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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아리랑 : 북녘에서 맛보는 우리 음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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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뭔지 모르게 그리움이 가슴에 남는 맛이다.”
    도쿄 조선대 영양학 교수가 북한에서 맛본 음식들, 만난 사람들


    먼 옛날 추한 옷을 입은 한 청년이 옥에 갇혔다. 청년의 연인은 추운 감옥에서 외롭게 지내고 있을 청년을 애달프게 생각해서 지짐을 얹은 흰 쌀밥에 따뜻한 국을 부은 음식을 만들었다. 이 음식을 먹은 청년이 “이 맛있는 음식을 대체 뭐라고 부르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여인은 순간적으로 따뜻한 밥이라는 뜻에서 “온반”이라고 대답했다. 그 후 평양 지방의 결혼식에는 사랑하는 젊은 남녀의 이야기가 담긴 온반이 잔치 음식으로 나온다고 한다. 글쓴이는 온반을 “뭔지 모르게 그리움이 가슴에 남는 맛이다”라고 평했다.
    도쿄에 조선대학교가 있다. 주로 재일 동포들이 다닌다. 학생들이 때마다 평양으로 '단기연수'를 간다. 글쓴이 김정숙이 학생들을 이끈다. 김정숙은 조선대학교 생활과학과 영양학 교수이자 재일조선인 2세이다. 아버지 고향이 제주도다. 생활과학과에서는 주로 음식을 연구한다. 그래서 학생들과 함께하는 평양 단기연수에서 북한 음식을 맛보고 조리 실습을 한다. 이 책은 글쓴이가 10년 넘게 북한을 다니면서 맛본 요리와 만난 사람들 이야기다. 한국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본어로 출판한 《朝鮮食紀行(조선식기행)》에서 북한과 재일조선인 관련 정보를 대폭 보강했다. 인류학자 차은정 교수가 번역하고 디렉팅했다. 책 뒤에 김정숙과 차은정의 대화-분단과 통일 사이에서 재일조선인을 묻다-가 실려 있다.

    출판사 서평

    평양 4대 요리?

    홍콩에 ‘4대 천왕’이 있다면, 평양에는 ‘4대 요리’가 있다. 평양을 대표하는 ‘평양 4대 요리’는 무엇일까? 바로 평양냉면, 대동강숭엇국, 녹두지짐, 온반이다.
    평양냉면은 ‘평양’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음식이다. 옥류관의 평양냉면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충격적인(?) 실체가 밝혀진 바 있다. 한국의 내로라하는 평양냉면 덕후들의 기대와는 달리 칡냉면 같은 색깔과 진한 맛을 뽐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평양냉면의 이데아를 찾는 일은 무의미해 보인다. 남과 북이 갈라져 살아온 세월만큼 평양냉면도 각자의 처지에 맞추어 변했을 테다. 면 위에 오이, 소고기, 배추김치, 돼지고기, 배, 닭고기, 달걀, 파, 실고추를 순서대로 쌓은 고명의 높이가 7cm에 달한다는 것도 안 비밀!
    먼 옛날 추한 옷을 입은 한 청년이 옥에 갇혔다. 청년의 연인은 추운 감옥에서 외롭게 지내고 있을 청년을 애달프게 생각해 지짐을 얹은 흰 쌀밥에 따뜻한 국을 부은 음식을 만들었다. 이 음식을 먹은 청년이 “이 맛있는 음식을 대체 뭐라고 부르는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여인은 순간적으로 따뜻한 밥이라는 뜻에서 “온반”이라고 대답했다. 그 후 평양 지방의 결혼식에는 사랑하는 젊은 남녀의 이야기가 담긴 온반이 잔치 음식으로 나온다고 한다. 글쓴이는 북한에서 직접 온반을 맛보고 나서 “뭔지 모르게 그리움이 가슴에 남는 맛이다. 저 멀리 기억 저편에 잠자고 있는 미각을 깨우는 듯했다”라고 평했다. 음식은 위로를 준다. 차별과 배제 속에서 살고 있는 재일조선인인 글쓴이에게 온반은 분명 위로였을 것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평양 4대 요리 가운데 가장 귀한 것은 ‘대동강숭엇국’이다. 숭어를 끓이면 나오는 황색 기름으로 맛과 향을 내는 매우 간단한 요리다. 북한에서는 국빈이나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자주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는 ‘대동강숭엇국’에서 ‘대동강’을 떼고 그냥 ‘숭엇국’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양식에 의존한다. 대동강에 서해갑문이 생긴 뒤로 바닷물과 민물을 오가는 기수어인 숭어가 바다에서 강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되었고, 서해갑문에 기수어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따로 냈지만 그 길을 지나는 숭어들이 얼마 없어서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책에는 평양 4대 요리를 비롯해 50여 가지에 달하는 북한 음식 이야기가 실려 있다.

