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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나날의 마음 : 문광훈의 미학에세이[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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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문광훈
  • 출판사 : 한길사
  • 발행 : 2020년 02월 28일
  • 쪽수 : 34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35663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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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당신의 지친 일상을 빛내줄 소소한 예술의 아름다움

    이 책은 저자 문광훈이 예술을 통해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희망한 미학 에세이다.

    고야나 렘브란트, 카라바조나 페르메이르의 그림에 대한 해설이 있는가 하면 ‘형상’이나 ‘바로크’ 또는 ‘숭고’ 같은 미학의 주요 개념에 대한 논의도 있다. 그림을 통해 시와 철학의 관계를 성찰하고, 문학을 통해 ‘삶을 사랑하는 방식’을 말하기도 한다. 나치즘 체제에서 고통스러운 현실을 견뎌낸 루치지코바의 바흐 음악과 쳄발로 연주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도 있다.

    독자들은 예술가의 생애, 작품에 얽힌 에피소드, 작품에 대한 해석을 접하면서 익숙한 작품을 다른 방식으로 읽고, 잘 알지 못했던 작품을 새롭게 마주하며 미학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이것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하면 버티는 삶이 아닌 이끄는 삶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철학의 여정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에 대한 해답으로 ‘예술로 생각하기’를 제안한다.

    출판사 서평

    예술로 삶을 사랑하는 방식

    이 책은 저자 문광훈이 예술을 통해 지금보다 나은 내일을 희망한 미학 에세이다.
    문광훈은 이 책에서 자신이 오랫동안 미학을 연구하며 아껴온 미술ㆍ음악ㆍ문학작품을 소개한다. 고야나 렘브란트, 카라바조나 페르메이르의 그림에 대한 해설이 있는가 하면 ‘형상’이나 ‘바로크’ 또는 ‘숭고’ 같은 미학의 주요 개념에 대한 논의도 있다. 그림을 통해 시와 철학의 관계를 성찰하고, 문학을 통해 ‘삶을 사랑하는 방식’을 말하기도 한다. 나치즘 체제에서 고통스러운 현실을 견뎌낸 루치지코바의 바흐 음악과 쳄발로 연주에 대한 감동적인 이야기도 있다. 독자들은 예술가의 생애, 작품에 얽힌 에피소드, 작품에 대한 해석을 접하면서 익숙한 작품을 다른 방식으로 읽고, 잘 알지 못했던 작품을 새롭게 마주하며 미학의 지평을 넓힐 수 있다.
    이것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하면 버티는 삶이 아닌 이끄는 삶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철학의 여정이기도 하다. 저자는 그에 대한 해답으로 ‘예술로 생각하기’를 제안한다.

    “멈추는 것을 안 후에야 마음이 안정되고, 마음이 안정된 후에야 고요하게 되며, 고요하게 된 후에야 편안해지며, 편안한 후에야 사려할 수 있게 되고, 사려한 후에야 얻게 된다.”
    知止而后有定 定而后能靜 靜而后能安 安而后能慮 慮而后能得
    ( '[대학(大學)], 「경」(經)' 중에서)

    문광훈은 “고요한 마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관조하는 삶’이다.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고, 잊고 지내던 것을 새삼 깨닫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서 기존의 궤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궤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그녀는 저울을 재고 있다.
    그림의 네 모서리에 ×를 그으면,
    그 교차점에 저울추를 든 그녀의
    손가락이 있다. 고요는 집중이고,
    이 집중 속에서 얻어지는 균형이며,
    균형 속의 침잠이다.
    고요 없이 삶의 균형도 없다.
    ( '페르메이르,「저울을 다는 여인」' 중에서)

    관조는 고요한 마음으로 선한 삶을 지향한다. 저자는 그 ‘선함’이 우리와 예술가들의 마음에 내재해 있다고 본다. 따라서 예술은 더 높은 차원과 능동적 삶을 위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 독자들은 작가의 마음과 작품의 숨은 의미를 적극적으로 해석함으로써 공감하고 위안을 받으며 스스로 삶을 쇄신할 에너지를 만드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쉽게 바뀌지 않을 답답한 현실의 출구,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을 이겨낼 한 줄기 빛은 바로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통해 소소한 기쁨을 향유하는 일이다. 따라서 저자는 예술은 거창하고 고상하기만 한 것이 아닌 “나날의 생활 속에 자리한 것이며, 또 나날의 마음속에 자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술에서 찾은 삶의 가능성

