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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비평 (계간) 2020 봄호 : 1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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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21대 총선을 앞두고 여당심판론과 야당심판론이라는 낡은 정치공학적 대립이 재연되고 있다.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한 코로나19마저 정쟁의 도구가 되는 갑갑한 현실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한층 너른 시야가 필요하다. 촛불혁명이 요구하는 대전환이란 단지 권력교체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다른 삶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보다 근본적인 문제의식”(강경석 「책머리에」)을 포함한다는 점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차원에서 이번호 특집은 전지구적 차원의 문제이자 일상의 영역에서도 해결을 미룰 수 없는 기후변화와 생태위기를 어떻게 인식하고 극복할 것인지 논한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미세먼지, 후꾸시마 오염수, 아마존 화재, 호주 산불 등 얼핏 서로 무관한 듯 보이는 세계적 재난들은 사실 자본주의체제에 깊이 연루된 정치적 문제이기도 하다. 기후변화와 생태위기로 인해 ‘우리가 알던 세계’가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는 지금, 생태정치의 확장을 모색하는 중요한 작업에 『창작과비평』도 담론적·실천적 힘을 보태고자 한다.

    [특집] 생태정치 확장과 체제전환 -----------------------------------------------------------------
    체제전환적 생태정치의 길을 찾는 이번 특집은 담론적 차원의 논의에서 시작해, 정치를 통해 이끌어내야 할 정책 방향, 그리고 생활방식과 마음을 바꿔가는 당장의 실천까지 두루 모색한다. 먼저 제주대 사회학과 교수이자 본지 편집위원인 백영경의 「기후위기 해결, 어디에서 시작할까」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방안들 사이에 극복하기 어려운 차이가 존재하는 이유를 정치적·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지구의 역사를 나타내는 지질시대 구분법에 따르면 지금은 ‘홀로세’에 해당하지만, 인류의 활동이 지질층에까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 시대라는 뜻에서 최근 ‘인류세’ 개념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필자는 이 개념의 비판적 함의에 주목하는 한편 기후위기의 책임을 인류 전체에게 동일하게 전가하는 한계 또한 상세히 검토한다. 그외에 자본세, 술루세 등 여러 기후위기 담론을 살피고, 특히 환경투쟁의 주체로 선 토착민들의 존재를 각별히 조명함으로써 이론과 실천 양면에서 해법의 실마리를 찾는다.
    과학사회학자 김상현은 「그린뉴딜 다시 쓰기: 녹색성장을 넘어」에서 기후위기의 대안으로 부상한 그린뉴딜의 쟁점을 미국 사례 중심으로 소개한다. 지금껏 대두된 그린뉴딜의 방법론은 단일하지 않다. 현재는 경제성장 담론과 밀접한 녹색성장론이 우세한 가운데 기후불평등을 야기한 자본주의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급진적 그린뉴딜안이 맞서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윤과 성장보다 민중적 삶과 지구적 생태를 강조하는 시각이 풍부한 사례 제시와 논증을 통해 탄탄하게 뒷받침된다.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 김기흥의 「플라스틱 중독 시대 탈출하기」는 폐기물이 자연상태의 지층에서 발견될 정도로 심각해진 플라스틱 문제를 다룬다. 탄생부터 자본주의가 낳은 무한성장의 욕망과 무관치 않은 플라스틱의 역사성과 확산 과정에 대한 꼼꼼한 묘사가 흥미롭다. 만연한 플라스틱 중독현상에서 벗어나 플라스틱의 과잉생산 과잉소비를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인 탈성장론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한편 시인 나희덕은 「‘자본세’에 시인들의 몸은 어떻게 저항하는가」를 통해 자본주의 문명시대를 하나의 지질학적 분기로 파악하는 ‘자본세’ 개념을 소개하고 그 맥락에서 백무산, 허수경, 김혜순의 시를 새롭게 조명한다. 이들의 시세계는 자본세의 디스토피아를 예민하게 감지하는 몸의 언어로 생명, 노동, 전쟁, 폭력 등 문명적 차원의 모순들을 꾸준히 탐구했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시의 저항성을 구체적 작품 읽기를 통해 해명하는 이 글은 시적 상상력과 생태위기에 대한 해법이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모자람이 없다.

