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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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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박승호
  • 출판사 : 나름북스
  • 발행 : 2020년 02월 24일
  • 쪽수 : 39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86036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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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노동자, 민중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한국자본주의의 역사. 이 책은 자본주의에서의 물신숭배를 경계하면서 한국자본주의가 세계자본주의의 규정을 받으며 변화 발전해 왔음을 설명한다. 시장경제의 흐름이 자연현상이 아닌 사람이 만드는 것이며, 한국자본주의의 형성과 발전도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계급투쟁의 역사라고 보았다. 이를 밝히기 위해 19세기 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와 정치경제 상황, 이와 깊은 관련이 있는 세계 자본주의의 흐름, 국내 및 세계 민중의 삶과 저항을 두루 살펴보고 한국자본주의의 현 상태와 특징, 문제점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일제부터 군부독재정권의 탄압 속에서도 노동자 민중은 맞서 싸우며 역사를 이어왔다. 조선 후기 봉건제의 해체, 근대로의 이행과 제국주의 침략 공세에 맞선 자주독립, 일제 식민지로부터의 민족해방, 분단 극복과 민족통일, 독재정권에 맞선 민주화, 재벌체제 극복 등 한국사회의 시대적 과제와 한국자본주의의 역사는 곧 노동자, 민중의 투쟁과 희생의 역사다. 오늘날 신자유주의적 재벌체제로 재편된 한국자본주의에서 세력관계의 역사적 변화를 살펴보고, 촛불혁명, 한반도 정세 변화 등 대전환기를 맞이하기까지의 과정을 생생하게 서술한다.

출판사 서평

한국에서 자본주의는 언제 시작되어 어떻게 발전했나
조선 후기부터 ‘헬조선’까지, 한 권으로 읽는 한국자본주의의 흐름

돈과 시장, 경제를 신처럼 떠받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은 인류가 도달한 최후의 합리적 체제이자 자연스러운 현상인 것처럼 자본주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시장과 경제는 사람들의 행위의 산물이며, 주체들의 세력관계에 따라 여러 방향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는 한 나라에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세계자본주의이자 전 지구적 자본주의다. 이 책은 이러한 두 가지 관점에서 한국자본주의의 역사를 서술한다. 즉, 이 책에서 다룬 한국자본주의의 역사는 노동자 민중의 입장에서 본 역사이며 세계자본주의의 규정을 받으며 펼쳐진 계급투쟁의 역사다.

한국경제는 1980년대 이래의 세계자본주의인 ‘신자유주의체제’와, 한국의 특수성인 ‘재벌체제’, 곧 자본이 한 나라의 경제에 전면적이고 체계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며 이를 바탕으로 사회 전반을 지배하면서 금권정치를 행사하는 두 가지 특징을 지닌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아래 한국은 세계 최고의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 세계 최저의 출산율, 비정규직 양산 등 극단적인 사회 양극화로 ‘헬조선’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저자는 현재의 한국자본주의를 ‘신자유주의적 재벌체제’로 규정하고, 한국자본주의의 역사를 다섯 시기로 나눠 서술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특히 신자유주의 재벌체제 20년 동안 구조화된 사회 양극화의 현실을 집중 조명한다.

한국 계급투쟁의 역사가 곧 한국자본주의의 역사
계급 간 세력관계에 따른 다섯 시기의 변화

첫 번째 시기는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식민지 자본주의로 형성되고 발전하는 시기(19세기 말~1945)다. 조선 후기 농민혁명이 패배하면서 대한제국이 자력으로 근대로 이행하지 못하게 되었다. 조선총독부의 토지조사사업은 식민지 조선에서의 원시축적으로, 이때 프롤레타리아가 광범하게 등장했다. 두 번째 시기는 일제 패망 이후 미국 제국주의에 의한 원조경제 시기(1945~1961)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해방된 조선은 미국과 소련에 의해 남북으로 분단되었으며 세계는 ‘냉전’에 돌입했다. 남한 노동자 민중의 투쟁은 미 제국주의에 패배했고, 한국전쟁이 일어나 한반도 분단체제가 굳어졌다. 미국의 원조로 경제를 복구한 이승만 정권 시기에 정경유착에 의한 특혜로 손쉽게 성장한 재벌이 등장한다.

