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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 괴물의 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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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이찬웅
  • 출판사 : 이학사
  • 발행 : 2020년 04월 24일
  • 쪽수 : 40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6147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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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우리 안에 들어 있는 생명,
    그것은 괴물이다."

    사유란 무엇인가? 실천이란 무엇인가? 창조란 무엇인가?
    들뢰즈가 평생에 걸쳐 답하고자 한 물음들 - 괴물의 사유


    이 책은 국내 최고의 들뢰즈 연구자 중 한 명인 이찬웅 교수(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가 지난 10여 년의 연구를 일단락 짓고 펴내는 첫 번째 저작이다. 이 책은 들뢰즈의 개념들이 그리는 선, 괴물의 사유를 모아 오딜롱 르동의 목탄화처럼 그의 초상을 드러낸다. 들뢰즈에 관한 책은 적지 않지만 많은 경우 그의 특정한 면모나 저작만을 강조하거나 환원적인 태도를 취하는데, 이 책은 들뢰즈의 사유가 가진 다양한 방향성과 풍부한 차원을 가감 없이 소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또한 이 책은 사유란 무엇인가, 실천이란 무엇인가, 창조란 무엇인가라는 주제 아래 들뢰즈의 평생에 걸친 사유의 궤적을 그려 보이는 한편, 들뢰즈가 현대 철학의 거장이자 철학사 연구자라는 점에 집중해 그가 철학사로부터 길어 올린 요소들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배치하는지도 자세하게 소개한다.

    출판사 서평

    들뢰즈가 철학사에 기입한 괴물 같은 개념들

    들뢰즈가 지난 세기에 가장 많은 수의 개념을 탁월하게 구사한 철학자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그가 오랜 세월 먼지를 뒤집어쓴 철학자들에게 새롭게 생기를 불어넣고 그들을 현대인들 사이에서 뛰놀게 만들었다는 점에도 이견을 말하기 어렵다. 루크레티우스, 스토아학파, 둔스 스코투스,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흄, 니체, 베르그손에 이르기까지 들뢰즈의 철학사 연구는 상대적으로 그전까지 잘 조명받지 못했던 철학자들의 르네상스를 가져왔다.
    이 책은 들뢰즈 사유의 궤적을 따라가면서 그와 철학자들 사이에서 태어난 주요 개념들을 소개한다. 개념의 원천이 무엇이고, 그것이 들뢰즈에 의해 어떻게 변형되고 다른 개념들과 연관되는지 또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나아가 사유란 무엇인가, 실천이란 무엇인가, 창조란 무엇인가라는 세 가지 물음 아래 들뢰즈의 사유를 전체적으로 조망한다.

    존재의 일의성 ― 우리 안에 있는 단 하나의 추상적 괴물

    들뢰즈는 자신의 사유를 "존재의 일의성"이라는 말로 규정한다. 이것은 서양철학사에서 간신히 전해져온 소수 전통이었다. 들뢰즈가 그린 계보학에 따르면 둔스 스코투스, 스피노자, 니체가 앞서 있고 자신은 그 뒤를 잇고 있다. 들뢰즈는 그 전통을 이어받아 가장 멀리까지 밀고 간다.
    모든 존재자는 서로 다르지만 '존재한다'라는 술어의 의미는 그들 모두에게 같다. 이것은 이를테면 신(神)과 진드기의 존재 의미를 같은 것으로 간주할 수 있게 만드는, 존재의 평등성을 긍정하는 가장 간명하고 과격한 정식이다. 들뢰즈에 의해 세워진 이러한 '일의적 존재'의 개념은 신성모독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모든 초월적 존재자에 대한 전투로 번져나간다. 이 깃발 아래에서 존재자들은 각자의 존재 안에서, 존재를 통해 '신을 통하지 않고' 서로 직접 공통성과 동등성을 교환하는 존재로 새롭게 규정된다.

