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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사상의 최전선 : 전 지구적 공존을 위한 사유의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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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은품(6)

    출판사 서평

    포스트휴먼 시대, 인간 너머 새로운 삶과 관계의 방식을 일깨우는
    21세기 대표 사상가 25인의 사유와 실천!

    ★★★ [문화일보] 화제의 연재 기획 ★★★
    “시대에 맞춰 업데이트된 사상 ……
    공생의 정치와 윤리, 새로운 세계를 기획하기 위한 밑거름”

    ★★★ [기획회의] ‘2019 출판계 키워드 30’ 선정 ★★★
    “최신 사상 박람해 기존 인문학 담론의 한계 극복 ……
    사물, 기계, 동물, 자연과 공존하는 객체로서의 인간을 사유하기 위한 기초”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은 브뤼노 라투르, 도나 해러웨이에서 유시 파리카, 그레구아르 샤마유에 이르기까지 오늘날의 대표 사상가 스물다섯 명의 논의를 명료한 언어로 해설하는 책이다. 지난 20~30년 사이 지구에는 인수 공통 전염병, 기후 위기, 빅 데이터 감시 등 전례 없이 새로운 문제들이 나타나 인류의 삶과 행성 전체의 환경을 급격하게 뒤바꾸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내의 많은 사상적 담론은 30년도 더 된 낡은 인식 틀에 의존하고 있다. 21세기적 삶의 물질적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21세기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달리 말하자면, 20세기 사상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온전히 전망할 수 있을까? 코로나19뿐 아니라 지구 온난화, 미세 먼지, 플라스틱 쓰레기 등이 야기하는 지속 불가능성의 위기에 직면한 우리는 21세기적 삶의 조건에 따라 업데이트한 진단과 해법이 필요하다. 새로운 공존의 미래를 위한 해법의 단초가 21세기 사상에,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 담겨 있다.