세 번째 시기는 군사독재정권에 의해 압축적 경제성장을 이뤄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박정희체제 시기(1961~1987)다. 황금기를 구가하며 세계 패권을 쥐고 있던 선진국은 제3세계 노동자 민중의 투쟁으로 지배질서에 위협을 느낀다. 미국은 사회주의체제를 막기 위해 한국에도 군사독재정권을 세워 배후 조종하고 자본주의적 공업화를 추진했다. 이때 독점자본은 물적 토대를 완성했고, 저임금 장시간 노동체제가 확립됐다. ‘한강의 기적’으로 미화된 이 박정희체제 개발독재의 실상을 저자는 ‘파쇼적 재벌체제’로 칭했다. 한편, 유신체제 하에서도 전태일 열사 분신투쟁 등 저항이 일어나고 1979년 세계공황과 함께 한국경제도 불황에 직면하면서 민주화운동이 광범하게 확산했다. 이어 권력을 장악한 전두환 정권 시기에 재벌체제는 더욱 안정되었다.

네 번째 시기는 1987년 6월 민주항쟁과 7~9월 노동자대투쟁으로 계급 간 세력관계가 크게 바뀌며 박정희체제가 해체되고 1997년 IMF 사태를 계기로 신자유주의체제로 전환하는 이행기(1987~1997)다. 소련의 붕괴라는 세계사적 사건에 의해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거침없어진 전환기에 한국사회도 격변을 겪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과 7~9월 노동자대투쟁으로 계급 간 세력관계가 크게 바뀐 것이다. 억압을 뚫고 노동자 민중이 사회정치세력으로 등장했지만, 김영삼 정권 시기 신자유주의 세계화 전략은 노동계급을 분할했고 정리해고법 통과와 경제위기, IMF 사태와 구조조정 등으로 자본세력의 주도가 확연해졌다.

다섯 번째 시기는 IMF 사태 이후 한국경제가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으로 전환된 신자유주의적 재벌체제 시기(1997~현재)다. 국가와의 관계에서 우위로 올라선 재벌이 한국경제와 한국사회의 지배분파가 된다. 세계자본주의는 과잉생산으로 위기에 몰려 세계금융공황을 낳고, 초국적 자본세력은 전쟁을 일으켜 돌파구를 찾으려 한다. 신자유주의가 확립된 한국경제 또한 경제위기를 겪으며 노동유연화를 강화했고, 노동자 민중의 생활은 파탄에 이른다. 극심한 사회양극화와 재벌의 경제적 지배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재벌체제 20년, 심화하는 양극화와 불평등
고비마다 나섰던 이 사회의 주인은 노동자 민중

이 책에서는 국내의 정치경제 상황뿐만 아니라 세계자본주의의 현황과 주요 사건들 또한 다루고 있는데, 이는 한국자본주의가 세계자본주의의 규정을 받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자본주의가 처음 형성되는 과정은 물론이고 역사적인 고비나 큰 변화에서 일본, 미국 제국주의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음이 여기서 드러난다. 또한 한국자본주의의 역사가 경제적으로는 재벌체제의 형성과 발전의 역사이지만, 그 이면에 노동자 민중의 거센 저항이 있었음을 중요하게 서술한다. 외세와 지배계급에 맞서 벌인 계급투쟁의 승리와 패배가 한국자본주의의 형성 발전에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국가와 재벌이라는 지배세력과의 투쟁, 그리고 지배세력 내부의 주도권 경쟁 등 전면에 보이지 않던 역사가 긴장감 넘치는 서술로 구성되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재벌은 점점 경제력과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노동자 민중은 최악의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비정규직과 장시간 노동체제가 지속되고, 산업재해와 실업도 심각한 상태다. 노인, 청년, 여성 등 사회적 약자는 신자유주의 재벌체제의 최대 피해자로 지목된다. 억눌린 분노가 2016년 국정농단 사태로 폭발해 촛불항쟁으로 발전했다. ‘흙수저’로 자조하던 젊은 세대가 촛불항쟁의 주역으로 등장해 한국 이데올로기 지형의 지각변동을 예고한 것이다. 이 책은 ‘진짜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이 끝나지 않았다며 한국사회의 대변혁을 점친다.

