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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호 인플루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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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인플루언서 vs. 인문학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영향력을 떨치는 인플루언서들.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크리에이터이거나, 진정성의 연출로 수익을 내는 사업자이거나, 당신도 될 수 있는 ‘인기 있는 일반인’인 인플루언서가 가진 영향력의 정체는 무엇일까? ‘팔이피플’의 현실과 ‘선한 영향력’의 이상 사이에서 [한편] 2호는 SNS 시대의 인문학을 시도한다.

    우리는 영향력을 원한다
    인플루언서를 둘러싼 문제는 하자 있는 상품을 판매한 인기 인스타그래머, 음모론으로 점철된 유튜브 채널만이 아니다. 인플루언서가 가진 ‘영향력’의 의미를 탐구하는 [한편] 2호는 언론학에서 수사학, 교육학, 역사학, 여성학, 인류학까지 인문사회과학의 열 편의 글을 모아서 영향력 개념의 지도를 그린다.
    오늘날 영향력의 감소로 불안을 느끼는 것은 이른바 식자층이다. 20세기에 이르러 지식 생산자와 소비자는 분리되었다. 한글이 보편화하고 말길이 트이면서 뉴스를 보도하는 언론인과 독자가, 문화를 생산하는 작가와 소비자가 나뉜 것이다. 자격증도 없이 뜬 것처럼 보이는 스타와 추종자들 앞에서 식자들이 학문의, 문학의, 예술의, 문화의 위기를 말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위기란 실제로 그 분야의 문제이기보다는 그 자신의 것이거나, 상대를 ‘대중들’로 싸잡아 버리는 함정이기 때문이다.
    정보 생산과 유통을 둘러싼 변화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이유진 [한겨레] 기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에서 뉴스 생산자로 부상한 인플루언서를 추적한다. ‘기레기’라는 멸칭도, ‘관종’이라는 적대도 벗어나 기성 언론과 인플루언서 양자의 상호 작용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같은 결론을 문화비평에서 도출하는 「네임드 유저의 수기」에서 윤아랑 영화평론가는 한 영화 플랫폼에서 ‘네임드’ 유저였던 자신의 경험을 분석한다. 공모전과 등단이라는 제도의 안팎에 얽힌 욕망을 직시한 결론은 간명하다. 작가도, 인플루언서도 모두 영향력을 원한다.

    ‘선한 영향력’의 인플루언서
    vs. 가짜뉴스의 슈퍼전파자

    디지털 네트워크에서 ‘좋아요’와 ‘팔로어’ 수로 측정되는 영향력은 부로 교환될 가능성으로 사용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팔이피플’이라는 현실적인 목표와, ‘선한 영향력’이라는 막연한 이상이 공존한다.
    『제국대학의 조센징』의 저자 정종현은 근대의 인플루언서인 일본 유학생 출신의 기업가 김성수의 사례를 검토한다. 「선한 영향력 평가하기」는 [동아일보]와 경성방직, 고려대학교의 경영으로 정치, 경제, 언론, 교육계에서 사회적 영향력을 떨친 김성수를 통해 ‘공적 이익과 사적 이익의 순환 창출’이라는 일종의 평가 기준을 제시한다. 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서양고전학자 김헌은 문자 그대로의 광장에서 청중들을 감화시킨 연설가의 초상을 그린다. 「2500년 전의 인플루언서들」 중 하나인 이소크라테스는 ‘영원한 지혜’ 대 ‘찰나의 의견들’이라는 이분법을 넘어, 의견들을 분별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바로 ‘지혜를 사랑하는 사람’ 즉 철학자라고 역설한다.
    한편 독문학자 유현주의 「팔로어에게는 힘이 없다」는 새로운 매체가 평등을 실현할 것이라는 기대가 매체의 역사에서 반복해 좌절되었다고 지적한다. 신경인류학자 박한선 또한 「인플루언서 vs. 슈퍼전파자」에서 위생의 불평등을 바이러스가 뚜렷하게 드러냈듯이, 정보의 불평등을 파고드는 인플루언서의 문제를 예리하게 지적한다. 2020년 현재 세계적 영향력자인 코로나19가 초래한 ‘판데믹(대유행)’이 잘못된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가는 현상인 ‘인포데믹’과 공명하고 있다. 문화연구자 강보라는 「[일간 이슬아]의 진정성」에서 출판계 초미의 관심사인 ‘이슬아’라는 현상을 진정성이라는 오래된 개념을 통해 들여다본다. 즉각적인 소통이 기본 요소가 된 디지털 환경에서 구독자들은 글의 진정성을 믿은 나머지 작가를 투명하게 비치는 존재로 여기게 된다. 무한한 콘텐츠 제공으로 인간을 소진시키는 새로운 매체 환경에서 거리 두기의 필요성을 상기하게 하는 글들이다.