    ◆ 현시대 최신 사상을 본격 소개하는 국내 최초의 대중 기획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서 소개하는 논의들은 20세기 말 ‘포스트 이론’의 유행이 지나간 뒤 1990년대에 싹트기 시작해 2010년대에 만개한 새로운 지적 흐름이다. 사상가 다수를 동일한 지면에서 소개하는 기획은 지난 수년 간 국내에서도 종종 존재했으나, 대부분 20세기 사상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거나 이를 회고하는 경우가 많았다.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은 우리가 살아가는 바로 지금 이 시대를 고찰하는 사상에 주목한다. 신유물론(신유물론적 페미니즘), 존재론적 전회, 객체 지향 존재론, 사변적 실재론, 비판적 포스트휴머니즘, 미디어 고고학, 비판적 디지털 미디어 연구, 인간 너머의 지리학에 이르기까지……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서 다루는 사상가와 이론은 지난 시대의 사상적 거목인 미셸 푸코나 질 들뢰즈 등과 이론적‧세대적으로 명백히 구분되거나 적어도 이들을 매우 비판적‧성찰적‧독창적으로 독해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기획과 변별된다.
    이에 걸맞게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는 그동안 기성 대중 지면에서 보기 어려웠던 우리나라 30~40대 신진 연구자들이 저자로 대거 참여했다. 책에서 소개된 사상가들도 마찬가지지만, 오늘날 학자들은 소셜미디어 등으로 자유롭게 교류하며 사상적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런 국제적 연결 덕분에 21세기 주요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소개된 유시 파리카는 필자로서도 이번 기획에 참여하였다. 파리카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번 기획을 소개하며 참여 소식을 직접 전하기도 했는데, 이 같은 협력의 풍경은 21세기 사상이 지금도 끊임없이 생동하고 발전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 21세기 사상을 관통하는 탈인간중심주의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격변의 조짐은 이미 지구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대기 중 온실가스가 증가하며 살인적 폭염이 해마다 발생했고 생태계 교란 현상이 악화되었다. 인간은 인공 지능, 인공 신체, 인공 방사능, 첨단 의료, 빅 데이터, 전자 기기, 드론 등 각종 신기술을 개발해 기술 문명의 더 큰 발전을 꾀함과 동시에, 이와 더불어 생겨난 부작용도 함께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었다. 코로나19 범유행 사태는 이러한 문제 상황을 인류 모두의 눈앞에 가시화해 놓았을 뿐이다. 빅 데이터와 드론의 감시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파고들었으며, 인간이 거리를 비우자 로봇이 그 자리를 채우고 동물들의 일상이 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이 예기치 않은 상황은 인간만이 지구를 통제할 수 있다는 거대한 착각을 깨뜨린다.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 등장하는 사상가들의 논의는 인간 사회조차 인간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관점을 공유한다. 이들 사상가들은 우리가 사는 세계가 다양한 인간 및 비인간 행위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지적하며 인간중심주의적 사고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도 사상가 개개인은 저마다의 독창적 통찰과 대안적 실천을 통해 혼돈의 현재를 공존의 미래로 전환하고자 한다.
    이를테면 브뤼노 라투르는 인간의 행동을 제어하는 과속 방지 턱의 예를 들면서 사회에 간여하는 행위자로서의 사물을 상기시키고, 인간만을 주체로 인정하는 현행 정치 제도에 이의를 제기한다. 도나 해러웨이는 인류가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끼친 시기를 일컫는 ‘인류세’라는 용어에 의구심을 품는다. 인간의 과도한 책임 의식 이면에는 인간만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오만이 서려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인간중심적 사고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대신 ‘자본세’를 내세워 자본주의적 생산 활동이 지구에 미친 영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한다. 또한 로지 브라이도티는 근대적 휴머니즘이 배제한 다양한 젠더, 인종, 장애에 주목하고 환경적 타자, 기술적 장치 등 다양한 포스트휴먼 주체와 연대해 새로운 방식으로 공생하고 공진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만들어 갈 더 나은 미래
    21세기 사상은 일상 현실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 물질적 문제를 중요하게 탐구함으로써 인간의 존재론을 새로이 제시한다. 가령 브루스 브라운은 사스 위기라는 구체적 사례를 통해 인간 신체와 도시의 존재론에 대해 다시금 고찰한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났듯, 바이러스의 확산은 진원지와의 물리적 거리와 무관하게 발생한다. 사스는 중국 광둥성에서 시작되었지만 최초 감염자는 미국인 사업가였다. 그런데 증상이 처음 발생한 곳은 베트남 하노이였고, 최초 감염자가 사망한 곳은 홍콩이었다. 이 과정에서 그와 접촉한 의료진, 비행기 탑승객, 호텔 투숙객 등이 감염돼 사스는 단 몇 주 만에 전 세계 37개국으로 확산되었다. 인간은 인수 공통 전염병이 불러온 위기 속에서 동물, 미생물, 항공기, 마스크 등 비인간 행위자의 존재와 도시의 무경계성을 비로소 실감한다.
    한편 그레구아르 사마유는 원격 감시와 공격 기술의 현대적 결정판인 드론에 주목해 신체와 기술 간의 관계가 전복되고 인간 존엄성이 급진적으로 부정되는 현실을 드러낸다. 전장에 군인을 투입하지 않고도 세계 전체를 잠재적 전쟁터로 재편하는 드론은 전통적 전쟁법과 윤리를 무너뜨리고 전쟁을 해석하는 법적 체계를 위기에 빠뜨린다. 드론은 신체 없는 무기이면서도 사물과 사람이 융합된 모호한 실체로서 유례없는 파급력을 지닌 불안한 존재다.
    이 밖에도 스테이시 앨러이모는 유해 물질이 몸에 끼치는 영향을 고찰함으로써 전 지구적 경제 활동에 결부돼 있는 환경 피해의 실상을 폭로하며, 유시 파리카는 계획적 구식화를 통해 양산되는 디지털 기기와 전자 쓰레기의 문제에 주목한다. 티머시 모턴은 한 개인이 체감하기에 전체 규모가 너무나 거대한 현상을 ‘거대사물’이라는 개념으로 포착해 지구 온난화, 미세 먼지, 인터넷 등 인류사적으로 매우 최근에 등장한 전 지구적 현상을 한층 깊이 있게 숙고하는 길을 제시한다.

    ◆ 동시대 사상의 방대한 지형을 파악하기 위한 최적의 길잡이
    21세기 사상은 지식의 경계를 종횡으로 자유롭게 넘나든다는 점에서 그 방대한 지형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은 각 사상가들의 핵심 질문에 집중하고 새로운 사상이 등장한 맥락과 관계망에 대한 설명을 입체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동시대 사상에 입문하는 독자들에게 최적의 길잡이가 되어 준다. 모든 글의 제목은 구체적 질문으로 구성돼 각 사상가가 어떤 각도에서 문제에 접근하는지를 보여 주고, 멀게만 느껴졌던 사상이 일상적 소재와 어떻게 접목되는지를 예시한다. 이로써 동시대 사상가들을 처음 만나는 독자들도 그들의 문제의식을 어렵지 않게 공유할 수 있다. 본문에서는 각 사상가들의 핵심 논의와 그것의 시사점을 명료한 언어로 해설하는 것은 물론, 각 장의 말미에 보조 자료를 수록해 사상가의 이력과 주요 저작의 내용을 압축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했다. 이 자료에는 사상가의 학문 분야, 사상적 입장, 영향·비판·동료 관계에 있는 인물들, 주요 활동 및 사건 등을 일람표 형식으로 제시했으며 주요 번역본 목록 또한 곁들여 놓았다. 이로써 독자들은 사상가별 기본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으며, 원전 또한 한결 수월하게 찾아 읽을 수 있다.