이 책을 통해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인간다운 삶을 위해 투쟁한 사람들에 의해 오늘의 우리가 있다는 것, 그리고 한국사회의 역사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희생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만들어왔는지 알 수 있다. 세계자본주의 속에서 우리가 처한 위치, 저항할 수밖에 없는 상황 등 노동자 민중의 시선에서 본 역사는 왜 일하는 사람이 사회의 주인일 수밖에 없는지 알게 한다. 즉,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는 역사에 기록된 대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

추천사

이 책에서 역사를 보는 관점은 자본가나 권력자들이 보는 관점과 다르다. 마치 자연현상처럼 여겨지는 자본주의의 발전 과정이 실은 격렬한 계급투쟁의 산물이고, 세계자본주의 아래 자본가와 권력자들이 얼마나 탐욕스러웠는가를 이 책은 꿰뚫어본다. 이에 맞서 굴복하지 않고 싸운 노동자 민중의 역사를 읽는 것은 ‘헬조선’을 극복하려는 오늘의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보일 것이다.
- 김호규 / 금속노조 위원장

한국근현대사는 자본주의가 성립, 발전하고 모순이 심화된 역사였으며, 노동자 민중이 외세와 지배계급에 맞서 투쟁해 온 역사였다. 그 밑바닥에는 인간 삶에 필요한 있어야 할 것을 있게 만들고, 없어야 할 것을 없게 만드는 노동과 투쟁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책은 먹고 살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세상, 차별 받지 않고 평등하게 살아 갈 수 있는 사회는 역사 속의 오래된 꿈이었으며, 이 땅의 노동자 민중이 지금 여기에서 투쟁을 통해 실현해야 할 희망임을 생생하게 전해 준다.
- 박준성 / 역사학연구소

오늘날 전지구적 자본주의는 무한착취의 수레바퀴를 굴리고 굴리며 극단적인 양극화를 뛰어넘어 지구 생태계까지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공동체적 질서와 가치를 파괴하며 무한증식하고 있는 자본주의는 인간사회와 더 이상 공존할 수 없는 시스템임을 한국자본주의가 이식되고 성장해 온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이 금속노동자들에게 널리 회자되어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길을 열어가는 한줄기 빛으로 다가오길 간절히 소망한다.
- 윤욱동 / 금속노조 경기지부 교육위원장

민주노조가 방향과 목표를 잃고 이 시대 전태일인 무권리 미조직 비정규직 노동자와 한편이 되지 못했던 뼈아픈 시간은 계급전쟁이란 말조차 잊게 했다. 하지만 이 책 속의 계급투쟁, 계급전쟁은 전혀 낯설지 않았다. 지식을 전달하려는 차고 넘치는 책 중 하나였다면 밤새워 읽지 않았을 것이다. 쓰라린 패배 속에서도 평등세상을 향한 저항의 DNA는 진화해 왔음을 깨달았고, ​이 땅에서 주인답게 살아갈 반격의 영감을 얻었다. 바람 한 점 없는 날 바람개비는 앞으로 달려 나가야만 돌아간다는 상식처럼, 노동자가 집권해야 불평등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상식이 이천만 노동자의 가슴을 뛰게 할 거라 믿는다.
- 한상균 / 전 민주노총 위원장

목차

들어가며

1장 한국자본주의의 역사를 어떤 관점에서 볼 것인가?