    권력 또는 자본,
    영향력이라는 힘

    “페미니즘이 힘을 보여 주기 시작하면서 ‘페미니즘은 돈이 된다’는 말도 회자되었다. 이때의 돈은 끝없는 축적을 목표로 하는 자본주의적 자본이라기보다는, 이 사회에서 교환될 수 있는 가치이자 영향력으로서의 ‘파워’와 동의어라고 본다.”(손희정) 그런데 권력과 자본이 동일한 영향력의 양면이라면, 영향력이라는 힘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한편]은 다음의 세 가지 안을 제시한다.
    미디어리터러시 연구자 김아미는 「어린이의 유튜브 경험」에서 행위자의 실천에 방점을 둔다. 키즈 유튜버도, 스마트폰 중독자도 아닌 실제 어린이들은 온라인 미디어 공간에서 살며 타인과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이를 미디어 문해력을 익히는 과정으로 이해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미디어가 제공하는 기회와 위기까지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여성학 연구자 이민주는 「#피드백 운동의 동역학」에서 온라인상의 페미니스트 운동 전략으로 부상한 ‘피드백 운동’을 분석한다.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게임 회사에게, 애니메이션 제작자에게 잘못의 시정을 요구하는 피드백 운동에 들어 있는 애정, 신뢰, 분노는 정당하게 평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기후활동가 윤해영은 「영향, 연결, 행동」에서 중학교 3학년 가을, 기후행동에 나서게 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 속에서 몰랐던 사실을 받아들이는 고통과 새로운 연결을 만나는 기쁨은 반복된다. 영향이라는 힘을 그처럼 파장으로 파악할 때 우리는 목소리가 작은 사람도, 무력한 사람까지도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될 것이다.

    창간호 1만 부 판매,
    정기구독자 3500명, 뉴스레터 5000명을 돌파한
    새로운 세대의 인문잡지 [한편]

    끊임없이 이미지가 흐르는 시대에도, 생각은 한편의 글에서 시작되고 한편의 글로 매듭지어진다. 2020년 창간한 인문잡지 [한편]은 글 한편 한편을 엮어서 의미를 생산한다. 민음사에서 철학, 문학 교양서를 만드는 젊은 편집자들이 원고를 청탁하고,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젊은 연구자들이 글을 쓴다. 책보다 짧고 논문보다 쉬운 한편을 통해, 지금 이곳의 문제를 풀어 나가는 기쁨을 저자와 독자가 함께 나누기 위해서.
    [한편]의 모토는 최소주의로, 생산이 한계에 다다른 세상에 한 권의 종이잡지를 더하면서 반드시 필요한 것만을 넣었다. 하나의 기획 주제 아래 열 편의 원고는 한 편의 논문, 한 권의 책을 지탱하는 생각의 핵심을 200자 원고지 30매 안팎의 짧은 분량에 담았다. 한손에 잡히는 판형에 10,000원의 가격이다. 흑백의 간결한 디자인 위에 매호 한글폰트를 변주하는[한편](디자인 유진아) 2호 ‘인플루언서’에 적용된 글꼴은 대표적인 탈네모꼴 글꼴인 샘물체를, 디지털 시대의 개막을 알린 PC통신 시절의 도스(DOS) 스타일로 만든 도스샘물체다.

