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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상에는 유쾌한 언니들이 산다 : 시흥동 전진상 의원 복지관 45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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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평균 나이 71세 유쾌한 언니들의 치열한 인생 이야기
1975년 서울 시흥동에 처음 문을 연 그 자리에서 45년째 묵묵히 이웃사랑을 실천해 온 전진상 의원ㆍ복지관 사람들 이야기. 국제가톨릭형제회의 회원들이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가난한 이들 속으로 들어가라”는 요청에 따라 판자촌에 뛰어들며 그 역사가 시작되었다. 벨기에 출신의 배현정(마리헬렌)을 비롯한 세 명의 젊은 여성들은 산동네를 가가호호 방문하며 의료 사회복지의 역사를 개척하고, 가정 호스피스의 싹을 틔웠다. 그들의 복음 실천은 변함없이 진행형. 산동네 판자촌에서 환자를 업고 뛰던 처자들은 지금도 호스피스 환자 곁에 머물며 ‘아름다운 시간’을 선물하고 있다.

그들의 45년 역사는 우리에게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지 되묻는다. 독자들 입장에 따라 사회복지ㆍ호스피스 사례집, 봉사하는 삶의 지침서, 공동체생활의 모범 사례, 사회변혁을 꿈꾸는 이상주의의 성공 사례, 한국 사회사와 종교사의 귀한 자료 등 다양한 의미로 다가오는 책.

전체 3장 29편의 글과 약 100컷의 사진으로 구성되었으며 1장에는 당시 시대상과 시흥 전진상 공동체가 만들어지기까지, 2장에는 전진상 의원ㆍ복지관의 주요 활동과 에피소드, 3장에는 전진상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 관련 내용과 공동체 삶의 비결을 담았다. 1년 반에 걸친 인터뷰 취재 내용을 기본으로 필요한 경우 소식지 내용도 함께 소개했고, 중간중간 과거와 현재 사진을 배치하여 생동감을 살렸다. 특히 처음 공개되는 1970년대 시흥동 풍경 등 배현정 원장의 개인 소장 사진들은 그 자체로도 역사적 가치를 지닌다.

“아직 저 선생님들이 그대로 계시나 봐요!”
가난과 질병의 악순환 고리를 끊고 사람을 사람답게


1970년대 우리 사회는 산업화가 급격히 이루어지면서 농촌 인구가 서울로 모여들었고, 특히 전진상 의원ㆍ복지관이 문을 연 1975년은 지방에서 서울로 전입한 인구 수가 가장 많은 해였다. 그런 혼란기에 전진상 식구들은 시흥동 판자촌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며 이상적인 ‘의료 사회복지 통합 모델’을 선보였다. 특히 제복을 입은 성직자나 수도자도 아닌 일반 신자(평신도)였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이 책은 45년 동안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 살아온 전진상 공동체의 고군분투기라 할 수 있다. 전염병이 만연하고 조현병 환자와 알코올중독자는 물론 시신마저 방치되던 시절, 그들은 가난과 질병의 대물림을 끊고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 안간힘 썼다. 초창기부터 가정방문 및 ‘가계도’ 형식의 차트를 통해 환자와 그 가족의 치유뿐 아니라 지역 사회의 근본 문제까지 해결하고자 노력했으며, 도움 받는 이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생활보조금을 ‘장학금’이라 부르는 등 세심하게 배려했다.

이 책에는 우리네 인생만큼이나 예측불허한 45년 세월이 녹아 있다. 전진상 의원ㆍ복지관을 태동시킨 김수환 추기경 관련 에피소드를 비롯하여 상하수도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벌어진 해프닝이 등장하는가 하면, 호스피스 전문 의사였던 전진상 식구가 말기 암 환자로서 전진상 식구들의 돌봄을 받다가 떠나는 뭉클한 대목도 나온다. 각기 다른 성향의 구성원들이 공동체를 이루고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은 오늘날 새로운 가족 형태를 실험하는 이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세기 가깝도록 초심을 잃지 않고 늘 그 자리를 지켜온 전진상 의원ㆍ복지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안이 된다.