    제1장 「문화와 야만 사이」에서는 잔혹하고 비참한 현실 속에서 예술가들은 무엇으로 삶을 지속하고, 어떤 선택을 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비드의 그림 「소크라테스의 죽음」에서는 생명을 내놓으면서까지 진리를 추구한 소크라테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고야는 프랑스의 침공으로 폐허가 된 스페인의 사회정치적 재앙을 예리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것을 그림으로 증언했다. 그의 그림은 탐욕과 권력 앞에서 학문과 예술의 책임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또한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전설적인 쳄발리스트 루치지코바의 삶을 통해 무자비한 현실 속에서 꽃피운 예술적 승화에 대해 말한다. 괴테와 실러가 활동하던 당대 최고의 문화도시 바이마르와 유대인 학살이 자행되던 도시 아우슈비츠 사이는 자동차로 6시간 20분 거리다. 유대인 강제수용소가 있었던 부헨발트는 바이마르에서 차로 고작 10분 걸린다.(/ p.68) 강제수용소의 나치 군인들은 매일 1,000-2,000구의 유대인 시체를 불태웠지만 밤이 되면 착한 남편이자 성실한 아빠로서 사랑이 담긴 편지를 썼다.(/ p.47)

    이성이 깨어 있지 않다면,
    현실은 언제든
    폭력의 현장이 될 수 있다.
    아렌트는 이것을
    ‘악의 평범성’이라고
    표현했다.
    ( '고야,「이성의 잠은 괴물을 낳는다」, 1799' 중에서)

    인간의 역사에서 ‘문화와 야만 사이’는 그리 멀지 않다. 저자는 “예술은 현실에 밀착하여 사실을 직시하고, 더 나은 삶의 가능성을 모색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삶의 즐거움과 자유를 위해서 현실의 모순과 착잡함도 직시해야 한다.

    소박하고 담백하게 일상을 향유하는 지혜

    아무리 현실이 암담해도 삶은 계속된다. 우리는 매일 성실하게 일하고 먹거리를 준비하며, 가끔은 친구를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동시에 삶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제2장 「평범한 것들의 고귀함」에서는 우울함과 갈등으로 점철된 하루일지라도 평범한 일상은 그 자체로 고귀한 것이며 지속되어야 한다면서 반복되는 삶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누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한다.

    흔해빠진 것들은 고귀하다.
    사람의 현실과 꿈도,
    생활과 구원도 여기에서
    출발할 것이다.
    ( '샤르댕,「물컵과 커피포트」, 1799' 중에서)

    18세기 프랑스의 화가 샤르댕은 중산층 가정의 평범한 삶과 생활도구를 즐겨 그렸다. 그림의 분위기는 부드럽고, 차분하고, 정적이며, 담담하다. 저자는 이런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주위가 정돈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주위가 정돈된다는 것은 “대상과 나 사이에 반성적 거리가 생긴다는 뜻”이며 “대상을 되비추어 생각하면서 삶의 가치와 기준을 재검토”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러한 ‘관조’의 시간은 삶을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변형시킬 수 있다. 사소하고 평범한 나날을 극복하려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다른 무엇을 떠올려야, 비로소 가능하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맨스필드 파크]의 주인공 패니를 통해서도 삶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소설 속 세계는 신분과 재산과 계급의 공간이며 등장인물들 역시 허영심으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패니는 너그럽고 겸손한 자의식을 통해 ‘자연을 바라보는 기쁨’을 누리고 ‘자기 자신을 지키며’ 살아간다. 저자는 “삶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연을 관조하는 기쁨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초록이 주는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다면 단순하고 평범한 일상은 그 자체로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저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삶의 기쁨은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그 기쁨의 한 대상으로 자연이 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인다. 자연은 인간 삶의 근본 토대이자 테두리이기 때문이다.”
    (/ p.142)

    자기 자신과 만날 용기는 삶을 변화시킨다

    제3장 「시와 미와 철학」에서는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미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형상’ ‘알레고리’ ‘변용’ ‘승화’ 등의 개념에 대해서 좀더 깊이 성찰한다. 저자는 자연의 놀라운 규칙성과 변형, 기하학적 질서가 담긴 독일의 사진가 블로스펠트의 작품을 소개하며 자연과 예술은 삶의 숨은 질서를 드러내는 두 원천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삶은 고요하고 정적인 ‘관조의 시간’만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밝은 생동감이 필요하다. 저자는 바로크 미술을 ‘다채로운 역동성’이라는 키워드로 읽는다. 선명한 색채 대비, 육체의 움직임과 긴장감은 보는 사람에게 활력을 준다. “시시각각 일어나는 감각의 기쁨은 생생한 육체가 땅 위에서 누리는 살아 있는 세속적 기쁨”이다.
    (/ p.201)