    ◆ 사상가별 논의의 핵심을 감각적으로 포착한 일러스트, 이정호‧변영근‧이부록 작가 참여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는 각 편마다 올 컬러 일러스트레이션이 수록돼 있다. 개인 작품집, 단행본 협업, 전시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독창적 스타일을 선보여 온 이정호 작가, 변영근 작가, 이부록 작가는 사상가의 핵심 논의를 감각적으로 해석하고 포착해 텍스트마다 다채로운 시각적 이미지와 정체성을 부여했다. 스물여섯 점의 일러스트레이션은 21세기 사상에 대한 시각적 번역물로서 더없이 아름다운 이들 작품은 독자의 소장 가치를 자극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목차

    ● 들어가며: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김환석)
    ● 브뤼노 라투르: 인간만이 사회를 구성하는가? (김환석)
    ● 도나 해러웨이: 지구에서 어떻게 삶의 지속을 추구할 것인가? (황희선)
    ● 메릴린 스트래선: 전체론으로는 왜 세계를 파악할 수 없는가? (차은정)
    ● 프리드리히 키틀러: 매체는 인간의 지각을 어떻게 바꾸는가? (유현주)
    ● 필리프 데스콜라: 자연과 문화의 대립 바깥에는 어떤 세계가 있는가? (박세진)
    ● 나이절 스리프트: 도시는 물리적 관계로만 이루어지는가? (송원섭)
    ● 지크프리트 칠린스키: 올드 미디어는 어떻게 뉴 미디어와 연결되는가? (유시 파리카, 정찬철)
    ● 애나 칭: 비인간 생물은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가? (노고운)
    ● 로지 브라이도티: 포스트휴먼은 어떻게 전 지구적 공동체의 바탕이 되는가? (김은주)
    ● 캐런 버라드: 페미니스트 과학자는 낙태를 어떻게 다루는가? (임소연)
    ● 제인 베넷: 호수와 나무에도 법적·정치적 권리가 주어져야 하는가? (김종미)
    ● 아네마리 몰: 질병은 어떻게 실체가 되는가? (서보경)
    ● 세라 와트모어: 콩은 인간의 작물 재배와 소비에 어떻게 개입하는가? (최명애)
    ● 뱅시안 데스프레: 인간과 동물은 어떻게 함께 사유하는가? (주윤정)
    ● 볼프강 에른스트: 디지털 미디어는 어떻게 인간의 시간성과 기억 방식을 바꾸는가? (정찬철)
    ● 스테이시 앨러이모: 물질의 행위는 몸에 우발적 영향을 끼치는가? (김종갑)
    ● 브루스 브라운: 도시는 동물 없는 인간만의 공간인가? (김숙진)
    ● 캉탱 메이야수: 인간은 인간 이전의 세계를 사유할 수 있는가? (엄태연)
    ● 그레이엄 하먼: 인간과 비인간을 객체로 일원화할 수 있는가? (이준석)
    ● 티머시 모턴: 지구 온난화는 자연의 문제인가? (이동신)
    ● 에두아르도 콘: 생명은 어떻게 사고하는가? (차은정)
    ● 웬디 희경 전: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통제와 자유는 어떻게 공존하는가? (김지훈)
    ● 유시 파리카: 디지털 기기는 어떻게 지구를 황폐화하는가? (심효원)
    ● 그레구아르 샤마유: 드론은 어떻게 전쟁의 전통을 교란하는가? (김지훈)
    ● 제이미 로리머: 지구의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에 자연을 어떻게 보전할 것인가? (최명애)

    본문중에서

    ◆ 들어가며: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김환석)
    ● 21세기 사상은 우리가 사는 세계가 다양한 인간 및 비인간 행위자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 21세기 세계에서 기후 변화, 생태 위기, 과학 기술의 획기적 변화 등 하이브리드적 현상들이 점점 확대 및 심화되고 있다면, 인간 중심적 이원론에 기초한 20세기 사상은 이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해결에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 인간과 비인간을 동등한 행위자로 보면서 그들의 다양하고 역동적인 결합을 이해하려는 21세기 사상의 탈인간 중심적 일원론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문제를 다루는 데에 훨씬 더 필요하고 적절하다.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은 바로 이런 모험적 시도를 보여 주는 새로운 이론들을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p.17)
    ● 20세기 사상에서는 인간이라는 능동적 ‘주체’가 시키는 대로 자동차나 휴대폰이라는 ‘객체’가 수동적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상이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인간 행위자가 어떤 지시를 내리더라도 자동차와 휴대폰은 호락호락하게 순응하지 않을 때가 많다. 인간은 자동차와 휴대폰이 요구하는 대로 행위를 조절해야만 성공적으로 자동차를 운전하고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다.
    (/ p.16)

