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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자의 기쁨 : 자유여행자 박성기의 아름다운 우리길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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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걸을 때마다 나는 진정한 자유인이 되었다
    발로 더듬어 마음으로 새긴 길 35곳을 가다

    달마고도, 덕산기계곡, 울진 십이령길, 포항 내연산, 태백 함백산, 태안 바람길…
    봄, 여름, 가을, 겨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리길 여행

    한 자유여행자가 대한민국 명품 길에서 만난
    35가지 길, 사람, 자연, 실존에 관한 영혼의 글·사진 에세이


    ― 박성기 길 여행 산문 [걷는 자의 기쁨]

    “혼자이거나 여럿이 길을 걸으며, 그 자리에 살아왔던 사람들의 삶의 조각을 맞추고 대화한다.”
    “길에는 이야기가 있고, 이야기꾼을 만나면 객주처럼, 태백산맥처럼, 토지처럼 소설이 된다.”

    자유여행자 박성기가 쓴 길 로드 에세이는 처음 길에 눈뜨던 시절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즐거움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저자는 20여 년 전 운명 같은 남한강 걷기를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행복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걷기’의 매혹에 빠졌다. 그 후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스무 번이나 지나치며 두 발로 뚜벅뚜벅 거닐었던 이 땅의 산길, 바닷길, 섬길, 숲길, 강길, 고갯길에 관한 진면목을 연필로 꾹꾹 눌러써 왔다. 그렇게 걷고 느끼고 감동한 35곳의 아름다운 우리길에는 저자의 내면의 소리와 더할 수 없이 아름다운 자연풍광이 어우러져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걷는 자의 자유와 희망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다.
    이 책은 그 여정의 기록이자, 여행을 통한 그의 사유의 흔적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절정에서 다다른 길의 매혹

    저자가 길어 올린 매혹의 길 풍광은 이십 여 년을 걷고 또 걸으며 가려 뽑은 계절의 백미로 선정할만한 명품길 여정이다. 저자는 고창의 봄의 절창인 동백숲과 장성의 가을 단풍진 백양사를 수도 없이 찾고 느끼며 서로 다른 감흥으로 돌아보았다. 그 여정엔 해남 달마고도도, 포항 내연산도, 원대리 자작나무숲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사계절 두서없이 찾고 또 찾은 그 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때를 기억할만한 길을 책 안에 정성스레 담아 놓았다. 그래서 봄이면 해남 달마고도와 고창 선운사, 경북 울릉도, 양동 양산 8경이 절경인 것이고, 여름이면 정선 덕산기계곡과 울진 십이령길과 안동 녀던길이 최고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가을 길엔 정선 새비재길과 인제 곰배령, 장성 백양사, 신두리 해안사구의 단풍과 갈대가 최적이며, 겨울 길엔 원대리 자작나무 숲과 태백 함백산, 대관령 눈꽃마을길이 그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감춰지지 않는 오롯한 절경과 때 묻지 않은 비경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가 최소한 세 번 이상 걸었던 계절의 백미로 탄생한 이 땅의 구석구석 오지 소울로드에는 걷는 자만이 맞이할 수 있는 저만의 자유와 풍광,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더없이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책 행간에 올올이 펼쳐져 있다.

    선인들의 삶과 풍류, 고단한 노동의 수고로 빚은 길의 역사

    길은 철저히 사람의 역사와 사연이 깃들여 있다. 저자는 길을 걸으며 마주한 선인들의 신산(辛酸)한 삶의 모습에 깊이 빠져 걷는 자만의 스토리에 열중한다. 그래서 경주 양동마을과 안동 녀던길에서 마주치는 선비들의 고아한 삶과 풍류에 주목한다. 또한 울진 십이령길과 고창읍성, 영월 동강, 고성 마장터길에서는 고단한 노동의 현장을 걷던 보부상과 선질꾼, 성쌓던 부역꾼, 뗏목꾼들의 신산한 삶의 현장을 기리며 아픈 역사의 순간들을 소환해내곤 한다. 이처럼 노동과 풍류의 옛선인들의 발자취를 훑고 더듬는 저자의 비감한 시선은 때로는 시인묵객들의 처연한 시 한수로 시름을 달래기도 하고 김소월, 정지용, 서정주의 절창을 읊조리며 10인 10색의 길 이야기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담아 ‘길에서 사유하는 방식’을 고민한다. 그런 고민의 흔적들이 다양한 물음을 만들며 더욱 깊고 넓고 진하게 삶의 성찰을 다듬는 데 제 몫의 역할을 한다.
    저자는 가급적 길에 대한 직관적․철학적․감성적 지향점을 향해 나아가고자 했다. 그래서 길을 체험적으로 느끼며 그 고통과 행복, 여유를 제 몸으로 풀어내며 길에서 느꼈던 다양한 사유와 감성의 조각들을 펼쳐보인다.
    다수는 길 에세이라는 독특한 삶의 방식에 자신만의 삶결을 입혔고, 소수는 자기만의 철학적 삶의 편린을 거칠고 뜨겁게 토해냈다. 그래도 제각각 ‘왜 나에게 이 길이 의미가 있는지’는 저만의 방식으로 글 속에 소통하고 있다.