    육체적 관능의 생생함과
    활기를 극적이고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현대인이 잃어버린
    목록의 하나가
    이 같은 생기는 아닐까.
    ( ' 루벤스,「레우키포스 딸의 납치」, 1617' 중에서)

    미학에서 ‘아름다움’과 함께 중요하게 다뤄지는 개념은 ‘숭고’다. 우리를 압도하는 자연의 풍경 앞에서 느끼는 ‘숭고’의 체험은 미의 체험과 구분된다. 아름다움은 조용한 관조를 허용하지만 숭고는 압도적 규모와 크기로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고 변화시키는 힘을 지닌다. 컨스터블의 풍경화에 담긴 광활한 황무지와 끝을 알 수 없는 지평은 그 자체로 ‘살아 있음’에 대한 긍정의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기존과는 다른 충격 속에서 자아의 가장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가 온전한 ‘나’를 만나게 한다. 잃어버린 자신의 본래 모습과 만나는 것이다. 릴케는 “가장 중요하고 가장 진지한 일에 있어서 인간은 이름 없이 혼자다”라고 했다. 저자는 ‘나’와 만나는 일은 고독하고 외롭지만, “자아의 해방은 이런 한계체험 속에서 가능”하다고 말한다. 삶의 변화는 숭고 체험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드넓게 펼쳐진 산과 해안가 풍경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에게는 자신을 넘어서려는 어떤 지향이 있는지도 모른다.
    ( '컨스터블,「웨이머스만」, 1816' 중에서)

    예술은 우리를 다시 꿈꾸게 한다

    제4장 「사라진 낙원을 그리다」에서는 실낙원의 상실감을 표현한 작품을 통해 좀더 나은 사회에 대한 꿈과 시적 비전이 인류를 어떻게 움직여 왔는지 생각하게 한다. 수많은 시인과 화가, 철학자는 이상 세계를 꿈꾼 사람들이었다. 꿈꾼다는 것은 새로운 무엇을 발견하려는 갈망이다. 오늘날 현실 속 우리도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낙원을 꿈꾼다. 저자는 “우리에게 남겨진 것은 낙원에 대한 생각과 흔적을 읽고, 생각하고, 해석하고, 꿈꾸는 일이며, 거기서 깨달은 내용을 실천으로 조금씩 전환해가는 일”이라고 말한다. 꿈이 이뤄지기는 어렵지만 “낙원의 흔적을 쫓아가면서 재구성하는 일 자체가 우리의 영혼을 상승적으로 이행시켜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꿈을 이루는 또 다른 방법은 책 읽기다. 책에 담긴 ‘좋은 사례’들은 독자의 감각과 사고를 쇄신하고 기존과는 전혀 다른 ‘좋은 삶’의 가능성을 탐색하게 한다. 저자는 “일상의 기쁨은 이러한 생활의 쇄신에 있다”고 말한다.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꿈’이 있다면 그것으로 우리의 내일은 좀더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어제와는 다른 삶,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보편적 가치를 잊지 않는 일, 이것이 바로 현실을 움직이는 발전적 에너지다.

    목차

    프롤로그 ·7

    1 문화와 야만 사이
    선한 영혼의 불우한 전통 다비드:「소크라테스의 죽음」 ·17
    이보다 더 참혹할 순 없다: 고야의 그림 여섯 점 ·27
    생각하며 산다는 것의 의무: 고야의 「개」와 이성 ·39
    더 높은 질서: 루치지코바의 바흐 연주 ·51
    바이마르와 부헨발트: 문화와 야만 사이 ·59

    2 평범한 것들의 고귀함
    도시의 우울: 호퍼의 그림 두 점 ·75
    나, 나 말인가요?: 카라바조 「성 마태오의 부름」 ·89
    평화롭고 신성한 나날: 페르메이르와 빛 ·99
    평범한 것들의 고귀함: 샤르댕의 정물화 ·107
    삶을 사랑하는 방식: 제인 오스틴의 자연 취향 ·135

    3 시와 미와 철학
    눈먼 호메로스를 쓰다듬다: 시와 철학의 관계 ·147
    예술의 기쁨: 형상이란 무엇인가(1) ·165
    자연의 근원형식: 형상이란 무엇인가(2) ·177
    다채로운 역동성: 바로크의 의미 ·189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미의 근거에 대하여 ·203
    ‘부정적’ 즐거움: 칸트의 숭고 개념 ·211