    [대화] 20대 국회와 우리 정치의 과제-------------------------------------------------------------
    오는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이번호 ‘대화’는 20대 국회를 평가하고 앞으로의 정치적 과제를 살피는 자리로 마련했다. 20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법안처리율을 기록하며 식물국회니 동물국회니 하는 오명을 썼지만, 다른 한편으론 소위 4+1협의체를 통해 역사적인 개혁입법을 이루어냈다. 이러한 20대 국회의 공과를 본지 편집부주간 이남주의 사회로 국회의원 이철희와 채이배가 허심탄회하게 따져본다. 나아가 개헌을 둘러싼 이후 과제, 4‧15총선에 대한 기대 및 총선 이후에도 여전한 중요성을 지니는 협치의 방안 등을 모색한다. 국회의 사정에 밝은 이들이기에 전할 수 있는 생생한 내용들이 값지다.

    논단ㆍ현장ㆍ산문-----------------------------------------------------------------------------------
    ‘논단’에서는 시카고대 교수 애런 베너너브의 글을 소개한다. 그는 기술혁신과 자동화가 야기하는 상황을 대량실업 국면으로 진단해 보편적 기본소득을 그 해법으로 제시하는 흔한 논법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지금의 상황은 단순한 실업이 아니라 임금 정체와 노동조건의 악화 등 불완전 고용의 만연으로 특징지어진다는 점을 논증하는바 보편적 기본소득이 좌파의 대안이기보다 우파의 판본이 될 위험성을 경고하며,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 자체를 거부하는 탈결핍 투쟁을 제안한다. 이른바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우리에게도 요긴한 참고가 되는 글이다.
    ‘현장’란에는 5·18광주민중항쟁 40주년을 맞아 그 의미를 되새기는 노영기 조선대 교수의 글을 싣는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역사를 폄훼·왜곡하려는 세력들이 존재하고 진상규명이 미흡하다는 점에서 5·18항쟁은 진행형이다. 항쟁 당시의 전모를 상세히 재구성하는 가운데 촛불혁명의 관점에서 5·18의 현재적 의의를 밝히고 주요한 과제를 강조하는 필자의 목소리가 뜨겁다.
    김중미의 산문은 작가 자신이 오랫동안 활동해온 인천 공부방에서의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 불평등의 문제를 생생히 보고한다. 대물림되는 교육 특권과 투기가 되어버린 주거야말로 우리 삶의 현주소라는 사실이 여러 학생들의 사례 속에서 큰 실감으로 드러난다. 실력과 능력이 곧 공정의 잣대로 여겨지는 현실에 대한 인식이 날카로운 동시에, 청년들의 가난과 곤란을 과장 없이 전하며 연대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절실하다.

    창작ㆍ문학평론 -------------------------------------------------------------------------------------
    ‘시’란에서는 김사이 류휘석 박철 서대경 서영처 성명진 신해욱 안미옥 이다희 이연희 장석남 함민복 등 다양한 세대의 시인 12인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소설’란은 은희경의 중편소설과 박사랑, 이장욱, 임솔아의 단편으로 풍성하게 꾸려졌다. 이기호의 장편 「싸이먼 그레이」는 지난 일년간의 연재를 마친다.
    ‘문학평론’란에서는 신용목과 김중일의 시세계를 신예평론가 이철주가 다룬다. 서정시의 일반적인 경향에서 벗어난 듯 보이는 신용목의 ‘관념성’, 미래파의 언어실험으로 쉽게 환원되지 않는 김중일의 ‘설화성’이라는 키워드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작품의 내적 동력을 면밀히 살피려는 찬찬한 태도가 돋보인다.