“생과 사를 오가는 사람들, 너무 처절해서 비현실적인 에피소드, 듣는 이마저 울컥하게 만드는 드라마와 웃음이 터지는 실수담, 덤으로 유쾌한 에너지까지. 전진상 식구들의 진솔한 이야기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었다. 그 결과물을 모은 것이 바로 이 책, [전진상에는 유쾌한 언니들이 산다]이다.”
( '기획자의 말' 중에서)

이 책의 출간 과정도 전진상 의원ㆍ복지관의 탄생과 닮아 있다. 전진상 의원의 의료봉사자가 전진상 식구들의 삶을 응원하는 의미에서 출간을 제안했고 출판사가 응답하면서 결실을 맺었기 때문. 그 취지를 살려서 이 책의 수익금 일부는 전진상 의원ㆍ복지관에 기부될 예정이다.

추천사

전진상은 겨자씨와 같이 작은 것으로 시작되어 의사, 간호사, 약사, 사회복지사, 교사 등 많은 분이 헌신적으로 봉사하시게 되었고 1년에 1만 명 넘는 이들이 도움을 받고 계십니다. 참으로 하늘의 새들도 와서 깃들일 수 있는 큰 나무로 성장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김수환 / 추기경( '2000년 개관 25주년 축사' 중에서)

하느님이 숨겨놓으신 사랑의 샘 중 하나가 전진상 의원ㆍ복지관입니다. 전진상 공동체의 식구들은 복음 말씀을 삶으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합니다.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면서도 혹시나 도움 받는 이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배려합니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만,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였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 손희송 / 주교, 천주교 서울대교구 총대리, 평화신문ㆍ평화방송 이사장

목차

추천의 말
전진상의 말
프롤로그

[1장] 가난한 이들 속으로 들어가라

시흥동 은행나무오거리 그곳
전진상 의원ㆍ복지관의 하루
벨기에 명랑 소녀, 낯선 한국 땅으로
전진상의 연결고리 최소희
가난한 이들 속으로 들어가라
우리 가족 상담사 유송자
럭셔리 미니 2층집의 비밀
사랑스러운 재주꾼 임덕균
꽃무늬 수프 단지 검문 사건
신부님, 우리들의 신부님
결핵 환자들의 대모 김영자
똥개가 먹어버린 1만 원

[2장] 환자를 업고 뛰어라

불쌍한 아줌마, 어서 오세요
식도가 녹아버린 아이
환자를 업고 뛰어라
골목 유치원에서 지역아동센터까지
가난 때문에 입양 보내야 하는 마음
국내 후원, 마음에서 마음으로
상주 의사가 필요하다
그대를 보내고 꽃을 심었네
가계도를 그려라
전진상 의원은 종합병원?

[3장] 살며 사랑하며 싸우며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간
가정형 호스피스, 가족과 함께 지내요
입원형 호스피스, 마지막 여행의 동반자
아름답고 슬픈 이별
새로운 식구들을 소개합니다
조금 특별한 친구들
살며 사랑하며 싸우며

작가의 말
기획자의 말
연혁

본문중에서

‘전ㆍ진ㆍ상’이란 명칭은 아피의 영성인 ‘온전한 자아봉헌(全), 참다운 사랑(眞), 끊임없는 기쁨(常)’에서 따온 것으로, 시흥 전진상 공동체가 약국을 개설하며 처음 사용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닌 주민들도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종교적 느낌은 자제하되 아피의 정신을 담았다.
( '시흥동 은행나무오거리 그곳' 중에서/ p.32)

장학금은 사실상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지급하는 생활보조금이지만, 그것을 받는 사람들의 심리를 위축시키지 않기 위해 그렇게 부른다.
( '전진상 의원ㆍ복지관의 하루' 중에서/ p.42)