    인문잡지 [한편]은 글을 가장 집중해서 읽을 수 있는 종이책을 바탕으로 삼는다. 함께 읽을 문헌을 메일링 서비스로 정기 발송하며, 읽는 재미와 대화의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공개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연간 3회, 1월·5월·9월 발간되며 ‘세대’, ‘인플루언서’에 이어 3호 ‘환상’, 4호 ‘동물’을 주제로 계속된다.

    목차

    2호를 펴내며 우리는 영향력을 원한다

    이유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윤아랑 네임드 유저의 수기
    강보라 《일간 이슬아》의 진정성
    박한선 인플루언서 vs. 슈퍼전파자
    이민주 #피드백 운동의 동역학
    김아미 어린이의 유튜브 경험
    김헌 2500년 전의 인플루언서들
    유현주 팔로어에게는 힘이 없다
    정종현 선한 영향력 측정하기
    윤해영 영향, 연결, 행동

    참고 문헌
    지난 호 목록

    본문중에서

    영화 분야에서 ‘영국남자’ 같은 인플루언서들은 기성 언론 못지않은 대접을 받는다. 영화 시사회에 인플루언서가 언론사 기자들과 동등하게 초대받는 일도 드물지 않다. 한 일간지 문화부 기자는 “특정 매체의 시각이 스며 있거나 기사 문법을 중시하는 기자들보다는 일반인들이 쓴 글에서 진정성이 더 많다고 느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진정성’이야말로 인플루언서들이 사랑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인데, 구/독자들로 하여금 기존 미디어의 이해관계나 지향과 관련 없이 솔직하고 사실에 가까운 정보 전달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 '이유진 _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중에서)

    ‘제도’로부터 비평가란 이름표를 나눠 받았던 이들이 그 이름표에 걸맞게 “위기를 진단하기 위해 위기의 끝에서 첨병이 될 것을” 기꺼이 자처했는가? 오히려 많은 비평가들은 다수의 왓챠 유저들과 별반 다르지 않게 이론과 감상과 윤리을 오남용하는 글을 양산했고, 또 하고 있으며, 그 대상 역시 개별 혹은 아트하우스/영화제 용 등 좁은 범위의 영화들에만 한정하고 있다. 위기와는 상관없는 안전함. 그러니까 많은 이들이 외면하는 잔인한 사실은, '제도'의 수혜를 받은 다수의 ‘공식’ 비평가가 ‘일개’ 유저보다 흥미로운 의견이나 전문적인 관점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리뷰와 비평의 구분이 모호해졌다면, 둘을 먼저 분간하지 못한 건 대중이 아니라 비평가들이 아니었을까?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인플루언서들의 자의식 앞에는 아마 이런 말이 괄호 쳐져 있을 것이다. ‘저런 사람도 하는데.’
    ( '윤아랑 _ 네임드 유저의 수기' 중에서)

    자기 재현의 외적 요소는 작가가 이메일이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독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부분과 관련이 있다. 독자가 최초에 《일간 이슬아》를 접하게 되는 방식이 이메일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직접적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작가인 ‘이슬아’는 《일간 이슬아》 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부에도 드러난다. 《일간 이슬아》 외부의 작가는 ‘연재노동자’로 자기 재현되어 독자가 직접 이메일이나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독자로서의 불만이나 요구 사항’을 전달할 수 있는 투명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일간 이슬아》를 둘러싼 진정성의 맥락은 오늘날의 인플루언서 현상과 일정 부분 궤를 같이하면서도 ‘친밀하고 투명한’ 진정성이 가져올 파열음에 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끔 한다.
    ( '강보라 _ 《일간 이슬아》의 진정성' 중에서)