    작가조명ㆍ문학초점ㆍ촌평 ------------------------------------------------------------------------
    ‘작가조명’의 주인공은 최근 시집 『사랑을 위한 되풀이』를 펴낸 황인찬 시인이다. 문학평론가 오연경이 시인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긴장감 넘치는 ‘황인찬론’을 펼친다. 첫 시집부터 세번째 시집에 이르기까지 시인의 부단한 다짐과 변화를 알 수 있을뿐더러 요즘 젊은 시들을 이해하고 감상하는 데에도 유익하다.
    ‘문학초점’은 양경언 양윤의 두 문학평론가가 진행을 맡고 시인 이근화가 게스트로 참여해 이 계절에 주목할 신간들을 놓고 진지한 토론을 펼친다. 김유림 이영재 신해욱의 시집과 이주란 정세랑 천희란의 소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읽는 동시에 예리한 논평도 겸한다.
    ‘촌평’은 다양한 신간 10종을 다룬다. 사상사적·운동사적 지식을 망라한 책부터 소수자 문제를 이론적으로 탐구한 책과 에세이, 의학 관련 서적까지 필자들의 해박한 식견과 정성 어린 감상이 돋보이며 서평 읽는 재미를 전한다.

    제18회 대산대학문학상 발표 ----------------------------------------------------------------------
    제18회 대산대학문학상 수상작을 소개한다. 시부문 이자켓(서울예대 문예창작 2), 소설부문 남의현(서울예대 문예창작 3), 희곡부문 이재빈(서울대 경제학부 4), 평론부문 박하빈(서울예대 문예창작 4)의 작품이다.

    목차

    책머리에
    촛불국회를 만들 차례다 / 강경석

    특집_생태정치 확장과 체제전환
    백영경 / 기후위기 해결, 어디에서 시작할까
    김상현 / 그린뉴딜 다시 쓰기: 녹색성장을 넘어
    김기흥 / 플라스틱 중독 시대 탈출하기
    나희덕 / ‘자본세’에 시인들의 몸은 어떻게 저항하는가

    대화
    이남주 이철희 채이배 / 20대 국회와 우리 정치의 과제


    김사이 / 자리 외
    류휘석 / 거울에는 내내 텅 빈 것이 비치고 외
    박철 / 빛에 대하여 외
    서대경 / 가을육교 외
    서영처 / 도시의 규격 외
    성명진 / 어느 외지 외
    신해욱 / 행잉 게임 외
    안미옥 / 하우스 외
    이다희 / 공복 외
    이연희 / 검은 개는 눈이 검다 외
    장석남 / 법의 자서전 외
    함민복 / 악수 외

    소설
    박사랑 / 서울의 바깥
    은희경 / 우리는 왜 얼마 동안 어디에 (중편)
    이장욱 / 유명한 정희
    임솔아 / 그만두는 사람들
    이기호 / 싸이먼 그레이 (장편연재 4)

    작가조명
    황인찬 시집 『사랑을 위한 되풀이』
    오연경 / 더 많은 아름다움이 있다

    문학초점
    양경언 양윤의 이근화 / 이 계절에 주목할 신간들

    문학평론
    이철주 / 어둠의 정원과 밤의 문장들: 신용목과 김중일의 시세계

    논단
    애런 베너너브 / 자동화와 노동의 미래 (이종임 옮김)

    현장
    노영기 / 다시 5·18을 묻는다

    산문
    김중미 / 특권과 공정 사이

    촌평
    전성원 / 장석준 『세계 진보정당 운동사』
    윤영상 / 이종석 외 『제재속의 북한경제, 밀어서 잠금해제』
    김정인 / 백영서 엮음 『백년의 변혁』
    우인희 / 이매뉴얼 월러스틴 『세계체제와 아프리카』
    심아정 / 김효순 『나는 전쟁범죄자입니다』
    최형섭 / 남궁석 『암 정복 연대기』
    성은애 / 타라 웨스트오버 『배움의 발견』
    소유정 / 양경언 『안녕을 묻는 방식』
    나영 / 김도현 『장애학의 도전』
    고윤경 / 김은주 『여성-되기』

    제18회 대산대학문학상 발표
    시 / 이자켓 「축구를 사랑해서」 외 4편
    소설 / 남의현 「오래된 청소년 길미와 선생님들」
    희곡 / 이재빈 「주리」
    평론 / 박하빈 「이제는 남겨진 당신의 얼굴을 마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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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비(창작과비평사) 편집부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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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에는 [직업에 관한 고찰 + 직업 탐색 보고서 시리즈 세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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