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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전쟁 : 한국전쟁과 전염병 그리고 동아시아 냉전 위생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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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한국인의 일상을 바꾼 한국전쟁과 전염병
- 한국전쟁으로 살펴본 전염병 이야기

이 책은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한국현대사에서 한국전쟁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당시 민중의 삶을 연구해온 역사학자 이임하의 ‘한국인의 일상을 바꾼 한국전쟁과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코로나19 등 새로운 전염병으로 힘들어하는 지금 시기에 어떤 삶의 방식이 인간과 환경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지혜로운 선택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단초를 제시한다. 그동안 한국전쟁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루어져 왔지만, 주로 전투를 중심으로 다루어졌고, 전염병처럼 민중의 일상적 삶과 밀접한 주제를 다룬 연구는 거의 없었기에 한국전쟁 당시 민중들의 다양한 삶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많은 전염병이 돌았던 시기는 한국전쟁 때이다. 당시 장티푸스, 두창, 발진티푸스 등이 급속하게 퍼졌다. 이 책은 한국전쟁 기간에 유행한 전염병과 전염병 방역, 보건 의료 정책 등을 중심으로 민중의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구체적으로 담았다. 한국전쟁 당시 전염병에 대한 증언과 5만 장이 넘는 관련 문헌, 연도별, 시도별 통계와 전염병 관련 포스터와 사진 자료 등을 통해 전염병이 어떻게 유행했는지, 전염병 방역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전염병 대책과 보건 의료 정책이 보건 위생과 관련해 한국인의 일상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자세히 살펴본다.

한국전쟁 기간 전염병 관리는 주한 유엔 민간원조 사령부(UNCACK)가 맡았다. 당시 주한 유엔 민간원조 사령부는 전염병 방역을 위해 모든 인구에 백신 접종을 실시했으며, DDT를 살포했다. 당시 영유아 정기 예방접종이라는 보건의료 체계도 마련되었다. 만 12세까지 받는 예방접종의 역사가 당시 시작된 것이다. 이때 한국에 공중보건 의료가 자리를 잡았다. 한국인에게 예방 접종과 DDT살포는 질병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고, 낯설지 않는 일상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한국전쟁 때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유엔군사령부가 취한 방법인 모든 인구의 백신 접종과 DDT화는 한반도를 넘어서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대만,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로 확장되었다. 그런데 예방 접종과 DDT살포 같은 보건과 위생의 잣대는 일상에서 폭력적으로 수행되었다. DDT는 인간, 가축, 수로, 우물, 가옥에 무차별적으로 뿌려졌다. DDT는 독성이 강해 소량으로 사용하거나 피부에 노출되면 안 되었지만, 한국에서는 그 위험성이 중요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DDT는 소독약으로 이나 파리, 모기의 박멸제이고 급성전염병인 발진티푸스 또는 유행성 뇌염을 예방해주는 약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예방 접종 확인은 방역증 발급과 검사로 이루어졌는데, 예방주사증으로 불리는 방역증 소지 여부로 통행과 외출을 통제받았으며, 방역증이 없으면 식량배급을 받지 못했다. 방역증은 국민을 통제하며 국민과 비국민을 가르는 경계선으로 작동했다.
전염병을 일으키는 세균, 바이러스 또는 전파자가 여자로 묘사되기도 했는데, 여성의 무지로 전염병이 확산된다는 등 전염병의 젠더화가 자주 일어났다. 특히 주한 유엔 민간원조 사령부(UNCACK)가 발행한 위생 교재에 이런 내용들이 빈번하게 등장했다. 현재 우리의 일상도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전쟁 때와 마찬가지로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신종 전염병이 나타날지 모를 상황이다. 이 책은 전염병 대책과 관련해 질병의 정확한 진단, 공존하는 생활을 고민하는 정책, 적절한 전문가 집단의 조언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불필요한 공포심 조장을 경계한다. 전염병에 대한 공포심은 지금까지 지켜온 공동체의 가치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며, 약한 대상에게 공격성을 드러낸다고 경고한다.