    4 사라진 낙원을 그리다
    어지러운 현실의 아득한 출구 ·223
    낙원의 꿈: 푸생과 구에르치노의 그림 ·235
    풍경의 시: 코로의 그림 세계 ·253
    자기 자신과 만나는 용기: 컨스터블의 풍경화 두 점 ·309
    세계의 책, 책의 세계 ·321

    찾아보기 ·335

    본문중에서

    예술은 나날의 생활 속에 자리하고 있고, 또 나날의 마음속에 자리해야 한다. 그것은 더 높은 현실에 대한 갈망이고, 이 갈망의 바탕은 아마도 사랑일 것이다. 사랑… 그것은 무엇에 대한 사랑인가. ‘더 나은 무엇’을 지향한다면, 사랑은 선 善 에 대한 갈망이 아닐까. 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왜 이 삶을 더 나은 무엇으로 만들려고 애쓰겠는가. 이 점에서 그것은 윤리적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예술을 향한 마음은 곧 사랑의 마음이다.
    (/ pp.9~10)

    우리는 삶을 삶답게 살고 있는가. 이런저런 시행착오와 좌충우돌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이 시간을 그런대로 보람되게 만들어갈 수 있는가. 아니, 그렇게 지금 만들어가고 있는가. 이러한 물음은 너무 오래된 것이라 케케묵어 보이지만, 이 일도 간단하게 보이지 않는다. 어느 쪽이든 삶을 그런대로 의미 있게 살기 위해서 우리는 잠시 돌아볼 수 있어야 하고, 지금 자기 삶이 처한 곳과 앞으로 나아가게 될 방향을 가끔은 점검해보아야 한다.
    (/ p.17)

    결국 소크라테스가 죽는 것은 뻔뻔스러움과 몰염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스스로 믿는 것에 당당했고, 그 믿음에 투철하고자 했다. 그래서 자기 신념을 거스르거나 원칙에 어긋나는 데는 동의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 소크라테스는 세상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해서 그들의
    비위를 맞추거나 아첨할 수 없었다. 그는 자기 마음에 내키지 않는 일은 하지 않았던 것이다. ‘통곡’이나 ‘탄식’은 그답지 않은 행동이었다. 소크라테스에게는 죽음을 피하는 일보다 비천함을 피하는 게 훨씬 더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가 두려워한 것은 죽음이 아니라 비천함이었다. 그러나 비천함 없이 우리는 살 수 있는가.
    (/ p.24)

    1810-20년대 스페인 사회는 정치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웠고, 왕당파와 자유주의자 사이의 싸움은 그치질 않았다. 고야는 개인을 옹호한 자유주의자로서 집단의 폭력과 국가의 권력남용을 비판했다. 1819년, 그러니까 73세의 고야가 시골 별장인 ‘귀머거리의 집’으로 옮긴 것도 아마 현실의 소음과 정치적 박해를 피해서였을 것이다. 이 귀머거리 집의 벽에 그린 것이 저 유명한 ‘검은 그림들’ 연작이고, 「개」는 그 가운데 하나다.
    (/ p.41)

    예술은 삶의 악취와 슬픔과 맹목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직시하고, 나아가 표현한다. 화가 호퍼가 인간실존의 쓸쓸함을 드러냈듯이, 시인 보들레르는 병든 꽃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자 했다. 아니 오늘날의 미는 악에서만 가능함을 직시했다. 예술은 한계조건을 넘어서려는 초월적 시도다. 이 초월적 시도 속에서 포착된 아름다움은 현실을 조금은 덜 추하게 하고 시간의 무게를 조금은 가볍게 덜어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랑의 악취와 쾌락의 슬픔 그리고 열정의 눈멂도 받아들여야 한다.
    (/ p.87)

    삶의 그런 이상적 공간은 좀더 적극적으로 문학이나 예술에서 상상적으로 추구된다. 니체가 말했듯이, 어쩌면 더 나은 현실은 오직 ‘심미적으로만’ 실현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 현실은 꿈의 공간이고, 시의 공간이며 예술의 공간이다. 그것은 시적인 것의 세계다.
    (/ p.254)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독문학자, 문학이론가, 평론가, 미학자로서 인문 사회 예술을 아우르는 통합적 지식과 성찰의 사유를 가진 심미적 인문주의자. 고려대학교 독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 박사학위(독문학)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충북대학교 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지금까지 세 가지 방향에서 글을 써왔다. 첫째는 독일문학과 문예론으로 여러 논문을 발표했고, 박사학위논문을 번역한 [페르세우스의 방패-바이스의 '저항의 미학' 읽기]가 있다. 최근에 펴낸 [가면들의 병기창: 발터 벤야민의 문제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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