    걷는 자의 사유에서 건져 올린 대한민국 명품 길, 자연, 사람 사진들

    글이 내면의 세계의 표현이라면, 사진은 직관의 풍경을 표현하는 효과적인 도구이리라. 그런 의미에서 ‘걷기의 사유’를 보다 깊고 진한 울림으로 표현해주는 건 바로 그곳에서 찍은 길 사진들이다. 자연과 인간을 주제로 한 저자의 묵직한 울림을 주는 470여 컷의 사진들이 길을 걷고, 느끼고, 사유하며 체험했을 저자의 아픔과 고통, 환희와 생명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 숨 쉬며 가슴 저 밑에서부터 치고 올라오는 뜨거운 감동을 전해준다.
    땀으로 쌓은 영혼의 풍경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저자의 다채로운 길의 모습은 읽는 여행서에서 보는 여행서로 사유의 깊이를 한 뼘 더 확장시키고 있다. 특히 35곳의 명품 길의 대표 사진들이나 가을 내연산, 은비령, 해안사구의 가슴을 울리는 명품 사진들과 원대리 자작나무와 온통 하얀 설국을 연출하는 태백 함백산 주목 풍광, 대관령 눈꽃마을길의 쩡쩡한 겨울풍광은 독자들로 하여금 그 길에 달려가고픈 충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감동으로 다가가고 있다.

    길 여행자만이 느끼는 걷는 순간의 감동과 성찰의 언어들

    길은 철저히 도보여행가의 눈과 마음으로 부여잡은 현장의 가슴 뛰는 언어로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진득하게 묻어나오는 땀내와 가슴 벅찬 길의 현장의 직설들이 때로는 투박하게, 가끔은 미끈한 말투가 돼서 길 여행자의 육성으로 툭툭 던져져 나온다. 그래서 걸으면서 눈부시게 아름다웠던 함백산의 눈꽃이, 처연하게 사라지는 영흥도의 낙조가, 가슴까지 시원하게 파고드는 자작나무숲의 비상(飛翔)이 독자들 폐부로 스며들 듯이 현장의 길의 풍광을 여행자의 언어로 쏟아내고 있다. 거기엔 저자만의 틀이 하나 있어서 국문학을 공부한 저자의 문학이력도 나름 한몫을 차지하고 있다. 길 여정의 서정과 풍취를 제대로 느끼게 하는 시인묵객들의 한시와 정지용, 김소월, 서정주, 백석의 시어들은 여정을 갈무리하며 아름다운 자연의 무늬로 기억될 수 있는 운치 있는 여백을 남긴다. 여기에 함백산 주목에서, 태안 바람길에서, 점봉산 곰배령에서 눈 맞고 비 맞으며 덥고 추운 계절의 순간 속에서 느꼈을 여행자의 언어는 자연을 가장 가깝고 깊게 느끼고 사유하는 현장의 목소리로 다가오곤 한다.

    출판사 서평

    ■ 저자의 말

    길을 걷다 보면, 소중한 기억을 되새겨 보라는 내면의 소리가 무언 의 경구처럼 다가온다.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하고서 어디론 가 발걸음을 옮긴다.
    “저들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혼자이거나, 때론 도반途伴과 함께하며 걸었던 길이 떠오른다.
    웅크렸던 생명이 푸르게 움트는 봄, 작렬하는 뜨거운 태양의 여름, 색색의 단풍이 수놓은 형형한 가을, 하얀 눈과 역고드름으로 솟아오른 신산한 겨울의 길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내가 살아온 동안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은 언제일까?

