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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시간 : 느리게 사는 지혜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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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모든 가치 있는 일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작가이자 큐레이터인 토마스 기르스트가 ‘오랜 시간의 힘’을 보여 주는 이야기들을 찾아 모았다. 앤디 워홀이 만든 600여 개의 타임캡슐, 639년 동안 공연되는 존 케이지의 오르간 연주, 마르셀 뒤샹이 20년에 걸쳐 비밀스럽게 만든 생애 마지막 작품, 수천 페이지로 쓰인 마르셀 프루스트의 걸작……. 이 책에서 소개하는 특별한 존재들은 순간적인 쾌락만을 추구하고 게으름을 멸시하는 우리 사회에 필요한 ‘느리게 사는 지혜’를 보여 줌으로써 어떻게든 더 빠른 삶을 살아가기를 권하는 디지털 시대에 먼 길을 둘러 가고 사색을 즐기며 느림과 기다림을 받아들이는 삶을 제시한다.

    출판사 서평

    초연결 디지털 시대, 우리들의 시간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이제 우리는 24시간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 메신저와 이메일, SNS의 새 소식을 전하려 쉴 새 없이 울려 대는 각종 알림음, 확인하지 않은 채 쌓여 가는 푸시 알림 숫자들 속에서 우리는 웹과 앱 사이를 오가느라 바쁘다.
    오늘날 우리 일상을 지배하는 실리콘 밸리 회사들의 사업 모델은 대부분 의도적으로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 산만하게 만든다. 그들이 개발한 서비스의 알고리즘은 시선을 빼앗아 주의력을 흩뜨림으로써 인간을 ‘멍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웹이나 앱 서비스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더 빨리 얻고 새로운 발견이라도 한 양 심취해 있지만, 그러는 사이 조금씩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가는 것이 있다. 바로 시간, 혹은 시간에 대한 자각이다.
    우리는 늘 바쁘다. 바빠서 책을 읽을 시간이 없고, 산책하며 사색을 누릴 시간이 없다. 공들여 손수 만든 물품을 사용하는 일도 없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완전한 휴식과 사색, 진정한 만족감, 신중함과 정신적 여유 등은 멸종 위기의 동물처럼 자취를 감추는 중이다. 현대 문명 속의 인간은 더 이상 ‘축약할 수 없는 일’에 몰두하지 않는다. 시간을 초월하거나 자연을 대상으로 귀중한 가치를 창조하는 작업은 어리석은 일처럼 여겨진다. 이제, 기다림과 끈기는 성가신 존재일 뿐이다.

    세상의 모든 시간 속에서, 느리게 사는 지혜를 찾다

    문화사학자로서 예술과 문화에 관한 글을 쓰고 있는 토마스 기르스트는 현대 문화와 동시대 미술에 대해 다양한 글을 써 왔다. 문화사를 꿰뚫는 그의 시선은 마침내 시간을 향해 가 닿았다. “모든 가치 있는 일은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밥 딜런의 말처럼, 오래 이어질 만한 가치는 반드시 시간의 빚을 진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세상의 모든 시간’이라는 이 책의 제목처럼 그는 사색과 느림, 혹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일들의 가치를 찾아 나섰다.
    앤디 워홀이 만든 600여 개의 타임캡슐인 ‘TC 시리즈’, 639년 동안 공연되는 존 케이지의 오르간 연주 「ASLSP」, 마르셀 뒤샹이 20년에 걸쳐 비밀스럽게 만든 생애 마지막 작품 〈에탕 도네〉, 수천 페이지로 쓰인 마르셀 프루스트의 걸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저자의 여정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미술과 음악뿐 아니라 수학과 과학, 환경, 식문화 등을 아우르며 느림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세계를 펼쳐 보인다. 작은 시골 우체부가 33년간 돌멩이를 주워 만든 성, 14~19세기의 조리법으로 저녁 식사 코스를 선보이는 요리사, 약 10년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 역청을 관찰하는 ‘세상에서 가장 느린 과학 실험’, 수백 년간 풀리지 않았던 수학적 난제를 풀기 위해 고심해 온 수학자들까지.
    이 책에서 소개하는 특별한 존재들은 말 그대로 ‘시간의 힘’을 보여 준다. 긴 시간을 할애하는 마음, 끈기와 절제를 요하는 오랜 노력을 통해 인류의 역사는 축적되고 계승된다. 시간의 흐름에 파묻히지 않으려면 그 영원의 리듬에 발맞추어 천천히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미숙함과 나약함을 인정하고, 저마다의 시간을 쌓아 가는 일

    그리하여 저자는 온갖 지름길과 속성 코스가 유행하는 이 시대에 감히 둘러가는 길을 권한다. 그는 사람들이 ‘뜻밖의 즐거움’ 또는 ‘행운’을 의미하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에 가까운 우연을 찾아가기를 희망한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즉각적인 자극과 즉흥적인 즐거움에서 벗어나서 때로는 우연에 몸을 맡겨 보기를 권한다.
    그러나 저자의 주장은 단순히 디지털 중독에서 벗어나자는 ‘디지털 디톡스’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또 ‘느림’ 자체가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말도 아니다. 기술의 시대가 주는 혜택을 누리되, 쫓기는 듯한 강박에서 벗어나자는 것이다. 인간이 궁극적으로는 시간 앞에서 무력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역설적으로 그는 더 자유로워진다. 완벽함에 대한 강박이나 일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압박으로부터 벗어나기 때문이다.
    한번쯤은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하며 스스로의 별을 따라가 보자. 혼자만의 사색을 즐기며 느림과 기다림을 받아들이는 삶은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줄까. 긴 침묵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더 멀리까지 둘러볼 때, 우리는 과연 어떤 풍경을 만나게 될까? 기억하자. 이 훌륭한 모험에 필요한 것은 오로지 내면의 고요함과 시간뿐이다.

