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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

원제 : Under the Ha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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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압도적인 페미니즘 심리 스릴러의 탄생!
    에드거상 최우수신인상 수상작
    “거침없이 몰아붙이고, 못 견디게 궁금하며,
    끌려가듯 읽게 된다”
    - "뉴욕 타임스"

    에드거상 최우수신인상 수상작
    •"워싱턴 포스트"올해의 미스터리스릴러 •"애틀랜틱"올해의 책
    •전 세계 16개국 번역 출간 • 매커비티상 노미네이트 • 배리상 노미네이트

    압도적인 페미니즘 심리 스릴러의 탄생!


    서정적인 문체와 스산한 분위기, 뛰어난 문학성을 토대로 살인 미스터리를 선보이는 플린 베리의 소설 [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가 출간됐다. 런던을 벗어난 평화로운 외곽 마을,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된 언니를 발견하고 그 범인을 찾아가는 동생 노라의 시점에서 쓰인 이 소설은 에드거상 최우수신인상을 수상했으며, 영미권 추리 및 미스터리 소설 장르 주요 문학상인 매커비티상과 배리상 후보에도 올랐다. 해외 유명 언론에서 대프니 듀 모리에, 알프레드 히치콕, A.S.A. 해리슨과 폴라 호킨스 등 유수의 작가들과 견주어 평가되면서도 “이 작품 자체의 우수성만으로도 칭송받아 마땅하다”는 극찬을 받으며 압도적인 페미니즘 심리 스릴러의 탄생을 알렸다.
    살인사건에 연루된 가족들을 지닌 플린 베리 소설의 주인공들은 홀로 남겨진 삶에서 혼란스러워하며, 개인적인 기억을 토대로 해결되지 못한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헤맨다. [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는 언니를 살해한 범인을 찾아가는 스릴러인 동시에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외부의 시선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대프니 듀 모리에를 연상시키는 스산한 분위기, 가까운 이를 잃은 후 힘겹게 애도를 통과하는 과정을 탁월하게 그려내는 서정적인 문체, 여성의 삶을 겨냥하는 현실적인 범죄 앞에서 이루어낸 여성 연대라는 메시지는 플린 베리라는 작가의 가능성과 저력을 확인케 한다. 후속작인 [이중생활A Double Life] 또한 30년 전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채 현재까지도 실종 상태인 아버지가 있는 한 여자가 주인공으로, 여성과 폭력, 트라우마와 기억, 계층과 특권에 대한 메시지를 서술자 내면을 통해 간접적이고도 세밀하게 확장하여 드러낸다.

    출판사 서평

    나의 언니, 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
    묻어두었던 것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노라는 런던을 벗어난 외곽 마을 말로에 있는 언니, 레이첼의 집에 가기 위해 기차에 오르며 언니와 주말을 어떻게 보낼까 생각한다. 자식에게 무책임했고, 이제는 생사만 겨우 전해 들을 수 있는 아버지 외에 유일한 혈육으로 남아 서로의 모든 것을 공유했던 자매. 마치 눈이 내린 듯 고요한 언니의 마을에 도착하지만 노라를 맞이한 건 끔찍한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된 채 이미 숨이 멎은 언니의 모습이다. 노라는 15년 전 언니가 인적이 드문 길을 걷다가 모르는 남자에게 당했던 무차별 폭행을 떠올리며 혹시 그 남자가 다시 언니를 찾아온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그리고 동시에 술을 마시고 새벽 일찍 길을 나섰다는 이유로 언니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던 경찰들, 경찰 대신 범인을 찾기 위해 헤맸던 거리와 참관했던 재판, 일상 속에서도 문득 소리 없이 언니와 자신을 덮치던 불안감을 떠올린다. 그리고 노라는 다시금 깨닫는다. 경찰은 이번에도 범인을 절대 찾지 못하리라는 것을. 노라는 이제 홀로 남아 언니를 죽인 남자를 찾아야만 하고, 남자는 익명의 얼굴을 한 채 주위를 맴돌고 있다.