    흔히 인터넷에 접근하기 어려운 노년층이나 저소득층을 취약 계층으로 취급하지만, 정반대의 현상도 벌어진다. 오프라인 연결망이 취약한 집단은 다른 방식으로 양질의 정보를 구하지 못한다. 그들이 가진 모든 정보는 온라인 세계에서 얻은 것이다. 직접 사람을 만나서 얻는 오프라인 정보는 구하기도 어렵고 값도 비싸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종일 방적기를 응시해야 했던 노동자들은 이제 현대인이 되었다. 이젠 방적기가 아니라 하루 종일 컴퓨터 화면과 스마트폰을 응시해야 한다. 식사 시간마저도 한 손에는 스마트폰이다. 싸구려 저질 정보를 얻기 위해서 음란한 광고와 터무니없는 황색 기사를 감수하는 사람들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참언(讒言)이 증식하기 쉬운 더럽고 비위생적인 정보 환경이다.
    ( '박한선 _ 인플루언서 vs. 슈퍼전파자' 중에서)

    피드백 운동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소비자 운동에 속하며, 의도적 불매(boycotting)와 의도적 구매(buycotting) 그리고 담론적 운동의 세 가지 유형 가운데 담론적 운동의 일종으로 분석할 수 있다. 담론적 정치적 소비자 운동은 직접 소통의 형태를 통해 기업, 일반 소비자, 정당, 행정기관에 기업의 정책과 관행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 그러나 피드백 운동의 방식에서 새로이 주목해야 할 점은, 이 행동이 정치적 의견의 표출을 통한 문제의 개선뿐 아니라 기업과의 소통 자체를 중요한 목적으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피드백 운동에서 충실한 피드백으로 평가되는 요소는 사건의 발생과 책임의 인정, 사건 경위의 해명, 사과, 보상 및 재발 방지 대책과 같은 것들이다. 따라서 운동의 효과성에 대한 자체 평가 역시 이러한 요구 사항과 결과의 내용에 치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실제 피드백 운동의 과정에서 기업의 피드백이 얼마나 신속하게, 자주, 존중하는 태도로 이루어졌는지는 내용에 대한 평가를 압도하기도 한다. 이는 피드백 운동에 참여하는 여성들에게 정치적 주체로서 지위의 인정과 동등한 소통이라는 요구가 있음을 보여 준다.
    ( '이민주 _ #피드백 운동의 동역학' 중에서)

    소연(5학년, 여) : 옛날에, 지금 말고 옛날에, 2, 3학년 때? 그때는 편집을 못하니까 목소리 공개를 했는데, 그때 악플 다는 사람들이 많았었어요. 그래서 그때 잠시…….
    지민(5학년, 남) : (농담하듯이) 충격을 먹어 가지고 유튜브를 그만두고!
    소연(5학년, 여) : 그때 상황에는 제가 유튜브를 잘 못 다루고 사람들이 악플을 다니까 신고를 어떻게 할 줄은 모르고. 유튜브 다룰 줄도 모르니까 그냥 유튜브를 안 한 적도 많고. 이제 편집 좀 하게 됐으니까, 목소리 공개 안 하니까 사람들도, 구독자 수도 좀 되고 그래요.

    유튜브는 손쉽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짐과 동시에, 그렇게 콘텐츠를 공유했을 때 겪을 수 있는 위험에 대응하는 방법은 잘 모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위의 사례처럼 자신의 나이나 성별 등이 공개되자 단순히 어리다는 이유로 악성 댓글을 받는 경험을 통해 나의 정보, 나의 정체성을 어느 정도까지 노출해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경계를 갖게 된다.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배우고 있는 것이다.
    ( '김아미 _ 어린이의 유튜브 경험' 중에서)