자본주의의 등장
제국주의가 세계자본주의를 완성하다
경제현상은 경제적으로 표현된 계급관계
한국 계급투쟁의 역사가 한국자본주의의 역사

2장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식민지 자본주의(19세기 말~1945)

19세기 말 제국주의와 세계자본주의
동학농민혁명과 봉건제의 해체
대한제국 시기 의병들의 항쟁
일제의 ‘무단통치’와 식민지 조선의 원시축적: 토지조사사업
일제의 ‘문화정치’와 식민지 자본주의의 형성
세계대공황과 일제 침략전쟁하의 식민지 자본주의
식민지 자본주의의 유산

3장 해방 후 원조경제(1945~1961)

2차 세계대전 후의 세계정세: 냉전체제와 복지국가, 그리고 신식민주의
남한 노동자, 민중의 반제 반봉건 계급투쟁과 미 제국주의에 의한 좌절
한국전쟁과 남한에서의 실질적 반봉건혁명
이승만 정권과 원조경제: 재벌의 탄생
4.19혁명과 장면 정권

4장 박정희체제와 개발독재: 파쇼적 재벌체제(1961~1987)

신식민지체제와 제3세계의 군사독재정권
5.16군사쿠데타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한미일 삼각 분업체제와 차관경제, 그리고 대외의존적 경제구조
개발독재와 재벌체제의 형성
선진국 계급투쟁의 격화와 신자유주의 시대로의 이행
1960년대 말 차관경제의 위기와 민주노조운동의 대두, 민주화운동의 확산
유신체제와 중화학공업화 정책: 재벌체제의 확립
유신체제하의 계급투쟁과 부마항쟁, 그리고 광주민중항쟁
전두환 군사독재정권과 3저 호황: 파쇼적 재벌체제의 완성

5장 박정희체제의 해체와 신자유주의체제로의 이행(1987~1997)

초국적 자본의 신자유주의 세계화 공세와 지구적 자본주의
6월 민주항쟁과 7~9월 노동자대투쟁: 계급 간 세력관계의 변화
노태우 정권과 ‘계급전쟁’의 시대(1987~1992)
지배세력 내부 세력관계의 변화: 국가 우위에서 재벌 우위로
김영삼 정권과 계급지배 전략의 변화: 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전략
재벌의 세계화 전략과 중복 과잉투자, 그리고 경제공황
1996년 말 정리해고법 반대 총파업투쟁
1997년 IMF 사태: 신자유주의체제로 이행하는 전환점

6장 신자유주의적 재벌체제: 재벌독재체제(1997~)

지구적 자본주의의 위기와 세계적 거품경제(1997~2007)
김대중 정권과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을 통한 신자유주의체제로의 이행
재벌, 노무현 정권하에서 세계적인 초국적 자본으로 도약하다
2008년 세계금융공황과 세계자본주의의 제4차 구조위기
이명박 정권(2008~2012)과 재벌의 ‘금권정치’
박근혜 정권(2013~2016)의 ‘신공안통치’와 재벌의 ‘금권정치’

7장 신자유주의적 재벌체제 20년: 사회 양극화와 ‘헬조선’, 그리고 ‘촛불혁명’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재벌의 경제력 집중 심화
재벌의 양극화-5대 재벌로의 집중
재벌의 황제경영식 소유 지배구조와 문어발식 기업 확장
재벌의 초국적 자본화와 국내 제조업의 공동화, 한국경제의 저성장 기조
배당을 통해 본 한국경제의 주인-재벌과 외국계 초국적 자본
사회 양극화의 주범은 노동 유연화 공세-노동계급의 비정규직화
장시간 노동체제의 지속
최악의 산업재해 지속
노동계급 다수의 무권리 상태 지속
‘잠재적 실업자’인 영세자영업자
신자유주의적 재벌체제의 최대 피해자인 사회적 약자층-노인, 청년, 여성
‘헬조선’과 ‘촛불혁명’

마치며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1894년 농민전쟁은 조선 후기부터 쌓인 봉건사회의 모순이 폭발해 일어난 대규모 농민항쟁으로서 반봉건 계급투쟁의 성격을 지닌 일종의 내전이었다. 농민군은 봉건지배세력인 민씨 정권, 친일 개화파 관료와 지방의 보수적인 양반 지배층에 맞서 투쟁했다. 1차 농민전쟁에서 농민군이 관군을 물리친 데서 드러나듯이, 외세인 일본군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승리할 수 있었던 싸움이었다. 그러나 봉건지배세력은 청군이나 일본군을 끌어들여 농민군을 굴복시켰다. 그래서 농민전쟁은 반외세 반침략 성격도 동시에 지녔다. 농민군의 패배로 봉건적 신분제의 폐지, 토지제도 개혁, 외세의 경제 침탈 저지는 좌절되었다.
(/ pp.54~55)