    “누군가 테넌츠라이트에일을 마시고 던힐을 피우면서 언니를 지켜보았다. 내 뒤의 능선을 유심히 살펴본다. 뾰족한 바위를 하나 찾아 한 바퀴 빙 돌자, 발밑에서 쓰레기와 낙엽이 탁탁 소리를 낸다. 남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려본다. 난 무섭지 않다. 언니한테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보고 싶을 뿐이다.”
    (/ 본문 속에서)

    언니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언제나 나였다.
    언니는 살해당하는 것보다,
    누군가를 살해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다.


    노라는 마을을 떠나지 않고 범인을 찾는 데 집착하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몰랐던 언니의 비밀들을 알게 된다. 언니가 남모르게 이사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며, 입양했다던 대형견은 사실 방범용으로 훈련된 개였다는 것. 언니의 집 근처에 누군가 언니를 훔쳐본 증거를 발견하면서 노라는 이 살인사건이 단순히 15년 전 폭행과 연루된 사건이 아닐 수도 있다는 예감을 받는다. 15년 전 언니를 폭행한 남자, 집 근처를 배회하며 언니를 지켜보던 스토커, 그리고 언니를 살해한 살인범. 이 셋은 한 인물일까, 혹은 각자 다른 사람일까?
    경찰이 증거 수집에 실패하면서 노라는 스스로 작은 증거라도 잡기 위해 과거를 떠올리며 과거 하나하나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레이첼은 노라와 닮았지만 더 아름답게 여겨지는 얼굴이었고, 남자들의 불순한 시선을 맞받아치며, 술에 취해 항상 사고의 중심에 휘말리던 사람이었다. 자신을 폭행한 이름 모를 남자를 15년간이나 찾아 헤맸으며, 어느 순간에서나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던 당당한 여자. 노라는 레이첼이 살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반대로 복수심에 불타 누군가를 살해하는 것이 더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많은 연루자들과, 생각과는 달랐던 언니의 삶. 경찰도, 그리고 자신의 기억도 믿을 수 없다.

    대프니 듀 모리에의 정서, 히치콕의 영화적 시선,
    폴라 호킨스의 심리적 스릴감이 가장 완벽하게 결합된
    페미니즘 스릴러 장르의 신예 플린 베리의 강렬한 데뷔작


    “애도, 편집증, 기억에 관한 날카롭고 서늘한 심리학적 고찰. 복잡한 자매 관계를 영리하게 그렸으며 무엇보다 인상적인 살인 미스터리물이다. 플린 베리는 페미니즘을 촉진해온 중대한 사회 갈등을 가져와 권력의 불균형이 개인의 삶에 끼친 파급효과를 탐구함으로써 이를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갈등으로 만들었다.” - 애틀랜틱 [2016년 최고의 도서]

    플린 베리는 [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에서 언니를 살해한 범인을 동생이 직접 찾는다는 고전적인 살인 미스터리를 선보이는 한편, 사회가 여성들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서술자 내면을 통해 간접적이고도 세밀하게 확장하여 드러낸다. 아름다웠던 언니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면서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지켜보는 마을 주민들과, 수사가 좀처럼 진행되지 않자 레이첼이 어떤 ‘여자’였는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경찰. 그리고 마을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진행되었던 다른 폭력사건을 마주하며 노라는 더욱 혼란에 빠진다.
    레이첼이 잔혹한 범죄의 피해자가 되는 동안 평화로웠던 마을은 그렇기에 더 스산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이 마을에 홀로 남아 언니를 죽인 남자가 주위에서 자신을 지켜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그려내는 플린 베리의 세밀하고 서정적인 문체는 독자의 마음에 더욱 깊은 자국을 남긴다. 여성의 삶을 겨냥하는 현실적인 범죄들과 그 이후의 삶, 진실에 맞닥뜨리는 순간의 강렬한 스릴감, 생생하게 느껴지는 인물의 공포심과 그리움까지 정교하게 구성해낸 [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로, 독자는 플린 베리라는 작가의 가능성과 저력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줄거리

    복잡한 런던에서 벗어난 외곽의 한가롭고 고요한 마을 말로.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평화롭게 살아가는 중이지만 그 시각 레이첼은 집에서 살해되어 동생 노라에게 발견된다. 노라는 15년 전 언니가 당했던 무차별 폭행과 술을 마시고 새벽에 길을 나섰다는 이유로 언니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던 경찰을 떠올린다. 그리고 다시금 깨닫는다. 경찰은 이번에도 범인을 절대 찾지 못하리라는 것을. 너무나 많은 연루자들과, 생각과는 달랐던 언니의 삶. 그리고 과거의 그 사건에서 자매가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 경찰도, 그리고 자신의 기억도 믿을 수 없다.

