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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법, 당신의 법

원제 : (La)ley tu 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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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아르헨티나 시인 후아나 비뇨치, 국내 첫 번역 시집
저항하라, 나날을 살아감으로써
혁명 없는 삶
누가 그것을 삶이라 불렀던가?
-〈가스등〉 중에서

ITTA 시인선 마지막 10권으로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시인 후아나 비뇨치의 《세상의 법, 당신의 법》이 출간되었다. 후아나 비뇨치의 시는 ‘스페인어권에서 가장 친근하고 다정하며, 가장 내밀하고 울림통이 큰 목소리 중 하나’로 평가되는데,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번역돼 소개되는 시인이다 보니 우리에게는 아직 낯설다.
후아나 비뇨치의 가장 중요한 작품들이 《세상의 법, 당신의 법》에 소개되는데, 1967년부터 2000년까지 시인의 세월이 이 시집에 기록되어 있다. 총 다섯 권의 시집이 이 책에 묶여 있으며, 각 시집의 제목은 비뇨치 시의 중심을 드러낸다. 또한 시집 도입부에 삽입된 인용구는 앞으로 이어질 시들의 성격을 암시한다. 첫 시집 《어떤 질서로 움직이는 여자》는 절도와 힘을, 《귀향》에서는 ‘돌아옴’을, 《주요 노선의 출발지》에서는 ‘떠남’을, 《시인과 내면 살피기》에서는 시인으로서 ‘존재하기’를, 《세상의 법, 당신의 법》에서는 주권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출판사 서평

‘바깥’ 여성, 후아나 비뇨치
후아나 비뇨치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나 이민자 출신의 노동계급 가정에서 자랐다. 비뇨치의 부모는 무정부주의자였고, 동네 공산당원들이 모여 회의를 할 수 있게 집을 내주었다. 비록 가난하지만, 한 달에 한 번 오페라를 보러 극장에 갈 만큼 문화와 교육의 가치를 중시하던 부모 덕분에 그는 고등교육을 이수했다. 그 덕분에 교육과 문화의 중요성을 깨닫고, 삶의 다른 가능성까지 품을 수 있었다.

“내 아버지는 제빵 노동자였다가, 무정부주의자였다가, 페론주의 시절에는 다들 그랬듯 공산당원이 되었지요. 나를 만든 것은 도서관들의, 일을 마친 후 공부로 밤을 지새우던 날들의 문화적 신화입니다. 나는 예술적 신화, 문화, 여행, 오페라 안에서 자랐어요”

1950년대 말, 아르헨티나 공산당원으로 활동한 비뇨치는 시인 후안 헬만과 공산당원 동료들이 결성한 집단 ‘딱딱한 빵El pan duro’의 유일한 여성 일원이었다. 그러나 1960년대에 들어서 정치 시보다는 이데올로기 시가 자신의 길이라 여겨 정당에서 나오지만, 공산주의라는 이데올로기는 언제나 비뇨치 시의 중심이 되었다.
1974년, 그는 아르헨티나에 ‘몬토네로스(페론주의를 신봉하는 게릴라 집단)’가 정권을 독재하리란 불안에 휩싸여 바르셀로나로 떠난다. 번역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15년 동안 단 한 번도 고향 땅을 밟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르헨티나의 젊은 시인들이 그녀의 초기작 《어떤 질서로 움직이는 여자》를 발굴해 재출간한 일을 계기로 15년 만에 처음으로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 이후 매년 한 번씩 고향을 방문했다.
2004년, 아르헨티나로 완전히 귀국했을 때는 이미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이른바 ‘60세대’라고 불리는 동시대 시인들이 흔히 다루던 모티프를 초월하며 서서히, 범접할 수 없는 독특한 시적 자아를 굳게 다져온 후아나 비뇨치는 이제 아르헨티나 시문학에서 절대적인 이름으로 자리매김했다.