3.1운동은 민족해방운동사에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 우선 항일 운동의 주된 흐름으로 공화주의운동을 뿌리내렸다. 3.1운동의 결과 우리 역사에서 처음으로 공화주의를 내세우는 임시정부가 들어섰다. 또 3.1운동의 주체로 참여한 농민 노동자의 의식이 높아지며 이들 민중이 이후 민족해방운동의 주력으로 등장했다. 비폭력운동의 한계를 느낀 농민 학생 노동자 등이 시위를 주도하는 과정에서 폭력으로 나아갔지만, 조직화 무장화하지 못함으로써 큰 희생을 치렀다. 이후 만주와 연해주로 망명한 시위 참가자들은 독립군 단체에 참가해 무장항쟁에 나섰다. 끝으로, 일제는 조선 민족의 강한 저항에 부딪혀 ‘무단통치’에서 ‘문화정치’로 통치방식을 바꾸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 pp.68~69)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이런 위기는 외부, 즉 소련의 침공 위협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 내부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동유럽 여러 나라가 공산화했을 뿐 아니라 서유럽의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등도 위태로웠다. 프랑스의 경우 독점자본가들이 친나치로 부역한 반면 프랑스공산당은 독일 나치 점령하에서 나치에 맞서 레지스탕스를 벌였다. 당연히 전후에 프랑스공산당이 제1당으로 부상했다. 이처럼 파시즘에 맞서 가장 철저하게 저항했던 좌파세력이 전후 서유럽에서도 득세했다. 1947년 미국 대통령 트루먼이 ‘냉전’을 선언한 진짜 이유는 바로 전후 서유럽 등 선진국들에서 계급 간 세력관계가 이렇게 노동계급에 유리하게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 p.93)

원조경제의 위기는 정치적 위기로 발전했다. 원조의 배분을 둘러싼 정경유착은 필연적으로 이승만 정권의 부정부패로 연결되었다. 경제위기로 나타난 이승만 정권의 무능과 부정부패에 대한 민중의 불만과 분노는 1960년 3.15부정선거를 계기로 폭발했다. 이승만 독재정권은 1960년 4.19혁명에 의해 민중의 힘으로 타도되었다. 학생들의 시위가 4.19혁명을 주도했지만, 희생자 186명 가운데 94명이 하층 노동자 또는 무직자인 데서 드러나듯이 도시빈민으로 전락한 하층 노동자들이 시위에 앞장서 참여했다. 미국이 이승만을 포기하고 미국의 통제를 받던 군부가 시위를 방관한 것도 4.19혁명의 승리에 크게 작용했다. 이 점은 바로 1년 후에 4.19혁명으로 탄생한 장면 정권이 5.16군사쿠데타에 의해 쉽게 전복된 데서 확인되었다.
(/ p.115)

1960년대 미국의 제3세계 정책은 친미독재정권이 경제개발계획을 효율적으로 추진해 공산화를 막고 자본주의적 공업화를 안정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미국은 군사쿠데타와 군사 독재정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박정희 군사정권에 대한 미국의 평가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의 케네디 정부는 박정희의 좌익전력에도 불구하고 군부세력이 참신한 세력으로서 부패를 일소하고 경제 개발계획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능력이 있다는 점에서 사후적으로 승인했다. 박정희 정권은 고도경제성장을 통해서만 내외적으로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앞서 보았듯이, 박정희 군사정권은 미국의 요구에 부응해 반공주의를 국가이념으로 제시하고 좌파 세력의 척결부터 시작해 정치적으로 노동자, 민중억압체제, 즉 독재정치를 실행했다. 박정희 정권은 이승만 정권과 마찬가지로 지배 계급이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는 세력관계를 재구축하고 강화하기 위해 정치적 독재를 필요로 했다. 그 주요수단은 중앙정보부를 통한 ‘정보정치’였다.
(/ p.134)