    추천사

    [걸 온 더 트레인]과 [나를 찾아줘] 팬들을 위한 스릴러. 작가는 어느 때에 무엇을 어느 정도로 폭로해야 할지 염두에 두고 플롯과 리듬을 창작했다. 정밀한 문장은 히치콕 감독의 정밀한 스토리보드를 떠올리게 하며, 영화적 시선을 가미하여 작품의 질을 높인다. 노라의 일상적이면서 언뜻 자의적으로 보이는 관찰은 문장에 생생한 긴장감을 더하며 작가의 지력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혹적이고 놀랍다.
    - 엘리자베스 브런디지 / "뉴욕 타임스"

    절묘한 긴장감과 강렬함. 대프니 듀 모리에의 고전 [레베카]의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빈틈없는 독자라면 이 작품들 속에서 서술자가 폭로하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 속에 숨어 있는 진실을 순간이나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작품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유려한 글솜씨가 돋보이는 심리스릴러이며, 이 작품 자체의 우수성만으로도 칭송받아 마땅하다.
    - 모린 코리건 / "워싱턴 포스트"

    애도, 편집증, 기억에 관한 날카롭고 서늘한 심리학적 고찰. 복잡한 자매 관계를 영리하게 그렸으며 무엇보다 인상적인 살인 미스터리물이다. 플린 베리는 페미니즘을 촉진해온 중대한 사회 갈등을 가져와 권력의 불균형이 개인의 삶에 끼친 파급효과를 탐구함으로써 이를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갈등으로 만들었다.
    - 애틀랜틱, [2016년 최고의 도서]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에 우아하고 예리한 문장이 가득하며, 흥미롭게도 일종의 차디찬 절망이 그 아래 깔려 있다. 플린 베리는 이 작품에서 여성, 폭력, 기억이라는 연관 주제를 A.S.A. 해리슨 혹은 폴라 호킨스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 "USA 투데이"

    플린 베리의 첫 소설은 고전적인 살인 미스터리에 풍부한 감정적 깊이를 부여하여 노라의 고뇌와 슬픔을 강렬하게 묘사하고, 이에 독자는 누가 범인인지에 대한 의문만큼이나 그녀의 상실에 깊게 공감하게 된다.
    - 오프라닷컴, [한자리에서 끝까지 읽을 흥미진진한 책]

    사악할 정도로 으스스하다. 이상하고 기괴해지는 행동을 보일수록 노라는 불쾌하고 흥미진진하면서 매력적인 인물이 되는데, 그 이유는 소름 끼칠 정도로 불안해지기 때문이다. 책을 펴자마자 깜짝 놀랄 결말까지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책.
    - 클리블랜드 플레인 딜러

    슬픔과 속임수, 질투에 대한 흥미롭고도 철저한 탐구로 이루어진 소설.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전형적인 추리 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노라가 동시에 지닌 상실감, 선망, 불충함, 집착이 그녀를 ‘악한 희생자’로 만든다는 점이다. 플린 베리가 첫 데뷔작으로 이런 작품을 쓸 수 있었다면, 다음에 무엇을 써낼지 상상해보라.
    - 팝 매터스

    [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는 고통으로부터 생존자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갈 때까지 슬픔의 과정을 통과하는 이야기로 독자를 몰입하게 하는 심리스릴러다. 세밀하게 짜인 플롯보다 더 주목할 만한 것은 플린 베리의 매혹적인 산문체인데, 주인공과 함께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을 넘어 우리 자신들까지얼마나 잘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
    - 스트랜드

    정교하게 빚어낸 데뷔작. 플린 베리는 피해자가 책 속에서 생생히 살아 숨 쉬도록 만드는 드문 솜씨를 발휘하면서도, 남겨진 사람들이 느끼는 넓고 깊은 상실감도 포기하지 않았다.
    - 커커스 리뷰

    읽기 시작하니 멈출 수가 없었다. 엘레나 페란테가 쓴 [브로드처치Broadchurch ] 같다. 플린 베리는 굉장히 흥미로운 작가다.
    - 클레어 메수드 / [다시 살고 싶어] 저자