일상, 투쟁의 변주
후아나 비뇨치의 시는 ‘삶을 사는 행위’를 보여준다. 그에게 삶이란 숭고하고 존재론적인 명사가 아니라 나날의 삶, 공유되고, 자주 말해지는 일상이다. 시집에서 드러나는 그의 일상은 20세기의 마지막 40년을 관통한다. 그는 주야로 경계하며, 노련하고, 투지 넘친다. 그런 그의 일상이 시로 환원되어 시집에서 시대의 역사로 기술되고 있다.
후아나 비뇨치는 아르헨티나의 ‘60세대’에 속하면서도 속하지 않는다. 당시 아르헨티나의 정치적 시류와 적극적으로 부딪혔던 그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 비뇨치는 ‘강한 인상을 주려는 시’에는 흥미가 없다. 그녀는 시에서 ‘별 의미 없는 거창한 단어들’을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지나치게 비유하거나 과장하지 않고 대화적 어조나 간결하고 적확한 어휘로 표현한다. 또한 가끔 자신의 출신 계급들을, 여성들을 대변해 입을 열기도 한다. 차분한 목소리의 전달자인 셈이다.

“1967년, 그 시대에 만연했던 무질서 속에서 후아나 비뇨치의 시 세계는 서른의 나이에 이미 온전히 형성되었다는 인상을 줍니다. (…) 자기 목소리의 특성에 집중했기 때문이었지요.”_베아트리스 샤를로

후아나 비뇨치의 힘은 그가 사랑했던 사람들, 공간들, 사상들을 잊지 않으려는 저항의 몸짓에서 나온다. 그는 자신의 시 세계를 관통하는 이데올로기와 혁명을 노래하기 위해 정제된 언어 사용을 중요하게 여겼다. 탱고의 리듬을 갖춘 아르헨티나 특유의 언어적 특성을 벗어나 중립적인 스페인어로 시를 썼다. 또한 여성 시인들만의 고정관념과 언어 관습을 부수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여성들에게 여성적 굴레에서 벗어나 ‘바깥’으로 나가야 한다고 외친다.
그럼으로써 그의 시는 스스로에게, 독자에게 끝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정면으로 돌진하는’ 언어를 갖게 되었고, 혁신과 혁명을 부르짖지 않아도 사태를 전복시키는 힘을 얻었다. ‘시’라는 문학적 형식으로 자신만의 질서와 법을 세상의 법으로 만들고자 한 여성의 일상은 그 어떤 혁명과 투쟁보다 독자들에게 더 깊게 와닿는다. 그에게 시란 기억이고 저항이다. 그리고 그의 시는 역사다.