    오래전, 동행하던 지인에게 길을 걷는 이유를 물었다. 사실은 타인 을 불러 내 자신에게 질문한 것이다. 남한강을 걷다가, 목계나루에 서 신경림 선생의 시 ‘목계장터’를 읽고 그 답을 얻었다. 그때부터 길 은 나의 동행이 되었고, 눈부신 화양연화花樣年華가 되었다

    혼자이거나 여럿이 길을 걸으며, 그 자리에 살아왔던 사람들의 삶의 조각을 맞추고 대화한다. 그러다 어느새 이전에 살았던 선인과 동화가 된다. 그래서 길에는 이야기가 있고, 이야기꾼을 만나면 객주처럼, 태백산맥처럼, 토지처럼 소설이 된다.
    나의 길은 툭툭 떨어져 아름다운 동백과 함께했고, 온 산 가득한 진달래와 함께했다. 때로는 그 길을 세차게 쏟아붓는 폭우와 동행하여 덜덜 떨며 걸었고, 갯벌에 빠져 죽을 고비를 넘기며 걷기도 했다. 또한 파도가 바람에 짓쳐 육지로 달려 들어오던 장관과 정선 운탄길에서 밤별을 보며 걷던 추억 등 하나 하나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들로 가득했다.
    길 위에는 인간의 삶이 녹아들어 있어, 마치 우리들의 인생과 닮았다.
    길에는 좋은 길이 있고, 거친 길과 꼬부라진 길이 있으며, 쭉 뻗은 길, 언덕길과 내리막길 등 붙이면 말이 되는 수많은 길이 있다.
    우리가 만나는 길 중 어느 길을 가야 최선일 것인가?

    ■ 저자 인터뷰

    선생님께서는 길을 걸으면서 언제 스스로 실존한다는 느낌 내지는 행복하다고 느끼시는지요?
    ;길을 걸으면서는 사실은 무아지경이이에요. 걷다보면 잡생각이 안 들고 나도 모르게 혼자 흥겹게 노래 부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도 모르게 빠져드는 행복함이랄까. 한마디로 걸으면 단순해지는 거죠.
    길을 걸을 때는 사실은 그 자체가 다 없어져요. 우리가 무념무상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런 느낌. 아무 잡생각이 안 들고 나 혼자와 대화를 하게 됩니다. 그다음에 복잡한 것들이 잊혀져 가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나 편안해지죠. 길걷기가 끝나고 나면 일주일을 살아갈 일상의 생기를 얻게 되죠.

    처음에 내가 걷는 것을 통해서 나를 만족시키고 나만의 가치를 찾아야겠다고 느꼈던 계기가 된 건 언제였습니까?
    ;어느 출판사에서 신정일 선생님과 함께 남한강을 걷는 프로그램이 있었어요. 우연한 기회에 거기에 참여하게 되면서 제가 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죠. 눈발 날리는 길을 걷다 보니까 너무 좋은 거예요. 그때는 무념무상이랄까, 내가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뭐 그런 느낌이었죠. 그러다보니까 바로 그 이후부터 길을 혼자 찾아 걷게 되고, 그때부터 빠졌어요. 계속 길을 걷다보니까. 어느 단체에 소속돼 따라간 것은 아니고, 제 개인적으로 이십년 가까이 길을 찾아다녔어요. 그렇게 나름 길의 매혹에 흠뻑 빠져 걷다보니 완벽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 곳곳을 많이 찾아 다녔더라고요.