    ◆ 브뤼노 라투르: 인간만이 사회를 구성하는가? (김환석)
    ● 라투르가 보기에 과학적 사실은 과학자들이 자연을 관찰함으로써 발견하거나 단순히 상호 주관적 합의를 통해 구성해 내는 대상이 아니다. 인간 과학자 못지않게 비인간 사물도 과학 지식을 만들어 내는 행위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 p.23)
    ● 생태 위기를 해결하려면 하이브리드들에게 정당한 존재론적 위치를 부여하는 동시에 인간과 비인간의 바람직한 결합을 추구하는 새로운 원리, 즉 하이브리드의 역할을 가시화하는 인식과 실천의 원리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과학은 비인간 세계만을, 정치는 인간 세계만을 각각 다루는 것을 당연시하는 잘못된 이분법을 벗어나야 한다.
    (/ pp.26~27)

    ◆ 도나 해러웨이: 지구에서 어떻게 삶의 지속을 추구할 것인가? (황희선)
    ● 반려는 ‘보송보송하고 아늑한’ 관계와는 다르다. ‘나’는 관계에서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으며 상대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나’는 관계 이전에 이미, 또는 서로 다른 존재들이 마주한 가운데 다른 누군가가 되어 갈 뿐이다. 이것이 반려의 의미다.
    (/ p.39)
    ● 해러웨이가 보기에는 사태를 긍정과 부정 중 하나로 환원하지 않고 이 둘 모두에 충실할 수 있는 자세, 매 순간과 매 관계에 고유한 문제 속에서 책임 있게 응답할 수 있는 능력(response-ability)을 배양하는 것이 오늘날 필요한 윤리적 태도이다.
    (/ p.39)

    ◆ 메릴린 스트래선: 전체론으로는 왜 세계를 파악할 수 없는가? (차은정)
    ● 인류학자들은 비서구에 대한 자신의 기술이 객관적이며 이것이 절대적 진리가 아님을 인정했지만 ‘부분적 진리’로서는 학문적 의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예에서 볼 수 있듯, 부분적 진리란 보통 비서구가 아닌 서구 자신의 이야기로 귀착되고 만다.
    (/ pp.46~47)
    ● 다원주의는 저마다 다양하고 무수히 많은 세계를 논하려 하지만 왜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로 귀착될까? 인류학자 메릴린 스트래선은 다원주의가 여전히 ‘전체’를 상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 전체에 포괄된 부분들은 아무리 탈중심화하고 이질화하고 파편화한다 해도 끝내 전체를 벗어나지 못한다. 전체의 중심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 pp.47~48)

    ◆ 프리드리히 키틀러: 매체는 인간의 지각을 어떻게 바꾸는가? (유현주)
    ● 키틀러가 보기에 정치 제도, 사상 등의 상부 구조는 역사의 단위를 구성하지 않는다. 마르크스주의에서 중요시했던 노동, 생산성 등의 하부 구조도 마찬가지다. 시대 구분의 기준이 되는 요소는 다름 아닌 정보 처리 기술이다.
    (/ p.60)
    ● 축음기가 발명되자 각종 잡음이나 소음도 날것 상태 그대로 저장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는 존재감이 없던 소음이 한꺼번에 쏟아지자 인간의 인식도 새롭게 깨어났다. 인간은 녹음된 소음을 듣고 나서야 자신들이 유의미하다고 생각한 소리만을 선택적으로 들어 왔음을 깨달았다.
    (/ p.61)

    ◆ 필리프 데스콜라: 자연과 문화의 대립 바깥에는 어떤 세계가 있는가? (박세진)
    ● 자연의 이용과 보호라는 상반된 입장은 사실 동일한 지평 위에서 적대적으로 공존한다. 두 입장 모두 자연을 대상화한다. 양쪽 모두에서 자연은 인간중심주의에 복종한다. 인간의 기쁨을 위해 이용되고 희생되는 자연은 인간의 더 큰 기쁨을 위해, 또는 인간의 고통(가령 잘린 나무를 볼 때의 마음 아픔)을 없애기 위해 보호된다.
    (/ p.70)
    ● 아마존의 아추아인들에게는 서구화된 인류가 자연이라고 대상화하는 숲과 강이 바로 자신들의 세계이다. 그들은 숲과 강의 온갖 존재들과 육체적·영적으로 교류하면서 그곳을 자신들의 세계로 만든다. 동식물 종들이 영혼을 가지고 자율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여기면서, 아추아인들은 자신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상호 작용의 양식을 비인간과의 관계로 확장한다.
    (/ p.71)