목차

서문

어떤 질서로 움직이는 여자(1967)
경박하게 더욱 경박하게
정신 혹은 유머감각, 여러분 좋으실 대로
사내애들을 향한 단순한 바람
나는 문제라곤 없는 여자
상승하는 삶에 내 이름을 붙인다
신화적 국가
충만한 삶
충만한 삶
진지한 삶
진지한 문학
일요일 오후갈수록 시간이 부족하다 시를 쓰던 시절에는
“이 슬픈 유형이, 이 오만한 유형이강한 인상을 주려는 시
가족 신화
관계의 삶
겨울과 함께 친구들이 고향에 돌아왔다
편지들, 친구, 삶의 기술
나는 마치 살아 있다는 듯 거리를 거닌다 부속물
공손하고 온건한 잘 잊어버리는 여자라서 나의 찬란한 젊음이여관계의 삶
내 몸 위로 그토록 많은 몸이 포개진 후에도
귀향(1989)내 세대의 여자들 오래된 일기장에서 유령들이 나오고 돌아오고 인사한다
노동계급 엘리트 사람들은 우리를 불러댔고 우리에게 이름을 붙였지 통찰로 아파하는 여자 새벽 그 많은 꽃 친구들과 마시던 그 많은 백포도주
무대 없음
어떤 일들을 겪은 사람처럼 절박하게
나는 그것을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머무른다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어쩌면 선택하는 법을 몰랐던 나왜냐하면 이것은 낯선 노인과 함께 마시는 밤의 포도주이지 그대의 운명이 아니기에 그 많던 독백 탓에 일요일 오후의 인적 드문 곳 말고 이제 전화가 빗발치고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게 빈틈없이 홀로 내 공격성 안에 머무르기란 쉬웠다
내가 삶에서 진정 바라는 것 비밀들은 다만 오해를 조장했다 가스등 금잔화 사이를 거닐던 묘지의 태양 아래 정신 나간 여자가 고요히 미소 짓는다
차우 어느 도시에나 있는 유령들이여 첫 여행들 나를 단단히 매어두려는 저 자신의 소음을 먹고 사는 이 밤 아르누보풍의 달콤한 우편물
망령들에 시달리는 여자 역사를 품은 좁은 길들 백기도 없이 군호도 없이 우리의 거짓된 신용으로는 돌 하나조차도 지금 먼 곳의 신화적 도시들을 거닐며 나 당신께 영원히 감사드리리 썩지 않는 모습의 역사의 순례길 말이 생각과 달리 나오기 일쑤라서 베를렌의 무덤전투 돌고래기만은 죽음을 부를 뿐 내 인생의 남자들을 만나려고 인생의 모든 큰 배신에는 기억나지 않는 무대 속 말로 주검이 되고 사람들로 인간이 되다 특파원 수십 년 아직 흐르지 않았다시의 사회적 임무 우리는 행복했고 배우기도 했지 자비로이 나를 가르치는 정의에 도달하기까지 적군을 향하여 권력의 환상을 품게 하는 전쟁 사이의 보헤미내 신화들의 무덤
불가항력의 비극에 상황의 비극에H.M.A. B.의 죽음이곳에서 떠남이란 곧 머무름이다 끝 모르는 내 가난과 옹고집이유럽의 도시들에서
이데올로기와 응용과학을개가 제 주인의 얼굴을 닮아가듯나 국가와 아버지들과 남자들을 잃었으니 언젠가 우리 가까웠는데 나를 잊은 이들에게 감사를 부에노스아이레스 1960-1970 귀향
시인과 내면 살피기(1993)정겨운 안부정겨운 안부 모든 성인의 날 전야에 나는 발레를 볼 것이다 서지에 관한 집착
그녀에게 재스민을 사다 주자
시인들의 말은 시인들 자신을 도울까잘못 이해된 수많은 상징 끝에사랑하는 친구가 말하길 순간이 담긴 사진 한 장이제 우리 서로를 거의 모르니 내 나라의 명망 높으신 이름들양 끝에 있는 것은 종이 맹수들인가?좌익의 주체 한 청춘이 문을 닫고 틈을 메운다 혹독한 숙제가 또다시 내 몫으로 수상한 연인들
결혼한 여자사람들은 언제나 홀로 여행한다 당신의 목소리를 들으며 수백 번의 일요일을 홀로 보냈습니다 선한 사람들은 행복이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 그들이 나를 사랑했었노라고 기꺼이 믿고픈 마음에
시인과 내면 살피기
시인과 내면 살피기I시인과 내면 살피기II 시인과 내면 살피기III바르셀로나-리옹
오월에 세워두기
낮이 짧아지기도 길어지기도 하는 오월이 다른 위도에서 오월은 감미로운 밤들을 되찾는다 한 남자를 따라 아프리카의 거친 해변으로 간다 오월에는 겨울의 여행들을 묻는다너무 추운 시월에는 60년대의 시인들
60년대의 시인들I 60년대의 시인들II

주요 노선의 출발지(1997)
Ⅰ/Ⅱ/Ⅲ/Ⅳ/Ⅴ/Ⅵ 푸엔카랄/Ⅶ 모란디 화풍/Ⅷ S. B. 내 젊은 심장이여/Ⅸ 내면들/Ⅹ 망명의 위대한 이름들/? 빌리켄/? 지로1937/XIII/XIV/XV 작별들/XVI/XVII/XVIII 노스페라투/XIX/XX/XXI/XXII/XIII/XXIV/XXV/XXVI/XXVII/XXVIII 니스의 열매들/XXIX 콜라주/XXX/XXXI/XXXII/XXXIII 한 고전 작가를 위한 메모/XXXIV/XXXV 아메리카의 추방들/XXXVI 사드부터 내 친구들까지/XXXVII/XXXVIII/ XXXIX 종착역/XL/XLI 라타투이/XLII/XLIII/XLIV 문장학(紋章學)/XLV/XLVI 생태적인 샌드맨/XLVII 어젯밤 나는 맨덜리가 아니라 내 난쟁이들 꿈을 꾸었다/XLVIII 1970-1995/XLIX 포트 깁슨/L 세테첸토의 영화(榮華)