    선생님께서는 한 군데를 한번 간 것이 아니라, 서너 번 간 곳도 있고 계절마다 다르게 느껴지는 게 있을텐데요. 길의 매력이라는 것이 나름대로 계절마다 다른 것을 보는 것에도 상당한 기쁨을 느끼시나요?
    : 똑같은 길을 가도 계절별로 가는 게 다 달라요. 예를 들어서 고창의 선운사를 갈 때 보면 봄에는 동백을 보게 되고, 추석 즈음에는 상사화를 보게 되고, 바로 그 직후에는 단풍을 보게 됩니다. 꽃도 그렇지만 나무들이나 식생이 다 계절마다 차이가 많기 때문에 완전히 달라요. 같은 길이 아니에요. 그러다보니까 같은 길도 여러 번 찾게 되고 다니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들에게 꼭 그렇게 얘길 해요. 한 번 가고 안 갈것이 아니라 계절별로 가봐라. 그러면 또 다른 것들이 보인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길은 거의 다 다니신 것 같은데, 지역마다 산세나 풍광이 다르게 느껴질 것 같은데 좀 비교해서 말씀해 주셨으면.
    : 강원도는 깊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 강원도인데 깊고 산세가 험준하다 보니까 약간 힘든 구석도 있지만 산이 깊고 너무 좋아요. 그래서 저는 강원도를 많이 가는 편이고, 전라도쪽 남도쪽으로 가면 따뜻해요. 어머니 품 속 같고, 충청도로 가면 역시 거기도 어머니 품 같죠. 경상도로 가면 다양해요. 아주 웅장한 산세도 있고 편안함도 있고 섞여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내 나름대로의 느낌이지만. 예를 들어서 강원도라고 해서 따뜻함이 없거나 그런 것은 아니고 살짝살짝 다른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길을 걷다가도 계절의 변화가 그런 식의 역동적인 느낌을 가지게 됩니까?
    ;사람의 인생도 똑같고, 계절을 사람의 인생으로 녹아들면 봄은 어린 유아기잖아요. 어린 측면. 그러다보니까 초봄에는 연록이 굉장히 좋아요. 그래서 봄에는 제 책에도 그런 느낌들의 길들이 있고 찾아가는 겁니다. 여름에는 점점 성숙해져가는, 그러다보니까 덥기도 하겠지만 여름대로 그 맛을 느끼러 가는 거고요. 가을이 되면 가장 인생의 절정기, 완숙기라고 할까. 그런 느낌이 들어요. 완전히 익어가지고 단풍이 너무 붉어서 아름답고, 차라리 처절하다시피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리고 겨울로 가면 절정으로 치닫는 것 같아요. 가장 클라이맥스로. 그러면서 하얀 눈산이 있고 강이 얼고 하죠. 사실은 강이 얼고 사방이 춥고 하면 삭막할 것 같은데, 거기에도 또다른 아름다움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겨울을 굉장히 좋아해요. 얼음강을 걷거나 눈 쌓인 산을 걷거나 그것도 너무 좋아요. 그래서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인생과 같아서 그런 느낌들을 가지고 있고, 또 즐기다보면 하나의 축소판이다 인생의. 그런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보면 겨울에 이 책의 정점을 찍었다고 할까 그런 것을 많이 느꼈는데요?
    ;예를 들어서 얼음강을 걷거나 할 때 저는 사람이 많이 가지 않는 길을 좋아해요. 그러다보니까 함백산을 갈 때는 사람을 많이 만났지만, 대표적으로 얼음강을 가거나 하면 사람을 만나지 못했어요. 저희 말고는. 태기산 같은 경우는 워낙 상고대가 유명하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오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있어요. 대관령 눈꽃마을의 경우는 굉장히 추울 때, 영하 거의 20도 까지 내려갔을 때, 역고드름이 얼고 비가 떨어질 듯 떨어질 것처럼 굉장히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너무 즐거웠거든요. 풍광도 말도 못하게 좋았고 걷는 내내 행복했었죠. 사실은 어려워서가 아니라 찾아서 그런 곳을 돌아다니다보면 멋진 길을 만나거든요. 그러니까 너무 사람들 많은 곳만 찾아다닐 것이 아니라 그렇지 않은 곳도 다니는 게 길 걷는 즐거움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선생님 길 속에는 옛 선인들의 배움에 대한 태도라든가, 신산한 노동의 고통, 이런 부분들도 많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동강이라든가 여던길이라든가 전북 고창 이런 곳에 많이 녹아 있어요. 이야기가 있는 길을 찾아나설려면 어떤 준비를 하고 가면 좋을까요?
    ; 그냥 어디를 간다고 했을 때 아무 준비 없이 따라나선다고 하면 그냥 풍광 밖에 안 보죠. 그 전에 어디를 가게 된다고 하면 예를 들어서 울진 십이령을 간다고 하면 십이령에 얽힌 보부상들의 행로라고 할까, 미리 공부를 하고 가면 좋아요. 미리 공부를 하고 가면 거기에 대해서 내가 느껴지고 거기에 빠져들게 되고, 길을 걷다보면 예전에 이랬는데 하고 선인들과의 대화도 되고, 그렇게 되는 것인데, 아무 생각 없이 풍광만 보고 따라간다면 무슨 재미가 있겠어요? 보는 것 말고는 , 조금 지나면 지루해지죠. 사실 길에는 또 다른 매력이 뭐냐면 역사와의 만남이에요. 그전에 살아왔던 자들과 선인들과 현재 살아가는 사람들의 만남이에요. 보이지는 않지만 시공을 초월하는 그런 관계이지만 거기에는 녹아있거든요. 그래서 걷다보면 내가 빠져들게 되요. 공부를 했을때. 근데 공부를 안하면 그냥 구경거리 밖에 안 되는 것이니까 나는 길을 가기 전에, 어디 가고자 한 곳에 대한, 꼭 길이 아니더라도. 등산을 하더라도 마찬가지고 어디 가더라도 사전에 거기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되면, 훨씬 더 즐거워지고 풍부해지고, 또 끝나고 나서 굉장히 뿌듯해집니다. 그게 길을 대하는 자세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떻게 길을 즐기고 어떤 식으로 자기만의 걷기의 사유를 느꼈으면 좋을까요?
    ; 아까도 얘기했지만 길을 가기 전에 먼저 그 길에 대한 공부를 해라. 그러고 나서 가게 되면 자연스럽게 길에 서린 시간과의 격차가 없어져요. 옛날과의 시간과의. 그러면서 걸으면서 무념무상에 빠져서 사유하게 되니까 정말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죠. 원래 길은 걷다보면 여럿이 가도 결국은 혼자에요. 둘이 얘기도 하지만 혼자 걷게 되요 외롭게. 그러면서 머릿속에 다양한 상상들을 하잖아요. 그렇게 하다보면 나중에 나한테 포만감이 있지 않을까. 그런 식이에요. 제가 글로 표현했지만 저한테는 그런 식으로 길이 다가왔습니다.