    ◆ 나이절 스리프트: 도시는 물리적 관계로만 이루어지는가? (송원섭)
    ● 더 다양한 인종, 계층, 성별이 도시에 모여 살아가는 오늘날에는 저마다 고유한 목소리를 내는 이 복수의 주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이들이 도시의 물리적 조직과 어떻게 정서적 관계를 맺고 유기적으로 결합하는지를 살펴보는 일이 특히나 중요하다.
    (/ p.85)
    ● 과학적·실증적 방법만으로는 공간에 대한 온전한 이해에 도달할 수 없다. …… 도시 공간의 의미는 공간과 인간 사이의 다면적·다층적 관계에서 발생하며 그 의미는 관계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따라서 도시는 실증주의적으로 공간의 완결성을 논하는 사회 과학의 보수적 관점에서 벗어나, 공간과 인간 간의 정서에 대한 미시적 접근을 통해 이해되어야 한다.
    (/ p.86)

    ◆ 지크프리트 칠린스키: 올드 미디어는 어떻게 뉴 미디어와 연결되는가? (유시 파리카, 정찬철)
    ● 사람들은 보통 미디어를 정의할 때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내용에만 집중하기 쉽다. 하지만 칠린스키는 지식과 정보를 기록·저장·유지·보수·분리·분류하는 모든 장치와 도구를 미디어로 정의했다. …… 덕분에 사람들은 미디어에 대한 해방적 감각을 터득할 수 있다. 미디어에 대한 주류적 관점, 즉 미디어는 관객과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주는 오락거리에 불과하다는 시각에 더 이상 얽매이지 않게 된 것이다.
    (/ pp.94~95)
    ● 사람들은 비디오테이프리코더라는 일상적 가전제품을 시공간을 기록하는 장치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비디오테이프리코더는 누군가의 거실에서 시공간 조작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타임머신이기도 하다.
    (/ p.97)

    ◆ 애나 칭: 비인간 생물은 역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가? (노고운)
    ● 칭은 1945년 히로시마 원자 폭탄 투하와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독을 뿜어내는 이들 지역에 처음으로 등장한 생물이 송이버섯이었다는 일화를 소개한다. 과학적 양식 기술로 생산할 수 없는 송이버섯이 이 파괴된 땅에서 저절로 자라났다는 사실은 …… 폐허가 된 땅에서 인간과 다른 생물들의 공생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 pp.106~107)
    ● 세계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은 분명히 나뉘는 이분법적 상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생물의 발이 땅과 지속적으로 마찰하며 숲속의 등산로가 만들어지듯 글로벌 자본주의는 지역적인 것들을 산업을 위한 자원과 노동으로 포섭하는 과정에서 그 지역의 생물 및 문화와 특수한 방식으로 끊임없이 마찰한다.
    (/ p.109)

    ◆ 로지 브라이도티: 포스트휴먼은 어떻게 전 지구적 공동체의 바탕이 되는가? (김은주)
    ● 기술과 매개된 신체는 이미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엄연한 상품으로 자리 잡으며 보편화되고 있다. 상품이 된 신체는 보디빌딩, 컬러 콘택트렌즈, 지방 흡입술 등 비교적 단순한 단계의 신체 향상부터 성형 수술, 인공 관절, 인공 치아 등 인공 기관의 직접적 체내 삽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형태로 사회에 수용된다. 이렇듯 기술과 신체가 연동되고 상품화될수록 ‘자연적인 몸’의 범위와 표지는 더욱 모호해진다.
    (/ pp.120~121)
    ● 브라이도티가 제시하는 ‘긍정의 포스트휴먼’은 페미니즘의 통찰을 적극 수용한다. 휴머니즘이 실은 ‘로고스-남근-서구-인간중심주의’에 불과함을 폭로하고 젠더, 인종, 장애 유무 등에 따라 근대 인간의 범주에 속하지 못했던 ‘타자’의 존재에 주목한다. 이와 같은 반성적 시각은 지금껏 하등하다고 여겨진 생명체나 기계를 향한 성찰로 이어진다.
    (/ p.122)

    ◆ 캐런 버라드: 페미니스트 과학자는 낙태를 어떻게 다루는가? (임소연)
    ● 초음파 기술은 이미 실재하는 태아를 단순히 관찰해 그 존재를 확인하는 도구가 아니라 태아를 어머니의 몸 안에서 독립적으로 실재하는 생명체로 만드는 실천이다. 지금까지 그 실천은 자궁 안에 있는 태아를 볼 수 있게 하고 태아를 사회나 여성과 분리된 존재로 인식하게 하는 매우 특정한 장치로 작동해 왔다. 따라서 행위성은 태아를 개별적 존재로 실재하게 만드는 기술적 실천 그 자체에 있으며 그 실천의 효과인 태아에게 있지 않다.
    (/ pp.131~132)
    ● 여성은 낙태에 대한 책임을 지는 유일한 존재일 수 없다. 낙태의 책임은 태아를 독립적 생명체로 시각화하는 기술적 실천에도 있고, 보건 정책이나 의료 체계에도 있고, 빈곤을 재생산하는 사회 구조에도 있다. 우리가 이들 중 무엇을 이야기하고 실천하는가는 그 자체로 윤리적 선택이자 새로운 지식과 존재를 만드는 행위다. 낙태는 이 반복되는 내부 작용에 의해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현상이다.
    (/ p.134)