    ‘재일조선인’이라는 자기정체성과 ‘영양학 교수’라는 전문성을 살려 쓴 음식 이야기

    일본 도쿄에 조선대학교가 있다. 주로 재일 동포들이 다닌다. 학생들이 때마다 평양으로 ‘단기연수’를 간다. 글쓴이 김정숙이 학생들을 이끈다.
    김정숙은 조선대학교 생활과학과 영양학 교수이자 재일조선인 2세이다. 아버지 고향이 제주도 조천면 신흥리다. 3살 때, 18살 언니가 ‘만경봉호’를 타고 북한에 가서 평양외국어대학에 입학했다. 언니는 지금 평양 선교구역에 살고 있다. 글쓴이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우리학교’를 다니고 도쿄에 있는 조선대학교 생물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뒤 오차노미즈여자대학 영양화학과에 연구생으로 있으면서, 동시에 조선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려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논문을 제출해 생물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조선대 생활과학과 영양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조선대학교 생활과학과에서는 주로 음식을 연구한다. 그래서 학생들과 함께하는 평양 단기연수에서 북한 음식을 맛보고 조리 실습을 한다. 때때로 언니와 일가친척을 만나러 북에 가기도 한다. 이 책은 그가 십 년 넘게 북한을 다니면서 직접 맛본 음식 이야기다. 더불어 일본에서 ‘조선인’으로 살아가는 자기 이야기이기도 하다.
    글쓴이는 ‘재일조선인’이라는 자기정체성과 ‘영양학 교수’라는 전문성을 살려 북한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일상 요리를 소개한다. 바로 이런 대목. “일본에서는 보통 연두부라고 해서, 콩물이 들어 있는 두부를 팩으로 포장해서 판다. 나는 이걸 사다가 순두부찌개를 곧잘 끓여 먹는다. 물론 한국의 요리법을 참조한다. 그러니까 나는 북조선에서 한민족의 두부 맛을 느끼고, 일본의 두부를 사다가 한국의 요리법으로 요리해 먹는다. 내 두부 요리 하나에도 재일 동포의 역사가 담겨 있다.”
    책 뒤에는 글쓴이 김정숙과 인류학자 차은정의 대화, ‘분단과 통일 사이에서 재일조선인을 묻다’가 실려 있다. 이 책에 미처 담지 못한 재일조선인으로서 글쓴이의 삶과 가족사, ‘우리학교’와 ‘민족교육’의 현황과 의의, 조선대 학생들의 단기연수의 의미, 그리고 한반도 통일로 나아가기 위한 조선대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대화를 통해 글쓴이를 비롯해 일본에서 ‘조선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과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북한의 오늘, 오늘의 북한 사람들

    이 책에서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점이 ‘오늘을 사는 북한 사람들’ 이야기다. 글쓴이는 서문에서 “‘음식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북조선을 전하고 싶다, 조선 음식은 북조선과 우리를 강고하고 확실하게 연결하는 수단이다’라는 생각을 품게 되었고, 그러한 생각을〈조선신보〉(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조총련) 중앙상임위원회 기관지)에 연재하게 되었다”라고 밝히고 있다.《밥상 아리랑》의 바탕이 되는《朝鮮食紀行(조선식기행)》은 이 <조선신보> 연재를 묶은 책이다.《朝鮮食紀行》을 최초로 읽은 한국인인 차은정 교수가 번역 출판을 제안했을 때도 “음식을 통해 북조선 사람들의 생활을 자연스럽게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흔쾌히 동의했다. 몰론 한국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일본어로 출판한 《朝鮮食紀行》에서 북한과 재일조선인 관련 정보를 대폭 보강했다.
    우선 북한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눈길을 끈다. 출판을 목적으로 찍은 사진들이 아니기 때문에 매우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정색하지 않고 찍은 북한과 북한 사람들의 모습이 무척 정겹다. 또한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들도 있다. 1959년에 요리, 의복, 관광 등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한 ‘장철구평양상업공합대학’, 평양 최초의 대형 시장인 ‘통일거리시장’, ‘6·9룡복기술고급중학교’ 학생들, 2019년 평양면옥에서 열린 ‘태양절료리축전’ 등.
    북한 사람들의 생활을 엿보는 재미 또한 새롭다. 평양 대동문에서 노래방 비디오 촬영을 하는 연기자들,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쌈을 싸서 입에 넣어주는 사람들, 면츠유에 들어갈 술을 부탁했더니 청주 대신 평양소주를 사다 주는 가이드, 회전전골 집에서 1인용 전골을 만들어 먹는 손님들, 평양역 앞 ‘역전식당’에서 그리움을 달래는 귀국자들(귀국사업을 통해 북한으로 귀국한 재일조선인). ‘어딜 가나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에 놀라면서 미소 짓게 된다.
    어쩌면 이제 ‘가깝고도 먼 나라’는 일본이 아니라 북한일지 모른다. 같은 언어를 쓸 뿐 남한 사람이 북한 사람을 만나면 정말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이런 상황에서 ‘저자와의 대화’에서 밝힌 차은정 교수의 다음과 같은 말은 많은 시사점을 준다.
    “사실 북한과 남한, 재일조선인 뿐만 아니라 해외의 수많은 동포들은 한민족의 문화적 토대를 공유하지만 그 떨어진 세월만큼 다른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같이 살아야 하고, 그랬을 때 우리가 다른 삶과 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에 대해 선생님의 자세는 해학적입니다. 그냥 웃긴 겁니다. 참 웃기다. 그냥 웃으면 되는 겁니다. 차이를 해소할 필요도 없고 너 다르고 나 다르다고 나눌 필요도 없고 그냥 웃으면 되는구나, 이런 걸 배웠습니다. …… 우리가 통일을 지향하면서 당장은 조금씩 교류를 해 보자는 사람들이 막상 교류할 때 느끼는 어떤 차이의 장벽 앞에서 ‘아, 이렇게 가볍게 웃으면 되는구나’하는 그런 것을 말해 줍니다. 이 책이 그저 북한 음식에 대한 정보만을 주었다고 한다면, 그렇게 저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을 겁니다.”