    내 안의 감정과 관념, 의견을 언어로 표현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해서 내 편으로 만드는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이 설득이라는 신비로운 현상을 경탄한 시인 헤시오도스는 그것이 음악과 시의 여신 무사들이 인간에게 내리는 선물이라고 했다. 무사의 선물을 받은 사람들은 난관을 타개할 지혜로운 의견을 달콤한 목소리와 감미로운 언어에 담아 청중을 감동시킬 수 있단다. 심지어 수사학 교사이자 소피스트로 알려진 고르기아스도 “말이란 병든 몸도 치료하는 약과 같은 신비로운 효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역설했다.
    이는 연설가의 매력을 그럴싸하게 그려 내는 묘사이지만, 내가 주목하는 것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설득을 신화의 영역에서 지상으로 끌어내려 지성의 실험대 위에서 학문적으로 분석하고 정리하여 체계화했다. 수사학이란 rhētorikē의 번역인데, ‘연설가(rhētōr)의 기술(-ikē)’이라는 뜻이다. 연설가의 목적은 설득이라는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므로 수사학은 ‘설득의 기술’이며, 나아가 ‘영향력을 발휘하는 비결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 '김헌 _ 2500년 전의 인플루언서들' 중에서)

    중세 시대에 문자를 독점하기 위해 엘리트 계층이 보통 사람들에게 성경을 삽화로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던 것처럼, 우리 시대 새로운 지배 계층은 평범한 유저로부터 전체 시스템을 ‘보호’하고 그 대신 한없이 친절한 그래픽 사용자 환경을 제공해 준다. 실상 우리는 내가 구입하여 사용하는 컴퓨터 운영 체계로부터 ‘신뢰할 수 없는 프로그램’을 다운받는 ‘신뢰할 수 없는 사용자’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무단으로 운영 체계의 입력/출력 채널에 액세스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소위 보호 소프트웨어가 상시적으로 구현되고 있으며, 디지털 네트워크 속에서도 같은 원칙이 작용된다.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페이지는 매우 친절하게 그래픽과 아이콘으로 조직되어 있다. 우리는 이들이 정한 룰에 따라서 정해진 곳에 사진을 올리고 하루의 감상을 적고 지인에게 쪽지를 보낸다. 모든 곳은 고맙게도 그림으로 표시되어 있다.
    ( '유현주 _ 팔로어에게는 힘이 없다' 중에서)

    조선이 망해 가던 시절, 한반도의 청년들은 근대의 지식을 구하러 현해탄을 건너 도쿄로 향했다. 그들이 도착한 당시 메이지(明治) 일본의 화두는 서구 따라잡기였다. 이를 위해 일본인들은 서양의 개념과 제도를 번역했다. 조선의 유학생들은 일본에서 자리 잡기 시작한 철도, 학교, 기업, 언론 등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위력적인 영향력을 목격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일본에서 배운 근대적 경험을 조선에서 실현하기를 열망했다.
    그중에서도 당대의 잡지들은 요즘 식으로 말하면 SNS이자, 파워 블로그였고, 새로운 지식의 네트워크로 들어가는 포털사이트였다. 대중들은 이곳에서 청년 유학생 인플루언서들이 소개하는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였다. 당대 포털 사이트의 하나인 《청춘》에 기고한 글에서, 이광수는 “우리는 선조도 없는 사람, 부모도 없는 사람으로 금일 금시에 천상에서 이 땅에 강림한 신종족”이라 자처했다. 이광수의 주장처럼, 유교적 ‘꼰대’들과는 근원적으로 다른 지식을 체득한 유학생들은 근대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집단으로 등장했다.
    ( '정종현 _ 선한 영향력 평가하기' 중에서)