    ◆ 제인 베넷: 호수와 나무에도 법적·정치적 권리가 주어져야 하는가? (김종미)
    ● 북아메리카의 오대호에 속하는 이리호는 현재 심각하게 오염된 상태다. …… 더 이상 식수를 공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2018년 오하이오주 털리도 시의회는 이리호가 인간처럼 ‘생존하고 번성하고 자연적으로 진화할 권리’가 있는 주체임을 선언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인간에게만 법적 권리가 있다는 전통적 시각을 깨뜨리는 엄청난 정치적 사건이었다.
    (/ p.142)
    ● 고전적 정치의 주체는 목적성과 의도성을 가진 인간의 집합, 즉 대중이었다. 하지만 자연을 포함한 사물에게도 그와 같은 행위성이 있다면, 이들은 인간과 결합하는 방식에 따라 정치적 군중 집합체가 될 수도 있다. 이른바 공적 삶이란 매 순간 인간과 사물의 다양한 결합 방식에 따라 다르게 생성돼 효과를 일으킨다.
    (/ p.145)

    ◆ 아네마리 몰: 질병은 어떻게 실체가 되는가? (서보경)
    ● 병은 단순히 의사가 알아내는 것, 환자가 앓는 것이 아니다. 병은 의료라는 장 안에서 의사와 환자가 함께 하는 행위에 가깝다. 다시 말해 병은 의학을 통해 객관적 상태로 규명될 수 없으며, 그것을 알아내고 앓아 내는 과정을 통해 실체화된다.
    (/ pp.156~157)
    ● 환자들은 이제 인터넷으로 각종 치료법을 미리 검색하고, 의사의 이력을 확인하고, 주요 대형 병원 중 어디가 좋을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선택의 책임은 고스란히 환자만의 몫이 된다. ……소비주의와 시민권 개념을 결합한 선택의 논리가 결국은 의사와 환자의 상호 의존을 이해하지 못하게 하며, 동시에 돌봄에 바탕을 둔 의료를 불가능하게 한다고 말한다.
    (/ pp.157~158)

    ◆ 세라 와트모어: 콩은 인간의 작물 재배와 소비에 어떻게 개입하는가? (최명애)
    ● 유럽 전역에서 GM 콩 불매 운동이 벌어지면서 GM 식품의 이력 추적 제도나 라벨링과 같은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졌고, 나아가 GM 종자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콩 시장이 성장했다. 그 결과 중 하나가 우리가 콩밥에 흔히 섞어 먹는 중국산 콩이다. GM 식품에 대한 우려가 우리 사회에도 폭넓게 확산되면서 GM 콩을 재배하지 않는 중국에서 식용 콩 대부분을 들여오게 된 것이다. 이처럼 콩은 다양한 시공간에서 토양, 농부, 과학자, 법률 체계, 재배 기술, 시장 등 다양한 사물, 행위, 관계와 결합한다.
    (/ p.169)
    ● GM 콩을 둘러싼 식품 위기는 사회 현상이 신체적·감각적 실천임을 드러낸다. 과학자와 정책 결정자들은 GM 콩의 안정성에 대한 과학적 지식과 정책적 판단을 내놓는다. 하지만 식품 안전성 논란이라는 사회 현상을 만들어 내는 결정적 동력은 ‘먹는다’라는 신체적 행위와 불안, 공포 등의 감정이다.
    (/ p.170)

    ◆ 뱅시안 데스프레: 인간과 동물은 어떻게 함께 사유하는가? (주윤정)
    ● 새의 춤은 번식만을 위한 행위인가 아니면 유희인가? 새에게도 놀이가 있느냐는 질문은 새가 진화의 법칙에 의해서만 생존하고 번식하는 존재가 아니라 나름의 미학, 유희, 놀이를 갖춘 유기체임을 생각해 보게 한다.
    (/ p.181)
    ● 과학은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관찰과 분석이 아니라 암묵적 서사에 기초해 있으며 동물은 인간과 함께 그 서사를 형성하는 데 개입한다. 그래서 데스프레는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이야기로 구성할 때 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를 권하고 실천한다. 그러려면 연구자가 던지는 질문이 인간만이 갖는 관심에 의해 제시된 것인지 동물도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인지 되물어야 한다.
    (/ p.181)