주목해야 할 점은 1970년대의 학생운동이 전태일의 분신 투쟁을 계기로 노동자 민중운동을 새롭게 평가하면서 반독재 민주화 수준을 넘어서는 계급투쟁의 전망을 가지게 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1970년대 민주노조운동의 등장은 노동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했다. 섬유노조 산하의 원풍모방지부, 동일방직 인천지부, 반도상사 지부, YH무역지부, 금속노조 산하 콘트롤데이타지부, 연합노조 산하의 청계피복지부 등 ‘민주노조’가 탄생했다. 이 민주노조들은 민주화운동의 폭을 넓히고 심화하는 결정적 역할을 수행했다. 민주노조운동은 다른 민중운동의 선구가 됨으로써 1960년대 말까지만 해도 반독재 민주화운동이라는 자유주의적 정치운동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민주화운동의 폭을 넓혔다.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 문제라는 사회적 문제를 민주화운동의 과제에 포함시켰다. 무엇보다도 민주노조운동은 노동자들의 생존권투쟁과 중간계층의 반(反)유신 민주화투쟁을 계급투쟁의 ‘경제적 형태’와 ‘정치적 형태’로 통일시키는 계기가 됨으로써 중간계층의 반유신 민주화투쟁을 정치적 계급투쟁으로 발전시켰다.
(/ p.165)

1980년대 이래 ‘지구적 자본주의’ 또는 신자유주의 시대 경제의 특징은 사회 양극화와 저성장, 그로 인한 경제의 금융화와 부채경제화, 그리고 제한된 세계시장을 둘러싼 경쟁의 격화 등으로 나타났다. 현재 진행 중인 자본주의 제4차 구조위기인 21세기 세계장기 불황은 2008년 세계금융공황으로 갑작스럽게 발발한 것이 아니었다. 위기 조짐은 10여 년 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1980년대 초에 수립된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즉 ‘지구적 자본주의’는 안정적인 축적체제를 구축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하에서 자본주의의 고유한 모순인 노동계급의 빈곤화, 과잉생산 경향 등이 더욱 극단화된 형태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일찍이 1990년대 말부터 과잉생산 위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후 10년 동안 IT거품 성장과 붕괴, 주택거품 성장과 붕괴를 거쳐 2008년 세계금융공황에 이르게 되었다.
(/ p.237)

신자유주의적 재벌체제 20년이 지난 한국은 앞에서 살펴본 대로 생산력 차원에서 보면 ‘선진국’이지만, 생산관계 차원에서 보면 말 그대로 ‘헬조선’이다. 재벌을 제외한 모든 경제 주체들은 재벌의 초과이윤을 위한 제물이 되고 있다. 파쇼적 재벌체제에서 형성된 재벌체제의 본질인 저임금-장시간 노동체제와 노동계급의 무권리 상태는 신자유주의적 재벌체제에서도 약간의 변화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약간의 변화는 한국자본주의의 생산력 발전과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에 따라 부분적으로 민주노조운동의 진지가 구축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정부부문과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를 제외한 80%의 절대다수 노동자, 민중은 파쇼적 재벌체제 때와 똑같은 저임금-장시간노동과 무권리 상태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계급 간 세력관계도 박근혜 정권 때에 이르러 수구세력이 ‘신공안통치’를 시도하고 파쇼적 행태를 거리낌 없이 강행할 정도로 거의 파쇼적 재벌체제 시기로 되돌아갔다.
(/ pp.366~367)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6종
판매수 232권

현재 경상대학교와 성공회대학교 정치경제학 강사이다.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태일을 따르는 민주노동연구소’ 소장을 지냈으며, 자본주의 비판과 대안 사회로서 21세기 사회주의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박정희 체제의 성립과 전개 및 몰락](공저, 2007), [좌파 현대자본주의론의 비판적 재구성](2판, 2015), [21세기 대공황의 시대](2015)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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