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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소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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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착한 소비’는 없지만 ‘똑똑한 소비’는 있습니다

많은 분이 이제는 기후 변화에 따른 위기를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 일상 문제로 받아들이는 듯합니다. 해마다 폭염과 폭우, 태풍 같은 기후 문제로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기 때문이겠죠. 그런데 이런 위기가 우리의 소비 습관에서 비롯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은 듯합니다.

기후 문제는 전 지구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하니 그 원인이, 개인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거대한 산업이나 시스템에 있다고 여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러나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차근차근 풀어 보면, 기후 위기를 비롯해 지금 우리가 마주한 모든 환경 문제와 여러 사회 문제의 시작점에는 ‘편리함’이라는 말로 용인되거나 조장되기까지 한 ‘대량 소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소비란, 지구 자원을 쉼 없이 착취해서 온갖 물건을 만들어 쓰고는 이내 쓰레기라는 이름으로 곳곳에다 버리는 일과 다름없습니다. ‘착한 소비’란 있을 수 없는 시대가 되어 버린 것이죠. 그러므로 지금 우리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면 가장 먼저 우리의 소비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이 책은 이제껏 우리가 무분별하게 소비해 온 방식이 어떻게 폭염과 한파, 미세 먼지, 빙하 감소, 물과 식량 부족, 생물 멸종, 방사능 피폭, 노동 착취, 성 테러 등과 이어지는지를 일상 속 사례를 들어 차근히 짚어 줍니다. 이와 더불어 조금이라도 덜 쓰고, 여러 번 다시 쓰고, 꼼꼼하게 살펴 쓰는 방식이 어떻게 지속 가능한 지구, 사회로 방향을 트는 데에 도움이 되는 ‘똑똑한 소비’로 이어지는지를 찬찬히 알려 줍니다.

출판사 서평

일상에서 실천하는 작고 똑똑한 수고로움이
하나뿐인 우리 지구를 지속 가능하게 해요!

‘여름’을 도둑맞았다!
2020년, 우리는 여름을 통째로 도둑맞은 듯했습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내내 비만 내리다가 불쑥 가을이 와 버렸거든요. 한국의 여름은 이따금 소나기도 쏟아지고, 며칠 장마가 이어지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맑고 더운 계절인데, 올해는 쨍한 날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여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계절이 제 색깔을 잃어버린 지는 꽤 되었습니다. 언젠가부터 겨울과 봄 하면 눈과 꽃보다는 미세 먼지를, 가을 하면 단풍보다는 예측하기 어려운 태풍을 먼저 이야기하게 되었으니까요.

이제는 많은 사람이 이런 현상은 기후 변화 때문에 일어나고, 기후 변화의 주범은 과도한 탄소 배출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탄소’가 아니라 ‘과도하게 배출한’ 우리라는 것을요. 그렇다면 여름을 훔쳐 간 것도 바로 우리라는 말인데, 과연 이걸로 해명이 충분할까요? 기후 위기를 비롯한 여러 환경, 사회 문제는 여러 가지 실이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 같지만, 차근차근 풀어 보면 그 모든 것은 ‘무분별한 소비’라는 실 한 가닥에서 비롯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과도하게 탄소를 배출하는 우리’ 안에는 다음과 같은 우리가 있는 셈이죠.

ㆍ 하루가 멀다 하고 물건을 사고 택배를 시키는 우리
ㆍ 여름에는 추울 만큼, 겨울에는 더울 만큼 냉난방을 트는 우리
ㆍ 몇 번 입지도 않은 멀쩡한 옷을 버리고는 금세 새 옷을 사는 우리
ㆍ 지금 쓰는 스마트폰이 고장도 안 났는데 새 제품이 나오면 바꾸는 우리
ㆍ 음식 재료를 잔뜩 사서 냉장고에 넣어 놓고는 결국 먹지도 않고 버리는 우리

작은 ‘소비 발자국’부터 지워 가며 새 여름으로 가요!
여름을 도둑맞은 이유는 곧 여름을 되찾을 수 있는 해법이 됩니다. 기후 위기를 이야기하는 지금, 우리가 되찾아야 할 여름은 쨍하고 싱그러운 계절일 뿐만 아니라 지속 가능한 사회이기도 합니다. 무분별한 소비로 뒤틀린 사회 구조를 바로잡고 자원을 순환시켜 새로운 여름으로 가는 길은 지구 곳곳에 우리가 찍어 놓은 소비 발자국을 작은 것부터 하나씩, 차근히 지워 가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다음 예시처럼 말이죠.