목차

여는 말: ‘전염병 시대’와 한국전쟁
이 책을 읽는 독자 여러분께: 한국전쟁을 통해 살펴본 전염병 대책과 보건의료

1장. 국민방위군과 발진티푸스
1. 국민방위군의 귀향
1) 집으로 가는 길
2) 1950년 겨울, 국민방위군 동원과 남하
3) 국민방위군 교육대
2. 발진티푸스와 유엔군사령부
1) 하루저녁에 30구씩
2) 발진티푸스의 발병과 처리
3) 유엔군사령부 공중보건 복지부, 1951년 2월 회의

2장. 주한 유엔 민간원조 사령부(UNCACK)
1. ‘유일무이’한 UNCACK의 탄생
2. UNCACK의 조직과 인원
3. UNCACK 공중위생부, ‘우리는 적과 대면하고 있다’
4. 한국 민간원조 사령부(KCAC)와 경제조정관실(OEC)

3장. 전쟁과 전염병
1. 급성전염병
2. 1951년 시도별, 월별 전염병 발생
3. 특정 지역과 특정 시기에 급성전염병 유행
4. 사회적 질병, 발진티푸스

4장. 전인구에 백신 접종을!
1. 인도적 무기, 간이의료소(BMU)와 간이병원(HU)
2. 피난민의 이동과 규제
1) 피난민의 가시화
2) 점령지역 접근 금지와 안전지대 밖으로의 소개
3) 피난민, 의학적 검사와 대상자들
3. 전인구의 백신 접종
1) 1951, 1952년 접종 현황
2) 방역증은 생명증

5장. 전 한반도의 DDT화
1. UNCACK ‘공보 3’
2. 1951년, DDT 살포 상황
3. 1952년, DDT 살포의 정착
4. ‘소독약’ DDT 살포 방법
5. ‘전쟁’ 실험실과 실험 대상
6. DDT의 확산과 레이첼 카슨, DDT와의 싸움

6장. 민주주의의 가시적 공간, 보건진료소
1. 공중보건 행정기구
2. 1개 면에 1개의 보건소를
1) 의료반과 보건진료소
2) 500여 개, 보건진료소 운영
3. 방역반의 운영
1) DDT 살포, 위생반
2) 위생반의 위생업무 확장
4. 보건소법과 보건소
1) ‘유명무실한’ 보건진료소
2) ‘우리 마을의 보건소를 찾아보자’

7장. 공중보건의 통치성
1. 정보 수집과 축적 - 보고 체계
1) 파놉티콘의 통치를 넘어서
2) 보고 매뉴얼
3) 현지 조사
2. 공중보건 위생 교육
1) 지방 관리, 위생 교육
2) 세계 보건일과 위생 교육
3) 교사, 단기 강습 과정
4) 식품 취급자, 여성 교육

8장. 한국인의 ‘위생’ 좌표
1. 더러움과 수치심
1) 불결병
2) 일본에서 잘 지내는 법
3) 수치심
2. ‘공산주의’라는 바이러스
3. 전염병의 젠더화

9장. 동아시아 냉전 위생 지도
1. 세계 보건일
1) 1952년 4월 7일, 세계 보건일 제정
2) 세계 보건일의 효과 - 『건강과 위생 이야기』
2. 세계보건기구와 접종
1) ‘엄마, 예방주사를 빨리 마쳐주십시오’
2) 세계보건총회의 위생 법규
3. 동아시아 위생 지도
1) 공중보건, 민주주의의 확장
2) 미국 유학생과 자유세계 보건단
3) 말라리아 예방 지도

닫는 말: 사스에서 코로나19까지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한국전쟁 때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유엔군사령부가 취한 방법은 모든 인구에 대한 백신 접종과 전 한반도의 DDT화였다. 모든 인구의 백신 접종과 DDT화는 한반도를 넘어서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대만,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로 확장되었다. 이는 신생아 접종으로 이어졌고 영유아 정기 예방접종이라는 보건의료 체계를 마련했다. 사실 현대인이 태어나서 만 12세까지 받는 예방접종의 역사는 채 100년도 안 되는 셈이다. -본문에서