    ◆ 볼프강 에른스트: 디지털 미디어는 어떻게 인간의 시간성과 기억 방식을 바꾸는가? (정찬철)
    ● 새로운 인류는 일차적으로 디지털 미디어 그 자체와 대화하는 존재다. 손가락으로 키보드와 터치 스크린을 누르고 저장 및 전송 버튼을 클릭하는 이들의 행위는 그 자체로 디지털 미디어와의 대화이며, 이후 코딩, 전송, 디코딩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받는 수신자는 인간과 디지털 미디어가 나눈 대화의 관객에 가깝다.
    (/ p.190)
    ● 디지털 자료는 스트리밍, 인코딩, 디코딩과 같은 방식을 따르므로 언제나 똑같은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 디지털 저장 장치는 종이 문서와 달리 끊임없이 움직이고, 업데이트되고, 연결되고, 재구성된다. 이는 인류가 삶을 기록하고 보관하는 아카이브의 토대, 즉 기억 문화가 고착된 물리적 공간에서 유동하는 가상 공간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 pp.194~195)

    ◆ 스테이시 앨러이모: 물질의 행위는 몸에 우발적 영향을 끼치는가? (김종갑)
    ● 앨러이모는 과거의 페미니즘 이론이 성이 사회적으로 구성된다는 점을 지나치게 강조함으로써 성의 자연적·물질적 소여를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보았다. …… 그는 페미니즘이 생물학적 결정론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물질이 무엇인지 새롭게 정의하고 물질과 인간의 상호 작용을 살펴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p.203)
    ● 화석 에너지 사용을 감축하고 그린 에너지를 개발하는 등 과학 정책 차원의 실천과 노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의 근본적 전환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인간의 몸이 자연의 살이며 자연의 몸이 인간의 살이라는 깨달음이 없다면 이런 노력은 임시방편으로 끝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 p.207)

    ◆ 브루스 브라운: 도시는 동물 없는 인간만의 공간인가? (김숙진)
    ● 사스, 조류 인플루엔자, 메르스 등의 인수 공통 전염병은 과학자나 의학자들조차 규명할 수 없는 변종 바이러스의 형태로 등장해 사람들을 공포에 빠뜨린다. 생명을 위협할 만큼 치명적인데다가, 대륙을 넘어서까지 전파될 정도로 확산력이 빠르고, 치료를 위한 백신조차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p.215)
    ● 인수 공통 전염병은 도시적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임에도 인간이 인식하지 못하는 동물, 미생물, 항공기, 하수도 시스템, 인공호흡 장치(마스크) 등의 행위자에 주목하게 한다.
    (/ p.216)
    ● 인수 공통 전염병은 도시에 엄격한 경계가 있다는 인식에도 이의를 제기한다. …… 사스 위기는 바이러스의 확산과 감염이 진원지와의 물리적 거리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달리 말하자면 근접성이란 거리가 아닌 연결의 효과다. 사스는 진원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 이를테면 싱가포르나 토론토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큰 위협이 되었고 이들의 사회적·정치적 삶에까지 긴밀히 연결되었다.
    (/ pp.216~217)

    ◆ 캉탱 메이야수: 인간은 인간 이전의 세계를 사유할 수 있는가? (엄태연)
    ● 모든 사유가 세계에 대한 하나의 편견에 불과하다면, 그런데도(혹은 그렇기 때문에) 모든 사유에 나름의 의미가 있다면, 특정한 사유를 그릇되었다고 비판할 수 있겠는가? 메이야수는 현대 철학이 상관주의를 통해 온갖 종류의 비합리성을 승인하는 상대주의적 신앙의 도피처가 되어 버렸다고 진단한다.
    (/ p.228)
    ● 절대적 실재의 신비화를 벗어나려면 존재 이유의 문제에 실망스러운 답이 내려질 수밖에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메이야수가 제시하는 절대적 실재는 어떤 절대적 원리, 근거, 존재 이유가 아니라 존재의 근본적 우연성, 즉 이유의 부재를 뜻한다.
    (/ p.229)

    ◆ 그레이엄 하먼: 인간과 비인간을 객체로 일원화할 수 있는가? (이준석)
    ● 인간을 만유의 척도로 삼아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종차별주의처럼 윤리적 논쟁을 야기할 만한 모순적 관점을 낳을 수 있다. …… 따라서 하먼은 인간과 나머지 세계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것을 객체로 일원화해 세계에서 벌어지는 문제점의 상당 부분을 해결 내지는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p.239)
    ● 우리가 세기의 전환점에 경험하는 기술과학의 급격한 발전은 주체와 객체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요청한다. 하먼은 자연-사회 중합체를 둘러싸고 등장한 이슈들을 새롭게 사유하는 틀을 제공한다.
    (/ p.243)