    목차

    1부 냉면이 아니라 온면?
    백두산 감자 - 군감자와 농마국수
    처음 본 맛에 푹 빠지다 - 옥수수 막걸리
    냉면이 아니라 온면? - 옥수수 온면
    아깝잖소! - 풋콩
    콩의 원산지는 조선 - 콩 요리
    미식가의 행복 - 간장
    날것입니까? - 깻잎절임
    조국에서 조리 실습 - 서재각
    세 손가락의 마법 - 명태양념찜, 청포묵, 두릅나물
    그리움이 가슴에 남는 맛 - 온반
    평양 4대 요리 가운데 가장 귀한 - 대동강숭엇국
    본고장에서 손수 만들어 먹다 - 평양냉면
    평양의 풍물시 - 대동문에서 있은 일
    면 요리에 분투하다 - 소면
    좌측에 가도 먹을 수 없어요 - 잣죽
    강한 향이 식욕을 돋우다 - 향채 요리
    화려한 장식, 진화하는 데커레이션 - 장철구평양상업종합대학
    조선을 대표하는 음식 - 떡
    북조선 사람들의 독특한 먹는 스타일 - 쌈
    너무 맛있어서 한술 더 뜨다 - 김치
    훌륭한 일품요리 - 국

    2부 놀라운 맛에 감동하다
    3억 년의 고대어를 먹다 - 철갑상어 요리
    고급 요리를 저렴한 가격에 - 자라 요리
    금강산의 특산물을 먹는 즐거움 - 조개 요리
    차가워진 몸을 따뜻하게 데우다 - 금강산 섭죽과 가물칫국
    이제부터 우리에게 맡겨 주세요 - 해금강 해산물 요리
    어떻게라도 들어가고 싶었던 전문 식당 - 메깃국
    놀라운 맛에 감동하다 - 쏘가리 요리
    체력의 원천 - 추어탕
    정상들의 만찬 - 대동강수산물식당
    가깝고도 먼 조선과 일본의 조리법 - 육회와 생선회
    배가 터질 때까지 먹겠습니다 - 삼계탕
    호사스러운 맛 - 신선로
    회전 초밥 아니고 회전 전골 - 매운맛의 향연

    3부 달콤하고 멋진 평양의 밤
    평생 먹고도 남을 양을 배불리 먹다 - 송이버섯
    금강산에서 찾은 뿌리 - 도라지와 더덕
    생약의 왕다운 위엄 - 고려인삼
    면역력을 키우는 ‘만능 약’ - 오미자주스
    달콤하고 멋진 평양의 밤 - 칵테일바
    스포츠계의 새바람 - 영양 음료
    ‘료리축전’으로 보는 오늘날의 북조선 - 태양절료리축전

    저자와의 대화 -분단과 통일 사이에서 재일조선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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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9년 일본 도쿄에서 재일조선인 2세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고향이 제주도 조천면 신흥리다. 3살 때, 18살 언니가 만경봉호를 타고 북한에 가서 평양외국어대학에 입학했다. 언니는 지금 평양 선교구역에 살고 있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우리학교’를 다니고 도쿄에 있는 조선대학교 생물학과에 입학했다. 졸업 뒤 오차노미즈여자대학 영양화학과에 연구생으로 있으면서, 동시에 조선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려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논문을 제출해 생물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조선대 생활과학과 영양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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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규슈 대학교 한국연구센터 방문연구원과 히토쓰바시 대학교 객원연구원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식민지의 기억과 타자의 정치학]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지구화 시대의 문화정체성](공역) [흐름으로 읽는 프랑스 현대사상사]가 있다. 현재 ‘식민지 이후의 식민지’를 주제로 역사의식과 신화세계를 연구하며, 서강대학교와 연세대학교에서 문화인류학을 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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