한국의 공중보건 의료는 한국전쟁 때 자리 잡았다. 전쟁 동안 전염병 관리는 주한 유엔 민간원조 사령부(UNCACK)가 맡았다. UNCACK(언캑)은 DDT로 한국인들의 몸을 씻겼고, 팔뚝에 장티푸스·발진티푸스·두창(천연두) 주사를 놓았다. 이들의 활동은 한국 전염병 관리와 보건의료의 역사이다. -본문에서

한국 사회에서 가장 많은 전염병이 돌았던 시기는 한국전쟁 때이다. (…) 전염병 대책과 보건의료는 한국전쟁 때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 영역이다. 이 변화가 어떻게 한국 사회에 정착했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미래에 어떤 신종 전염병이 나타날지, 어떤 대책이 세워질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과거의 역사를 마주하면서 어떤 방식이 인간과 가축 그리고 동아시아를 넘어 글로벌화된 지금의 환경과 공존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문에서

한국전쟁은 전투로 인한 사망자도 많았지만 잘못된 정책으로 사망한 사람들도 많았다. 그중 하나가 국민방위군 동원이다. 지금까지 국민방위군 사망자는 대개 얼어 죽거나 굶어 죽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상당수의 국민방위군이 전염병인 발진티푸스로 사망한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본문에서

한국전쟁 중인 1951년에는 16만 9952명이 전염병에 걸렸는데 그중 장티푸스 8만 1575명, 두창 4만 3213명, 발진티푸스 3만 2211명이었다. 장티푸스, 두창, 발진티푸스 모두 특정 지역인 경기, 충북, 강원 그리고 특정 시기인 3-6월에 퍼졌다. 이는 국민방위군 강제 동원 및 피난민의 이동과 관련이 깊다. -본문에서

UNCACK의 초기 대응은 유엔군이 있는 대구와 부산을 거점으로 한 전염병 방어막 치기였다. 그런데 국민방위군 교육대에서 발진티푸스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초기 방어막이 무너졌던 것이다. 결국 유엔군사령부 공중보건 복지부는 1951년 2월 샘스가 주관한 회의 결과에 따라 전인구의 예방접종과 전 한반도의 DDT화라는 처방을 내렸다. -본문에서

DDT는 먼저 비행기로 공중에서, 그다음 지상에서는 발동식 DDT 분무기로 곤충의 서식지에, 휴대용 분무기로 하수구, 피난민 수용소, 공공장소에 살포되었다. 액체 DDT는 기차역, 거리, 버스, 가옥, 공공장소, 병원, 화장실 등 주로 건물과 도로에 뿌려졌다. 사람에게는 분말로 뿌려졌다. 1951년 10월 말 현재 DDT 분말을 맞은 인원은 1541만 6758명이다.
근대전은 총력전이라고 하는데 이는 전후방 가릴 것 없이 모든 시민/국민을 동원하기 때문이다. 때로 후방은 거대한 전쟁 실험실로, 후방 사람들은 실험 대상이 되곤 했다. 한국전쟁 때는 전쟁포로와 부랑 아동, 부랑 한센병 환자와 피난민을 대상으로 DDT 효능 실험이 이루어졌다. -본문에서

한국 사회에서 수치심은 위생 담론을 넘어 젠더(섹슈얼리티), 민족, 인종에까지 확장되었고 한국인의 정동을 특징지었다. 전염병의 젠더화는 미군이 작성한 각종 홍보물에서 질병과 관련된 이미지로 등장한다. 이들은 여성을 세균, 바이러스 자체 또는 전파자로 묘사하면서 그 원인을 무지에서 찾았다. 여성이 전통에 얽매여 근대적 문명과 과학을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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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생년월일 -

저서로는 <여성,전쟁을 넘어 일어서다><계집은 어떻게 여성이 되었나>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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