    길을 걸으면서 어렵거나 고통스러웠던 적은 없으셨나요?
    ; 제가 봉화 쪽에 갔을 땐데, 책에는 표현이 안 돼 있는데, 제가 가다가 중간에 길을 잃어서 여름이었는데 너무 지쳐서 길에서 드러누워서 시원하게 누워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태안에 갔을 때 가지 말았어야 하는데, 모래사장인지 알고 들어갔다가 갯벌에 빠져서 물은 들어오고 상당히 위험한 상황까지 갔었던 적도 있고 합니다. 그래서 길을 걸을 때는 항상 조심해야 되요. 모든 것은 다 그래요. 내 가까운 곳에 위험이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걷거나 해야 합니다.

    앞으로 길에 대한 계획은?
    ; 아직도 여전히 전국의 여러 가지 길들을 다니고 있지만 제 개인적으로 제주도 올레길을 두 번 돌고 오름도 많이 가고 한라산 둘레길도 돌고 했는데, 제주도를 체계적으로 테마별로 걷고 싶어요. 예를 들어서 올레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길도 몇 군데 해보고, 다크투어리즘이라고 하는 우리한테 슬픈 역사를 안고 있는 길도 걷고 싶어요. 제주도만 갖고 있는 지질 트레일도 해보고 싶어요. 이런 식으로 제주도를 각 파트별로 나눠서 걷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추천사

    살아있다는 것은 길 위에 서 있다는 말이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 언뜻 보기엔 그 흔한 인간에 지나지 않은 듯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나름 삶 존재의 역사가 있고 훗날, 크든 작든 자신의 역사를 남긴다.
    스쳐 가는 바람을 맞으면서 걷는 길에도 역시 수많은 역사의 땀방울이 적셔져 있다.
    모르면 영원히 모르는 것….
    기왕에 걷는 길에 앞서 걸어간 그들(위대하든 평범하든)의 역사를 알고 함께 걷는다면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예사롭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길을 직접 걷고, 사진으로 담고, 오랜 시간 먼지로 덮였던 그 길의 역사를 찾아 책으로 엮은 박성기 작가에게 경의를 표한다.
    - 강석우 / 배우

    박성기 벗이여. 그대의 글이 문장으로, 사진으로, 상재된다고 하니,
    축하와 함께 걸으면서 터득한 고독과 기쁨에게도 박수를 보냅니다.
    - 오석륜 / 인덕대학교 교수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이나 비바람 몰아치는 거친 날이나 아름다운 우리 산하를 박대장과 함께 걸었던 그 날 그 날이 모두 화양연화가 되었다.
    - 서용원 / ISI 대표

    산길과 숲길, 바닷길을 더듬어 구석구석마다 그가 캐내어 우리에게 보여주는 아름다운 자연의 오색길은 영혼의 구도길처럼 가슴 떨리는 여정이었다.
    - 김종수 / 자유여행가

    박대장과 함께한 길에선 모든 게 오래전부터 간직해 온 전래동화의 한 대목처럼
    그대로 아름다운 풍경이 되어 내 마음속으로 스며들어왔다.
    - 이혜경 / 교사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내 실존의 기쁨, 행복한 느낌에 충만하며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었다.
    - 이원화 / 해나심리삼담연구소 소장

    인적이 드문 숲길, 바닷길, 섬길, 강길이 티 없이 맑다. 코끝에 스치는 자연의 싱그러운 향을 맡으며 걷다보면, 나도 어느새 초록빛으로 물들어간다.
    - 김초원 / 영어콘텐츠 개발자

    박대장과 함께 걸은 달마고도, 은비령, 자작나무숲, 함백산은 그대로 내 영혼의 소울로드였다.
    - 박경희 / 교사

    “We will be happy.”
    부족한 것은 채우고 남는 것은 두고 오려고 시작한 산행이었다.
    산과 강을 만났고 비와 눈을 만났다. 그리고 친구를 만났다. 기쁨이 거기에 있었다.
    - 이승재 / KB손해보험 전무

