그 원형을 살려 ‘제대로 살기’라고 번역할 때, 그 뜻을 제대로 짐작할 수 있다. 즉, 우리는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 즉, 올바른 정치는 모두가 제대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인간으로서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정치에 참여해야만 한다. 그런데 우리 모두가 정치에 참여한다면, 우리 모두가 추구하는 공동의 이익은 당연히 모두를 위한 것일 터이다. 즉, 우리가 ‘제대로 살’ 수 있다면 우리는 모두 정치에 참여하므로 정치는 모두를 위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고, 우리가 ‘제대로 살’ 수 있게 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목적이므로, 이것만이 올바를 수 있는 것이다.

지배받지 않고 ‘정치’하기 위하여

그런데, 역시 모두가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폴리스의 조건을 말하며 자급자족과 안전을 언급한다. 자급자족이 되지 않으면, 안전하지 않으면 폴리스는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다. 왜 그러한가?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생업’이 안정되지 못하기 때문에 ‘마음’도 안정되지 못하는 것이다. 또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제대로 살기가 정치하며 살기라고 할지라도 정치를 통해 무엇을 할 것인지 그 목적이 없다면 이루어질 것은 없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 목적으로 정치의 선을 제시한다. 그는 “정치적 선은 정의이며, 그것은 곧 공공의 복지이다”라고 말한다. 즉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정치가 추구해야 할 것은 “올바름”이라고 했던 것이다. 이처럼 동양과 서양의 고대 철학자들이 모두 정치에 대해 유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찾는 답에 가까워 보인다. 하지만 아직 문제가 하나 남아 있다. 과연, 그러한 정치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사람들은 모두 사익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우리는 사람들이 군서동물보다 집단 친화적이지 않으며, 때로는 소위 사회 부적응자라 불리며, 사회를 해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는 사익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공공의 복지를 추구할 수 있을까?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에게 사회성이란 존재가 아니라 ‘당위’라고 말하며, 우리는 고귀함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우리가 서로에 품는 우정-사적인 친밀성이 우리의 사회를 지탱하게 하고, 서로를 위해 더 좋은 것을 행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또 이러한 우정-사적인 친밀성은 서로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바로 이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의 우정’일 것이다. 우리는 우리와 다른 이들을 멀리하지 않는가!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이들에게 우정을 품을 때 사회가 강제가 아닌 자발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아리스토텔레스에게도 한계는 있다. 그것은 그가 과거에 살았던 과거의 사람이라는 점에서 오는 한계다. 그러나 분명 그에게는 아직 이처럼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시대의 사람들이 아리스토텔레스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하여, 홉스, 베버, 아렌트와 같은 근현대의 철학자들도 함께 이야기한다. 또 현대적 개념을 이용하여 독자들이 더 쉽게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과 함께라면 수천 년, 이역만리의 간격이 존재하는 우리와 아리스토텔레스 사이를 아주 쉽게 좁힐 수 있을 것이다.

목차

머리말

1장 아리스토텔레스의 생애와 저작

2장 인간: 정치적 존재
1. 정치적 존재
2. 홉스의 갈등적 존재
3. ‘좋은 삶’으로서의 정치

3장 국가
1. 근대국가
1) 근대국가의 구성요소: 인구, 영토, 주권
2) 베버: 근대국가의 합리성
2. 아리스토텔레스의 폴리스
1) 작고 친숙한 국가, 폴리스
2) ‘최선’인 폴리스
3. 아리스토텔레스 폴리스의 양면성

4장 정치
1. 플라톤: 좋은 지배로서의 정치
2. 아렌트: 정치적인 것
3. 폴리스 내의 다수성의 발견
1) 다수성의 의미
2) 차이와 평등
4. 아리스토텔레스: 좋은 삶의 실현으로서의 정치
1) 전제적인 지배와 정치적 지배의 이분법
2) 행위와 생산의 이분법
3) 단순한 생존과 좋은 삶의 이분법
5. 폴리스의 전제조건인 언어

5장 혼합정과 정의
1. 아리스토텔레스의 혼합정
1) 과격한 민주주의
2) 올바른 정체: 공공의 복지와 법치주의
3) 공화제적 자유국가인 혼합정
4) 다수 지배와 권력의 분리
2. 정의