    나를 뼛속까지 사로잡고 앉은자리에서 끝까지 집중하게 만든 것은 압도적이고 집요하며 긴장감 넘치는 구성 때문이 아니었다. 완벽하고 한결같은 플린 베리의 문체 덕분이었다. 흠잡을 곳 없는 스토리텔링.
    - 질 알렉산더 에스바움 /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하우스프라우] 저자

    목차

    1부 헌터스 21
    2부 말로 163
    3부 여우들 307

    본문중에서

    언니가 역에 없다. 이상할 것 없는 일이다. 병원에서 근무 교대가 늦어지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을 나서는데 불빛이 어찌나 흐린지 마을의 지붕들에 이미 눈이 내린 것처럼 보일 정도다. 중심가를 벗어나 언니네 집 쪽으로 향하자 이내 한 줄기로 뻗어 있는 탁 트인 길이 나온다. 농장들 사이로 리본처럼 좁다랗게 나 있는 포장도로다.
    언니가 페노와 함께 나를 만나러 걸어오고 있는 건 아닐까?
    (/ p.29)

    언니를 향해 기어가면서 내가 울부짖는 소리가 내 귀에도 들린다. 언니가 입고 있는 셔츠의 앞면이 시커멓게 젖어 있다. 언니를 조심히 들어 올려 내 무릎에 얹는다. 한 손을 언니의 목에 대고 맥박을 짚으려다가 숨소리를 들어보려 언니의 얼굴에 귀를 바짝 가져다 댄다. 내 뺨이 언니의 코를 스치자 등골이 오싹해진다. 언니의 입에 숨을 불어넣고 가슴을 압박하다가 그만둔다. 이게 언니에게 더 큰 해가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 pp.30~31)

    “또 있어요. 언니는 열일곱 살 때 폭행을 당한 적이 있어요.”
    “폭행을 당했다고요?”
    “네. 중상해 혐의였을 거예요.”
    “가해자가 언니분께서 아는 사람이었습니까?”
    “아뇨.”
    “체포된 사람이 있었나요?”
    “아뇨. 경찰이 언니 말을 믿어주지 않았거든요.” 경찰은 언니가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언니의 진술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언니가 누군가에게 사기를 치거나, 몸을 팔려다가 과격하게 거절당했을 거라고 의심했다. 그 경찰들은 언니가 마신 술의 양과 언니가 울지 않았다는 사실에만 집착했던, 마지막으로 남은 구시대의 경찰이었다.
    (/ p.43)

    나뭇가지들이 타원형 초상화 액자처럼 언니네 집을 빙 두르고 있다. 저녁 어스름 속에서 사람들이 방방마다 돌아다닌다. 밤이 깊어지면 창문을 통해 보이는 장면은 더욱 선명하고 또렷해질 것이다. 언니는 욕실을 제외하고 그 어디에도 커튼을 달지 않았다. 얇은 흰색 욕실 커튼이 보이지만 그마저도 창틀까지만 내려온다. 따라서 언니가 세면대에 서서 양치를 했을 때,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정수리 정도는 볼 수 있었단 얘기다.
    누군가 테넌츠라이트에일을 마시고 던힐을 피우면서 언니를 지켜보았다.
    (/ pp.60~61)

    “노라, 언니 지금 집으로 걸어갈 건데. 너도 같이 갈래, 아니면 여기 있을래?” 언니가 내 팔에 손을 얹으며 물었다.
    “있을래.” 나는 앨리스의 품에 파고들고는 다시 잠에 빠졌다.
    중요한 건, 그날 아침 내가 언니를 보려고 몸을 돌리지도 않았었다는 사실이다. 그 후 몇 번이고 상상하고 또 상상했다. 한쪽 어깨를 짚고 일어나 몸을 돌려 언니를 보았더라면 어땠을까. 언니 얼굴은 바깥에서 들어온 푸르스름한 네온빛으로 창백해 보였을 것이고, 언니의 기다란 머리카락은 양갈래로 나뉘어 앞으로 쏟아졌을 것이다.
    “걱정 마. 내가 같이 가줄게.” 이렇게 말했더라면.
    (/ p.70)