ㆍ 물건을 사기에 앞서 꼭 필요한 물건인지 적어도 세 번 자신에게 물어보기
ㆍ 60여 가지 광물이 들어가는 스마트폰 수리해서 오래오래 사용하기
ㆍ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나와 우리 미래를 생각하는 옷 입기
ㆍ 식당에서 먹지 않을 반찬은 미리 치워 달라고 하기
ㆍ 적어도 일주일에 하루쯤은 고기 먹지 않기

혹시 지금 우리를 둘러싼 거대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이런 방법이 너무 사소해 보이나요? 그런데 세상에는 이 사소한 방법조차 실천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 시스템을 바꾸는 것입니다. 다만 거대한 시스템을 바꾸려면 사소한 것에서부터 문제의식을 갖고 해결하고자 노력하며, 시스템을 개선하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이니까요. 이 책이 조금 낯설고 번거롭더라도 무분별한 소비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삶 쪽으로 방향을 트는 그 한 걸음이 되기를 바랍니다.

목차

머리말 | 이스터섬은 과거일까, 미래일까 004

상품 소비
산타는 일 년에 한 번으로 족하다 014
물건 소비는 물건만 소비하지 않는다 020
어제 산 내 옷이 지구를 파괴한다면 026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을 먹다 032
성性 테러와 스마트폰 038
겨울 폭우에 찍힌 디지털 탄소 발자국 044
남의 곳간에 불 지르고 얻는 팜유 050
손난로, 따스하면 껴안고 식으면 버리는 056
지구를 살리는 구부러진 화살표 062
빈 병, 재활용할까 재사용할까 068
쓰레기 제로 마을 074

에너지 소비
불타는 호주, 다음은 어디일까 082
미세 먼지, 남 탓 아닌 내 탓 088
비행기 여행의 부끄러움 094
화장실 없는 집에 요강만 들이는 무지 100
新 삼국지, 우리는 어디를 따를 것인가 106
월성에서 희생과 정의를 묻다 112
지하 에너지에서 지상 에너지로 118

마음 소비
음식은 쓰레기가 아니다 128
과잉 육식 시대 134
기후에 좌우되는 인류 문명, 육식이 변수 142
1.5도 또는 2도의 날갯짓 148
지금 지구는 1.76개 154
폭죽과 풍선의 행방 160
오버 투어리즘 166
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 172
물건의 무덤 178
공정하게 그리고 함께 184
면도용 크림이 완벽한 아내를? 188
몇 가지 물건을 소유해야 행복할까 194

자연 소비
뭍에서 바다를 생각하다 202
플라스틱 컵으로 달나라까지 길을 놓자 208
온溫 맵시가 산호초를 살린다 216
빙하 장례식 222
조금 모자라게, 더욱 지혜롭게 228
도토리 하나에 달린 수많은 생명 232
동물원은 동물원일 뿐이다 238
투명한 비극 244
어느 날 달팽이가 내게 왔다 250
빗물을 모아 더위를 식히다 256
물은 물이 있어야 할 곳에 262

본문중에서

이쯤에서 온라인 쇼핑의 손익 계산서를 따져 봐야 합니다. 곰곰 생각해 보면 소비자는 일시적인 편리함을 누리고 이익은 해당 기업이 가져가는데 온라인 쇼핑의 폐해는 공동체 전체가 세대를 이어 가며 받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불현듯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느낄 때 간절한 필요인지 만들어진 필요인지 살펴봐야 할 것 같아요. 이미 소비는 한계를 넘어섰으니까요. 한 가지 더, 왜 꼭 물건이 총알이나 로켓의 속도로 와야 할까요? 새벽 배송 때문에 누군가는 밤잠을 못 자고 물류 창고에서 물건을 포장해야 하고 또 누군가는 밤길을 달려 우리 집 닫힌 현관문 앞을 다녀갑니다. 산타는 일 년에 한 번으로 족하지 않을까요? _19쪽

빈 병 하나를 깨끗이 갈무리해서 재사용하면 이산화탄소가 300그램 정도 덜 발생합니다. 이것은 컴퓨터 모니터를 10시간 켜 놓거나 청소기를 1시간 30분 돌렸을 때 발생하는 양과 같으며, 소나무 묘목 한 그루를 심는 효과와 맞먹습니다. 약간의 번거로움만 치르면 소나무 묘목 한 그루를 심는다는데 그 번거로움을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요? _73쪽