    사유의 출발점으로서 신체의 발견

    스피노자와 니체는 기존의 철학 전통에 대해 순수한 정신의 추구에 골몰하느라 신체를 불순한 파편으로 본 것이 아닌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니체는 이런 맥락에서 신체에서 출발하는 사유를 강조하였고 "사물 자체가 힘이며 힘의 표현"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들뢰즈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이어받아 자신의 주요 문제들을 정식화한다. "우리는 … 하나의 신체가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어떤 힘들이 그것에 속해 있는지, 그리고 이 힘들이 무엇을 예비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신체에 대한 들뢰즈의 이 말은 서양 형이상학의 오랜 전통을 폭파시키는 일종의 전쟁 선포였다. 들뢰즈는 여기서부터 자신의 사유를 관철하기 위한 긴 여정에 오른다.

    생성이 일어나는 식별 불가능성의 지대

    들뢰즈에게 신체는 곧바로 그것이 가진 능력들 또는 힘들과 동일시된다. 그리고 신체의 역량 또는 힘은 언제나 외부의 다른 힘들과의 관계 맺음을 전제한다. 이 지점에서 들뢰즈는 스피노자의 "공통 관념"을 두 신체가 서로 뒤섞이는 "식별 불가능성의 지대"로 새롭게 개념화한다. 여기에서 두 신체는 자신의 형상을 점점 상실하며 생성이 일어난다. 즉 괴물이 실천적으로 제작된다. 생성은 새로운 속도, 새로운 정동을 만들어내고, 이는 다시 우리에게 새로운 감각과 새로운 사유 방식을 개방한다. 개체를 유(類)와 종(種)의 관점이 아니라 정동의 관점에서 보라. 그리고 형상의 관점이 아니라 속도의 관점에서 보라. 들뢰즈는 초월성의 철학에 맞서 이렇게 제안한다. 정동과 속도의 관점에서 볼 때 모든 신체는 무수히 많은 입자의 거대한 운동, 합성, 해체로서 나타난다. 또한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도, 더 나아가 음악 작품과 같은 비유기체도 모두 단 하나의 관점에서 정동들로 정의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윤리학(ethique)은 동물행동학(ethologie)"이 된다.

    조프루아 생틸레르의 괴물학과 존재의 일의성

    들뢰즈는 언제나 하나의 존재론에 상응하는 어떤 생물학이 있다고 생각했다. 스피노자의 철학에 상응하는 생물학, 하지만 역사적으로 비어 있는 이 자리에 들뢰즈는 19세기 자연사학자 에티엔 조프루아 생틸레르를 앉혀놓는다. 1830년 파리 자연사박물관에 있었던 퀴비에와 조프루아 사이의 격렬한 논쟁은 과학사에 유명한 사건으로 남아 있다. 다양한 생명체를 유비 관계에 따라 상위의 종으로 묶어나갈 수 있다고 할 때 가장 최상위 종은 하나인가, 여럿인가? 이에 대해 조프루아는 최종적으로 단 하나의 종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이를 "구성의 단일성"이라고 일컬었다. 그리고 들뢰즈는 과타리와 함께 [천 개의 고원]에서부터 이 '구성의 단일성' 원리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로부터 존재의 일의성은 모든 생물은 단 하나의 추상적인 동물로부터 변형을 통해 얻어진다는 생물학적 정식을 얻고, 이것은 실천적 생성을 위한 이론적 조건이 된다.

    변신의 괴물을 긍정하기

    조프루아의 괴물학은 다윈의 진화론 이전에 나온 것으로서 역(逆)진화나 '자연에 반하는 생성'이라는 관념을 품고 있었고, 이 점에서 들뢰즈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존재론적 측면에서 모든 동물은 그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가장 심오한 곳에서 모두 같은 존재이다. '단 하나의 같은 동물'이 이런저런 변신을 거쳐 만들어진 결과가 이 지구상의 많은 동물과 생명체이다. 우리 안에 들어 있는 생명, 그것은 괴물이다. 그의 비전은 존재와 생명이 모두 차이로서 동일하다는 데 있었고, 이를 통해 존재의 일의성은 이제 대지에서 벌어지는 차이의 운동 또는 대지의 생명성 자체를 의미하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생명체가 성장하고 소멸한다는 사실로부터 현실태와 가능태를 구분하며 성체가 배아보다 더 큰 완전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들뢰즈에게서 이 위계는 역전된다. 들뢰즈가 볼 때 알은 형상의 가능태가 아니라 분화의 잠재태이다. 배아의 분화가 전개될 때 그 방향은 미리 정해져 있지 않고, 다만 환경 속에서 우연에 내맡겨진다. 모든 신체는 하나의 알 또는 괴물이며 극한의 지점에서 무한히 변신 가능하다. 신체-기계들은 서로 연결하면서 생산하고, 구획을 가로지르면서 기입되고, 변신하는 주체를 잔여물로서 만들어내며 내포적 강도량을 소비한다. 신체는 잠재력의 관점에서 완전히 해방된다.