    걸으면서 내 몸을 훑고 가는 바람 사이로 ‘사각사각’ 솔잎이 내게 속삭인다.
    차분히 귀 기울여 듣고 있으면 어디선가 내면의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 오형창 / (주)폴리모스 대표

    목차

    추천의 글 006
    길을 여는 글: 나에게 길이란 무엇인가? 008

    봄날, 소백과 태백 사이에서
    014 ‘사십 리’ 걸음걸음마다 봄볕 구도의 길이 - 전남 해남 달마고도
    022 달이 머물다 간 자리 - 경북 상주 월류봉 둘레길
    032 600여 년 이어온 선비의 시간 - 경북 경주 양동마을
    040 선운사 동백에 취하다 - 전북 고창 선운사
    050 뭍과 섬 사이 쓸쓸한 포구의 흔적 - 경기 김포 대명항 ~ 문수산성 남문
    060 강따라 휘영청 늘어선 봄의 절창을 찾아서 - 충북 영동 양산 8경 둘레길
    068 강인한 생명으로 우뚝 선 자연의 비경 울릉도 - 경북 울릉도
    080 아랑의 전설 품은 애절한 아리랑고개 -경남 밀양 아리랑고개

    여름은 길을 잃었다
    092 끝없이 펼쳐진 덕산기 비경 속으로 - 강원 정선 덕산기계곡
    104 힘겨운 삶 쉬어 넘던 보부상의 숲길을 따라서 - 강원 인제 ~ 고성 마장터 숲길
    114 퇴계의 배움을 돌아보는 녀던길 - 경북 안동 녀던길
    126 ‘마음의 방랑’ 선물하는 바다를 그리워하던 시간들 - 강원 속초 장사항 ~ 고성 삼포항
    136 보부상의 숨결로 가득한 숨겨진 열두 고개 - 경북 울진 십이령길
    146 정읍사 오솔길마다 애틋한 삶의 이야기가 흐르고 - 전북 정읍 정읍사 숲길
    156 호남 내륙의 길목, 고창읍성과 전불길 - 전북 고창읍성과 전불길
    164 아픈 역사로 남은 근대문화유적 - 전북 군산 시간여행

    지금 가을은 외출 중
    174 한국의 차마고도를 찾아서 - 강원 정선 새비재 가는 길
    184 내연산, ‘계절의 생’을 갈무리하는 진경산수화의 절창 - 경북 포항 내연산
    194 가을빛 절정으로 치닫는 천상의 화원 - 강원 인제 점봉산 곰배령
    202 인제 천리, 작은 길 위의 큰 울림 - 강원 인제 은비령
    210 새벽, 숲이 열리면 변화무쌍한 길이 펼쳐진다 - 강원 오대산 소금강계곡
    220 오매 단풍 든 저 오색 찬 백양사 좀 보소 - 전남 장성 백양사
    230 아름다운 무늬로 남은 바람의 전설 – 충남 보령 신두리 해안사구
    242 가야산, 내가 단풍이 되다 - 경남 합천 가야산 소리길

    겨울이 온통 시가 될까봐
    256 눈꽃길에 새겨진 바람의 무늬 - 강원 강릉 대관령 눈꽃마을길
    270 우리 모두 자작나무다 - 강원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284 얼음꽃 세상을 품다 - 강원 평창 태기산
    298 세상 시름 잊고 한나절 쉬어가는 곳 - 강원 영월 동강 어라연
    310 비경으로 다시 태어난 태안 바람길을 걷다 - 충남 태안 바람길
    322 단종의 슬픔을 걷다 - 강원 영월 서강
    334 눈꽃 핀 함백산, 천년의 시간을 만나다 - 강원 태백 함백산
    346 순백의 환상길, 얼음강을 걷다 - 강원 철원 한탄강
    356 섬에서 맞는 겨울바다의 추억 - 인천 옹진군 영흥도, 선재도
    366 영겁을 흘러내린 ‘큰 여울’로의 무채색 여행 - 경기 포천 한탄강
    378 협궤열차와 소래길 - 인천 소래길 - 강화나들길

    본문중에서

    미황사 동백은 짙고 붉은 꽃잎을 흩뜨렸다. 미황사는 두륜산 대흥사의 말사로 신라 경덕왕 의조義照 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한다. 대웅전 지붕을 넘어 펼쳐진 달마산의 솟아 있는 암봉들이 마치 부처님의 현신 같다. 미황사는 땅끝마을 토말리에 있다. 길이 끝나는 지점은 마지막이지만 다시 출발하는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새 길을 기약해본다.
    ( '사십 리 걸음걸음마다 봄볕 구도의 길이' 중에서)