    나는 언니가 당한 폭행의 충격에서 우리 자매가 회복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 사건 이후 수개월 동안 범인을 찾으려던 과정에서 다른 폭행사건과 강간사건과 살인사건 수백 건을 조사하지 않았더라면 말이다. 나는 그때 우리가 알아낸 사실들을 우리 둘 다 잊었으면 싶었다. 지난 5년 동안 나는 정말로 우리가 그 사실들을 잊었다는 듯이 굴었고, 그렇지 않다는 징후들은 모조리 무시해왔다. 언니가 저먼셰퍼드를 데리고 왔다는 것도, 내가 혼자서는 절대로 택시에 타지 않는다는 것도.
    (/ p.155)

    내가 찾고 있는 건 어쩌면 각기 다른 남성 세 명일지도 모른다. 스네이스에서 언니를 공격했던 남자, 산등성이에서 언니를 지켜보았던 남자, 그리고 언니를 살해한 남자. 164

    “밤엔 왜 무서우신데요?” 내가 묻는다.
    “그야…….”
    “우리 언니는 오후 4시에 죽었거든.” 내가 짚어준다. “이 멍청한 년아.”
    여자를 빙 돌아 쇼핑한 물건을 계산대로 가져간다. 여자를 두고 복도를 걸어 내려가면서 생각한다. ‘당신들 중 우리 언니를 지켜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잖아. 범인이 당신들 중 한 사람이었는데 당신들이 못 알아봐서 일어난 일일 수도 있다고.’
    (/ p.196)

    어쩌면 바로 그게 내가 했을 법한 일일지 모른다. 언니가 교도소에 갇혔다면. 그날 일어난 일이 언니가 살해당한 게 아니고 거꾸로 언니가 누군가를 죽인 거였다면. 나는 언니가 내가 해주었으면 하고 바라는 일들을 한 다음 언니한테 아주 자세하게 들려줄 거다. 우리 둘은 종종 서로 기억을 헷갈려했으니까. 누군가와 오래 대화를 나눠버릇하면 그렇게 되기 십상이다.
    (/ p.286)

    “내가 이해가 안 가는 게 뭔지 알아?” 키스가 나무의 이음매를 빤히 바라보며 말한다. “경찰에서 당신은 한 번도 고려하지 않았다는 거야.”
    “뭐라는 거지?”
    “당신은 레이첼하고 그 집에 같이 있었잖아. 경찰이 도착했을 때, 피범벅으로 집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도 당신을 체포하지 않다니.”
    “난 언니를 발견한 거야.”
    “레이첼을 발견한 거라면 그 집에서 벗어나고 싶어 했겠지. 이웃집이나 도로 쪽으로 도망을 쳤을 거 아니야. 누군진 몰라도 아직 집 안에 있을지 모르니까 주변에서 얼쩡거리지 않았을 거라고. 당신이 범인이라면 모를까.”
    (/ p.301)

    아직도 열일곱 살의 언니가, 입가로 피가 줄줄 흐르는데도 나를 비웃던 언니가 눈에 선하다.
    언니가 혼자 집에 가면 나에 대해 했던 말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후회할 거라 생각했다. 이제는 그 생각 때문에 마음이 어지러워서인지, 언니가 날 그렇게나 속상하게 만들었던 말이 뭐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 p.309)

    우리는 도싯에서 절벽 다이빙을 했다. 물이 너무 맑아서 언니가 뛰어내린 후에도 수면 아래에 있는 언니를 볼 수 있었다. 폭포처럼 투명하게 떨어지는 너울같이 생긴 물살 한가운데를 뚫고 물 밑으로 힘차게 내려가는 언니를.
    (/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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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86년 미국에서 태어나 브라운대학교에 입학, 이후 미치너 작가센터에서 작문을 공부했다. 제임스 볼드윈, 트루먼 커포티,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실비아 플라스 등 유수의 작가들을 지원한 예술가 커뮤니티 야도Yaddo를 거쳤다. 데뷔작인 『레이첼의 죽음으로부터』는 뛰어난 문학성을 지닌 스릴러 소설로 해외 유명 언론의 극찬을 받았으며, 이 소설로 에드거상 최우수신인상을 수상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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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명여대 영문학과 졸업. 옮긴 책으로 『아내 가뭄』『소녀는 왜 다섯 살 난 동생을 죽였을까』『런어웨이』『개와 영혼이 뒤바뀐 여자』『호르몬의 거짓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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