세상의 법, 당신의 법(2000)오직 그녀만이 보는 것시에는 문학적 침묵이 필요하다 이스탄불/부에노스아이레스/국민광장/? 직접화법의 죽음을 알게 되는 날에는
내 새로운 시인 친구들의 현실효과는 지방주의의 꿈시야말로 유일한 속임수이다삶이 바뀐다면
카프로니에게 바치는 오마주사진들을 떼어내는 일 거기 아직 있나요...?
아름답고 고귀한 청년의 얼굴들 사이에서 평생을 보냈다
콩그레소 광장 내 젊은 친구들을 기리는 풍경
사용되지 않는 사물들해가 뜨고서야 돌아와 이 길어진 오후의 빛 안에서 추억한다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떠나는 바람 거센 궂은 날 노래에서 말하는 것들 시에서는 왜 말할 수 없나
세상의 법,당신의 법
다른 생에서 나는 선술집 창문 너머로 보았다 생일파티 사진 오르넬라 바노니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리구리아 남자들의 악습에 단련된 여자
어쩌면 사진이 영혼을 빼가는지도 몰라 그는 단 한 번도 반지들을 낀 적 없다 아름다운 죽음을 잔으로 들이켠다 당신 위로 흙과 기억을 끼얹습니다 영웅광장은
야상곡 저 억양은 어디 출신인가나 다시 내 청춘의 꽃들을 그린다
옮긴이의 말 -정면으로 돌진하는 언어주석

본문중에서

우리에게는, 다만 광기를 향한 어느 정도의 애정이 있다.
-〈관계의 삶〉 중에서

시라는 것은 오후면 헛소리를 뇌까리는 조현병에 걸린 아가씨
-〈노동계급 엘리트〉 중에서

아직 내게 남은 변변찮은 유머 감각을 빌려 말하건대
내게는 미래가 없다
-〈무대 없음〉 중에서

혁명 없는 삶
누가 그것을 삶이라 불렀던가?
-〈가스등〉 중에서

격앙된 시를 쓰기에 최적인 세상이 있었다
가장 촌스러운 신화들이 곧 신성한 약속이었지
-〈차우〉 중에서

오직 과거를 지닌 삶들만이 살아남으리라
-〈저 자신의 소음을 먹고 사는 이 밤〉 중에서

나로 인해 또 남들로 인해 내 삶은
나 없이 완성될 일들에 바쳐졌다
-〈기만은 죽음을 부를 뿐〉 중에서

인생의 모든 큰 배신에는
저마다의 유일한 장소가 있다
-〈인생의 모든 큰 배신에는〉 중에서

잘 가거라 젊음이여
오직 너의 유령들만이 자아를 지닌다
-〈우리는 행복했고 배우기도 했지〉 중에서

우리는 우리의 신화들을 닮아가리라
-〈개가 제 주인의 얼굴을 닮아가듯〉 중에서

우리는 신화들을 이어갈 청춘이 아니다
신화들을 부르짖는 과거도 아니다
-〈양 끝에 있는 것은 종이 맹수들인가?〉 중에서

시대가 신화를 향해 걸어간다
-〈Ⅰ〉 중에서

마흔은 내 밤의 정원이 되었다
상징 따위는 없다, 말하는 자들은 죽지 않았다
-〈Ⅲ〉 중에서

죽음은 우리와 집과 식탁을 공유하며
환대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다
그리고 이따금 우리를 저 자신에게서 몰아내기도 한다
-〈XVIII 노스페라투〉 중에서

이제 나 청춘에 관한 이론이 있음을 안다
빛이 모습을 드러내는 광경을 보는 일, 그것은 첫 거절을
탄생의 지독함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끝의 시작에 관한 이론이 있음을 안다
빛이 모습을 드러내는 광경을 볼지라도 그것은 밤을 되찾는 것이다
-〈XIX〉 중에서

그러고는 계속 글을 쓴다 매번 더 많은 부수를 쓴다
-〈XXI〉 중에서

내 궁핍은 더 그 나라의 색을 지녔었다
-〈XXXIV〉 중에서

상추 하나 사는 행위가 내게는 이제
역사적 진술이 되어버렸다
-〈시에는 문학적 침묵이 필요하다〉 중에서

시야말로 유일한 속임수이다
유일한 현실은
시인들이다
유일한 현실은 다른 시인들이다
-〈시야말로 유일한 속임수이다〉 중에서

저자소개

후아나 비뇨치 [저]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

해당작가에 대한 소개가 없습니다.

구유 [역] 신작알림 SMS신청
생년월일 1990

199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국에서 스페인어통번역학과 프랑스학을, 스페인에서 영어-스페인어 문학 번역을 공부했다. 스페인과 한국을 오가며 살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후아나 비뇨치의 《세상의 법, 당신의 법》, 다비드 카사사스의 《무조건 기본소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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