    어느 시인은 동백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서 백제가 느닷없이 멸망하듯 후두둑 떨어져 버린다고 했다. 툭툭 떨어진 붉은 꽃몽우리는 하나씩 내 가슴에 와 박혔다. 아주 진하고 붉게 박혔다. 사방으로 꽃을 내보낸 동백나무는 여전히 짙푸르고, 꽃을 가득 품고 있다. 그렇게 한 달을 가까이 피고지고 하는 동백이다.
    ( '선운사 동백에 취하다' 중에서)

    덕산기란 이름의 유래는 옛날에 덕산德山이라는 도사가 이곳에 터基를 잡았다고 해서 덕산기가 되었다는 전설과 원래 큰 산이 많은 터라 해서 덕산 터라 부르던 것이 바뀌어 덕산기德山基가 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물에 뛰어든다. 목까지 차는 계곡물에 몸을 담그자 온몸이 짜릿하다. 주변의 일행도 다투어 물에 뛰어든다. 여름 계곡 트레킹의 묘미는 물속을 거닐고 이렇게 물놀이를 하는 것이다. 물장구도 치고 물을 뿌려대며 맑은 하늘과 층층이 펼쳐진 뼝대를 누리며 세상의 시간을 잊어버렸다.
    ( '끝없이 펼쳐진 덕산기 비경 속으로' 중에서)

    새이령을 지나면서부터 마장터馬場垈다. 마장터는 고성과 양양, 지금의 속초, 인제 사람들이 물목을 교류하던 장터다. 고성과 양양 사람들은 소금과 고등어, 이면수어, 미역 등을 지게로 날라 왔다. 내륙지역인 인제 사람들이 좋아하는 해산물이다. 반대로 인제 사람들은 감자와 콩, 팥 등 곡물을 날랐다. 마장터는 수산물과 농산물이 오가던 길인 셈이다.
    ( '힘겨운 삶 쉬어 넘던 보부상의 숲길을 따라서' 중에서)

    넘실대는 파도, 수많은 사람들, 손잡고 해변을 걷는 연인들….
    봉포는 멋진 바다다.
    천진 해변은 물이 맑았다.
    모래 둔덕 위에서 바람 부는 바다를 바라본다. 거친 파도는 앞 파도를 밀고 짓쳐들어온다. 쫓겨온 파도는 흩뿌리며 해변에 잔뜩 모래를 토해낸다.
    ( '마음의 방랑 선물하는 바다를 그리워하던 시간들' 중에서)

    요즘에야 “금강 소나무 길”이라고도 부르지만 옛 보부상의 숨결이 남아 있는 “십이령길”이 한결 애틋하다. 울진, 죽변, 흥부장 등에서 산 소금과 어물, 미역 등을 바지게 가득 지고 십이령을 넘어 내성장봉화, 춘양장, 소천장에 해산물을 풀고는 필요한 양곡, 포목 등을 가득 지고 다시 되돌아오는 길이다.
    ( '보부상의 숨결로 가득한 숨겨진 열두 고개' 중에서)

    성을 쌓기 시작한 시始와 쌓기를 마쳤다는 표시의 종終의 표석이 연달아 이어져 있다. 각 군현의 이름들이 보인다. 성벽에 새겨진 각자刻字로 보아 인근 고부, 김제, 영광, 정읍, 제주 등 19개 군현이 성 쌓기에 동원되었다. 백성의 고단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호남 내륙을 지켜내는 요충지로서 많은 전란을 견디면서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어 있어 마음이 흐뭇해진다.
    ( '호남 내륙의 길목, 고창읍성과 전불길' 중에서)

    길을 걷다 보면 치열한 삶을 살아왔던 광부들의 흔적들을 곳곳에서 만난다. 누구의 아버지였고, 형님이었던 이들이 걸어야 했던 힘든 고통의 길이고, 삶의 길이었다. 또한 가득 채워진 탄차가 1200m가 넘는 천 길 낭떠러지를 옆에 두고 아슬아슬 지나갔던 아리랑고개 길이었다.
    ( '한국의 차마고도를 찾아서' 중에서)

    눈을 압도하는 거대 절벽과 쏟아지는 폭포수는 그림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다.
    그림 속 3단 폭포 중 맨 위쪽에 있는 연산폭포에 오르니 수많은 묵객들이 폭포의 위용에 감탄하여 주변 바위에다 이름과 시편을 새겨놓았다. 암벽에 ‘갑인추정선甲寅秋鄭敾’를 새겨 지금도 정선의 자취를 느끼게 한다.
    ( '내연산, ‘계절의 생’을 갈무리하는 진경산수화의 절창' 중에서)