    정동, 생성의 분자

    들뢰즈 사유의 여정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때 그 역동적인 모험을 떠받치고 있는 중요 개념 중 하나는 정동(affect)이다. 정동이 내재주의 실천학에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고, 예술의 형이상학을 전개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들뢰즈는 스피노자주의, 정신분석학 그리고 동물행동학의 요소를 차례로 중첩시키면서 정동을 독창적인 개념으로 만들어간다. 연대기적으로 볼 때 정동 개념은 상대적으로 뒤늦게 [안티 오이디푸스]에서부터 사유의 전면에 등장한다. 이 정동 개념은 철학사 연구, 실천철학, 예술철학의 영역을 차례로 관통해가며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게 되는데, 어쩌면 정동 개념이야말로 들뢰즈 사유의 궤적에서 가장 괴물 같은 개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은 들뢰즈의 정동 개념이 어떤 요소들을 중첩시키면서 형성되고, 어떤 문제를 향해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변모하는지 자세히 소개한다.

    들뢰즈의 회화론과 영화미학

    들뢰즈는 과타리와 공동 작업을 마친 후에 주로 미학과 예술의 영역에 집중한다. 물질의 변모를 개념화하는 방식의 변화는 들뢰즈 미학의 여정을 요약한다. 그 모험은 문학에서 회화로, 기호에서 힘으로, 배움에서 감각으로, 창조자의 관점으로 도약하는 것에서 형태 와해를 실행하는 것으로 이동한다. 들뢰즈는 회화와 관련하여 프랑스 현상학자들과 세잔을 참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감각이야말로 그려지는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그림 속에서 그려지는 것, 그것은 신체이다." 더 나아가 프랜시스 베이컨의 작품들과 더불어 들뢰즈는 내포적 강도들이 흐르고 서로 부딪치고 분기하는 신체의 동역학을 전개하기에 이른다. 주체와 대상이 구분되기 이전에 힘의 전달이 이루어지는 자리, 이것이 곧 신체이며 감각이다. 한편 들뢰즈는 방대한 수의 영화를 참조하면서 영화미학도 정립하였다. 궁극적으로 그는 '이미지=운동'이라는 정식을 내재성의 새로운 원칙으로 발견한다. 이에 따르면 영화는 단순한 세계의 재현이 아니다. 세계 자체가 이미지이며 따라서 영화는 세계의 제시가 된다.

    목차

    머리말

    제1부 사유

    1장 신체의 사유
    2장 변신의 괴물학: 1830년 파리 자연사박물관에서
    3장 기호, 힘들의 포착: 경험주의와 표현주의의 교차로에서
    4장 변조, 지층, 환경

    제2부 실천

    5장 이접적 종합: '신의 죽음' 이후 무엇이 오는가
    6장 정동, 생성의 분자
    7장 영화에서 정동의 문제
    8장 선택의 현대적 형식

    제3부 창조

    9장 창조의 세 전선: 철학, 과학, 예술
    10장 감성과 예술론
    11장 회화론: 감각의 분열적 상승
    12장 기와 리의 여행
    보론: 리듬과 노모스

    각 장의 출처
    참고 문헌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괴물은 들뢰즈의 엠블럼이다.
    (/ 본문 중에서)