맨눈으로 핵폐기물을 몇 분만 쳐다봐도 즉사할 만큼 맹독성입니다. 그래서 적어도 10만 년 동안 생물체와 완전히 격리된 상태로 안전하게 보관해야 합니다. 10만 년이란 세월은 대체 어느 정도 시간일까요? 5,000년 전에 단군 할아버지가 고조선을 건국했습니다. 그 세월이 스무 번이나 지나야 가 닿는 그런 시간입니다. 핵폐기물은 핵발전소를 가동하는 동안 쉼 없이 나옵니다. 문제는 이런 핵폐기물을 영원히 안전하게 보관할 쓰레기장이 없습니다. 정확히는 영원히 안전하게 보관할 기술이 없습니다. _103쪽

우리나라에서는 산에 도로를 내고 리조트 같은 시설물을 짓는 일에는 관대하면서 태양광 같은 재생 에너지 시설을 설치하는 데에는 유독 인색합니다. 전원을 공급하려면 불가피한 일인데도 말이지요. 온실가스도 미세 먼지도 제로, 연료비도 공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비추니 평등하기까지 한 태양 에너지를 못 쓰게 가로막는 진짜 이유는 뭘까요? 언제까지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쾌적한 삶을 누릴 권리를 박탈당하고, 별빛 가득한 하늘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의무를 저버려야 할까요? _125쪽

해마다 반복되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와 구제역에 이어 2019년에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돼지뿐만 아니라 야생에 살던 멧돼지까지 사살됐습니다. 생명을 생명이 살 수 있는 환경이 아닌 조밀한 공간에 대량으로 몰아넣고 오직 경제성만 따지다 병이 돌면 모조리 살처분해 버리는 이 악순환. 그런데도 우리가 호들갑 떠는 지점은 언제나 과정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생명의 존결과일 뿐이라는 거지요. 조류 인플루엔자나 구제역이 반복되고 먹을거리에 빨간불이 꺼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_137~138쪽

공정 무역이라는 말이 생긴 것만으로도 그동안 무역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물건이 넘쳐나는 세상에 살다 보면 우리가 먹고 입고 쓰는 걸 누가 생산하는지에 관심을 갖기 어렵습니다. 생산자 얼굴은 모른 채 기업 로고만 대면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는 이왕이면 싼 상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어 기업 논리대로 따라가니 생산자의 수고로움과 생산지의 생태나 환경 문제가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기도 어렵습니다._186쪽

뱃속이 쓰레기로 가득 찬 채 해안가로 떠밀려 온 고래 이야기는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닙니다. 새로운 뉴스가 아니기에 무시해도 될 뉴스도 아닙니다. 어쩌다 뭍에 사는 우리가 바다에 사는 생명들의 목줄까지 쥐고 흔들게 됐을까요? 어느 생명이든 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습니다. 그러기에 적어도 우리 삶이 어떤 식으로 주변 생명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정도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_206쪽

기후 변화를 늦추거나 막으려고 탄소 배출을 줄이자는 말을 많이 합니다. 한겨울에 반팔을 입고서 그런 말을 합니다. 한여름에 한기가 느껴질 정도로 온도가 낮은 건물 안에서, 지하철 안에서 그런 말을 합니다. 탄소 배출은 절대 말로 줄일 수 없습니다. 배출되는 탄소는 우리 삶 아주 깊숙이 그리고 아주 속속들이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_221쪽

황량한 몽골에 숲이 있어야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이치를 간파한 몽골 간단사 주지 스님은 어느 새해 법문으로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는 속담을 꺼냈습니다. 그러자 유목민들은 베어야 하는 걸로만 여겼던 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나무를 심은 딱 그만큼 생태계가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천 개의 복은 어쩌면 하나의 지혜에서 오는 걸지도 모를 일입니다. _271쪽

저자소개

생년월일 -

연세대학교에서 공부했다. 잡지사 기자, 방송 작가로 일했다. 우연히 자작나무 한 그루에 반해 따라 들어간 여름 숲에서 아름답게 노래하는 큰유리새를 만난 적이 있다. 뭇 생명과 조화로운 삶이 세대에 걸쳐 이어지길 바란다. 생태·에너지·기후 변화와 관련해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강의를 하며 시민 교육에 힘 쏟고 있다. 쓴 책으로는 《선생님, 기후 위기가 뭐예요?》, 《10대와 통하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 《최원형의 청소년 소비 특강》, 《라면을 먹으면 숲이 사라져》, 《착한 소비는 없다》, 《환경과 생태 쫌 아는 10대》, 《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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