6장 폴리스의 적극적인 통합력: 우정과 교육
1. 우정: 함께 살겠다는 선택
2. 인도주의적인 교육

맺음말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우리는 ‘다른 식의 해석 가능성은 없는가’ 하는 질문을 하게 된다. 그렇게 생각해 보자면, 아리스토텔레스가 인간을 ‘본성상’ 정치적 존재라고 여기며 국가도 ‘자연’스럽다고 주장한 것을 인간 본성에 대한 형이상학적이거나 본질주의적 규정이라고만 이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보다는 그가 폴리스에 대한 실제 경험을 정리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 p.21)

바로 이 점이 홉스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통해서 아리스토텔레스를 비판했던 것을 재반박할 만한 부분이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홉스의 절대군주에게 권리를 모두 이양해서 획득해 낸 공동체는 단순히 욕망이 지배하지만 평화로운 사회, 즉 노예와 동물의 사회일 뿐이다. 왜냐하면 홉스의 이성은 단지 폭력적인 죽음의 위협을 피하기 위한 도구적 이성에 불과하지 그 이상인 ‘좋은’ 인간과 ‘좋은’ 국가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 p.50)

그러나 우리는 아리스토텔레스의 국가관을 국가주의적 이념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근대가 비판하는 국가주의란 국가를 가장 우월하게 여겨서 개인은 국가를 위해서 존재하고 국가권력이 경제나 사회를 통제해야 한다는 관념이다. 그렇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의도하였던 것은 오히려 ‘보충성의 원리’에 가깝다.
(/ p.75)

그렇다면 아리스토텔레스가 생각하는 ―공권력을 가지고 폭력적으로 지배하는― 국가가 시민들을 위해서 수행하는 역할은 무엇일까? 시민들이 정치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폴리스가 제공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에 대해서는 그렇게 많은 서술을 하지는 않지만 한마디로 요약해 본다면 공공의 복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p.100)

비록 아리스토텔레스의 다양성은 아렌트의 ‘개인의 유일성’이나 ‘다양성’과는 차이가 있었지만 그는 ‘다양성’을 주제로 삼아 고민했다는 점에서 플라톤과 차이가 있었다. 즉 플라톤의 다양한 생산자층이 기능하는 ‘하나의’ 폴리스는 아리스토텔레스에 이르러 ‘다양한’ 그룹들이 행위하는 폴리스로 변모한다. 이는 내용상의 차이는 크지 않을지라도 강조점이 ‘하나’에서 ‘다수’로 옮겨간 것이었다.
(/ p.141)

물론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렌트처럼 폭력-언어의 이분법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그에게 정치는 분명히 언어 활동이며 시민들의 의사소통은 폴리스 건설로 이어진다. 인간다운 공동체는 동물처럼 단지 옆에 있고 생존과 유익을 위해 협력하는 것을 넘어서 서로서로 말과 생각을 교환한다(『니코마코스 윤리학』 IX, 9, 342). 그리고 이때 ‘말’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다.
(/ p.171)

이 정체들이 일탈의 정체인 이유는 그것들의 정의관이, 단지 자신들에게만 그럴듯해 보이는,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이 두 정체들이 이렇게 정의에 관해서 판단을 그르치는 이유는 그들이 정의를 다루면서, 실은 그들 자신에 대해서도 같이 다루기 때문이고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것들/사적인 것들에 관해서는 판단을 그르치기 쉽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의관을 논하면서 은연중에 자신들의 (지배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있는 것이다.
(/ p.209)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윤리적이고 정치적인 교육이 없이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기를 바라는 것은 전혀 가망이 없는 일이다. 정치하겠다는 사람도 그리고 그들을 투표할 사람도 직업적 교육만 받고 삶의 태도는 모두 개인에게 맡겨 놓는다면 입후보자도, 또한 그들 중의 하나를 선택할 사람도 모두 잘못된 근거 위에서 행동하게 될 것이다.
(/ p.252)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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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총신대학교에서 신학 공부를 하고 독일 쾰른대학에서 플라톤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일유학 시 한인2세들 그리고 귀국해서 이주민들과의 접촉을 계기로 최근에는 상호문화철학에 관심을 가져 현재 한국상호문화철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철학이라면 서양철학만 있는 것으로 알던 유럽중심주의의 지배를 벗어나서 상호문화철학을 고민하고 있다.
여러 상호문화철학국제 학술대회들에서 발표를 했으며 한국에서도 논문들을 활발히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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