    귀한 용담은 수풀 사이로 ‘나 여~어요’ 하며 고개를 한껏 쳐들고 입을 벌리고 ‘멀리서 오셨군요’ 하고 속삭인다. 수풀만 우거져 보이던 곰배령의 야생화가 조금씩 눈에 들어온다. 군데군데 용담과 풍로초, 노란색 마타리도 눈에 띈다.
    고개를 들어 곰배령을 한 바퀴 돌아본다. 동쪽에는 설악산 대청봉과 중청 소청이 나란히 서 있다. 북쪽을 바라보니 점봉산과 작은 점봉산이 손에 잡힐 듯 눈앞에 있다.
    ( '가을빛 절정으로 치닫는 천상의 화원' 중에서)

    태곳적부터 바람은 이렇게 모래를 실어 날랐다. 온 세상이 얼어붙었던 빙하기를 지나면서 바람은 모래를 안고 오기 시작했다. 수많은 시간 동안 바다와 육지 사이에 거대한 중간지대 모래언덕을 만들었다. 기껏 백년의 세월도 못 사는 인간의 시간으로는 세월을 가늠할 수가 없을 오랜 동안 이렇게 만들어진 곳이 바로 신두리 해안사구다.
    ( '아름다운 무뉘로 남은 바다의 전설' 중에서)

    낙화담洛花潭이다.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꽃이 떨어진 못일까. 오늘 걷는 소리길 중 가장 경치가 빼어난 곳이다. 가야천 물과 협곡이 함께 빚어낸 최고의 절경이다. 한 방울씩 떨어지는 물방울도 바위를 뚫는다. 장구한 세월 저리 내리치는 물줄기가 깊은 협곡과 연못을 만들었을 것이다. 못 위로 표표히 떨어진 단풍잎이 울긋불긋하다.
    ( '가야산, 내가 단풍이 되다' 중에서)

    산을 타고 넘어온 바람에 수십 기가 넘는 풍차가 도는 풍경은 푸른 하늘을 배경삼아 장관을 연출했다.
    대관령의 매서운 추위는 성난 것처럼 뾰족이 고추선 역고드름을 만들었다. 능선 길 내내 발에 밟히며, 우두둑 산산이 부서졌다.
    ( '눈꽃길에 새겨진 바람의 무늬' 중에서)

    길에 듬성듬성 보이는 자작나무가 햇볕에 하얀 몸을 드러내며 객을 반긴다. 아직 본격적인 자작나무 숲이 아닌데 몸은 벌써 앞을 달린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데 마음은 벌써 자작나무 숲으로 달려가며 괜히 발걸음이 빨라진다. 계속 오르막이라 옷 속은 벌써 땀으로 찬다. 허물 벗듯 하나씩 윗옷을 벗으니 몸이 단출해진다. 몇 개의 작은 전망대와 나무의자가 탐방객들의 발걸음을 잡아당긴다.
    ( '우리 모두 자작나무다' 중에서)

    빼어난 미모와 입심을 가진 주모 전산옥의 구성진 정선아리랑 한 곡조를 듣고는 떼꾼들은 쌓였던 노고를 노래 가락에 묻혀 흘려보내고는 다시 몸을 일으켜 뗏목을 저었을 게다. 뗏목을 저으며 한 가정의 경제를 지탱하느라 지쳐 있던 떼꾼들에게 이곳 전산옥의 정선아리랑은 ‘삶의 위로’ 그 자체였을 게다.
    ( '세상 시름 잊고 한나절 쉬어가는 곳' 중에서)

    살아 천년 죽어서 천년을 간다는 주목朱木은 함백산을 넘으면서부터 가득하다. 살아서 웅장한 태를 보였던 주목은 고목이 되어도 단단한 천년의 모습으로 반긴다.
    고목이 되어 비틀어지고 속이 텅 비었어도 도도한 천년의 시간을 같이 했을 엄청난 광경에 가슴이 메여온다. 아주 먼 옛적 어느 순간 같은 나무를 똑같은 감정으로 선인은 지켜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갖가지 모양으로 세월을 버틴 주목에 경의를 표한다.
    ( '눈꽃 핀 함백산, 천년의 시간을 만나다'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자유(도보)여행자.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동국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일상에 쫓겨 바삐 살다가 어느 순간 길이 눈에 들어왔다. 그 길이 궁금해져서 주말이 되면 늘 배낭과 카메라를 메고 우리나라 곳곳을 누비며 걷고 있다. 길을 걷다가 만나는 사람들의 인연이 소중하다. 길 위에서 누구를 만날지, 어떤 길이 펼쳐질 지 많은 기대와 소망을 안고 길을 나선다. 이십여 년 가까이 한국의 아름다운 길들을 두루 찾아 걸었고, 일 년에 두세 차례 해외로 나가 세계의 아름다운 길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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