    “학생들, 기특하네.”라는 격려를 많이 받는다. 나쁜 의도가 아니고, 추운 곳에서 시위하는 아이들이 장해서일 거다. 그러나 기후위기는 여러 관계에서 정의와 평등을 둘러싼 위기로 작용한다. 부국과 빈국, 인간과 비인간 동물, 기성세대와 미래세대 등 위협을 초래하는 집단과 그로 인한 피해를 가장 크게, 오랫동안 받는 집단이 명확히 구별되기 때문이다. 더 큰 책임을 져야 하는 쪽이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니 기특하다는 말은 조금 이상하다. 분명히 존재하는 문제를 얘기하러 나왔는데 모두 격려만 하면 책임은 누가 지는 걸까. (……)
    타자의 고통에 좀 더 민감해지면 좋겠지만, 내 일상을 침범해야 인식이 바뀐다면 그 지점을 드러내야 하지 않을까. 기후위기의 당사자라 느낀 청소년이 기후행동을 시작했듯, 각자에게 소중한 무언가를 향한 위협을 절감할 구체적인 순간이 필요하다. 나는 우리 행동이 하나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개인이 변하는 연속적인 과정에 존재하면 좋겠다.
    ( '윤해영 _ 영향, 연결, 행동' 중에서)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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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에서 사회학을, 대학원에서 여성학과 문화학을 공부했다. 석사 논문으로 신종 플루 관련 담론과 주부들의 실천을 분석했다. 현재 [한겨레] 기자로 일하고 있다. 2013년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의 '여성 인권 보장 디딤돌 특별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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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에서 영화와 철학을 공부했다. 2020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평론을 발표하기 시작했으며 온갖 것에 말을 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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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수 87권

    한국예술종합학교 방송영상과를 졸업하고 KAIST 문화기술대학원에서 공학 석사,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영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전문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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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도서 5종
    판매수 429권

    신경인류학자, 정신과 전문의. 경희대학교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호주국립대학교ANU 인문사회대CASS에서 석사학위를,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전임의, 의생명연구원 연구원, 성안드레아병원 정신과장, 동화약품 개발기획실 이사 등을 지냈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강사로 지내며 ‘진화와 인간 사회’ ‘인류 진화와 질병’ 제하의 강좌를 가르치고, 인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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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자대학교 여성학과 석사과정 수료, 페미니스트 연구웹진 Fwd 필진. 페미니즘을 어떻게 전하고, 또한 배울 것인지 고민하는 페미니스트 교육 연구 활동가의 길을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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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에서 불어교육학을 전공하고 언론정보학을 부전공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교육공학으로 석사학위를, 런던대학교 IOE에서 데이비드 버킹엄의 지도 아래 미디어 교육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위원으로 일했다. 현재 시청자미디어재단 정책연구팀 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주된 관심 분야는 미디어리터러시와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청소년 미디어문화 연구, 디지털 시민성과 디지털 권리, 미디어리터러시 정책 등이며, 관련 주제로 학술계와 기관, 대중 등 넓은 범위 대상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생년월일 1965~
    출생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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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학위(서양고대철학), 서양고전학 협동과정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Universite de Strasbourg)에서 서양고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양고대 그리스의 문학과 신화, 고전기 아테네의 수사학과 철학이 주요 관심 분야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부교수(HK교원)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 [고대 그리스의 시인들], [인문학의 뿌리를 읽다], [그리스문학의 신화적 상상력]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플루타르코스의 [두 정치연설가의 생애] 등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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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도서 8종
    판매수 311권

    연세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하고 독일 훔볼트 대학에서 디지털 문학의 미학적 가능성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매체이론과 문화이론, 독일 현대문학이며, 특히 상호매체이론과 독일 및 한국 문학의 비교연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연세대학교 독문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지은 책으로 [하이퍼텍스트, 디지털 문학의 키워드]가 있고, 옮긴 책으로 [보이지 않는 것의 경제학][예술, 매개, 미학](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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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생지 -
    출간도서 6종
    판매수 279권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0년부터 1년간 교토대학 인문과학연구소에서 외국인연구자로 연구했으며,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전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동양론과 식민지 조선문학], 주요 논문으로 '사실, 과학 그리고 문학의 신생', '신남철과 대학제도의 안과 밖', '최재서의 ‘맥아더’-맥아더 표상을 통해 본 한 친일엘리트의 해방전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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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수 0권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기후위기를 알고 나서 열일곱 살 최대의 고민이 시험도, 연애도 아닌 앞으로의 생존이 되어 버렸다. 억울해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리고 2019년 가을, 내가 느낀 공포를 알리기 위해 학교 친구와 기후행동을 시작했다. 최근 ‘청소년기후소송’에 원고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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