    ◆ 티머시 모턴: 지구 온난화는 자연의 문제인가? (이동신)
    ● 21세기의 세계가 인간이 만들어 낸 거대사물로 넘쳐 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지구 온난화 외에도 인터넷이나 핵 실험이 이 점을 잘 보여 준다. …… 사람들은 매일같이 인터넷을 이용하면서도 인터넷 전체의 규모, 속도, 변화를 실감하지 못한다.
    (/ p.252)
    ● 환경 문제가 인간의 문제보다 더 중요하느냐는 질문은 언뜻 가치 판단을 요구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인간과 자연의 이분법적 구도를 재생산할 뿐이다. 이런 이유로 모턴은 진정한 생태학적 전환을 이룩하려면 자연 개념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 p.254)

    ◆ 에두아르도 콘: 생명은 어떻게 사고하는가? (차은정)
    ● 대벌레, 진드기, 양털원숭이 등은 모두 기호의 해석자이며, 이들의 생명 활동은 단순한 생리 작용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자기들의 생태계는 기호의 연쇄 과정 그 자체이며 이 과정에 참여하지 않으면 생명 활동을 이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기호는 인간의 언어에 한정되지 않으며 모든 생명체의 생명 활동으로 확장된다. 생명이 기호를 통해 구성되는 것이다.
    (/ p.265)
    ● 아마존 열대 우림에서는 사고의 주체가 먼저 존재하지 않으며 주체에 의한 사고가 이를 뒤따르지도 않는다. 숲에서는 사고가 그 자체로 있고, 이 사고의 흐름 안에서 누군가 또는 무언가가 때마침 그곳에 존재할 뿐이다. 이렇듯 콘은 인간이 숲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넘어서 숲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음으로써 숲의 가르침와 깨달음에 도달하고자 한다.
    (/ p.266)

    ◆ 웬디 희경 전: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통제와 자유는 어떻게 공존하는가? (김지훈)
    ● 사이버 공간의 사용자가 누리는 항해와 검색의 자유는 컴퓨터 모니터의 이면에서 작동하는 일련의 통제에 은밀히 순응한 대가로 주어진다. 그러므로 인터넷을 이용하며 누리는 자유는 주체에게 프라이버시의 약화를 포함한 새로운 유형의 취약함을 수반하고 편집증적 불안을 야기한다.
    (/ pp.275~276)
    ● 소셜 미디어와의 습관적 연결은 업데이트를 촉진하면서 신자유주의의 동력인 불안정성과 변화의 논리를 뒷받침한다. 또한 빅 데이터를 비롯한 계량화된 데이터의 수집을 촉진하고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전통적 구별을 와해한다.
    (/ p.279)

    ◆ 유시 파리카: 디지털 기기는 어떻게 지구를 황폐화하는가? (심효원)
    ● 많은 디지털 기기가 혁신을 표방하며 첨단 상품처럼 거래되지만 실제로는 새롭기는커녕 인간의 관점에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래된 것에 기반을 두고 있다.
    (/ p.287)
    ● 계획적 구식화는 미디어의 기반이 지구 속 물질이라는 본질적 이해에서 우리를 멀어지게 할 뿐만 아니라 지구적 고갈과 소비를 부추기고 그것의 잔여 주기를 더욱 빠르게 단축한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 p.290)
    ● 최신 기술과 자본주의가 결합한 미디어 기기의 개발과 사용은 금방 쓰레기가 될 신제품들의 강박적 출시로 이어져 환경 파괴를 가속화한다.
    (/ p.291)

    ◆ 그레구아르 샤마유: 드론은 어떻게 전쟁의 전통을 교란하는가? (김지훈)
    ● 드론이라는 무기에는 인간의 신체가 결여돼 있다. 가미카제는 죽음이 당연시되는 존재인 데 반해 드론 조종사는 죽음이 불가능한 존재다. 이렇듯 드론은 삶과 죽음의 관계, 신체와 기술의 관계를 역설적으로 바꾼다.
    (/ p.300)
    ● 오늘날에는 전쟁의 윤리가 드론이 수행하는 얼굴 없는 일방향의 폭력으로 대체된다. 이런 의미에서 샤마유는 드론을 ‘겁쟁이의 무기’라고 부른다.
    (/ p.302)

    ◆ 제이미 로리머: 지구의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에 자연을 어떻게 보전할 것인가? (최명애)
    ● 20세기 자연 보전에 대한 논의와 실천은 주로 ‘야생’ 보전의 관점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코끼리나 호랑이 같은 대형 야생 동물을 보호하려는 과정에서 조상 대대로 거주해 온 원주민을 강제로 이주시키거나 이들의 안전과 생계를 희생시키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 p.311)
    ● 재야생화는 …… 생태 프로세스를 회복하는 데 보전의 목적을 둔다. 마지막 빙하기 이후 1만여 년에 걸쳐 지금의 자연 경관이 만들어졌듯 생태 프로세스를 활성화해 자연을 복원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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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21세기 사상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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