    목차

    독자들에게 5

    우체부 슈발 14
    타임캡슐 22
    할버슈타트의 존 케이지 28
    관심 경제 38
    식탁에 오르는 것들 44
    천 년의 난제 50
    만료일 58
    휴식과 게으름 66
    참을성 72
    죽음이라는 해결 과제 80
    만남 86
    주어진 것 94
    스프레자투라 102
    지구라는 우주선 108
    블랙 스완 116
    영원 122
    피치 드롭 실험 130
    지속 가능성 138
    천 년이 하루 144
    벚꽃 150
    서두름의 시대 158
    눈 위의 흔적 166
    남아 있는 가치 172
    얼음 호수 위의 행렬 180
    백과사전 188
    소리 내는 악기 196
    집, 아파트, 동굴 204
    미완성 212

    참고 문헌 220
    도판 출처 240

    본문중에서

    '스프레자투라'는 가식이나 치장 없이 힘들이지 않고 자신을 내보이는 태도다. 타인에게 본인의 작업장 내부를 보이지 않고 품위와 의지를 지키는 방식이다. 스프레자투라는 폭풍우 속의 고요한 눈이며 고된 노동 속의 가벼움이다. 자연스럽고 완벽하게, 그러나 무심하게 쓰인 듯한 사랑의 선서가 알고 보면 몇 주에 걸쳐 밤마다 고치고 또 고쳐 쓴 세심한 창작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연인이 알아채서는 안 된다. 품위를 배워서 얻는 데는 한계가 있다지만 절제와 겸손이 그 스승이 될 수 있다. (…)이 느긋하고 신중한 성격은 ‘잠시 멈춤’과 기억이라는 요소로부터 힘을 얻는다. 이 힘은 결국 어떤 속도보다 더 뛰어난 것이다.
    (/ p.106)

    지속 가능성 전문가 울리히 그로버는 “하이킹은 발걸음을 척도로 삼고 자연을 시계로 삼아 태양 빛을 따라서 인간의 차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자연이 제공하는 것만을 받으라. 여가란 시간을 완전히 자유롭게 사용하는 것이다. 나중에 일을 더 잘 하기 위해 쉬는 것도 아니고, 잘 짜여진 프로그램도 아니다. 진정으로 용기 있는 사람은 계획이 없는 사람이다.
    (/ p.71)

    몬티 파이튼의 코미디언들은 1972년에 TV 쇼 〈잉글랜드 종합 프루스트 요약 대회〉를 개최했다. 대회 참가자들 중에서 승자를 찾을 수 없었던 사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프루스트와 그의 작품을 읽는 경험은 빠른 시간을 요구하는 즉각적인 욕구 만족과는 양립할 수 없음을 이들도 이미 알고 있었다. 모든 참가자가 주어진 15초 안에 프루스트의 책을 요약하는 일에 실패했다.
    (/ p.164)

    프루스트를 읽는 것은 지식과 계시를 동시에 얻는 일이기도 하다. 바흐처럼 프루스트는 신의 증거 역할을 한다. “이 책이 너무 길어서가 아니라 읽으려면 영혼을 악기처럼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걸 평생 자랑스러운 업적으로 삼을 만하다.” 작가 요헨 슈미트는 600쪽 분량의 자기 실험서 『슈미트가 프루스트를 읽다』에서 이렇게 썼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처럼 프루스트의 풍부한 경험에는 인간이 지금까지 생각해 왔고, 생각하고, 앞으로 생각할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한 사람이 이룰 수 있는 일에 대해 프루스트의 예를 생각해 보면 나 자신부터 겸손해진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마지막 문장을 읽고 나면 당신도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는 유혹에 시달릴 테다.
    (/ p.165)

    우리는 영원히 미완의 상태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야망이나 호기심, 헌신적 태도를 버리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각자가 궁극적으로는 무력함을 깨닫는 것은 완벽함에 대한 강박이나 어떤 일을 끝내야 한다는 절대적 필요성에서 비롯된 압박을 덜어 준다. 그렇다고 기한을 어기거나 합의된 목표와 약속에서 벗어나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지속적으로 최선을 다하되 우리의 나약함을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너무 깐깐하게 따지지 말고 어떤 것은 그냥 그대로 두자.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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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스 기르스트(Thomas Girst)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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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 분야 기자이자 큐레이터, 출판인,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대 및 동시대 미술에 대한 폭넓은 글을 써왔다. 2003년부터 BMW 그룹의 문화 부서 책임자를 맡고 있다. 그는 뒤샹 연구자인 세르주 스타우퍼의 컬렉션을 슈투트가르트의 미술관에 소장시켰고, 뉴욕에서 예술 과학 연구소의 연구 책임자로 일하며 <기성의: 마르셀 뒤샹 연구 온라인 저널Tout Fait: The Marcel Duchamp Studies Online Journal]의 편집자를 역임했다. 전 세계의 문학과 미술을 다루는 연간 선집 〈기본 요소의 외면Die Aussenseite des Elementes]을 창간했으며, 저서로 [1912년 뮌헨의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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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대학교 철학과와 인도 뿌나 대학교 인도철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독일어 과정을 수료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여러 나라를 오가며 살고 있다. 옮긴 책으로 [노력중독- 인간의 모든 어리석음에 관한 고찰] [인터넷 나라의 앨리스] [기술의 문화사] [고기 없인 못 살아 정말 못 살아] [의지력의 재발견] [일체감이 주는 행복] [겁쟁이가 세상을 지배한다] [선택의 논리학] [자발적 가난] [하늘을 흔드는 사람] [행복한 나를 만나러 가는 길] [선생님이 작아졌어요] [세상에서 가장 희한한 동식물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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