“휠체어에 앉아만 있어도 봉사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하고 싶어 하는 이들의 얘기를 ‘들어주는’ 일은 얼마든지 가능하니까요. 이런 봉사라면 죽을 때까지 할 수 있겠다는 각오로 시흥 전진상 공동체에 뛰어들었습니다.”
( '벨기에 명랑 소녀, 낯선 한국 땅으로' 중에서/ p.53)

“사람들을 교회 안으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가난한 이들 속으로 들어갔으면 한다. 그곳에서 그들과 함께 살면서 활동하면 좋겠다. 특히 평신도인 아피들이 복음과 사회의 요구에 응답하여, 성직자와 수도자들이 미처 하지 못하는 일을 해주면 어떻겠는가?”
( '가난한 이들 속으로 들어가라' 중에서/ p.63)

전진상 약국 앞 골목에서는 알코올중독자들이 수시로 행패를 부렸고, 판자촌에서는 동네 사람끼리 칼부림하는 일도 있었다. 조현병 환자가 옷을 홀딱 벗고 약국에 침입하기도 하고, 한밤중에 느닷없이 돌이 날아와 약국 셔터에 구멍을 내기도 했다. 이 모든 두려움과 싸워내는 것도 전진상 식구들의 몫이었다.
( '럭셔리 미니 2층집의 비밀' 중에서/ pp.79~80)

가난 때문에 병원 치료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양잿물에 녹아서 실만큼 남은 식도로 겨우 물이나 넘기는 어린 아들에게 어머니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가끔 영양제를 놔주는 게 전부였다.
( '식도가 녹아버린 아이' 중에서/ pp.125~126)

더 이상 머뭇거릴 수 없었다. K양을 들쳐업고 단숨에 산동네를 뛰어 내려왔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빗줄기와 배현정의 눈물, 땀이 뒤범벅되었다.
( '환자를 업고 뛰어라' 중에서/ p.134)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유치원이 뭔지 경험을 시켜주고 싶어요. 우리 집 안방을 내놓을게요.” 1977년 7월, 전진상 유치원은 이렇게 산동네 주민의 셋방 한 칸을 빌려 시작되었다.
( '골목 유치원에서 지역아동센터까지' 중에서/ p.138)

가난한 그 여인은 이른바 개구멍받이라 하여, 넉넉해 보이는 집 앞에 아기를 놓아두고 멀리서 지켜보았는데 한참이 지나도 그 집에서 기척이 없더란다. 아기를 안아보니 추위에 새파랗게 질려 있어 덜컥 겁이 나서 전진상 약국으로 뛰어왔다는 것이다.
( '가난 때문에 입양 보내야 하는 마음' 중에서/ p.143)

“돈이 없으면 죽을 수도 없던 때였어요.” 최소희 약사의 표현처럼 죽음은 가난한 이들에게 더욱 잔인했다. 이렇듯 충격적인 장면을 수없이 목도하면서 전진상 식구들은 일찌감치 호스피스의 필요성을 느꼈다.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간' 중에서/ pp.185~186 )

“호스피스는 죽음을 돕는 것이 아니라 삶의 마지막 단계를 잘 살도록 돕는 활동입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의 입장에서 삶을 정리하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두려움을 잊고 차분히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래서 전진상 의원의 호스피스 환자들은 호스피스 시기를 가리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시간' 중에서/ p.190)

“우리는 함께했기 때문에 자기 능력 이상을 발휘할 수 있었어요. 공동체 생활은 다양성이 어우러지며 시너지 효과를 내니까요. 지난 시간을 후회해 본 적은 없어요. 다른 사람들처럼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것도 의미 있었겠지만, 가족의 의미를 넓혀보니 사랑을 베푸는 대상도 더 넓어졌죠.”
( '살며 사랑하며 싸우며' 중에서/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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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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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에콜 데 보자르 생테티엔느와 이화여대 디자인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다큐멘터리 사진가, 동화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진집으로 [연변으로 간 아이들](눈빛, 2000), [노동자에게 국경은 없다](눈빛, 2001), [러시아의 한인들](눈빛 2005)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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