    들뢰즈가 말년에 그린 데생에서 거대한 괴물은 꽃을 내려다보고 있다. 주인공의 육체는 헐크처럼 터져 나온 모양을 하고 있어 가누기 힘들어 보인다. 그가 조그마한 꽃을 보고 있는 것은 아마도 그 식물이 말없이 발산하는 기호를 감상하고 해석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나는 오랫동안 이 데생이 들뢰즈 사유의 요약본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 p.7)

    들뢰즈의 "사이의 생성"은 인간이 동물이나 기계와 더불어 "식별 불가능성의 지대"를 형성하는 것이자 이곳을 지나면서 새로운 속도와 기이한 정동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새로운 종이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여간해선 별로 달라질 것 없는 외형 아래 깊숙한 곳 어딘가에서 일그러진 괴물을 불현듯 발견하는 일이다.
    (/ p.12)

    프로이트-라캉주의가 오이디푸스라는 연극적 재현 또는 신화적 모델 속으로 (무)의식의 구조를 일반화했다면, 들뢰즈와 과타리는 신체-기계가 맞물리는 거대한 공장처럼 욕망이 작동하는 것을 목격한다. 신체-기계들은 서로 연결하면서 생산하고, 구획을 가로지르면서 기입되고, 변신하는 주체를 잔여물로서 만들어내며 내포적 강도량을 소비한다.
    (/ p.44)

    들뢰즈는 스피노자의 [윤리학] 안에서 내재성의 평면을 서술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정식을 발견한다. 처음의 질문으로 되돌아가보자. 신체는 무엇인가? 그 대답은 서로 상관적인 두 가지 관점에서 주어진다. 어떤 하나의 신체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것의 구조는 무엇인가?
    (/ p.45)

    철학의 역사로 시선을 돌려 살펴본다면 바로 이 문제와 관련하여 들뢰즈는 베르그손의 심오함을 발견한다. 베르그손의 위대함은 철학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혁신했다는 데에 있다. 즉 철학의 문제는 더 이상 영원성이 아니라 새로움에 있다는 것이다. 철학자가 답해야 할 문제는 이제 다음과 같은 것이다. 어떻게 새로움을 창조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가능한가?
    (/ p.81)

    다시 한번 정동이란 무엇인가? 변용(작용)은 신체 사이에 실제로 일어난 상호작용의 결과를 의미한다. 반면 정동은 그것을 일으킬 수 있는 요소를 의미한다. 면도칼은 내 몸에 날카로운 상처라는 변용을 일으키는데, 그렇다면 이것은 '날카로움'이라는 정동을 품고 있다. 사물이 그런 것처럼 사람도, 더 나아가 장소도 그럴 수 있다. 하나의 장소는 따스함, 흥청망청, 분주함 같은 정서적 특성을 지닌다. 예술 작품은 이러한 정동을 추출해 보존하고 저장할 때 성립한다.
    (/ p.199)

    들뢰즈는 과타리와 일련의 공동 작업을 마친 다음 해 1981년 [감각의 논리]를 출간한다. 연대기적으로 볼 때 이 저작은 1971-1972년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렸던 베이컨의 성공적인 회고전의 충격과 반향을 담고 있다. 괴물을 좋아했던 이 철학자가 큰 명성을 얻은 채 파리에 도착한 화가의 작품들을 보며 느꼈을 심오한 친화성을 헤아려보기는 어렵지 않다. 직접적인 인간관계가 거의 없었음에도 이 프랑스 철학자의 주요 개념들은 아일랜드 화가의 형상들 사이에서 가장 편안한 거처를 발견하는 듯 보인다.
    (/ p.308)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프랑스 리옹 고등사범학교에서 [들뢰즈의 사유에서 신체, 기호, 정서]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인문과학원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구 분야는 프랑스 현대 철학과 영화 철학이다. 들뢰즈의 [주름, 라이프니츠와 바로크], 엔조 파치의 [어느 현상학자의 일기]를 번역했고, 논문으로 [들뢰즈와 과타리의 고원 개념](프랑스어), [들뢰즈의 '이접적 종합': 신의 죽음 이후 무엇이 오는가?], [이미지의 전자화: 선, 껍질, 분열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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